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2권 공생활 첫해

하사시 2권 p417~p432 [109. 도라의 집에 가시다. 요나의 죽음]

Skyblue fiat 2025. 1. 17. 16:49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417~p432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109. 도라의 집에 가시다. 요나의 죽음

1945. 2. 15.

나는 낮에 다시 에스드렐론 평야를 본다. 11월 하순의 흐린 날이다. 땅이 젖어 있으면서도 질척거리지 않는 것을 보면 밤에 비가 왔음이 틀림없다. 이것은 음산한 초겨울에 내리는 첫 비 중 하나이다. 바람도 분다. 낙엽을 떨어뜨리고, 습한 기운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축축한 바람이다.

들에는 쟁기질하는 소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소들은 파종을 준비하느라 비옥한 이 평야의 부식토를 힘들게 쟁기질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가슴 아픈 광경은 어떤 곳들에서는 사람들 자신이 소들 대신 이미 쟁기질한 땅 위에서 두 다리로 버티고 두 팔로 안간힘을 쓰고 심지어는 가슴으로 버텨 노예들처럼 쟁기를 미는데, 이는 힘센 황소에게도 힘든 일이어서 일꾼들은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린다.

예수께서도 유심히 이 광경을 보신다. 그분의 얼굴은 눈물이라도 흘리실 것처럼 몹시 슬프게 보이신다.


유다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목자들은 더 이상 여기 있지 않기 때문에 열한 명만 남은 제자들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있는데 베드로가 말한다.

“배는 작고 초라하고 그 일은 힘들지만… 그래도 그것은 짐승처럼 혹사당하는 이 일보다는 백배나 나아!”

그 다음에 그가 묻는다.
“아마 저 사람들은 도라의 하인들이 아닐까?”

열성당원 시몬이 대답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내 생각에는 그의 밭들은 저 과수원 너머에 있는데, 그 밭들은 아직 보이지 않아.”

그러나 항상 호기심이 많은 베드로는 길을 벗어나 두 밭 사이의 울타리를 따라 걸어간다. 그 경계에 땀이 뒤범벅이 된 야윈 네 사람의 농부들이 잠시 앉아 있다. 그들은 피로로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
베드로는 그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도라의 농부들이오?”


“아닙니다. 우리는 도라의 친척인 요하난의 하인들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세요?”

“나는 키슬레우 달까지는 갈릴래아의 어부였던 요나의 아들 시몬이오. 지금 나는 복음의 메시아이신 나자렛 예수의 베드로요.”

베드로는 어떤 사람이 ‘나는 높고 신성한 로마의 카이사르의 사람이오’ 하고 말하는 것 같은, 아니 그보다 훨씬 더 큰 경의와 긍지를 드러내며 말한다. 그의 정직한 얼굴은 자기가 예수께 속해 있다는 것을 공언하는 기쁨으로 빛나고 있다.

“오! 메시아! 그분께서는 어디, 어디 계십니까?”


그 불쌍한 네 사람이 말한다.

“저기 계시는 분이시오. 암적색 옷을 입으신 금발에 키가 큰 분이 보이지요? 지금 여기를 보시고 나를 기다리시며 미소 짓고 계시는 분 말이에요.”

“오!… 만일 우리가 그리로 간다면… 그분께서는 우리를 쫓아버리실까요?”

“당신들을 쫓아버리신다고요? 왜요? 저분께서는 불행하고 가난하고 압제받는 사람들의 친구십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당신들은… 예, 당신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 같은데요…”

“오! 우리는 정말로 그래요. 하지만 도라의 하인들만큼은 아니에요. 적어도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양만큼 빵을 먹을 수 있고, 우리가 일을 중단하지 않으면 매질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면 만일 그 훌륭한 요하난이 당신들이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는…”

“그는 자기의 개를 때리는 것보다 우리를 더 때릴 겁니다…”

베드로는 의미심장하게 휘파람을 불고 나서 말한다.
“그럼 이렇게 하는 편이 낫겠군요.”
그는 자기의 두 손을 깔때기 모양으로 입에 가져다 대고 큰 소리로 외친다.


“선생님, 이리로 오십시오. 여기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당신을 원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요? 그분을 이리로 오시라고? 우리는 천한 하인들인데!”
네 사람은 그런 대담성에 겁먹는다.

“하지만 채찍질 당하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요. 그리고 만일 그 잘난 바리사이 양반이 갑자기 들이닥치기라도 하면, 나도 싸잡혀서 얻어맞기는 싫단 말입니다…”
베드로는 웃으면서, 그리고 넷 중에서 가장 겁을 많이 내는 사람을 큼지막한 손으로 흔들면서 말한다.


예수께서는 성큼성큼 걸어오신다. 네 사람은 몸 둘 바를 모른다. 그들은 뛰어나가 그분을 맞아들이고 싶지만, 존경심으로 인하여 마비된 듯 그대로 서있다. 인간의 사악함으로 인하여 완전히 주눅 든 가엾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땅 위에 넙죽 엎드려 얼굴을 땅바닥에 대고 자기들에게로 오고 계시는 메시아께 경배한다.

“나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 나를 갈망하는 사람은 선을 갈망하는 것이고, 그래서 나는 그를 친구로 사랑합니다. 일어나시오.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그러나 네 사람은 땅바닥에서 겨우 얼굴을 들고 무릎 꿇은 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베드로가 설명한다.

