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2권 공생활 첫해

하사시 2권 p407~p417 [107. 그분의 어머니와 함께 쿠자의 요안나의 집에 가시다 108. 안나의 집 포도원에서. 마비환자 소년의 기적]

Skyblue fiat 2025. 1. 16. 18:18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407~p417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107. 그분의 어머니와 함께 쿠자의 요안나의 집에 가시다

1945. 2. 13.

나는 예수께서 쿠자의 요안나의 집을 향하여 가고 계시는 것을 본다. 문지기가 누가 도착하시는지를 보고 기쁨의 함성을 지르는 바람에 온 집안이 떠들썩하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고 축복하시며 들어오신다.

요안나는 꽃들이 만발해 있는 정원에서 달려와 예수의 발치에 엎드려 그 발들에 입 맞춘다. 쿠자도 온다. 그는 먼저 깊이 절한 다음 예수의 옷자락에 입 맞춘다.

쿠자는 마흔 살 가량의 미남자이다. 그는 키는 그리 크지 않지만 건장하고 머리털이 검은데, 그의 양쪽 관자놀이에는 흰 머리카락들 몇 오라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의 눈은 생기 있고 검은색이며, 그의 피부는 희고, 그의 네모난 검은 턱수염은 잘 손질되어 있다.

요안나는 자기의 남편보다 키가 더 크다. 그녀의 최근의 병의 흔적이라고는 그녀의 현저한 날씬함뿐이지만, 그래도 그녀는 그때보다 덜 수척하다. 그녀는 검고, 그윽하고, 아주 상냥한 눈이 있는 아름다운 머리가 왕관처럼 그 꼭대기에 달려 있는 날씬하고 나긋나긋한 종려나무처럼 보인다.

숱이 많은 새까만 머리카락은 정성스럽게 빗겨져 질끈 동여매져 있다. 그녀의 매끈한 넓은 이마는 검은 머리카락 아래여서 훨씬 희게 보이고, 윤곽이 뚜렷한 작은 입의 건강한 붉은 두 입술은 우아하게 흰 뺨 가운데에서 동백꽃의 꽃잎처럼 두드러져 보인다.

그녀는 아름다운 여자인데, 칼바리아에서 론지노에게 돈주머니를 준 여자이다… 그때 그녀는 칼바리아에서 베일로 얼굴을 잔뜩 가린 채 울며 비탄에 잠겨 있었다. 지금은 그녀는 미소 짓고 있으며, 머리에 베일을 쓰고 있지 않지만, 틀림없이 같은 여자이다.

“당신을 제 손님으로 모시는 기쁨을 주시다니 이 어인 영광이온지요?”

쿠자가 묻는다.

“내 어머니를 기다리기 위하여 내가 잠시 머물러 있어야 해서요. 나는 나자렛에서 오고 있는데… 얼마 동안 그분을 모시고 다녀야 합니다. 나는 그분과 함께 카파르나움으로 갈 것입니다.”

“왜 저와 함께 여기 계시지 않고요? 저는 자격이 없습니다만…”


요안나가 말한다.

“당신에게는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 어머니께서는 며칠 전에 남편을 여읜 그분의 동서와 함께 계십니다.”

“집이 넓어서 많은 분들을 모시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는 저에게 그렇게도 큰 기쁨을 주셨기에 이 집의 모든 부분은 당신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이 집에서 죽음을 몰아내시고 이 집에 우아하게 피고 있는 그 장미꽃들을 돌려주셨으니 저에게 명령하십시오.”

쿠자가 자기의 아내를 거들며 말한다. 그가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을 보니 그가 자기의 아내를 무척 사랑하는 것이 틀림없다.

“나는 명령하지는 않지만, 받아들이기는 합니다. 내 어머니께서는 피로에 지치셨고, 최근에는 많이 고통당하셨어요. 그분께서는 나에 대하여 걱정하십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그분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좋습니다! 그러시다면 그분을 이리로 모셔 오십시오. 저는 딸이자 하녀로서 그분을 사랑하겠습니다.”

요안나가 외친다.
예수께서 동의하신다.

