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1권 복음준비

하사시 1권 p143~p155 [25. 세례자의 성전에의 봉헌~26. 마리아가 요셉에게 그 문제에 대하여 해명하다]

Skyblue fiat 2024. 11. 2. 08:45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1권 복음준비 143p ~155p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25. 세례자의 성전에의 봉헌

1944. 4. 5.~6.

 

이것은 성주간의 수요일 밤부터 목요일까지 내가 보는 것이다.

 

나는 즈카르야, 엘리사벳, 마리아, 사무엘이 마리아의 어린 나귀도 매여 있는 편안한 마차에서 내리고 있는 것을 본다. 마리아는 어린 요한을 품에 안고 있고, 사무엘은 어린양 한 마리를 끌고, 비둘기 한 마리가 들어 있는 새장을 들고 있다. 그들은 모든 성전 순례자들이 타는 짐승을 맡기기 위하여 으레 들르는 마구간 앞에서 내린다.

마리아가 마구간 주인을 불러 어제나 오늘 이른 아침에 나자렛에서 누군가가 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가 대답한다.

“부인,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놀라지만, 다른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사무엘에게 자기의 어린 나귀를 매게 한 다음 두 명의 나이든 부모에게로 간다. 그녀는 요셉이 늦어지는 것을 그들에게 설명한다.

“그이는 무언가로 인하여 지체되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이는 분명히 오늘 올 것입니다.”

그녀는 자기가 엘리사벳에게 주었던 아기를 다시 받아 안는다. 그 다음에 그들은 성전으로 향한다.

 

즈카르야는 수위들의 경의와 다른 사제들로부터 인사와 축하를 받는다. 행복한 아버지로서 기뻐하는 사제복을 입고 있는 그는 오늘 아주 미남자이다. 그는 성조처럼 보인다. 나는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주님께 봉헌할 때 즈카르야와 비슷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새로 태어난 이스라엘 사람의 봉헌과 그의 어머니의 정결례의 의식을 본다. 의식은 마리아의 봉헌 때보다 더 성대하다. 왜냐하면 사제들이 다른 사제의 아들을 위하여 성대하게 의식을 거행하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가 여인들의 무리와 갓난아기의 주위를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며 기꺼이 그들의 기쁨을 함께 나눈다.

 

몇몇 구경꾼들도 다가오는데, 나는 그들의 논평들을 듣는다. 그들이 지정된 장소로 가는 동안 마리아가 아기를 품에 안고 있어 사람들은 그녀가 어머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여인이 말한다.

“그건 불가능해요. 당신은 저 여자가 임신한 것을 보지 못하세요? 아기는 며칠 전에 태어났는데, 저 여자는 이미 배가 불러 있어요.”

“하지만 저 여자가 어머니일 수밖에 없어요. 다른 여자는 너무 늙었어요. 저 여자는 친척일 거예요. 저 여자의 나이에 어머니가 될 수는 없어요.”

다른 사람이 말한다.

“저 사람들을 따라가서 누구의 말이 맞나 봅시다.”

그들이 정결례의 의식을 행하는 여자가 엘리사벳인 것을 보자 그들의 놀람은 훨씬 더 커진다. 그녀는 울고 있는 어린양을 번제물로 바치고, 속죄를 위하여 비둘기를 바친다.

“저 여자가 어머니예요. 내가 당신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아니에요!”

“그렇다니까요.”

사람들은 아직도 믿을 수 없어 속삭인다. 그들이 하도 소리를 내는 바람에 의식에 참례하는 사제들의 집단에서 예방적인 경고음이 나온다.

“쉿!”

그들은 잠시 침묵한다. 그러나 엘리사벳이 거룩한 긍지로 빛나는 얼굴로 아기를 주님께 바치기 위하여 성전 안으로 나아갈 때 그들은 훨씬 더 큰 소리로 속삭인다.

“저 여자가 맞아요.”

“봉헌하는 사람은 항상 어머니잖아요.”

“이건 무슨 기적일까요?”

“저렇게 늙은 여자에게 주어진 아기는 무엇이 될까요?”

“이것은 무슨 징조일까요?”

“당신네들은 몰라요?”

방금 도착한 사람이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저 애는 아론 가문의 사제 즈카르야의 아들입니다. 그는 성소에서 향을 드리는 동안에 벙어리가 되었었어요.”