“이 사람들은 도라의 친척 바리사이 요하난의 하인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당신께 말씀드리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만일 갑자기 주인이 온다면, 이 사람들은 몽둥이찜질을 당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께 오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젊은이들이여, 일어나시오. 이분께서 당신들을 잡아 잡수시지는 않아요! 믿음을 가지시오! 이분께서 당신들의 친구라고 생각하시오.”

“저희는… 저희는 당신에 대하여 들었습니다. 요나가 저희에게 말해주었는데…”

“나는 그를 위하여 왔습니다. 나는 그가 나를 알렸다는 것을 압니다. 당신들은 나에 대하여 무엇을 압니까?”

“당신께서 메시아시라는 것, 당신께서 아기였을 때 그가 보았다는 것, 당신께서 오셨을 때 천사들이 착한 사람들에게 평화를 노래했다는 것, 당신께서 박해당하셨다는 것… 그러나 당신께서는 피신하셨고, 지금 당신께서는 당신의 목자들을 찾으셨고… 그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저희는 압니다.

그는 최근에 마지막 것들을 저희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일 그분께서 목자들을 사랑하고 찾아다니실 만큼 착하신 분이시라면, 그분께서는 분명히 우리도 조금은 사랑하시겠지… 라고요. 저희는 저희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몹시 필요로 합니다.”

“나는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당신들은 많은 고통을 당합니까?”

“오!… 하지만 도라의 하인들은 저희보다 훨씬 더 고통당합니다. 만일 요하난이 저희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을 봤다가는!… 그러나 오늘 그는 게르게사에 있습니다. 그는 장막절에 갔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저녁 그의 관리인은 저희가 일한 것을 재보고 나서야 저희에게 음식을 줄 것입니다. 그래도 그것은 상관없습니다. 저희는 점심식사 시간에 쉬지 않고 일하여 이 시간을 벌충하겠습니다.”

“여보시오, 젊은이, 내가 이 일을 할 수는 없겠소? 이것은 어려운 일입니까?”
베드로가 묻는다.

“이것은 어렵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이것은 힘든 일입니다. 이것은 힘이 많이 필요한 일입니다.”

“나에게는 힘이 있소. 나에게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시오. 내가 제대로 하면 말해주시오. 그러면 내가 소 노릇을 하겠소. 요한 자네, 그리고 안드레아와 야고보는 내가 하라는 대로 하게. 우리는 땅의 지렁이들을 위해서 물고기들을 팽개치는 거야. 자!”

베드로는 두 손으로 쟁기의 가로대를 잡는다. 쟁기 하나마다 가로장 양쪽에 한 사람씩 두 사람이 매달린다. 그는 농부의 모든 몸놀림을 보고 그대로 흉내 낸다. 베드로는 기운이 세고 쉬었으므로 일을 잘한다. 그래서 농부가 그를 칭찬한다.

“나는 쟁기질의 달인이다.”
마음씨 좋은 베드로가 만족스러워하며 외친다.

“요한, 이리 오게! 쟁기마다 황소 한 마리, 수송아지 한 마리다. 다른 쟁기에는 야고보와 내 동생 벙어리 송아지. 자! 끌어당겨!”

두 쟁기가 나란히 밭을 따라 땅을 파 엎고 고랑을 내면서 간다. 그들은 끝까지 간 다음 쟁기를 돌려 새 고랑을 갈아엎기 시작한다. 그들은 평생 농사일을 해온 것처럼 보인다.

“당신의 친구 분들은 정말로 착하시군요.”
요하난의 하인들 중에서 가장 대담한 사람이 말한다.

“당신께서 저분들을 그렇게 만드셨습니까?”

“당신이 전지가위로 전지하듯이 나는 그들의 착함에 방향을 잡아주었어요. 착함은 이미 그들 안에 있었어요. 그것을 돌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지금 그것이 꽃피는 것입니다.”

“저분들은 겸손하시기도 하군요. 저분들은 당신의 친구 분들인데도 비천한 하인들인 저희를 이렇게 섬기고 있군요!”

겸손, 온유, 절제, 정직, 사랑을 사랑하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나와 함께 있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하느님과 자기의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모든 성덕들을 얻고 하늘나라를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할 시간도, 성전에 갈 시간도, 밭이랑 위로 얼굴을 쳐들 시간도 없는 저희도 하늘나라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내 질문에 대답하시오. 당신들은 당신들을 이토록 가혹하게 다루는 사람을 미워합니까? 당신들을 이 땅에서 가장 낮은 사람들이 되게 하신 것에 대하여 당신들 안에 하느님에 대한 반항심과 비난이 있습니까?”

“오! 아닙니다, 선생님! 이것은 저희의 운명입니다. 저희는 기진맥진하여 저희의 지푸라기 침대에 몸을 던질 때 말합니다. ‘그래도 아브라함의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피로에 지쳐 그분께 ‘주님, 찬미 받으십시오!’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아신다.’
저희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죄짓지 않고 살았다…’ 당신께서도 아시겠지만… 저희는 약간 속일 수도 있을 것이고, 빵과 함께 과일 한 개쯤을 먹고, 맹물에 삶은 야채에 기름을 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희의 주인은 말했습니다. ‘하인들에게는 빵과 삶은 야채로 충분하다. 그리고 수확할 때는 목을 축이고 기운을 차리도록 물에 식초를 약간 타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저희는 그렇게 합니다. 결국… 저희는 이보다 더 나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내가 진실로 당신들에게 말하는데, 아브라함의 하느님께서는 당신들의 마음에는 미소 지으시지만, 자기의 이웃은 사랑하지 않으면서 성전에서 거짓 기도로 그분을 모욕하는 자들에게는 엄한 얼굴로 보십니다.”

