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3권 공생활 둘째해(상)

하사시 3권 p396~p405 [204. 이방인들과 함께 계시는 예수. “믿음은 너희의 성전들로 지어진다”]

Skyblue fiat 2025. 4. 15. 14:35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396~p405

 

204. 이방인들과 함께 계시는 예수. “믿음은 너희의 성전들로 지어진다”

1945. 6. 29.

예수께서는 안식일의 평화 속에서 라자로의 소유지인 꽃이 피어 있는 아마 밭 가까이에서 쉬고 계신다. 가까이에 계신다기보다는 키 큰 아마 속에 파묻혀 계시는 그분께서는 한 밭고랑의 가장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겨 계신다. 그분의 가까이에는 이상하게 생긴 나비 한 마리가 조용하게 펄럭거리고, 바스락거리다가 가볍게 목을 깔딱이며 세모꼴의 머리를 들고 흑요석처럼 새까만 눈으로 그분을 쳐다보는 도마뱀 한 마리밖에 없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 늦은 오후 시간에 키 큰 아마 줄기 사이에는 바람 한 점 없다.

멀리서 아마도 라자로의 정원에서 어떤 여자의 노랫소리와 누군가와 놀고 있는 어린이의 즐거운 외침소리가 들려오다가 하나, 둘, 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선생님! 예수야!”

예수께서는 퍼뜩 정신을 차리시며 일어나신다. 완전히 다 자란 아마가 비록 키가 크다 해도 예수께서는 그 푸른 초록바다 위로 우뚝 솟아오르신다.

“요한, 그분께서는 저기 계시네.”
열성당원이 말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요한이 소리친다.
“어머니! 선생님께서는 여기 아마 밭에 계십니다.”

예수께서 집들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다가오시는 동안 마리아께서 도착하신다.


“무슨 일입니까, 어머니?”

“내 아들아, 이방인들이 몇 명의 여자들과 함께 왔다. 그들은 네가 여기 있다고 요안나에게서 들었다는데, 요사이 며칠 동안 그들은 안토니아 탑 근처에서 너를 기다렸다고 한다.”

“아! 알겠습니다! 저는 즉시 가겠습니다. 그들은 어디 있습니까?”

“라자로의 집 정원에 있다. 로마인들은 라자로를 좋아하고, 그는 우리와 달리 그들에게 혐오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는 아무도 자극하지 않으려고 그들을 마차에 탄 채로 큰 정원으로 들어가게 했다.”

“좋습니다, 어머니. 그들은 로마군인들과 부인들입니다. 제가 압니다.”

“그들은 너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많은 이스라엘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 즉 빛을 원합니다.”

“그들은 너를 어떻게, 무엇이라고 믿느냐? 아마 신이라고 믿는 거냐?”

“예, 그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는 그렇습니다. 한 신이 인간의 육체로 육화한다는 생각을 그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보다 쉽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너를 믿는다는 거로구나…”

“어머니, 아직은 아닙니다, 저는 먼저 그들의 믿음을 부수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그들은 그들의 말마따나 저를 현자, 철학자로 여깁니다. 그러나 철학적 가르침을 알고 싶어 하는 그들의 갈망이나 신의 육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그들의 경향 두 가지 모두가 제가 그들을 참 믿음으로 데려오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들은 그들의 사고방식에 있어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보다 더 순수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진실하니? 소문으로는 세례자가…”

“아닙니다. 만일 요한이 로마인들의 손 안에 있다면, 그는 자유롭고 안전할 것입니다. 로마인들은 반역하지 않는 사람들을 억압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들에게 예언자가 된다는 것은―그들은 철학자라고 말합니다. 초자연적인 지혜의 숭고함은 그들에게는 언제나 철학이니까요―그들의 존경에 대한 보장이라고 저는 당신께 확언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이 저를 해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만일 그들이 이 사실을 알면 라자로에게 뭐라고 말하겠느냐? 너는… 너이니 세상에 말씀을 전해야 한다. 그러나 라자로는!… 그들은 이미 그를 그토록 모욕했는데…”

“그러나 그들은 그를 건드릴 수 없습니다. 그들은 그가 로마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아들아, 나는 간다. 막시미노가 저기 온다. 그는 너를 이방인들에게 데려다줄 것이다.”