“그것은 신비에요! 신비! 그런데 지금 그는 다시 말해요! 그의 아들이 태어나면서 그의 혀가 풀렸어요.”

“어떤 영이 그에게 말했고, 하느님의 비밀들에 대하여 침묵을 지키도록 그의 혀를 마비시켰을까요?”

“그건 신비예요! 즈카르야는 어떤 비밀을 알까요?”

“그의 아들이 이스라엘이 기다리는 메시아가 아닐까요?”

“이 아이는 유다에서 태어나기는 했지만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지도 않았어요. 그러니 이 아이는 메시아일 수 없어요.”

“그럼 이 아이는 누굴까요?”

그러나 대답은 하느님의 침묵 속에 남아 있고, 사람들의 호기심은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예식이 끝난다. 사제들은 지금 어머니와 그녀의 아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그들이 그녀의 몸의 상태를 알아차리고는 거의 멸시하듯 피하기까지 하는 오직 한 사람, 그녀는 마리아이다.

모든 축하인사들이 끝나자 그들 중 대다수가 길로 나간다. 마리아는 요셉이 도착하였는지 알아보려고 마구간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그가 도착하지 않아 마리아는 실망하며 근심한다.

엘리사벳이 그녀를 걱정해준다.

“우리는 정오까지는 남아 있을 수 있지만, 밤이 되기 전에 집에 도착할 수 있도록 정오 후에는 출발해야 해요. 아기가 아직 너무 어려서 밤에 바깥에 있을 수는 없어요.”

그러자 마리아는 침착하고 슬프게 말한다.

“나는 성전의 마당들 중 하나에 남아 있겠어요. 나는 내 선생님들에게 가겠어요… 나는 모르겠어요. 나는 무언가를 할 거예요.”

 

즈카르야가 다른 제안을 내놓자, 그것은 즉시 좋은 해결책으로 받아들여진다.

“제베대오의 친척들의 집으로 갑시다. 요셉은 틀림없이 거기서 당신을 찾을 것입니다. 만일 그가 그리로 오지 않는다 해도, 당신은 갈릴래아로 당신과 동행해줄 사람을 찾기가 쉬울 것입니다. 겐네사렛의 어부들이 끊임없이 그 집을 왕래하니까요.”

그들은 마리아의 작은 나귀를 찾아 제베대오의 친척들의 집으로 간다. 그들은 넉 달 전에 마리아와 요셉에게 숙소를 제공했었던 바로 그 사람들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데, 요셉은 나타나지 않는다. 마리아는 아기를 어르며 자기의 걱정을 억제하고 있지만, 그녀가 염려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날씨가 몹시 더워서 모든 사람이 땀을 흘리고 있지만, 그녀는 자기의 몸의 상태를 숨기려는 것처럼 겉옷을 벗지 않고 있다.

마침내 대문을 노크하는 큰 소리가 요셉이 왔음을 알린다. 마리아의 얼굴이 다시 밝아지며 환히 빛난다.

마리아가 먼저 나가 요셉에게 공손히 인사하자, 그가 마리아에게 인사한다.

“마리아, 하느님의 축복이 당신 위에 내리기를!”

“요셉, 당신에게도요. 그리고 당신이 오신 것으로 인하여 주님을 찬미합니다! 여기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은 밤이 되기 전에 집에 도착하려고 막 떠나려던 참이었어요.”

“내가 카나에서 일하면서 거기 있는 동안에 당신의 사자가 나자렛에 도착했어요. 나는 어제 저녁에 소식을 듣고 즉시 출발하여 쉬지 않고 왔는데도, 오는 도중에 나귀가 편자 하나를 잃었기 때문에 늦어졌어요. 부디 나를 용서해주시오.”

“제가 당신에게 용서받아야 해요. 왜냐하면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나자렛을 떠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보세요. 저분들은 제가 저분들과 함께 있는 것을 대단히 기뻐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저분들을 기쁘게 해드리려고 결심했었어요.”

“잘했소, 여보. 그런데 아기는 어디 있소?”

 

그들은 출발하기 전에 요한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엘리사벳이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요셉은 그 부모들에게 아기가 건강한 것을 축하한다. 엘리사벳이 아기를 요셉에게 보여주려고 젖에서 떼어내자, 아기는 마치 그들이 자기를 때리기라도 하는 듯이 소리 지르며 발버둥친다. 그들 모두가 아기의 항의에 웃음을 터뜨린다. 신선한 과일, 우유, 빵, 생선을 담은 큰 접시를 가져온 제베대오의 친척들도 웃으며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든다.