“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은 자기 자신들처럼 사람들을 사랑하기는 합니다. 적어도… 그들이 선물들과 절들로 서로에게 경의를 표하는 걸 보면 그런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이 사랑을 가지지 않는 것은 저희에게 뿐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그들과는 다르니, 그것은 정당합니다.”

“아닙니다.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는 그것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거기서는 판단방식도 다를 것입니다. 부자들과 권력자들이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영광을 얻지는 못할 것입니다. 자기 자신들과 돈, 권력, 여자들, 맛있는 음식 등 모든 것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하고,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 유명한 사람들과 이름 없는 사람들, 유식한 사람들과 무식한 사람들, 착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 즉 모든 사람들을 사랑함으로써 항상 그분을 사랑한 사람들만이 영광을 얻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악한 사람들도 사랑해야 합니다. 그들의 사악함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상처를 입히는 그들 자신의 영혼들에 대한 동정으로 인하여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들을 고쳐주시고 구속해주시기를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께 간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실과 정의로 주님을 공경하고, 부모와 친척들을 존경하여 그들을 사랑한 사람들은 하늘나라에서 복될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아무것도 훔치지 않은 사람들, 즉 하인들의 일에 있어서도 정당한 것을 주고 일을 시켰던 사람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너무 잔인하여 경멸감과 반항심이 생길 정도라 해도 그들을 죽이거나 명예를 훼손하기를 바라지 않았던 사람들, 자기의 이웃과 진실을 해치는 거짓을 맹세하지 않았던 사람들, 간음하지 않고 어떤 육욕의 죄도 짓지 않은 사람들, 온유하고 체념하여 다른 사람들을 시기하지 않고 항상 자기의 운명을 받아들였던 사람들, 그들은 복될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그런 사람들의 것입니다.

거지도 그곳에서는 행복한 왕이 될 수 있는 반면, 분봉왕도 자기의 모든 권력을 가지고도 하찮은 사람보다 더 못하게 되고, 훨씬 더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만일 그가 십계명의 영원한 율법을 어겨 죄를 지었다면, 그는 맘몬의 희생물이 될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예수의 말씀을 듣는다. 예수 곁에는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시몬, 필립보, 토마스, 알패오의 야고보와 유다가 있다. 다른 네 사람은 얼굴이 시뻘겋고 땀을 흘리지만, 명랑하게 일을 계속한다. 그들이 계속 즐겁게 일하는 데는 베드로만 있으면 충분하다.

“오! 요나가 당신을 ‘성인!’ 이라고 부른 건 정말 옳은 말이었습니다. 당신 안에 있는 것은 모두 거룩합니다. 당신의 말씀, 당신의 표정, 당신의 미소 모두요. 저희는 지금처럼 저희의 영혼을 의식한 적은 없었습니다!…”

“당신들은 오랫동안 요나를 보지 못했습니까?”

“그가 병든 다음부터요.”

“그가 병들었어요?”

“예, 선생님. 그는 더 이상 그것을 견딜 수 없습니다. 그는 전에도 이미 다리를 질질 끌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여름일과 포도수확을 한 다음부터 그는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요나에게 일을 시킵니다.
오! 당신께서는 우리는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하이에나들을 사랑하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도라는 하이에나보다 더 나쁩니다.”

“요나는 그를 사랑하는데…”

“예, 선생님. 그래서 저는 그가 우리 주 하느님께 충실함으로 인하여 박해받아 죽은 순교자들처럼 성인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당신은 진리를 말했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오?”

“미카입니다. 이 사람은 사울이고, 저 사람은 요엘, 그리고 이 사람은 이사야입니다.”

“나는 아버지께 당신들의 이름을 말씀드리겠소. 그런데 당신은 요나가 많이 아프다고 말했지요?”

“예. 그는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짚더미에 쓰러져 잡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를 보지 못합니다. 도라의 다른 하인들이 저희에게 이것을 말해주었습니다.”

“지금 그는 일하고 있을까요?”

“만일 그가 설 수 있다면요. 그는 저 사과밭 너머에 있을 것입니다.”

“도라의 농사는 잘 되었소?”

“오! 그것은 이 일대에서 유명합니다. 과일들이 놀라울 정도로 크기 때문에 나무들에게 버팀목들을 대주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포도가 어찌나 많이 열렸는지 지금까지 있던 양조 통들만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에 도라는 새 양조 통들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도라는 자기의 하인에게 보상해주었겠군요!”

“보상이라고요! 오! 주님, 당신께서는 정말로 그를 모르시는군요!”

“하지만 요나는 몇 해 전에 포도 몇 송이를 잃어버린 것 때문에 죽도록 매 맞았고, 주인이 약간의 곡식의 손실을 그의 책임으로 돌리는 바람에 빚을 지게 되어 그 빚으로 인하여 자기가 노예가 되었다고 나에게 말했는데요. 그렇다면 그는 자기가 기적적인 풍작을 거둔 올해에는 요나에게 상을 주어야 했을 텐데요.”

“아닙니다. 그는 요나를 잔인하게 매질했습니다. 지난 몇 해 동안에 땅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도 올해와 똑같이 풍성한 수확을 올리지 못했다고 그를 비난하면서요.”

“그자는 짐승이군요!”
마태오가 외친다.