마리아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며 줄곧 예수와 나란히 걸으시다가 재빨리 물러나 열성당원의 집 쪽으로 가신다. 예수께서는 정원 울타리에 나 있는 쇠로 만든 쪽문을 통하여 집에서 멀리 떨어진 정원의 먼 부분, 정확히 나중에 라자로가 묻히게 될 곳 가까이에 있는 과수원 가까이로 가신다.
그곳에는 라자로만 있고,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선생님, 저는 제 임의대로 그들을 받아들였습니다…”

“잘했소. 그들은 어디 있소?”

“저기 회양목들과 월계수들의 그늘에 있습니다. 당신께서 보시다시피 그들은 집에서 적어도 500보 가량은 떨어져 있습니다.”

“좋습니다… 빛이 여러분 모두에게 오기를.”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는 퀸틸리안이 말한다. 부인들은 인사하기 위하여 일어선다. 플라우티나와 발레리아와 리디아가 있고, 나이 지긋한 부인이 한 사람 더 있는데,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그녀가 다른 부인들과 동등한 신분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그들 모두는 아주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 유다 여인들과 외관상으로 구별되지 않는다.

“저희는 당신의 말씀을 몹시 듣고 싶었습니다만, 당신께서는 한 번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당신께서 오셨을 때 저는… 근무 중이었지만, 당신을 뵙지는 못했습니다.”

“나도 물고기 성문 근처에서 내 친구인 한 병사도 보지 못했소. 그의 이름은 알렉산데르였는데…”

“알렉산데르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만, 얼마 전에 유다인들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당신과 대화를 나누었다는… 죄목으로 한 병사를 다른 곳으로 보내야 했었던 일이 있습니다. 현재 그는 안티오키아에 있습니다만, 아마 다시 이리로 돌아올 것입니다.

정복당한 지금도 지배하기를 원하는 그들은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그래서 큰 문제를 피하려면 약간 술수를 부려야 합니다… 그 사람들은 정말이지 저희의 생활을 고달프게 만듭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착하시고, 지혜로우십니다. 당신께서는 저희에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어쩌면 저는 머지않아 팔레스티나를 떠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당신을 추억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가지고 싶습니다.”

“예, 나는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결코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알고 싶으십니까?”

퀸틸리안이 질문하는 듯한 태도로 부인들을 쳐다본다.
“선생님, 당신께서 말씀하시고 싶어 하시는 모든 것을요.”
발레리아가 말한다.

플라우티나가 다시 일어서서 말한다.
“그 동안에 저는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제가 판단할 수 있으려면 저는 대단히 많은 것… 아마 모든 것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이런 질문을 드려도 된다면, 저는 참 믿음이 없다고 당신께서 말씀하신 터전 위에 한 믿음이, 예컨대 당신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세워질 수 있는지를 알고 싶습니다.
당신께서는 저희의 믿음들이 공허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는 셈입니다. 저희가 어떻게 무언가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나는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예로 듣겠습니다. 신전들을요. 허무(Nothing)에게 바쳐졌다는 것이 유일한 불완전인, 정말로 아름다운 여러분의 신성한 건물들은 사람이 어떻게 믿음을 가질 수 있고, 그것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여러분에게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살펴보시오. 신전들이 어디 세워져 있습니까? 어떤 곳을 신전의 부지로 선택합니까? 그것들은 어디에 지어져 있습니까? 장소는 대체로 넓고, 탁 트여 있고, 높습니다. 그 장소가 넓고 트여 있지 않다면, 그것은 그것을 가로막고 제한하는 것을 부수어 넓고 확 트이도록 만들어집니다. 만일 그 부지가 높지 않다면, 사람들은 자연적인 고지대에 있는 신전에 채택된 통상의 삼단의 토대보다 더 높은 기단을 만들어 그것을 더 높입니다.

그것들은 대체로 신성한 나무로 둘러싸인 주랑(柱廊)들과 회랑(回廊)들로 이루어진 신성한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분수들과 제단들과 조상들과 기념 석주들을 지나 정문이 있으며, 그 안쪽에 신들에게 기도드리는 제단이 있습니다.