쿠자는 필요한 명령들을 내리기 위하여 즉시 나간다. 환상이 두 개로 나뉘어 나는 그 화려한 정원에서 쿠자와 그의 아내와 말씀을 나누고 계시는 예수를 버려두고 요나탄이 마리아를 모시러 갔었던 안락하고 빠른 마차가 나자렛에 도착하는 것을 뒤따라가며 본다.

물론 읍내는 이 사실로 인하여 약간 떠들썩하다. 마리아와 그분의 동서가 두 여왕들처럼 요나탄의 경의를 받으며 사라의 알패오에게 집의 열쇠를 맡긴 다음에 마차에 오를 때는 흥분이 커진다. 마차가 출발한 다음 알패오는 회당에서 예수에게 저지른 거친 행동에 대하여 이렇게 말함으로써 복수한다.

“사마리아인들이 우리보다 나아요! 당신들은 헤로데의 사람이 예수의 어머니를 어떻게 공경하는지 보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나는 내가 나자렛 사람이라는 것이 부끄러워요.”

두 무리 사이에 소동이 일어난다. 몇 사람은 적대적인 편을 버리고 알패오에게 가서 변명을 늘어놓는다.

“물론이에요!”
알패오가 대답한다.

“물론 행정장관 집의 손님들이지요. 나는 그의 집사가 말하는 것을 들었어요. ‘제 주인이 당신께 자기의 집을 영광스럽게 해주시기를 간청합니다’ 하고 말했어요. 그가 영광스럽게 된다고요. 알겠어요? 그런데 그는 부자이고 권력 있는 쿠자이고, 그의 부인은 공주란 말입니다. 그런 그가 영광스럽게 된다고! 그런데 우리는, 아니 당신들은 그분에게 돌을 던졌어요. 부끄러운 일입니다!”

나자렛 사람들은 대답하지 못하고, 알패오는 더 힘차게 강조하여 말한다.

“물론 그분을 가지는 것은 모든 것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뒷받침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쿠자를 친구로 가지는 것이 무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까? 그에게 업신여김당하는 것이 좋은 조짐인 것 같습니까? 당신들은 그가 분봉왕의 행정장관이라는 것을 알기나 합니까? 그게 별것 아닌 것 같아요?

그리스도에 대하여 사마리아 사람들처럼 행동하시오. 여러분은 유력자들의 미움을 자초하고 있어요. 그러면 그때… 나는 당신들의 낯짝을 보고 싶소! 하늘로부터도, 땅으로부터도 도움 받지 못하고! 바보들! 악한 불신자들!”

욕설들과 비난들의 폭풍우가 계속되는 동안에 나자렛 사람들은 얻어맞은 개들처럼 머쓱해져서 떠나간다. 알패오는 마리아의 집 입구에 복수의 대천사처럼 혼자 남아 있다…

호반도로를 통하여 튼튼한 말들이 속보로 끄는 요나탄의 마차가 도착할 때는 늦은 저녁이다. 대문에서 보초서고 있는 쿠자의 하인들이 신호를 보내자 사람들이 등불들을 들고 달려온다. 그리하여 달밤이 등불들로 인하여 더 환해진다.

요안나와 쿠자가 그리로 달려온다. 예수께서도 미소 지으시며 나타나시고, 사도들의 무리가 그분을 뒤따라 나온다. 마리아께서 마차에서 내리실 때 요안나는 땅에 엎드려 문안을 드린다.

“왕가의 꽃은 찬미 받으십시오. 구세주이신 말씀의 어머니께 찬미와 축복이 있기를!”

쿠자는 헤로데 앞에서보다 더 깊이 절하며 말한다.

“당신을 저에게 모셔 오는 이 시간은 복되도다. 예수의 모친이신 당신께서는 찬미 받으십시오.”

마리아께서는 상냥하고 겸손하게 대답하신다.

“우리 구세주께서는 찬미 받으시기를, 그리고 내 아들을 사랑하는 착한 이들에게는 축복이 있기를.”

그들 모두는 깊은 경의와 극진한 환영을 받으며 집안으로 들어간다. 요안나는 마리아의 손을 잡고 그분에게 미소 지으며 말한다.

“당신께서는 제가 당신을 섬기는 것을 허락하시지요?”