“아니다, 그는 영혼이 없는 사람이다.” (이 말씀은 도라에게 영혼이 없다는 말씀이라기보다는 영혼이 죽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새겨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나의 아들들이여, 나는 축복을 주고 당신들을 떠납니다. 당신들은 오늘 먹을 빵과 음식을 가지고 있습니까?”

“저희는 이 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땅에 놓여 있는 자루에서 검은 둥근 빵 하나를 꺼내 그분에게 보여드린다.

“내 음식을 받으시오. 나는 이것밖에 가지고 있지 않지만 오늘 도라의 집에서 머무를 터이니…”

“당신께서 도라의 집에서요?”

“그렇소, 요나의 몸값을 지불하고 그를 석방시키기 위해서요. 당신들은 몰랐습니까?”

“여기서는 아무도 아무것도 모릅니다. 하지만… 선생님, 그를 믿지 마십시오. 당신께서는 늑대의 소굴에 들어가는 어린양 같으십니다.”

“그는 나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할 것입니다. 내 음식을 받으시오. 야고보야, 우리가 가진 것을 이 사람들에게 주어라. 너희의 포도주도. 가엾은 내 친구들이여, 당신들도 좀 즐기시오. 이것은 당신들의 영혼과 육신을 위한 것이오. 베드로야! 가자.”

“선생님, 저는 곧 가겠습니다. 이 밭고랑 하나만 갈면 끝납니다.”

베드로가 피로에 지친 얼굴로 예수께로 달려온다. 그는 자기가 벗어놓았던 겉옷으로 자기의 몸을 닦는다. 그는 겉옷을 다시 입고 기쁘게 웃는다.
네 사람은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른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다시 이곳을 지나가실 겁니까?”

“그렇습니다. 나를 기다리시오. 당신들은 요나에게 작별인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들은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오! 예. 밭은 오늘 저녁까지 갈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3분의 2이상이 이미 끝났습니다. 아주 훌륭하게, 아주 빨리 했습니다! 당신의 친구 분들은 힘이 세시군요!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해주시기를. 저희에게는 오늘이 파스카보다 더 큰 날입니다. 오! 하느님께서 여러분 모두에게 축복하시기 바랍니다!”

예수께서는 사과밭으로 곧장 가신다. 그들은 사과밭을 가로질러 도라의 밭들에 도착한다. 다른 농부들은 쟁기질하고 있거나 밭고랑에서 뽑힌 모든 잡초들을 치우느라 몸을 숙이고 있다. 그러나 요나는 거기 있지 않다. 사람들은 예수를 알아보고, 자기들의 일을 놓지 않은 채 그분께 인사드린다.

“요나는 어디 있습니까?”

“그는 일을 시작한지 두 시간 후에 밭고랑에 쓰러져 집으로 옮겨졌습니다. 가엾은 요나, 그가 고통당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금 오래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그는 자기의 종착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보다 더 나은 친구를 결코 다시 얻지 못할 것입니다.”

“당신들은 땅 위에서는 나를 가지고 있고, 아브라함의 품에서는 요나를 가질 것입니다. 죽은 사람들은 두 배의 사랑으로 살아 있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그들 자신들의 사랑과 그들이 하느님과 함께 있기 때문에 얻는 사랑, 따라서 완전한 사랑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 즉시 그에게 가십시오. 그가 자기의 고통 중에서 당신을 뵐 수 있도록요.”

예수께서 그들을 축복하시고 가신다.

“그럼 당신께서는 지금 어떻게 하실 작정이십니까? 당신께서는 도라에게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제자들이 묻는다.

“나는 마치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가겠다. 만일 그가 자기의 비밀이 드러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는 요나와 다른 하인들에게 무자비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자네의 친구의 말이 맞네. 그는 재칼이로구먼.”
베드로가 시몬에게 말한다.

“라자로는 진실만을 말하네. 그리고 그는 험구가가 아니야. 자네도 그를 만나게 될 텐데, 자네는 그를 좋아하게 될 거야.” 시몬이 대답한다.

바리사이의 집이 보인다. 지금은 열매들이 없는 과수원 가운데 있는 넓고 낮은 집인데 잘 지은 집이다. 농장주택이지만 호화롭고 편리한 집이다. 베드로와 시몬이 그들의 도착을 알리기 위하여 앞으로 간다.

도라가 바깥으로 나온다. 탐욕스러운 냉혹한 얼굴을 가진 늙은이이다. 빈정거리는 눈길이고, 검은 털보다는 흰 털이 더 많은 수염 속에서 거짓 미소를 억지로 지어보이는 뱀의 입이다.

“안녕하시오, 예수.”
그는 격의 없지만 분명히 깔보는 인사를 한다.

예수께서는 ‘평화’라는 말씀은 하지 않으시고 이렇게 대답하신다. 

“당신의 인사가 당신에게 돌아가기를.”

“들어오시오. 내 집은 당신을 받아들입니다. 당신은 왕처럼 시간을 정확히 지키시는군요.”


“정직한 사람으로서요.”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도라는 마치 그것이 농담이기라도 한 것처럼 웃는다.

예수께서는 돌아보시며 초대받지 않은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들어오너라. 이 사람들은 내 제자들입니다.”

“그들을 들어오게 하시오… 그런데 저 사람은 알패오의 아들 세리가 아닙니까?”

“이 사람은 그리스도의 제자 마태오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는데… 도라는 그 어조를 깨닫고 방금 전보다 더 억지웃음을 웃는다.