그 제단 앞에는 제물을 놓는 장소가 있습니다. 기도를 바치기 전에 제물을 바치니까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특히 더 웅장한 신전들 안에는 값진 대리석으로 화환처럼 만들어진 주랑이 그 제단을 두르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주랑 안이나 밖에 전현관이 있고, 그 다음에는 신의 방이 있고, 맨 뒤에는 후현관이 있습니다. 윤기 나고, 값지고, 잘 장식된 대리석들, 조상, 합각(合閣)머리, 아크로테리언(박공의 양단 또는 위쪽에 조각 따위를 얹어놓은 대좌(臺座)), 합각머리의 삼각면(三角面) 따위는 가장 투박한 눈에도 신전을 지극히 고상한 건축물로 보이게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선생님, 그렇습니다. 당신께서는 신전들을 보셨고, 아주 잘 연구하셨군요.”
플라우티나가 예수를 칭찬하며 확인한다.

“하지만 저희는 선생님께서 결코 팔레스티나를 떠나신 적이 없다는 것을 아는데요.”
퀸틸리안이 외친다.

“나는 팔레스티나를 벗어나 로마나 아테네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만, 그리스와 로마의 건축을 압니다. 나는 생명이 있거나 생명의 발로가 있는 곳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천재인 사람이 파르테논 신전을 장식할 때 거기 있었습니다. 나는 현자가 묵상하고, 조각가가 조각하고, 시인이 시를 쓰고, 어머니가 요람 위에서 노래하고, 남자가 밭에서 일하고, 의사가 질병과 싸우고, 산 사람이 숨 쉬고, 짐승이 살고, 나무가 자라는 모든 곳에 내가 떠나온 그분과 함께 있습니다.
나는 지진의 우르릉거리는 소리나 천둥의 굉음 속에, 별빛 속과 조수의 움직임 속에, 독수리의 비상과 모기의 윙윙거림 속에 지극히 높으신 창조주와 함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께서는…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는군요. 사람들의 생각들과 행실도요?”
퀸틸리안이 다시 묻는다.

“예, 나는 다 압니다.”

로마인들은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본다. 오랜 침묵이 흐른 다음에 발레리아가 머뭇거리며 묻는다.
“선생님,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당신의 생각을 자세히 말씀해주십시오.”

“그러겠습니다. 믿음은 여러분이 그렇게도 자랑스러워하는 신전들을 사람들이 건설하는 것처럼 건설됩니다. 사람들은 신전의 터를 만들고,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터를 높입니다.”

“하지만 저 진짜 신인 믿음을 넣어둘 신전은 어디 있습니까?”
플라우티나가 묻는다.

“플라우티나, 믿음은 신이 아니고 하나의 성덕일 뿐입니다. 참된 믿음 안에 신들은 없고, 유일하시고 참되신 하느님께서 계십니다.”

“그렇다면… 그분께서는 저 위 그분의 올림푸스에 혼자 계십니까? 만일 그분께서 혼자 계신다면, 그분께서는 무엇을 하십니까?”

“그분께서는 자족하시고(self-sufficient), 피조세계 안의 모든 것을 보살피십니다. 나는 하느님께서는 모기의 윙윙거림 속에도 계신다고 방금 여러분에게 말했어요. 그분께서는 심심하지 않으시니 그 점은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분께서는 자기가 미움 받고 있다고 느끼며 공포에 떨며 살고 있는 광대한 제국의 주인인 불쌍한 사람과 같지 않으십니다. 그분께서는 사랑이시고, 사랑하시면서 사십니다. 그분의 삶은 끊임없는 사랑입니다.

그분께서는 무한하시고, 지극히 강하시기 때문에 자족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완전이십니다. 그러나 그분의 지속적인 의지로 인하여 살아가는 피조물들이 무수히 많아 그분께서는 심심해지실 시간을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다.
지루함은 나태와 악덕의 열매입니다. 참 하느님의 하늘에는 나태도, 악덕도 없습니다.

머지않아 하느님께서는 지금 그분을 섬기는 천사들 외에 그분 안에서 몹시 기뻐할 수많은 의인들을 가지시게 될 것이고, 이 의인들의 수는 참 하느님을 믿을 미래의 신자들과 함께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천사들은 정령들입니까?”
리디아가 묻는다.