“내가 아닌 내 아들에게요. 항상 그를 섬기고 그를 사랑하세요. 그러면 당신은 나에게 모든 것을 준 셈이 될 거예요. 세상은 그를 사랑하지 않아요… 이것이 내 고통입니다.”

“저도 압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분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숨을 바치기라도 할 텐데, 세상의 일부는 왜 그분을 미워할까요?”

“왜냐하면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반대의 표이고, 금속을 정련하는 불이기 때문입니다. 금은 순화되고, 불순물은 바닥에 떨어져서 버려집니다. 나는 그가 어린아이였을 때 그 말을 들었습니다…(루카2,25-35)  그런데 그 예언은 나날이 실현되고 있습니다…”“마리아 어머니, 울지 마세요. 저희가 그분을 사랑하고 지켜드리겠습니다.”

요안나가 위로한다.

그러나 마리아께서는 말없이 계속 울고 계신다. 그들이 앉아 있는 구석이 어스름하여 요안나만이 그 눈물을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끝난다.


 

108. 안나의 집 포도원에서. 마비환자 소년의 기적

1945. 2. 14.

갈릴래아의 농촌 전체가 즐거운 포도수확으로 분주하다. 남자들은 높은 사다리들을 타고 올라가 퍼골라들에 올려진 포도나무들에서 포도를 딴다. 여자들은 붉거나 노란 포도송이들을 담은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포도를 기다리고 있는 압착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로 가져간다.

노래들, 웃음소리들, 농담들이 포도밭에서 포도밭으로, 정원에서 정원으로 오간다. 포도즙 냄새가 사방에서 진동하고, 벌들이 취한 듯이 윙윙거리며 아직 포도송이가 달려 있는 포도 햇가지 위에서 바구니까지, 그리고 포도알들이 걸쭉한 포도즙이 되어 사라지는 양조 통까지 빨리 날아다니며 춤춘다. 어린이들은 얼굴에 포도즙을 잔뜩 묻힌 채 풀밭에서, 마당에서, 길에서 뛰어 다니며 제비들처럼 소리 지른다.

예수께서는 호수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마을을 향하여 가고 계신다. 이곳은 평야지대의 마을인데, 그것은 북쪽으로 뻗은 먼 두 산맥 사이의 넓은 하상처럼 보인다. 평야는 강(나는 이것이 요르단 강이라고 생각한다)이 가로질러 흐르기 때문에 관개가 잘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간선도로를 따라 가고 계시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며 외친다.

“라삐님! 라삐님!”

예수께서는 지나가시며 축복하신다.

마을이 시작되기 전에 호화로운 대저택이 있는데, 노부부가 그 입구에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다.

“들어오십시오. 그들이 일을 마치면 그들 모두가 여기 모여 당신의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저희에게 어찌나 큰 기쁨을 가져오시는지요! 그것은 당신에게서 나와 마치 수액처럼 포도나무의 새 가지들에 퍼져 저희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포도주가 됩니다. 이분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십니까?”

집주인이 묻는다.

“예, 내 어머니십니다. 지금은 내 어머니께서도 내 제자의 무리에 합류하셨기 때문에 나는 이분을 여기 당신들에게로 모시고 왔습니다. 이분께서는 받아들여진 순서로는 꼴찌이지만, 충실함으로는 첫째십니다. 내 어머니께서는 사도십니다. 이분께서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나에게 설교하셨어요…

어머니, 오세요. 어느 날 제가 전도를 처음 시작했을 때 이 아주머니가 지친 당신의 아들을 그토록 자상하게 대해주셔서 제가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자애로우신 할머니, 주님께서 그분의 은총을 당신에게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메시아와 당신을 모셨기에 이미 은총을 얻었습니다. 들어오십시오. 집안이 시원하고 햇빛이 많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당신께서는 쉬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몹시 피곤하시지요?”

“나의 유일한 피로는 세상의 증오에요. 그러나 그분을 따르고 그분의 말씀을 듣는 것! 그것이 제 가장 어린 시절부터의 소원이었어요.”

“당신께서는 당신께서 메시아의 어머니가 되시리라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오!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그분의 복음화된 추종자들 중 마지막으로라도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을 섬기기에 충분할 정도로 오래 살기를 바랐었어요. 충실하게, 오! 충실하게 말이지요!”

