10권-36, 천상 성인들의 사랑보다
지상 순례자의 사랑에서 더 큰 기쁨을 맛보시는 예수님
1911년 10월 17일
1. 지극히 다정하신 내 예수님께서 오시어 평소보다 좀더 오래 머무르신 듯 하다. 가시관을 쓰고 계시기에 벗겨 내어 내 머리에 썼는데, 잠시 뒤에 바라보니 또 다른 가시관을 쓰시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2. “보아라, 딸아, 저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모욕하고 있는지를. 네가 하나를 벗기자 그들은 또 하나를 엮었다. 나를 자유롭게 그냥두지 않는다. 내게 씌우려고 끊임없이 가시관을 엮고 있는 것이다.”
3. 나는 다시 그것을 벗겨 내었다. 예수님은 기뻐하시면서 내 입을 끌어당겨 약간의 매우 달콤한 음료를 흘려 넣어 주셨다. 나는 “예수님, 왜 이러십니까? 쓰디쓴 고통이 가득한 당신께서 저에게는 이리도 달콤한 것을 주시다니 이 무슨 당찮은 일입니까?” 하였다.
4.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내가 하는 대로 잠자코 있어라. 너도 위로를 받을 필요가 있으니까. 더욱이, 나는 네가 내 마음 안에서 잠깐 쉬기 바란다.”
5. 오! 그것은 너무나 편안한 안식이었다! 그 뒤 그분께서 나를 밖으로 내보내셨으므로 나는 “왜 저를 나오게 하셨습니까?” 하였다. “당신 마음 안에서 너무나 편안하게 있었건마는! - 그건 참으로 멋진 안식이었건마는!”
6. “내가 너를 내 안에 간직하고 있으면 오로지 나만이 너를 향유하지만, 내가 너를 밖으로 내보내면 모든 사람이 너를 향유하게 된다. 네가 네 형제들을 수호하면서 그들을 위해 간청하여 징벌을 면하게 해 줄 수 있으므로, 천상 성인들은 내가 그들보다 너를 더 기쁘게 해 주고 그들의 사랑보다도 네게서 오는 사랑에 더 큰 기쁨을 맛본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사랑과 정의로 그렇게 한다고 그들에게 말한다.
7. 왜냐하면, 내가 너와 더불어서는 내 고통을 나눌 수 있지만 그들과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너는 지상 순례자이니 나의 고통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고통도 짊어질 수 있고, 이로 말미암아 내 진노를 풀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지난밤처럼 내가 원치 않으면 네 팔을 꽁꽁 묶어 내 뜻에 저항하지 못하게 할 때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무기를 수중에 지니고 있지 않다. 따라서 내가 징벌을 내릴 필요가 있을 때면 그들에게서가 아니고 너에게서 숨는다. 너는 무엇인가로 맞받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8. “물론, 오 예수님, 물론 당신께서는 틀림없이 그들의 사랑보다 저의 사랑에서 더 큰 기쁨을 얻으실 것입니다. 그들의 사랑은, 당신을 뵈면서 끊임없이 당신을 누리고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신적 의지 안에 흡수되어 있는 복된 이들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9. 그들은 당신 안에 완전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당신에게서 지속적인 생명을 받고 있으니 그들의 사랑은 과연 너무나 클 것입니다..... 한데, 이 가련한 인간을..... 당신의 부재가 제게 계속적인 죽음을 안겨 줄 뿐입니다.”
10권-37, 예수님께서 영혼과 함께 하시는 사랑 게임
1911년 10월 18일
1. 지극히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오늘 아침에는 내가 더 큰 목소리로 당신에게 얘기하기를 바라신다는 듯이 손가락 하나를 내 입에 넣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사랑의 자장가를 지어 다오. 사람들이 내게 저지르는 일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 사랑 이야기로 내 기분을 풀어 주려무나.”
3. “당신께서 먼저 하십시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건지 제가 배우겠습니다.” 하고 내가 대답하자 그분은 사랑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말씀해 주신 뒤 “한 게임 할까?” 하고 부언하셨다. 내가 “예.” 하자 당신의 심장 안에서 화살을 하나 꺼내시는 것 같더니 그것을 내 심장 속으로 쏘아 보내셨다. 나는 고통으로 죽어가고 있음을 느끼면서 동시에 사랑으로 몸을 뒤틀었다.