마리아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 그녀는 한쪽 구석에서 자기의 양손을 겉옷 속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말없이 앉아 있다. 그녀가 양유 한 잔을 마시고 황금빛 포도 한 송이와 약간의 빵을 먹으면서도 거의 말도 하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다. 요셉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고통과 질문의 혼합체이다.

 

요셉도 마리아를 바라본다. 잠시 후에 그는 마리아의 어깨 위로 몸을 숙이고 그녀에게 묻는다.

“당신은 피곤하거나 몸이 불편하오? 당신은 창백하고 침울해 보여요.”

“저는 제가 어린 요한과 헤어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파요. 저는 이 아이를 몹시 사랑해요. 저는 이 아이가 태어난 지 몇 분 후부터 줄곧 이 아이를 안아주었거든요.”

요셉은 더 이상 다른 질문들을 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즈카르야가 떠날 시간이다. 마차가 대문 앞에 멈추자 그들 모두가 그 마차에 다가간다. 두 사촌 자매들은 서로를 다정하게 얼싸안는다. 마리아는 이미 마차에 앉아 있는 아기 어머니의 품에 아기를 안겨주기 전에 그에게 여러 번 입 맞춘 다음 즈카르야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그에게 자기를 축복해주기를 청한다. 그녀가 그 사제 앞에 무릎을 꿇을 때 그녀의 겉옷이 양어깨에서 흘러내리며 그녀의 몸매가 여름날의 오후의 강한 빛 속에 나타난다.

나는 이 순간에 요셉이 그녀의 모습을 보았는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는 엘리사벳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데 골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차가 떠난다.

 

요셉은 마리아와 함께 다시 들어오는데, 그녀는 침침한 구석, 그녀가 앉아 있었던 자리에 다시 앉는다.

“만일 당신이 밤에 여행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나는 우리가 석양에 떠나자고 제안하오. 낮에는 몹시 덥지만, 밤에는 서늘하고 조용하오. 나는 당신을 위하여 말하고 있소. 나는 당신이 일사병에 걸리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오. 뙤약볕에 있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소. 하지만 당신은…”

“요셉,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세요. 저도 우리가 밤에 여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요.”

 

“집은 잘 정돈되어 있고, 작은 과수원도 그렇소. 당신은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을 거요. 당신은 꽃들이 만발했을 때에 맞추어 도착하게 될 거요. 사과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넝쿨들에는 전례 없이 많은 열매들이 맺혀 있고, 석류나무 가지에는 전에는 일 년 중 이맘때에는 전혀 볼 수 없었을 만큼 이미 완전히 자란 많은 열매들이 달려 있어 나는 지주목을 세워주어야 했소.

올리브나무는… 당신은 풍부한 기름을 얻게 될 거요. 그놈은 기적적인 방식으로 꽃 피었고, 한 송이 꽃도 열매 맺지 못하고 떨어지지 않았소. 모든 꽃들이 지금 작은 올리브들이 되었소. 그놈들이 익을 때면 그 나무는 흑진주들이 가득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일 거요.

나자렛 전체에서 그렇게 아름다운 과수원을 가진 사람은 당신 밖에 없소. 당신의 친척들도 놀라고 있는데, 알패오는 그것이 기적이라고 말하오.”

“당신의 손들이 그렇게 일구어낸 거예요.”

“오! 아니오! 나 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내가 뭘 할 수 있었겠소? 나는 나무들을 돌보고, 꽃들에게 약간의 물을 주었을 뿐이오… 당신은 아오? 나는 당신을 위하여 동굴 근처 끝에 샘 하나와 큰 수조를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당신은 물을 길러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게 되었소. 나는 마태오의 올리브 밭 위의 샘으로부터 아래로 물을 끌어왔소. 그 물은 맑고 풍부해요. 나는 당신 집에까지 작은 개울을 만들어 끌어왔소. 내가 땅에 작은 도수관을 판 다음에 그것을 잘 덮어놓아서 지금 물은 하프처럼 노래 부르며 내려온다오. 나는 당신이 마을의 샘까지 가서 물 항아리들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기쁘지 않았소.”

“요셉, 고마워요. 당신은 정말로 친절해요!”

 

요셉과 마리아는 마치 피로한 듯 지금 침묵한다. 그리고 요셉은 졸기까지 한다. 마리아는 기도드리고 있다.