“당신께서는 지금 그분의 말씀을 들으시고, 그분을 섬기십니다. 그러니 당신께서는 첫째이십니다. 저도 한 어미인데, 저는 지혜로운 자녀들을 두었습니다. 제가 그 애들이 말하는 것을 들을 때면 제 마음은 자랑스러움으로 뜁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그분의 말씀을 들으실 때 무엇을 느끼십니까?”

“감미로운 황홀을 느낍니다. 저는 저의 보잘것없음(nothingness)과 그분 자신인 선하심 안에 잠겼다가 그분과 함께 저를 들어 올립니다. 그 다음에 저는 단순한 눈길로 영원한 진리를 봅니다. 그러면 그것은 제 영혼의 살과 피가 됩니다.”

“당신의 마음은 복되십니다! 그것은 깨끗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말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죄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더 딱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모든 사람에게 제 마음을 주고 싶습니다. 사랑이 여러분을 비추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왜냐하면 모든 일들을 쉽게 만드는 것은 사랑인데, 저는 어머니(the Mother)이고, 그래서 제 안에서는 사랑이 자연스러우니까요.”

두 여인은 대화를 계속한다. 할머니는 항상 아주 젊으신 내 주님의 어머니 곁에 앉아 있다. 그 동안에 예수께서는 집주인과 양조 통들 곁에서 말씀하시는데, 포도를 수확하는 수많은 일꾼들이 거기에 포도송이들을 계속 붓는다. 사도들은 한 재스민 정자 그늘에 앉아 왕성한 식욕으로 빵과 포도를 먹고 있다.

해가 저물어가고, 작업은 서서히 끝나 간다. 모든 농부들은 지금 으깨진 포도 냄새가 진동하는 큰 시골마당에 모여 있다. 다른 농부들이 인근 집들에서 온다.

예수께서는 건물측면에 있는 중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올라가신다. 그 밑에는 식량자루들과 농기구들이 저장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그 층계의 몇 단을 올라가시며 아주 환하게 미소 지으신다! 그분께서 미소 지으실 때 그분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저녁 미풍에 흩날리고 있다. 나는 그분께서 그렇게 환하게 미소 짓고 계시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분의 미소의 기쁨이 집주인이 말했던 포도주처럼 아주 슬픈 오늘 내 마음에 들어와 그것을 위로해준다.

(오늘 저를 위로해주셨던 것이 이것이 처음이 아닙니다. 오늘 아침에 신부님은 제가 성체를 모실 때 강한 영적 고통으로 인하여 우는 것을 보셨지요. 그분께서는 여느 때처럼 신부님께서 ‘보라. 천주의 어린양’ 하고 말씀하실 때 저에게 나타나셨습니다.그러나 신부님, 그분께서는 당신을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시고 저에게 미소 짓는 데 그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침대 왼쪽, 그분의 자리를 떠나 가볍게 굽이치는 것 같은 걸음으로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제 오른쪽으로 오셔서 그분의 긴 양손을 뻗어 저를 어루만져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울지 마라!”
…그러나 지금은 그분의 미소가 저를 평화로 가득 채웁니다.)

그분께서는 돌아서서 계단의 꼭대기 맨 마지막 단에 앉으신다. 그 계단은 청중들 중에서 더 예우 받는 사람들에게 특별석이 된다. 더 예우 받는 사람들이란 집주인 부부와 사도들과 마리아이다. 항상 겸손하신 마리아께서는 이 귀빈석에 올라가지 않으려 하셨으나, 여주인에 의하여 그리로 모셔졌다.

그분께서는 예수의 바로 아래 단에 앉아 계신다. 그래서 그분의 금발머리는 예수의 무릎의 높이에 있고, 예수께서 비스듬히 앉아 계시기에 다정한 비둘기 같은 그분의 눈길로 아드님의 얼굴을 쳐다보실 수 있다. 마리아의 섬세한 옆모습은 촌스러운 계단의 어두운 벽을 배경으로 대리석처럼 산뜻하게 두드러진다.