“아닙니다. 그들은 그들을 창조하신 하느님처럼 신령한 존재들입니다.”
“그럼 정령들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상상하는 정령은 오류입니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정령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진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본능적 필요로 인하여 사람은 육체만이 아니고, 그 죽어갈 육체 안에 죽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이교도들에게도 살아 있고, 현존하며, 자기가 살고 있는 육체 안에서 이교도의 생각에 따라 이끌려가면서도 자기가 기억하는 참 하느님을 갈망하며 굶주리고 있기 때문에 그 갈망을 이룰 수 없어 실망하여 그들 안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영혼의 자극의 결과입니다.

도시와 나라들도 똑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들은 ‘정령들’을 믿거나 믿을 필요를 느낍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개인의 정령, 가족의 정령, 도시의 정령, 국가의 정령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로마의 정령’, ‘황제의 정령’을 가지고 있고, 그것들을 작은 신들로 섬깁니다.

참 믿음으로 오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천사를 알고 그들과 친해지게 될 터인데, 여러분은 그 천사를 존경하게 되겠지만 그를 경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로지 하느님만이 경배 받으셔야 합니다.”

“당신께서는 ‘이교도들 안에도 살아 있고 현존하며 실망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영혼의 자극’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영혼은 누구에게서 옵니까?”
푸블리우스 퀸틸리안이 묻는다.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그분께서는 창조주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남자와의 결합을 통하여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습니까? 저희의 신들도 그렇게 태어납니다.”

“여러분의 신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믿을 필요를 느끼는 여러분의 생각의 환영들입니다. 그 필요는 숨 쉴 필요보다 더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믿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사람도 분명히 믿고 있습니다. 그도 무언가를 믿습니다. ‘나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는 단순한 언명도 다른 믿음을 전제합니다. 아마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교만한 마음에 대한 믿음이겠지요. 그렇지만 그는 항상 믿습니다. 그것은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나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거나 ‘나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면, 단순한 이 두 문장만으로도 여러분은 그 존재를 알면서도 하느님을 믿기를 원치 않는다고 여러분이 생각한다는 것과, 여러분은 생각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사람에 대한 개념을 올바르게 표현하려면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사람은 모든 동물과 마찬가지로 암수의 결합으로 태어난다. 그러나 사람인 동물과 짐승인 동물을 구분하게 하는 것인 영혼은 하느님에게서 온다. 그분께서는 사람이 태어날 때마다, 아니 사람이 태중에서 잉태될 때마다 영혼을 창조하시고 동물에 불과한 그 육체에 주입시키신다.’”

“그럼 저희도 영혼을 가지고 있습니까? 저희 이교도들도요? 당신의 동포들의 말에 따르면 그런 것 같지 않은데요…”
퀸틸리안이 비꼬는 투로 말한다.

“여인에게서 태어난 모든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는 죄가 영혼을 죽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것이 저희 죄인들 안에서 살아 있을 수 있습니까?” 플라우티나가 묻는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진리 안에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믿음에 대해서는 죄짓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진리를 알게 되었는데도 오류 속에 머물러 있기를 고집한다면, 그때 여러분은 죄짓게 될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죄가 되는 많은 것들이 여러분에게는 죄가 되지 않습니다. 어떠한 신법(divine law)도 여러분에게 그것을 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하느님께서 주신 명령을 알면서도 그것을 거역하고, ‘나는 내가 하려는 일이 나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하겠다’라고 말할 때 죄가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의로우십니다. 그분께서는 자기가 옳은 일을 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릇된 일을 행하는 사람을 벌하실 수 없습니다.
그분께서는 선과 악을 분별할 줄 알면서도 악을 선택하고, 그것을 고집하는 사람들을 벌하십니다.