도라는 내부가 호화로운 자기 집의 부유함으로 ‘가난한’ 갈릴래아 선생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어 한다. 그 집은 호화롭지만, 얼음장처럼 냉랭하다. 하인들은 노예들과 같다. 그들은 상체를 숙이고 다니며, 항상 벌을 두려워하며 재빨리 사라진다. 이 집은 냉혹함과 미움에 지배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집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호화로운 것들을 보시고 재산과 친척관계를 상기시키는 것을 들으시고도 위축되지 않으신다. 그러자 도라는 선생님의 무관심을 알아차리고, 그분을 자기의 과수원으로 데려가 그분께 진귀한 나무들을 보여드리고, 하인들이 금 쟁반과 금잔에 담아 가져오는 과일들을 드린다.

예수께서는 그 과일들을 맛보시며 맛이 좋다고 칭찬하신다. 시럽으로 보존된 과일들도 있고, 부분적으로는 자연 상태로 보존된 훌륭한 복숭아들도 있고, 커다란 멋진 배들도 있다.

“이런 것들을 가진 사람은 온 팔레스티나에서 나뿐이오. 나는 반도 전체에도 이런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것들을 구하기 위하여 페르시아까지 사람을 보냈고 훨씬 더 먼 곳에도 보냈어요. 대상은 나에게 1탈렌트나 비용을 물렸어요.

분봉왕들도 이런 과일들은 못 가지고 있어요. 아마 카이사르도 이것들을 가지지 못했을 걸요. 나는 모든 과일들의 숫자를 세고 그 씨들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배는 내 식탁에서만 먹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씨 한 개라도 가져가는 것을 내가 원치 않기 때문이지요.

나는 한나스에게는 배를 약간 보내지만, 씨의 번식력을 없애기 위하여 요리한 것들만을 보냅니다.”

 

(탐욕스러운 도라의 이 말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종자의 번식력을 없앤 후에 매년 새로 종자를 판매하려는 오늘날의 종자기업들의 탐욕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것들은 하느님의 식물들이고, 모든 사람은 평등한데요.”

“평등하다고요? 아니지요! 내가… 당신의 갈릴래아인 제자들과 평등하다고요?”

“영혼들은 하느님에게서 오는데, 그분께서는 영혼들을 평등하게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나 나는 충실한 바리사이 도라요!…” 그가 이렇게 말할 때 그는 공작처럼 교만하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사파이어 빛 눈으로 그를 꿰뚫어 보시는데, 그 눈은 점점 더 밝게 빛난다. 이것은 다가오는 연민이나 준엄함이 넘쳐흐른다는 것을 알리는 표지이다. 예수께서는 도라보다 키가 훨씬 커서 그를 내려다보시고 계시는데, 넓고 술이 엄청나게 많이 달린 옷을 입고 있는 키가 작고, 약간 등이 굽고 주름투성이인 바리사이 곁에 진홍빛 옷을 입고 서 계시니 위풍당당하시다.

도라는 한동안 자화자찬한 다음에 외친다.

“예수, 당신은 왜 깨끗한 바리사이 도라의 집에 매춘부의 오빠인 라자로를 보내셨습니까? 그는 당신의 친구입니까? 당신은 그러면 안 됩니다! 당신은 그의 여동생 마리아가 매춘부이기 때문에 그가 파문당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나는 오로지 라자로와 정직한 그의 행실들만을 알 뿐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 집의 죄악을 기억하고 있고, 그 오점들이 그 친구들에게 퍼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거기 가지 마시오. 당신은 왜 바리사이가 되지 않으십니까? 만일 당신이 원하신다면… 나는 영향력이 있으니… 비록 당신이 갈릴래아인이긴 하지만 당신을 바리사이로 받아들이게 하겠습니다. 나는 산헤드린에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요. 한나스는 내 겉옷자락처럼 내 손안에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을 더 두려워할 것입니다.”

“나는 사랑받기만을 바랍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 당신은 내가 당신의 소원에 굴복하여 당신에게 요나를 주고 있기 때문에 내가 이미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나는 그의 몸값을 치렀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그만한 돈을 치를 수 있다는 데 대하여 놀랐습니다.”

“내가 아니라 한 친구가 나를 위하여 지불한 것이오.”

“좋습니다. 좋아요. 나는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내 말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기쁘게 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당신도 아실 것이라는 겁니다. 당신은 우리가 식사한 후에 요나를 데려가실 수 있습니다. 내가 이 희생을 하는 것은 오로지 당신을 위한 것일 뿐입니다…”
그는 잔인한 웃음을 웃는다.


예수께서는 팔짱을 끼신 채 점점 더 엄해져가는 시선으로 그를 꿰뚫어보신다. 그들은 식사를 기다리며 여전히 과수원에 있다.

“하지만 당신은 나를 기쁘게 해주셔야 합니다. 기쁨에는 기쁨을. 나는 당신에게 나의 가장 좋은 하인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미래에 유용한 무언가를 포기하는 셈입니다. 나는 당신이 초여름에 여기 오셨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당신의 축복은 내 농장을 유명하게 만든 수확을 나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지금 내 가축 떼와 밭들에게 축복해주시오. 그렇게 되면 내년에 나는 요나를 잃은 것을 애석해하지 않을 것이고… 그 동안에 나는 그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낼 것입니다. 와서 축복하시오. 내가 팔레스티나를 통틀어 축하받게 되고, 온갖 종류의 좋은 것들이 넘쳐흐르는 양 우리들과 곡물창고들을 가지게 해주시오. 오시오.”