4. "내가 했으니 이젠 네가 해라." 하시기에 나는 "당신께 무엇을 보내 드릴지 모르겠으니 당신 화살을 다시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하면서 그 화살을 뽑아 내어 그분의 심장 속으로 던져 넣었다. 그러자 상처를 입고 혼절하셨으므로 내 두 팔로 그분을 떠받쳤다. 그리고 아무도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도 늘어놓았다.
5. 그런데, 가장 좋은 순간에 그분께서 모습을 감추셨다. 내가 몸을 돌리는 것을 도와주시지 않고 사라지신 것이다. 한 천사가 와서 도와주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아닙니다. 나는 예수님을 원합니다. 내 천사여, 그분을 부르십시오. 불러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나는 이대로 있겠습니다." 하였고, 큰 소리로 "오십시오. 오 예수님, 오십시오!" 하고 외쳤다. 그러자 예수님이 오셨으니 내가 이긴 셈이었다."브라보, 예수님!"
6. 예수님은 내가 몸을 돌리는 것을 도와주시면서 "네가 천사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구나." 하셨다.
7.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당신에게서 받고 싶을 뿐입니다. 게다가, 제가 무엇보다도 당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습니다." 나의 이 말에 그분은 방긋 미소를 지어 보이시며 사라지셨다.
10권-38,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올라오는 사랑을 천상적 사랑보다 더 기뻐하시는 이유
1911년 10월 19일
1. 오늘 아침에는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게서 달아나고 싶어하시기에 양팔로 힘껏 껴안았다. 그대로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치시는 그분에게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2. “이건 당신께서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그저께 저를 꽁꽁 묶으셔서 꼼짝도 할 수 없었지만 하시는 대로 잠자코 있었지 않습니까? 바로 이 기회에 저도 똑같이 할 수 있을 테니 제가 하는 소리를 지르고 싶지 않으니까요. 요즘은 귀머거리 놀이라도 하시는 듯 제 얘기를 못 들은체 하시며 목청을 높이게 하시는 바람에 저는 알아들으시게 하려고 거듭거듭 소리를 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신을 때때로 저로서는 영문을 모를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시곤 하십니다.”
3.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설명해 주셨다."나는 사람들의 모욕소리에 귀가 멍멍해졌다. 그 소리에서 주의를 돌리고 위로를 얻기 위하여 귀머거리인 체하면서 너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아! 얼마나 끔찍한 악당들이 땅에서 메아리치며 올라오고 있는지! 사랑과 찬미 등등의 소리가 이 해로운 메아리를 중단시키고 나에게 얼마간의 위로를 주는 것이다."
4. 그러는 사이 엄마께서 오시는 듯 하기에 나는 "오! 엄마, 엄마! 오십시오, 오 예수님! 오 엄마!" 하고 외쳤다.
5. 어머니께서는 “예수님을 많이 사랑하여라. 늘 기쁘게 해 드려라. 사랑이 그분의 행복이다.” 하셨다.
6. "그분은 대체로 만족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능력껏 그분을 사랑하려고 애씁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저보다 어머니께서 그분을 더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딸아, 천상의 사랑은 그분의 것이기에 그분이 얻고자 하시는 것은 지상의 사랑이다. 그러니 이런 면에서 보면, 네가 그분을 더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다. 그분을 사랑함으로써, 더욱이, 고통을 받음으로써 말이다."
8. 오 엄마, 그분께서 제게 어떻게 하시는지 엄마가 아신다면! 그분은 세상을 벌하시려고 저를 떠나 계시면 제가 고통을 받지도 못하게 하십니다. 글쎄, 들어 보십시오. 그저께는 외국군인들을 시켜 이탈리아를 침입하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들이 들어오면 너무나 큰 피해를 입히지 않겠습니까? 그분은 정말 적절하기 못한 행동까지 하려고 하시면서 저를 항복시키려고 당신 뜻에다가 꽁꽁 묶어 두셨습니다."
9. 내가 어머니께 그렇게 말씀드리자 예수님께서 "네가 나를 비난하고 있는 것이냐?" 하셨다.
10, "확실히 저는 엄마 앞에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엄마께서 당신을 제게 맡기시면서 징벌을 내리시지 못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라고 하셨고, 당신의 진노를 풀기 위해서라면 대담성도 있어야 한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엄마?"