지금은 저녁이다. 집주인이 길을 떠나기 전에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고 그들에게 간절히 권하자 요셉은 약간의 빵과 생선을 먹고, 마리아는 약간의 양유와 과일만을 먹는다.

그 다음에 그들은 출발한다. 그들은 자기들의 나귀들에 타고 있다. 요셉은 예루살렘으로 올 때 자기가 했던 것처럼 마리아의 작은 트렁크를 자기의 안장에 고정시킨다. 그리고 그는 그녀가 그녀의 나귀에 오르기 전에 그녀의 안장이 제대로 고정되어 있는지를 확인한다.

나는 마리아가 그녀의 나귀에 오를 때 요셉이 그녀를 쳐다보는 것을 본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들의 여행은 최초의 별들이 하늘에서 반짝이기 시작할 때에 시작된다.

그들은 마을의 성문들이 닫히기 전에 거기 도착하기 위하여 서두른다. 그들이 예루살렘에서 나와 갈릴래아로 가는 간선도로로 접어들었을 때 맑은 하늘은 이미 별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들에는 장엄한 고요함이 있다. 들리는 것은 오로지 몇 마리의 나이팅게일들이 노래하는 소리와 햇볕으로 단단해진 길 위의 두 마리의 나귀들의 발굽소리들뿐이다.

 

 

마리아께서 말씀하신다.

“오늘은 성목요일의 전날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환상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십자가에 못 박힌 내 예수를 사랑하는 네 고통은 네 마음속에 있고, 설령 너에게 즐거운 환상이 나타난다 해도 그것은 거기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불꽃에서 퍼져 나오는 온기와 같은 것인데, 여전히 불이지만 더 이상 불이 아니다. 불꽃이 불이지, 그 불꽃으로부터 나오는 미열은 불이 아니다.

지극히 복되거나 평화로운 어떤 환상도 네 마음에서 그 고통을 없애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 고통을 귀중한 그 무엇, 너 자신의 생명보다 더 귀중한 것으로 여겨라. 왜냐하면 그것은 하느님께서 그분의 아들을 믿는 한 사람에게 주실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내 환상은 그 모든 평화에 있어 이 성주간의 기념행사들과 조화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내 요셉도 자기의 수난을 겪었다. 그것은 그가 예루살렘에서 내 상태를 알아차렸을 때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와 나에게 일어났었던 것과 정확히 똑같이 며칠 동안 지속되었다. 그의 수난이 그의 영혼에 덜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그것은 순전히 의로운 내 남편 요셉의 성덕으로 인하여 그토록 격조 있고, 은밀한 형태로 억제되어 세기들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오! 우리의 첫 번째 수난! 누가 그것의 은밀하고 말없는 강도를 느낄 수 있겠는가? 하늘이 그 신비를 요셉에게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아직 내 청을 들어주시지 않았다는 것을 내가 깨달았을 때의 내 고통을 누가 묘사할 수 있겠느냐?

 

나는 그가 평소처럼 나를 정중하게 대하는 것을 보았을 때 그가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일 그가 내가 내 안에 하느님의 말씀을 잉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내 태중에 계시는 그 말씀을 하느님께 합당한 숭배의 행위들로 흠숭했을 것이고, 틀림없이 그가 드릴 숭배를 받는 것을 나도 거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계시는 그분을 위하여, 마치 계약의 궤가 율법의 십계판과 만나의 그릇들을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내가 내 안에 품고 있던 그분을 위해서였을 것이다.

내가 주님께 헛되이 바랐다고 나를 설득하고, 나를 설득하기 위하여 나를 압도하려고 애쓰는 실망감을 거스르려는 내 투쟁을 누가 측량할 수 있겠느냐? 오! 나는 그것이 사탄의 흉포한 분노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의심이 내 등 뒤에서 올라오고, 그 얼음장 같은 발톱들로 내 영혼을 가두고, 그것이 기도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을 감지했다. 의심은 영혼에 참으로 위험하고 치명적이다. 그것은 ‘실망’이라고 불리는 병, 우리의 영혼들이 죽지 않고 우리가 하느님을 잃지 않으려면, 우리가 우리의 온 힘을 기울여 저항해야 하는 치명적인 병의 최초의 요원이기 때문이다.