그는 돈 욕심에 압도되어 예수를 붙잡고 끌고 가려고 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거부하시며 엄하게 물으신다.

“요나는 어디 있습니까?”

“그는 농부들이 쟁기질하는 곳에 가 있습니다. 그는 자기의 착한 주인을 위하여 그것도 하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식사가 끝나기 전에 올 것입니다. 그동안 이리로 와서 가축 떼들과 밭들과 과수원들과 포도나무들과 압착기들에 축복해주시오. 모든 것을 축복해주시오. 오! 내년에는 이것들이 얼마나 풍성할까! 그러니 오시라니까요.”

“요나는 어디 있습니까?”
예수께서 더 큰 우레 같은 목소리로 물으신다.

“내가 당신에게 말했는데요. 사람들이 밭갈이하는 곳에 있다니까요. 그는 하인들의 우두머리라 일하지는 않습니다.”

“거짓말쟁이!”

“내가요? 나는 야훼를 두고 그것을 맹세합니다.”

“위증자!”

“내가? 내가 위증자라고? 나는 가장 충실한 신자요. 말조심하시오.”

“살인자!”

예수께서는 줄곧 그분의 목소리를 점점 더 높여 오셨는데, 이 마지막 말씀은 천둥과도 같다.

그분의 제자들이 그분 가까이로 오고, 하인들은 겁에 질려 문밖을 내다본다. 예수의 얼굴은 너무 엄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분의 두 눈에서는 인광을 발하는 광선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도라는 잠시 겁에 질린다. 그는 암적색 모직 튜닉을 입고 계시는 예수의 큰 키 옆에서 움츠러들어서 마치 고운 천 뭉치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가 그는 다시 자존심이 우세해져 여우같이 깩깩거리는 목소리로 외친다.

“나만이 내 집에서 명령하오. 불쾌한 갈릴래아인, 나가시오.”

“나는 금년과 다가오는 몇 년 동안 당신과 당신의 밭들, 가축들, 포도나무들을 저주한 다음에 나가겠소.”

“안됩니다. 하지 마세요! 예, 그건 사실입니다. 요나는 병들었습니다. 하지만 치료받고 있습니다. 그는 잘 치료받고 있어요. 당신의 저주를 거두시오.”

“요나는 어디 있소? 하인으로 하여금 나를 즉시 그에게 안내하게 하시오. 나는 그의 몸값을 치렀소. 당신에게는 그가 하나의 상품이고 기계니까 나도 그를 그렇게 여기겠소. 내가 그를 샀으니 그를 내놓으시오.”

도라는 자기의 품에서 금 호각을 꺼내 세 번 분다. 집과 밭들에 있는 많은 하인들이 사방에서 튀어나와 달려오는데, 그들이 어찌나 몸을 굽히는지 마치 기어오고 있는 것처럼 그들의 무서운 주인에게 다가온다.

“요나를 데려다가 이분에게 넘겨드려라. 당신은 어디로 가실 겁니까?”

예수께서는 대답도 하시지 않고, 정원 너머에 있는 농부들의 집 쪽으로, 가엾은 농부들의 더러운 움막들 쪽으로 급히 가는 하인들을 따라가신다. 그들은 요나의 누추한 집으로 들어간다.

지금 그는 피골이 상접해 있다. 그는 열에 시달려 반쯤 벗은 몸으로 갈대침대에 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는데, 요는 누덕누덕 기운 옷 하나이고, 이불은 훨씬 더 낡은 겉옷이다. 지난번에 본 젊은 여자가 힘자라는 데까지 그를 보살피고 있다.

“요나! 내 친구! 나는 당신을 데려가려고 왔습니다!”

“당신? 나의 주님! 저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여기 계시니 저는 행복합니다!”

“충실한 내 벗이여, 당신은 이제 자유이고, 그래서 당신은 여기서 죽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당신을 내 집으로 데려갈 것입니다.”

“자유? 왜요? 당신의 집에? 오! 맞습니다! 당신께서는 당신의 어머니를 뵙게 해주겠다고 저에게 약속하셨지요.”

예수께서는 지극한 사랑으로 그 불행한 사람의 비참한 침대에 몸을 숙이신다. 그래서 요나는 기쁨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베드로야, 너는 힘이 세니 요나를 들쳐 업어라. 그리고 너희는 너희의 겉옷들을 주어라. 이 침대는 이런 상태의 환자에게 너무 딱딱하다.”

제자들은 재빨리 자신들의 겉옷을 벗은 다음 몇 번 접어서 침대 위에 놓는다. 그리고 다른 몇 벌로는 베개로 사용한다. 베드로가 뼈만 앙상한 짐을 내려놓자 예수께서는 그분 자신의 겉옷을 덮어주신다.

“베드로야, 너는 돈을 좀 가지고 있느냐?”

“예, 선생님. 저는 40데나리온을 가지고 있습니다.”

“됐다, 가자. 요나, 기운을 내시오. 당신은 약간만 더 고생하면, 내 집에서 마리아의 곁에서 큰 평화를 누릴 것입니다.”

“마리아… 예… 오! 당신의 집!”
가엾은 요나는 극도로 쇠약한 가운데 울고 있다. 그는 울 수밖에 없다.

“안녕히 계세요, 아주머니. 주님께서는 당신의 자비로 인하여 당신을 축복하실 것입니다.”

“주님, 안녕히 가십시오. 요나, 안녕히 가세요. 나를 위하여 기도해주세요.”
젊은 여인이 울고 있다.