좀 더 아래쪽에는 사도들과 집주인 부부가 있다. 마당에는 모든 농부들이 모여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서 있고, 어떤 사람들은 땅바닥에 앉아 있고, 다른 사람들은 양조 통에 올라 앉아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은 마당 네 귀퉁이에 있는 무화과나무에 올라가 있다.

예수께서는 마리아 뒤에 있는 커다란 씨앗 부대에 한 손을 넣으시며 천천히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씨앗으로 손장난하시거나 즐겁게 어루만지시는 것 같다. 그 동안에 그분께서는 오른손으로는 조용히 손짓하신다.

“나는 ‘예수님, 와서 사람의 일을 축복해주십시오’ 하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의 일을 축복합니다. 만일 정직하다면, 모든 일은 영원하신 주님께 축복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말했습니다. 즉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데 필요한 첫째 조건은 자신의 모든 행동들에 있어 정직한 것이라고요.

이제 행동이 언제, 어떤 조건에서 정직한지를 함께 생각해봅시다. 자기의 영혼에 현존하시는 영원하신 하느님을 모시고 그 행동들이 행해졌을 때 그것들은 정직합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보고 계신다. 하느님의 눈은 나를 지켜보고 계시고, 내 행동의 가장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으신다’고 말하는 사람이 언젠가 죄지을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그는 죄지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에 대한 생각은 유익한 생각이고 어떤 인간적인 위협보다 더 사람을 죄에서 멀어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하신 하느님을 두려워하기만 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들으시오. 여러분은 ‘네 주 하느님을 두려워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얼굴이나 주님의 천사가 성조들과 예언자들의 의로운 영혼에 나타났을 때 그들은 떨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진노의 때에 초자연적 존재의 발현은 사람들의 마음을 떨게 했습니다. 설령 어린이처럼 깨끗한 사람이라 해도 그 영원한 광채 앞에서, 천사들이 천상의 알렐루야를 바치며 엎드려 절하는 능하신 분 앞에서 누가 떨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눈이 감당할 수 없는 천사의 광채를 사람의 눈이 쳐다보아도 눈동자와 마음이 타버리지 않도록 그것을 자비의 베일로 완화해주십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뵙는 것은 어떠하겠습니까?

그러나 이것은 하느님의 진노가 지속되는 동안에만 그런 것입니다. 하느님의 진노가 평화로 바뀌고,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나는 그것을 맹세했으니 내 언약을 지키겠다. 여기 내가 보내려는 사람이 있다. 그는 내가 아니지만 구속자(Redemption)가 되기 위하여 육체가 된 내 말씀(My Word)이므로 결국 나다’ 하고 말씀하실 때에는 사랑이 두려움의 자리를 차지해야 합니다.

평화의 시대가 이 땅에, 그리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에 왔으므로 하느님께 사랑만을 기쁘게 드려야 합니다. 봄바람이 포도나무 꽃의 꽃가루를 퍼뜨릴 때 농부는 여전히 염려합니다. 일기불순과 해충들에 의하여 실과에 많은 손해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즐거운 포도 수확 때가 오면, 농부는 염려를 그치고 수확의 확실성으로 몹시 기뻐합니다.

예언자들에 의하여 예고된 이사이의 그루터기의 싹이 텄습니다.(이사11,1) 그는 지금 여러분 가운데 있습니다. 그는 여러분에게 영원한 지혜의 포도즙을 가져오고 사람들을 위한 포도주가 되기 위하여 따서 짜기만을 요구하는 풍성한 포도송이입니다. 그를 마시는 사람들을 위한 끝없는 기쁨의 포도주입니다.그러나 이 포도주가 그들 가까이 있는데도 그것을 물리치는 사람들은 불행합니다. 그리고 그 포도주를 마신 다음에 그것을 물리치거나 자기들 안에서 맘몬의 음식과 섞는 사람들은 세 배로 더 불행합니다.