 

누가 요셉의 고통, 그의 생각들, 그의 감정들의 혼란을 참되게 말할 수 있겠느냐? 큰 폭풍우에 휘말린 작은 배처럼 그는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생각들, 그중 하나가 다른 것보다 더 찌르고, 더 고통스러운 상념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 있었다.

그는 자기의 아내에게 배반당한 남자의 모든 모습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기의 좋은 평판과 자기에 대한 세상의 존경이 자기의 주위에서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는 그녀로 인하여 자신을 지목하는 조롱하는 손가락들을 보고 있었고, 마을 사람들에게 동정 받고 있는 것을 느꼈었다. 무엇보다 그는 나에 대한 자기의 사랑과 존경이 모종의 행위의 증거 앞에서 추락하고 얻어맞아 죽는 것을 보고 있었다.

 

이 점에서 그의 성덕은 내 성덕보다 더 밝게 빛난다. 나는 아내로서의 애정으로 이것을 증언한다. 왜냐하면 나는 너희가 이 지혜롭고, 신중하고, 참을성 있고, 착한 사람인 내 요셉을 사랑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는 구속의 신비로부터 떨어져 있지 않고, 오히려 그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는 그것을 위하여 고통 가운데서 자기 자신을 소진하고, 성덕으로 자신을 희생한 대가로 너희 구세주를 건짐으로써 그것을 위하여 고통당했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그토록 거룩하지 않았다면, 그는 인간적인 방식으로 행동하여 나를 간음한 여자로 고발하여 돌로 쳐 죽이게 하고, 내 죄의 아들도 나와 함께 죽게 했을 것이다. 만일 그가 덜 거룩했다면, 하느님께서는 그의 시련 속에서 인도자로서 그분의 빛을 그에게 주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요셉은 거룩했다. 그의 깨끗한 영혼은 하느님 안에서 살고 있었다. 그의 순결은 열렬하고 강했다. 그래서 그는 그의 사랑으로 너희를 위하여 너희의 구세주를 구해주었다. 그가 나를 원로들에게 고발하기를 삼갔을 때도 그랬고, 재빠른 순종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이집트로 가서 예수를 구했을 때에도 그랬다.

요셉의 수난의 사흘은 숫자로는 짧았으나, 그 강렬함은 깊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도 엄청난 것이었고, 내 최초의 수난의 사흘이었다. 왜냐하면 사실 나는 그의 고통을 알면서도 ‘침묵해라’ 하고 나에게 말씀하신 하느님의 명에 충실해야 했기 때문에 그것을 완화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나자렛에 도착하여 그가 간결한 작별인사를 한 다음에 마치 단시간에 늙어버린 것처럼 몸을 숙이고 나를 떠나가는 것을 내가 보았을 때, 그리고 그가 늘 했던 대로 저녁에 더 이상 내 집에 오지 않는 것을 보았을 때, 내 자녀들아, 내 마음은 몹시 쓰라리게 울었었다.

나는 모든 것이 나에게 수태고지와 육화에 대하여 상기시키고, 모든 것이 내 마음 속에 티 없는 동정으로 나와 결합한 요셉을 상기시키는 집에 혼자 틀어박혀 실망과 사탄의 암시와 싸우고, 바라고, 바라고, 바라야 했고,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해야 했고, 그의 혼란과 정당한 실망을 용서하고, 용서하고, 용서해야 했다.

 

내 자녀들아,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개입을 얻으려면 바라고, 기도하고, 용서하는 것이 필요하다. 너희도 너희의 수난들을 살아야 한다. 왜냐하면 너희는 너희의 죄들로 인하여 그것들을 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들을 어떻게 이겨내고, 기쁨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너희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 한없이 바라고, 확신을 가지고 기도하고, 용서받기 위하여 용서해라. 내 자녀들아, 하느님의 용서는 너희가 갈망하는 평화일 것이다.

 

지금 당장은 나는 다른 말은 하지 않겠다. 부활의 승리 후에 침묵이 올 것이다. 지금은 수난의 시기이다. 너희의 구속자를 동정해라. 그의 절규들을 귀담아들어라. 그의 상처들과 눈물방울들을 세어라. 전자는 너희를 위하여 고통당한 것이고, 후자는 너희를 위하여 흘린 것이다. 모든 다른 환상은 너희를 위하여 완수된 구속을 너희에게 상기시키는 환상 앞에서 사라진다.”

 


 

26. 마리아가 요셉에게 그 문제에 대하여 해명하다

1944. 5. 31.