그들이 대문에 이르렀을 때 도라가 나타난다. 요나는 무서워하는 몸짓을 하며 자기의 얼굴을 가린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요나의 머리에 한 손을 얹으시고, 재판관보다 더 엄한 모습으로 그와 나란히 나오신다. 비참한 행렬이 촌스러운 마당으로 나와 과수원 길로 접어든다.

“그 침대는 내 것이오! 나는 당신에게 그 하인을 팔았지, 침대를 팔지는 않았소.”

예수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이 그의 발 앞에 돈주머니를 던지신다. 도라는 그것을 주워 돈을 꺼낸다.
“40데나리온 5드라크마. 이건 너무 적은데!”

예수께서는 탐욕스럽고 역겨운 학대자를 아래위로 훑어보시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신다. 그분의 몸짓이 의미하는 바를 말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한 당신이 저주를 거둘 것이라는 말을 나에게 해주시오!”

예수께서는 다시 한 번 그를 무섭게 노려보시며 몇 마디로 그를 짓이겨놓으신다.

“나는 시나이 산의 하느님께 당신을 맡겨드리오.”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안드레아가 조심스럽게 들고 나오고 있는 촌스러운 가마 곁에서 몸을 꼿꼿이 세우고 나오신다.

도라는 백약이 무효이고, 선고가 확정적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부르짖는다.

“예수, 우리는 다시 만날 거요! 오! 나는 다시 당신을 내 손아귀에 넣고 말 거요! 나는 당신과 싸워서 당신을 죽일 거요. 당신은 그 산송장을 데려갈 수 있소. 나는 더 이상 그를 필요로 하지 않소. 나는 그의 장례비를 절약하게 되는 거요. 가시오, 가. 저주받은 사탄! 나는 산헤드린 전체가 당신을 반대하게 할 거요. 사탄! 사탄!”

예수께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으신다. 제자들은 비탄에 잠겨 있다. 예수께서는 요나만을 돌보신다. 그분께서는 가장 덜 울퉁불퉁한 오솔길, 가장 상태가 좋은 오솔길을 찾으시고, 마침내 그들은 요하난의 밭 근처에 있는 교차로에 이른다. 네 명의 농부들은 떠나고 있는 자신들의 친구와 예수께 인사하려고 달려오고,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축복하신다.

그러나 에스드렐론에서 나자렛까지는 먼 길이고, 그들은 그 측은한 짐을 가진 채로 빨리 갈 수 없다. 큰길에는 마차 하나, 손수레 하나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일행은 말없이 나아간다. 요나는 자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예수의 손을 붙잡고 있다.

저녁 무렵 로마의 군용마차 한 대가 그들의 뒤에서 달려온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부탁합니다. 멈추시오.”
예수께서는 손을 들고 말씀하신다.

두 병사가 마차를 멈춘다. 비가 오기 시작하기 때문에 내렸던 마차의 포장 밑으로 하사관이 거드름을 피우며 머리를 내밀고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원하오?”

“내 친구가 죽어갑니다. 나는 당신들에게 그를 마차에 태워주기를 부탁합니다.”

“그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타시오. 우리도 개들은 아니오.”


들것이 마차 위로 들어 올려진다.

“당신의 친구요? 당신은 누구시오?”
“라삐인 나자렛의 예수요.”

“당신이? 오!…”

하사관은 호기심을 가지고 그분을 바라본다.

“당신이시라면… 할 수 있는 대로 많이 올라타시오. 하지만 아무도 당신들을 보아서는 안 되오. 이것은 수칙입니다만, 수칙 위에 인정이 있습니다. 당신은 착한 분입니다. 나도 압니다. 뭐! 우리 병사들은 모든 것을 압니다…
제가 어떻게 아느냐고요? 돌들도 좋거나 나쁘게 말합니다. 저희는 카이사르를 섬기기 위하여 그것들을 듣는 귀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 전에 폭동을 선동하고 반란을 일으켰던 다른 사람들처럼 거짓 그리스도가 아닙니다. 당신은 착하십니다. 로마는 압니다. 이 사람은… 많이 아프군요.”

“그렇게 때문에 나는 이분을 내 어머니께 데려가고 있습니다.”

“흠! 그분은 오랫동안 이 사람을 간호하시지 않겠는데요! 이 사람에게 포도주를 약간 마시게 하세요. 이 수통 속에 포도주가 약간 있습니다.
아퀼라, 너는 말들을 채찍질해라. 그리고 퀸투스, 너는 꿀과 버터 식량을 나에게 다오. 이것은 내 몫이지만, 이 사람에게 이로울 것입니다. 이 사람은 기침을 많이 하는데, 기침에는 꿀이 좋지요.”

“당신은 착하군요.”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보다 덜 나쁠 뿐입니다. 저는 당신을 여기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이탈리카 군단의 뿌블리우스 퀸틸리아누스를 기억해주십시오. 저는 카이사리아에 있습니다만, 지금은 프톨레마이스로 가는 길입니다. 시찰차요.”

“당신은 내 적이 아닙니다.”

“제가요? 저는 악인들의 적이지, 결코 착한 사람들의 적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도 착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저희 군인들에게는 어떤 교리를 가르치십니까?”