지금 나는 최초의 생각으로 돌아갑니다. 영적인 일에나 인간적인 일에 있어서 공히 하느님의 축복을 가지기 위한 첫째 조건은 의도의 정직성(honesty of intention)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정직합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충실함으로 율법을 지킨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정직합니다. ‘나는 그리스도께서 행하시는 기적들 때문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에게 주시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권고 때문에 그분을 따른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정직한 사람입니다. ‘나는 이익을 탐해서가 아니라 노동은 도야하게 하고(formative), 극기하게 하고, 부패하지 않게 하고, 향상시키는 가치가 있어 하느님께서 노동을 성화의 방법들 중 하나로 제정하셨기 때문에 일한다. 나는 내 이웃을 도울 수 있기 위하여 일한다. 나는 아주 작은 낟알 하나에서 이삭 다발을 만드시고, 포도 씨 하나에서 커다란 포도나무를 만드시며, 씨 하나에서 나무를 만드시고, 곡식과 포도나무와 실과들을 영속시키고, 땅에 사람을 번식시키는 끝없는 일에 있어 그분의 의지로 무로부터 창조하신 비천하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 나를 그분의 조력자가 되게 하시는 하느님께서 하신 놀라운 일들을 알리기 위하여 일한다.’

짐을 실어 나르는 가축들처럼 일하며 자기의 재산을 불리는 것이 자기의 유일한 종교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설사 그들 곁에서 더 불행한 친구가 궁핍과 피로로 죽어간다 해도, 그 불행한 친구의 자녀들이 굶어 죽어간다 해도, 탐욕스럽게 자기재산의 증식만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자기들은 일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고, 그들의 땀을 이용하여 재산을 축적하는 훨씬 더 냉혹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일한 것을 착취하여 그것을 낭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노동은 분명히 정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보호해주신다’고 말하지 마시오.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보호해주지 않으십니다. 지금 그들은 승리의 시간을 즐깁니다. 그러나 그들은 곧 하느님의 엄한 매를 맞을 것입니다. 그 매는 시간 안에서와 영원 안에서 그들에게 ‘나는 네 주 하느님이다. 모든 것보다 나를 더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환기시킬 것입니다. 오! 만일 그 말씀들이 영원히 울려 퍼지면 그것들은 시나이 산의 벼락보다 더 무서울 것입니다!

여러분은 많은 말들을 들었습니다. 너무 많은 말들을요. 나는 여러분에게 이것들만을 말하겠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여러분의 이웃을 사랑하시오.’ 이것들은 포도나무의 순들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하여 봄에 하는 일과 같습니다.

하느님과 여러분의 이웃에 대한 사랑은 이기심과 악한 정열들의 독초들을 제거하는 써레와도 같습니다. 그 사랑은 포도나무를 해로운 기생식물로부터 분리시키고, 시원한 관개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포도나무 주위를 둥글게 파는 괭이와도 같습니다. 그 사랑은 열매 맺을 곳에 수액을 공급하기 위하여 불필요한 순을 제거하는 전지가위와도 같습니다. 그 사랑은 튼튼한 말뚝에 단단히 묶어 지탱해주는 끈과도 같고, 마지막으로 그 사랑은 착한 뜻의 열매들을 익혀 영생의 열매가 되게 하는 태양과도 같습니다.

올해 풍년이 들어 곡식들과 포도의 수확이 풍부하기 때문에 지금 여러분은 기뻐합니다. 그러나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는데, 여러분이 지금 느끼는 이 기쁨은 영원하신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때 여러분이 가지게 될 측량할 수 없는 환희에 비하여 작은 모래 한 알만도 못한 것입니다.

‘참 포도나무에 접붙여져 많은 열매들을 맺은 내 포도나무 가지들아, 오너라. 너희는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하여 모든 종류의 일에 최선을 다했고, 그 일이 힘들 때에도 변함이 없었다. 나와 너희의 이웃에 대한 사랑의 단 즙으로 가득한 너희는 이제 나에게 오너라. 내 정원들에서 영원히, 영원히 꽃피어라.’

그 영원한 행복을 목표로 삼으시오. 충실함을 가지고 그 선을 추구하고, 그 선에 이르는 데 있어 여러분을 도와주시는 영원하신 아버지께 감사하고, 그분을 찬미하시오. 그분의 말씀의 은총을 주신 것으로 인하여 그분을 찬미하고, 풍부한 수확의 은혜에 대하여 그분을 찬미하시오. 감사하며 주님을 사랑하고, 두려워하지 마시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에 대하여 백을 주십니다.’

예수께서 말씀을 끝내려 하시자, 그들 모두가 외친다.