 

53일 후에 마리아께서는 이 환상 안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시며, 그것을 이 책에 끼워 넣으라고 나에게 말씀하신다. 내 안에서 기쁨이 새로워진다. 왜냐하면 그분을 뵙는 것은 기쁨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자렛의 작은 정원을 본다. 마리아는 아주 무성하고 빨갛게 되기 시작하는 사과들이 많이 달려 있는 사과나무 그늘에서 물레질을 하고 있다. 사과들은 아주 불그스름하고 둥글어서 마치 그 수만큼의 어린이들의 뺨들과도 같다.

그러나 그녀의 혈색은 아주 좋지 않다. 헤브론에서 그녀의 두 뺨을 밝게 했던 아름다운 색깔은 사라졌다. 그녀의 얼굴은 상아처럼 창백하고, 그녀의 두 입술만이 연한 산호색의 곡선을 그리고 있다. 내리덮인 그녀의 눈꺼풀들에는 두 개의 어두운 그림자들이 있고, 그녀의 두 눈은 마치 그녀가 울었던 것처럼 부어 있다. 나는 그녀의 두 눈을 볼 수 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기의 일에 몰두해 있고, 명백히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한 생각에 훨씬 더 몰두해 있어 그녀의 머리가 숙여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마음속으로 슬퍼하는 사람처럼 내쉬는 그녀의 한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녀는 순백의 흰옷, 흰 아마 옷을 입고 있다. 꽃들이 싱싱한 것으로 보아 지금이 아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덥기 때문이다. 그녀의 머리는 베일로 덮여 있지 않다. 아주 가벼운 산들바람에 살랑거리는 사과나무 잎들 사이에서 놀며 그 가는 광선들을 화단들의 암갈색 토양에 걸러 비추면서 그녀의 금발머리에 작은 빛의 원들을 만들어놓아 그녀의 머리카락은 순금처럼 보인다.

집에서나 이웃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정원의 바닥에 있는 큰 수반으로 흘러내리는 가는 물줄기의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마리아는 대문을 결연하게 노크하는 큰 소리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녀는 실패와 물렛가락을 내려놓고 일어나 대문을 연다. 비록 그녀의 옷이 헐렁하고 넓다 해도, 그것은 그녀의 골반의 풍만함을 감추지는 못한다.

요셉은 그녀의 앞에 서 있다. 마리아는 입술까지 창백해진다. 그녀의 얼굴은 어찌나 창백한지 그것은 마치 성체(host)와도 같아 보인다. 마리아는 슬픈 탐색의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요셉은 애원하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한다. 이윽고 마리아가 말한다.

 

“요셉, 이 시간에요? 당신에게 필요한 무언가가 있으세요? 당신은 저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으세요? 들어오세요.”

요셉은 들어와서 문을 닫는다. 그는 여전히 침묵한다.

“요셉, 말씀하세요. 저에게 무슨 용건이 있으세요?”

나는 당신이 나를 용서해주기를 바라오.”

요셉은 마치 무릎을 꿇으려는 듯이 몸을 숙인다. 그러자 그를 만지는 것을 항상 조심하는 마리아가 과감하게 그의 양어깨를 잡고 그를 제지한다.

마리아의 얼굴이 빠른 속도로 상기되었다가 창백해진다. 그것은 한 순간 온통 붉어졌다가 곧바로 방금 전처럼 눈처럼 창백해진다.

“당신은 제가 당신을 용서해주기를 바라신다고요? 요셉, 제가 당신을 용서해드릴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저는 제가 떠나 있는 동안에 당신이 여기서 해주신 모든 것과 저에 대한 당신의 사랑에 대하여 당신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어요.”

 

요셉이 그녀를 쳐다본다. 나는 그의 깊은 눈들의 움푹한 곳에 생기는 커다란 두 방울의 눈물을 본다. 그것들은 마치 꽃병의 시울에 남아 있는 것처럼 거기 남아 있다가 그의 두 뺨과 수염으로 흘러내린다.

“마리아, 나를 용서해주시오. 나는 당신을 불신했었소. 지금 나는 알아요. 나는 그런 보물을 가질 자격이 없소. 나에게는 사랑이 결여되어 있었소. 나는 마음속으로 당신을 비난했소. 나는 부당하게 당신을 비난했소.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진실을 말해달라고 당신에게 청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나는 하느님의 율법을 어겼소. 왜냐하면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오! 아니에요! 당신은 죄짓지 않았어요!”