교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정의, 정직, 절제, 연민입니다. 자기의 직무를 행하되, 아무런 남용 없이 행하는 것입니다. 군대의 엄격한 필요들 속에서도 인정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진리 즉 오직 한분뿐이시고 영원하신 하느님을 알려고 애써야 합니다. 이 지식이 없이는 모든 행위는 은총을 받지 못하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영원한 상급을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제가 죽을 때 저는 제가 행했던 선행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참 하느님께로 오는 사람은 내세에서 그 선행을 도로 찾습니다.”

“제가 다시 태어날 거라는 말씀입니까? 제가 호민관이나 아니면 심지어 황제라도 된단 말입니까?”

“아니오, 당신은 하늘에서 하느님의 영원한 지복과 결합하여 그분과 비슷하게 될 것입니다.”

“뭐라고요? 제가 올림푸스 산에? 신들 가운데?”

“신들은 없습니다. 참 하느님께서 계실 뿐입니다. 내가 전하는 분 말입니다. 당신의 말을 들으시고 당신의 착함과, 선을 알고자 하는 당신의 갈망에 유의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말이 제 마음에 듭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미천한 이교도 병사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었습니다.”

“뿌블리우스, 그분께서는 당신을 창조하셨습니다. 따라서 그분께서는 당신을 사랑하시고, 당신과 함께 계시기를 원하십니다.

“뭐… 왜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아무도 저희에게 하느님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카이사리아로 갈 것이고, 그러면 당신은 내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오! 예, 저는 당신의 말씀을 들으러 가겠습니다. 나자렛에 다 왔습니다. 저는 당신을 더 도와드리고 싶습니다만, 만일 누가 본다면…”

“나는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친절함으로 인하여 당신을 축복합니다.”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병사들, 주님께서 당신들에게 그분 자신을 보여주시기를. 안녕히 가시오.”

그들은 내려서 다시 걷기 시작한다.

“이제 잠시 후에 당신은 쉬게 될 것입니다, 요나.”


예수께서는 격려하시며 말씀하신다.

요나는 미소 짓는다. 그는 밤이 되고 자기가 도라의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점점 더 침착해진다.

요한과 그의 형은 마리아께 알리려고 그들보다 먼저 뛰어간다. 작은 행렬이 해질 무렵이 되어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는 나자렛에 이르렀을 때 마리아께서는 이미 문지방에 나와 그분의 아들을 기다리고 계신다.

“어머니, 요나가 여기 왔습니다. 그는 자기의 천국을 즐기기 시작하기 위하여 친절하신 당신께 피난처를 구하려 합니다. 요나, 당신은 행복해요?”

“저는 행복합니다! 저는 행복해요!”
기진맥진한 사람이 마치 탈혼 상태에 있는 것처럼 속삭인다.

그는 요셉이 임종했던 작은 방으로 옮겨진다.


“당신은 내 아버지의 침대에 있어요. 그리고 여기는 내가 있는 내 고장이에요. 알겠지요? 나자렛은 베들레헴이 되고, 당신은 아기 예수가 되어 당신을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있고, 이 사람들은 충실한 종으로서 당신을 공경하는 사람들입니다. 당신은 천사들을 볼 수 없지만, 그들은 빛나는 날개로 당신 위로 날아다니며 성탄절의 시편을 노래합니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온갖 친절을 가엾은 요나에게 쏟아부어주시는데, 요나는 분초마다 쇠약해지고 있다. 그는 여기서 죽으려고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다… 그러나 그는 행복하다. 그는 미소 지으며 예수의 손과 마리아의 손에 입 맞추려고 애쓰고, 말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는 임종의 고통으로 말할 수 없다. 마리아께서는 어머니처럼 그를 위로해주신다. 요나는 그 수척한 얼굴에 지극히 행복한 미소를 띠며 되풀이한다.

“예… 예”

제자들은 텃밭 입구에 서서 침묵하며 깊이 감동한 채 지켜보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오랜 갈망을 들어주셨습니다. 당신의 긴 밤의 별(the Star)이 지금 당신의 영원한 아침의 별이 되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 별의 이름을 압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예수, 당신의 이름! 오! 예수! 천사들이… 누가 저를 위하여 천사의 찬미가를 노래해줄 건가요? 제 영혼은 그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귀들도 그것을 듣고 싶어 합니다… 누가? 나를 행복하게 잠들게 해줄까요… 저는 너무 졸립니다! 저는 아주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아주 많은 눈물을 흘리고… 아주 많이 모욕당했습니다.
도라… 저는 그를 용서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데 그것을 듣습니다. 그것은 죽어가고 있는 제 가까이에 있는 사탄의 목소리 같습니다. 누가 천국에서 오는 말들로 나에게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해줄까요?”

그러자 마리아께서 자장가를 부르듯이 나지막하게 노래하신다.


“가장 높은 하늘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사람들에게 평화.”


마리아께서는 요나가 그 노래를 들으며 침착해지는 것을 보시고 그것을 두세 번 되풀이하신다.

“도라는 더 이상 말하지 않습니다.”
얼마 후에 요나가 말한다.


“천사들만이… 아기가 있었습니다. 구유에… 소와 나귀 사이에… 그 아기는 메시아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께 경배했습니다… 그분과 함께 요셉과 마리아가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짧게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되어 사라지고, 뒤이어 침묵이 흐른다.

착한 뜻을 가진 사람에게 하늘에서 평화! 요나는 세상을 떠났다. 그를 우리의 초라한 무덤에 묻어주자. 이 사람은 의로우신 내 아버지(성 요셉) 가까이에서 죽은 이들의 부활을 기다릴 자격이 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누가 알렸는지 알패오의 마리아가 들어오는 동안 환상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