“저희를 축복해주십시오. 저희를 축복해주세요! 당신의 축복을 저희에게 주십시오!”

예수께서는 일어나 두 팔을 벌리시고 우레 같은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강복하시고, 여러분을 지켜주시기를. 그분의 얼굴이 여러분 위에 빛나게 하시고, 여러분에게 자애로우시기를. 주님께서 그분의 얼굴을 여러분에게 드러내 보여주시고 여러분에게 평화를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이 여러분의 마음, 여러분의 가정, 여러분의 들에 있기를.”

거기 모여 있는 작은 군중이 기쁨의 함성을 지르고 메시아께 갈채를 보낸다. 그 다음에 그들은 잠잠해지고 열 살쯤 된 마비환자 소년을 안은 한 어머니가 지나가도록 그녀에게 길을 터준다. 그 여자는 계단 통 아래에서 마치 그 소년을 예수께 바치려는 것처럼 내민다.

“이 여자는 제 하녀들 중의 한 사람입니다.”
집주인이 설명한다.


“그녀의 아들은 작년에 옥상정원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쳤습니다. 저 아이는 평생 동안 누워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저 어머니는 지난 몇 달 동안 당신께 희망을 걸어 왔습니다…”
여주인이 덧붙인다.

“나에게로 오라고 그녀에게 말하세요.”

그러나 그 가엾은 여자는 어찌나 흥분했는지 그녀 자신이 마비환자가 된 것 같다. 그 여자는 아들을 안고 높은 계단을 올라가면서 온 몸을 떨고, 자기의 긴 옷에 걸려 비틀거린다.
마리아께서는 동정하여 일어나 그 여자를 맞으러 내려오시며 말씀하신다.

“오세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내 아들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의 아이를 나에게 주세요. 그러면 당신이 올라가기가 더 쉬울 것입니다. 내 딸이여, 오시오. 나도 어머니입니다.”

마리아께서는 그 아이를 받아 소년에게 다정하게 미소 지으신 다음 그 불쌍한 무거운 짐을 팔에 안고 올라오신다.
그분께서는 지금 예수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말씀하신다.

“아들아! 이 어머니를 위하여!”

다른 말씀은 없다.

예수께서도 여느 때처럼 ‘당신은 내가 무엇을 해주기를 바랍니까? 당신은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까?’라고 묻지 않으시고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부인, 이리로 오시오.”

여인은 마리아 곁으로 간다. 예수께서는 그녀의 머리에 한 손을 얹으시고 말씀하신다.

“기뻐하시오.”

그분께서 이 말씀을 채 마치지도 않으셨는데, 두 다리를 늘어뜨리고 마리아의 팔에 무겁게 축 늘어져 있던 소년이 갑자기 일어나 앉으며 기쁘게 외친다.

“엄마!”

소년이 뛰어가 자기의 엄마의 품에 안긴다.

호산나의 함성들이 황혼으로 온통 붉게 물든 하늘을 꿰뚫을 듯하다. 자기의 아들을 가슴에 꼭 껴안은 여인은 무어라 말해야 할지를 몰라 예수께 여쭙는다.

“제가 행복하다는 것을 당신께 말씀드리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 여인을 다시 한 번 어루만져주시며 말씀하신다.

“착하게 살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당신의 아들을 이 사랑 안에서 양육하시오.”

그러나 여인은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그녀의 바람은… 그녀의 바람은… 마침내 그 여자가 청한다.

“제 아이에게 당신의 입맞춤과 당신의 어머니의 입맞춤을 주십시오.”

예수께서 몸을 숙여 아이에게 입 맞춰주시고 마리아께서도 그렇게 하신다. 그 여인이 환호하는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기뻐하며 가는 동안 예수께서는 여주인에게 설명하신다.

“다른 어떤 것도 필요 없었습니다. 그 아이는 제 어머니 팔에 안겨 있었습니다. 아무 말이 없었어도 나는 그 아이를 고쳐주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 어머니께서는 그분이 고통을 위로해주실 수 있을 때 기뻐하시는데, 저는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예수와 마리아께서는 그것을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눈길중 하나를 교환하신다. 그분들의 눈길은 그만큼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