“그럼 저희도 영혼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저희 안에 살아 현존하고 있다는 말씀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괴로워한다는 말씀입니까? 당신께서는 그것이 하느님을 기억한다고 정말로 믿으십니까? 저희는 저희를 뱄던 태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저희는 그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일 제가 당신의 말씀을 제대로 알아들었다면, 영혼은 영적으로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육체가 태중에 머물러 있었던 오랜 기간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영혼이 하느님을 기억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플라우티나, 영혼은 물질이 아닙니다. 배아는 물질입니다. 그래서 영혼은 태아가 이미 형성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주입됩니다.
그것은 하느님처럼 영원하고, 신령합니다. 그것은 창조된 때부터 영원한 반면, 하느님께서는 가장 완전하고 영원한 분이시기에 시간 안에서 시작도 없고, 마침도 없을 것입니다.명석하고, 총명하고, 신령한 하느님의 작품인 영혼은 분명히 그분을 기억합니다. 그것은 또한 자기의 기원이신 하느님을, 참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그분을 갈망하기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하느님께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도록 둔한 육체를 자극합니다.”

“그렇다면 저희도 당신의 나라 사람들이 ‘의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 똑같은 영혼을 가지고 있습니까? 완전히 똑같은 영혼을요?”

“플라우티나,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이 무슨 뜻으로 말하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만일 당신이 영혼의 기원과 성질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라면, 여러분의 영혼도 모든 점에서 우리 성인들의 영혼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 형성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라면, 나는 다르다고 말하겠습니다. 또한 만일 당신이 죽기 전에 도달하는 완전성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분 이교도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백성의 아들이라도 내세에서는 성인과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영혼은 세 단계를 거칩니다. 첫째 단계는 창조이고, 둘째 단계는 새 창조이며, 셋째 단계는 완전입니다.

첫째 단계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것입니다.

둘째 단계는 자신들의 착한 행동을 하느님의 일의 완전에 결합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의지로 자기의 영혼을 더 완전한 재생(revival)으로 고양시키는 의인들 특유의 것으로서, 이 단계에서 그들의 영혼은 영적으로 더 완전해지고, 첫째 단계와 셋째 단계의 연결선을 형성합니다.

셋째 단계는 복된 영혼들, 여러분이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성인들 특유의 것입니다. 그들은 첫 단계의 자기의 영혼, 보통 사람의 영혼에서 수천 단계를 뛰어넘어 하느님 안에서 쉴 만한 영혼으로 변형시킨 것입니다.”

“어떻게 저희가 저희의 영혼을 위한 공간과 정리정돈과 고양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까?”

“여러분의 자아 안에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무익한 것들을 부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오류에 찬 지식을 제거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고, 그 파편들로 최고의 신전을 위한 고양(高揚)을 만들어내시오. 영혼은 점점 더 높이 세 단계를 올라가야 합니다.

오! 여러분 로마인들은 상징들을 사랑합니다. 이 세 단계를 상징의 빛으로 조명해보시오. 이 세 단계는 속죄(penance), 인내(patience), 꾸준함(perseverance)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겸손(humility), 순결(purity), 정의(justice)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지혜(wisdom), 너그러움(generosity), 자비(mercy)라고 말할 수도 있으며, 끝으로 빛나는 3항식(trinomial)인 믿음(faith), 희망(hope), 사랑(charity)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신전의 경내를 둘러싸고 있는 잘 꾸며지고 튼튼한 담장의 상징도 생각해보시오. 여러분은 육체의 여왕이자 영원하신 영의 신전인 여러분의 영혼을, 빛을 막지도 않고 추한 것들이 보이지도 않도록 보호할 수 있는 담장으로 둘러싸야 합니다. 더 열등한 것인 살과 피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안전하고 자유로워야 하고, 그와 동시에 더 우월한 것인 영혼을 지향해야 하는 담장 말입니다.

자유의 끌은 여러분의 의지력인데, 그 끌은 여러분의 자아라는 대리석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다듬고, 갈라진 틈과 얼룩과 결점을 없애 영혼에게 완전한 담장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신전을 보호하는 담장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더 불행한 사람들을 위한 자비로운 피난처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현관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께로 올 수 있게 하려는 사랑과 경건과 갈망의 발산인데, 그것은 고아의 요람을 덮어주는 베일처럼 펼쳐진 사랑의 팔과 같습니다. 담장 안쪽에서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향기로운 나무들이 창조주를 찬미합니다. 처음에는 황폐했지만, 나중에는 경작된 땅에 심겨진 나무들은 모든 종류의 성덕을 상징하는데, 그것들은 성소 주위의 살아 있는 꽃담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나무들 사이 즉 성덕들 사이에는 분수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제단에 올라가기 전, 제단 입구에 접근하기 전에 그 곁에서 육욕을 희생하고 모든 형태의 음란을 거절해야 하는 다른 사랑이고, 다른 정화의 분출을 뜻합니다.