11. 내가 그렇게 말씀드리자 어머니께서 "그래, 맞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기 바란다. 중대한 징벌들이 닥치려고 하고 있으니 그분을 많이 사랑하여라. 적어도 사랑은 그분의 노여움을 누그러뜨릴 수 있으니까." 하셨다.
12. "제가 할 수 있는 한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는 오직 그분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엄마 없이는 살 수 있어도 그분 없이는 못 살 것 같습니다. 절대로!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엄마는 알고 또 바라고 계시니까요." 나의 이 말에 어머니께서는 흐뭇해하시는 표정이었다.
10권-39, 연민을 자아내는 예수님의 눈물
1911년 10월 20일
1. 흠숭하올 내 예수님께서 연민을 자아내는 모습을 보여 주셨다. 당신 얼굴을 내 얼굴에 대시고 몹시, 몹시 슬피 우신 것이다. 그 바람에 나는 내 위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그렇게 우시는 것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울었다. 그리고 이렇게 여쭈었다.
2. "오, 예수님, 어인 일로 눈물을 흘리십니까? 부디 울지 마십시오. 쓰라린 고통일랑은 저에게 쏟아 부어 나누게 하시고 당신께서는 제발 눈물을 거두십시오. 이런 당신을 뵙고 있으니 저는 슬퍼 죽겠습니다. 가엾은 예수님, 저 사람들이 당신께 대체 무슨 짓을 했습니까?" 하면서 나는 그분을 어루만지고 입을 맞추며 울음을 그치시게 했다.
3. 그러자 예수님은 "아! 딸아, 그들이 내게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너는 모르고 있으나 만약 네가 그걸 안다면 괴로워서 죽을 것이다. 너는 나더러 외국인들이 들어오게 해선 안 된다고 하지만, 그들이 하는 짓을 보면 그들 자신이 내게서 이 징벌을 낚아채고 있는 격이다. 전쟁이라는 징벌, 도시들이 파괴하는 징벌을 말이다. 그러니 너는 인내하여라." 하셨다.
4. "당신께서 우시는 걸 보니 저는 팔이 부러진 것 같아 그러시지 말라고 만류하지도 못하겠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저를 먼저 데려가 주십시오. 제가 하늘에 있다면 하늘에 있는 이들처럼 생각하겠지만 땅에 있는 한은 그들처럼 생각할 수 없으니 이 모든 일을 보면서 참아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5. 예수님은 그러나 괴로움이 큰 만큼 누군가에게서 위안을 받을 필요도 많이 느끼신 듯 거의 줄곧 나와 함께 머물러 계셨다. 그래서 나는 그분께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고, 때로는 보상을 바치고, 때로는 함께 기도하였다. 또는 혹시 가시관을 쓰고 계시면 벗겨 내려고 그분의 머리를 살펴보기도 하였다. 내가 하는 대로 맡기고 계신 걸 보니 예수님도 그렇게 머무르고 싶으신가 보았다. 저질러지는 죄악들이 워낙 많아서 사람들 가운데로 가기를 피하고 계셨던 것이다.
6. 그 뒤 그분은 내게 달콤한 음료를 조금 부어 주시면서 "너도 위로를 받을 필요가 있다." 하셨다. 오! 예수님은 얼마나 친절하신지!
10권-40, 오직 사랑만이 있는 마음
1911년 10월 23일
1.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아침에 오셨지만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고통에 싸이신 모습이었다. 뭐랄까, 사람들의 모든 고통을 내적으로 다 겪고 계신 모습이었달까, 그 고통의 수가 하도 많아서 잠시의 휴식과 위로를 찾으시는 듯 하였다.
2. 나는 그분께서 나와 함께 조용히 쉬시게 한 뒤, 사랑에 대하여 덜떨어진 소리를 주절대는 것으로 위로를 드리며 입을 맞추기도 하고 어루만지기도 하였다. 그래선지 마음이 한결 가뿐해지신 듯한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사랑만이 네 마음의 생명이 되어야 한다. 사랑이 아닌 것은 그 무엇도 거기에 들어오지 않게 하여라. 너의 마음 안에서 내 음식을 취하고 싶어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온전히 사랑이 아닌 마음이라면 그것이 내게 맛있는 음식이 될 턱이 없다. 너의 다른 부분들, 이를테면 네 정신과 입과 발 및 모든 감각 기관에는 네가 각각의 일을 부여하여 경배와 보속과 감사기도 등등을 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너의 마음에는 오직 사랑만이 있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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