“아니오. 나는 죄지었소, 마리아. 만일 내가 그런 죄를 지었다고 비난받았다면, 나는 나 자신을 방어했을 거요. 그러나 당신은… 나는 당신 자신을 변호할 가능성을 당신에게 주지 않으려 했었소. 왜냐하면 나는 당신에게 물어보지 않고, 막 어떤 결정을 하려 했기 때문이오. 나는 당신에게 불공정했소. 왜냐하면 나는 내 의심으로 당신을 모욕했기 때문이오.

마리아, 단순한 의심만으로도 모욕이 되는 거요. 의심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오. 그래서 나는 내가 마땅히 알아야 하는 만큼 당신을 알지 못했소. 그러나 내가 겪었던 고통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사흘 동안의 고문이었소. 마리아, 나를 용서해주시오.”

“저에게는 아무것도 당신을 용서해드릴 것이 없어요. 오히려 저는 제가 당신에게 안겨드린 고통에 대하여 저를 용서해주실 것을 당신에게 청합니다.”

 

“오! 그래요. 그것은 참으로 큰 고통이었소! 나는 정말로 괴로웠소! 보시오! 오늘 아침에 나는 내 관자놀이의 머리카락이 하얗게 셌고 내 얼굴에 주름살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소. 요사이 며칠은 내 인생의 10년보다 더 길었소. 하지만 마리아, 당신은 왜 당신의 남편인 나에게 당신의 영광을 숨겨서 내가 당신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겸손했소?”

요셉은 무릎 꿇고 있지는 않지만, 몸을 깊이 숙이고 있어 무릎 꿇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자 마리아는 그녀의 작은 손을 요셉의 머리에 얹으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그의 죄를 사해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속삭인다.

 

만일 제가 지극히 완전하게 겸손하지 않았다면, 저는 사람을 파멸시킨 교만의 죄를 갚기 위하여 오시려는, 기다려지는 분(the Expected One)을 잉태할 자격을 가지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순종했어요… 하느님께서 그런 순종을 요구하셨어요.

그것은 당신으로 인하여, 당신이 당해야 할 고통으로 인하여 저에게 많은 대가를 지불하게 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순종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는 주님의 시녀(the Handmaid)입니다. 종들은 그들이 받는 명령들에 대하여 의논하지 않아요. 요셉, 설사 그것들이 쓰라린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해도 그들은 그것들을 완수해요.”

마리아는 말하면서 조용히 운다. 그녀가 하도 조용히 울어서 몸을 잔뜩 숙이고 있는 요셉은 눈물 한 방울이 바닥에 떨어질 때에야 비로소 그것을 알아차린다.

그러자 그는 머리를 들고―그가 이렇게 하는 것을 내가 보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마리아의 작은 두 손을 그의 검고 억센 손으로 꼭 쥐고, 자기 자신의 두 손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복숭아나무의 신선한 꽃봉오리들처럼 나오는 가냘픈 장밋빛 손가락들의 끝에 입 맞춘다.

 

“이제 우리는 준비해야 하오…”

요셉은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고, 마리아의 몸을 바라본다. 그러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자기를 쳐다보는 시선에 자기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갑자기 앉는다.

“서둘러야겠소. 내가 이리로 오겠소… 결혼식을 완성합시다… 다음 주에요. 괜찮겠소?”

“당신이 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옳아요, 요셉. 당신은 가장이시고, 저는 당신의 하녀에요.”

“아니오, 내가 당신의 종이오. 나는 당신의 태중에서 자라고 계시는 내 주님의 행복한 종이오. 당신은 이스라엘의 모든 여인들 중에서 가장 복된 여인이오. 나는 오늘 저녁에 내 친척들에게 알리겠소. 그리고 내가 이리로 온 다음에… 우리는 그분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모든 것을 준비합시다.

오! 내가 어떻게 내 집에 하느님을 모셔 들일 수 있겠소? 하느님을… 내 품에? 나는 기쁨에 겨워 죽을 거요!… 나는 감히 그분을 만지지 못할 거요! 나는 결코 그럴 수 없을 거요…”

“하느님의 은총으로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처럼, 당신도 그렇게 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당신이니까… 나는 비천한 사람, 하느님의 자녀들 중 가장 비천한 사람이오!…”

 

“예수는 가난한 사람들인 우리를 하느님 안에서 부유하게 만들어주려고 우리에게 오고 있어요. 그는 우리에게 오고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니까요.