그 다음에 여러분은 더 나아가 제단에 가서 그 위에 여러분의 제물을 바친 다음에 마지막으로 현관을 지나 하느님께서 계시는 방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 방은 어떠해야 합니까? 영적인 부의 보고여야 합니다. 하느님을 꾸며드리는 것은 아무리 많아도 결코 지나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알아들었습니까? 여러분은 믿음이 어떻게 건설되느냐고 물었고, 나는 ‘신전을 세우는 방법을 따름으로써’라고 대답했습니다. 여러분은 그것이 진리라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나에게 더 묻고 싶은 다른 질문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선생님. 저는 당신께서 말씀하신 것을 플라비아가 기록했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우디아가 그것을 알기를 원하니까요. 자네는 모든 것을 기록했나?”

“저는 모든 것을 아주 정확하게 썼습니다.”

그 여인이 밀랍을 입힌 서판들을 건네주며 대답한다.
“밀랍은 오래 가기 때문에 이것들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플라우티나가 말한다.

“그것은 밀랍이기 때문에 쉽게 지워집니다. 내 모든 말들을 여러분의 마음속에 쓰시오. 그러면 그것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 사람들의 마음은 헛된 신전들로 방해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신전들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당신의 말씀을 그것들에게 던지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플라우티나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그 다음에 그녀는 결론짓는다.
“당신의 하늘에서 저희를 기억해주십시오…”

“여러분은 내가 기억할 거라고 확신하며 안식하시오. 나는 여러분을 떠납니다. 나는 여러분의 방문이 나에게 아주 소중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아시기를 바랍니다. 푸블리우스 퀸틸리안, 잘 가시오. 나자렛의 예수를 기억하시오.”

여자들이 작별인사를 하고 먼저 떠난 다음 퀸틸리안이 생각에 잠긴 골몰한 채 떠나간다. 예수께서는 마차로 돌아가는 일행을 인도하는 막시미노와 함께 그들이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신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라자로가 묻는다.

“세상에는 불행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오.”


“저도 그들 중 한 사람입니다.”

“내 소중한 벗이여, 왜요?”

“왜냐하면 마리아만을 빼놓고 모든 사람이 당신께로 오기 때문입니다. 그 애는 가장 큰 파멸입니까?"

예수께서는 그를 바라보시며 미소 지으신다.

“당신께서는 웃고 계십니까? 당신께서는 그 애가 회심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지 않으십니까? 마르타는 월요일 저녁부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울기만 합니다. 그 여자는 누구였습니까? 당신께서는 그 여자가 마리아이기를 저희가 하루 종일 바랐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나는 당신이 참을성 없는 아이 같기 때문에 웃고 있소… 그리고 나는 당신들이 정력과 눈물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웃고 있소. 만일 그 여자가 마리아였다면, 나는 당신들에게 달려와서 말해주었을 거요.”

“그럼 정말로 그 애가 아니었습니까?”

“오! 라자로!…”

“당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인내! 또 인내!… 선생님, 여기 당신께서 팔아달라고 저에게 주신 보석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돈이 되었습니다. 그것들은 아름다웠습니다. 여자들의 보석들이요.”

“그것들은 그 여자의 보석이었소.”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그것이 마리아의 것이었다면… 그러나 그 애는! 나의 주님, 저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잠시 말없이 그의 양어깨를 안아주시고 나서 말씀하신다.

“부디 그 보석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시오. 그 여자는 푸른 하늘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바람에 불려가는 작은 구름처럼 더 이상 감탄과 욕망의 대상이 되지 않고, 사라져야 하오.”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그 대신 마리아를, 저희의 불행한 마리아를 저에게 데려다주십시오…”

“라자로, 당신에게 평화. 나는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