요셉, 기뻐하세요. 다윗의 집은 오래 기다려온 왕을 모시게 되고, 우리 집은 솔로몬의 궁궐보다 더 화려하게 될 거예요. 왜냐하면 천국이 여기 있을 것이고, 우리는 사람들이 나중에 알게 될 평화의 비밀을 하느님과 공유할 테니까요. 그는 우리 사이에서 자랄 것이고, 우리의 팔들은 구속주의 요람이 될 것이며, 우리의 노동은 그를 위하여 빵을 마련해줄 것입니다… 오! 요셉, 우리는 우리를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을 거예요. 오!…”

마리아는 기쁨에 겨워 운다. 몹시 행복한 눈물!

그러자 지금 마리아의 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요셉은 방의 소박한 바닥으로 주름 지으며 내려오는 마리아의 넓은 옷에 머리를 거의 묻은 채 울고 있다.

환상은 여기서 끝난다.

 

 

마리아께서 말씀하신다.

“아무도 내가 창백해진 것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인간적인 공포에 의하여 야기된 것이 아니었다. 인간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나는 내가 돌에 맞아 죽는 것을 예상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으로 인하여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는 요셉의 고통으로 인하여 괴로워하고 있었다. 나는 요셉이 나를 고발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심란해하지도 않았다. 다만 나는 만일 그가 나를 고발할 것을 고집한다면, 그에게 사랑이 결여될 수도 있는 것을 유감스러워했고, 그것을 두려워했다. 그것이 내가 그를 보았을 때 내 피가 내 심장으로 솟구쳐 들어간 이유이다. 그때는 한 의인이 사랑을 모욕함으로써 정의를 모욕할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결코 사랑을 어기지 않았던 의인인 그가 사랑을 어겼다면, 나는 극도로 마음이 어지러웠을 것이다.

 

요셉에게 말했던 것처럼 내가 극한까지 겸손하지 않았다면, 나는 인류의 교만을 배상하기 위하여 하느님이신 그분 자신을 한 사람이 되시기까지 낮추시는 분을 내 안에 잉태할 자격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어느 복음서에서도 묘사되지 않은 이 광경을 너에게 보여주었다. 왜냐하면 나는 사람들의 극도로 잘못된 주의를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고, 너희의 마음들에 대한 그분의 지속적인 부르심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필수적인 조건들로 이끌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믿음. 요셉은 천국의 사자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믿었다. 그는 믿기만을 원했다. 왜냐하면 그는 하느님께서는 선하시고, 자기는 주님 안에서 바라왔기 때문에 주님께서는 자기가 자기의 이웃들에게 배반당하고, 실망하고, 조롱당하는 고통을 자기에게 마련해두시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심으로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나를 믿기만을 원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가 정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는 율법에 따라 살았다. 그런데 율법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들을 너무 사랑하여 우리가 완전하지 않을 때에도 우리가 완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의 이웃이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무제한의 사랑. 용서할 줄 알고, 용서하기를 원하고, 우리 이웃들의 결점들을 진심으로 미리 변명해주면서 용서하는 사랑 말이다. 우리는 모든 정상참작사유를 수용하고, 즉시 용서해야 한다.

 

겸손. 사랑처럼 무제한적인 겸손. 너희는 단순한 생각들만으로 너희가 죄지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실수했다’고 말하기를 거절할 정도로 교만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교만은 그전의 잘못보다 더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실수한다. 하느님만을 빼놓고는 말이다. 누가 ‘나는 결코 잘못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느냐?

 

그리고 더 어려운 겸손이 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서 행하시는 경탄할 만한 일들을 그분의 영광을 위하여 선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 때 침묵할 줄 아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그런 특별한 선물들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지 못한 우리의 이웃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만일 그분께서 원하신다면, 오! 만일 그분께서 원하시기만 하신다면, 그분께서는 그분의 종에게 그분 자신을 드러내신다! 엘리사벳은 실제 그대로의 나를 ‘보았고’, 내 남편도 그가 알아야 할 때가 되었을 때 내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주님께서 너희를 그분의 종들이라고 선언하는 배려를 그분께 맡겨드려라. 그분께서는 그렇게 하시기를 열망하신다. 왜냐하면 특별한 사명으로 올라가는 모든 사람은 그분의 무한한 영광에 더해지는 새 영광이고, 하느님께서 그가 되기를 원하셨던 대로의 사람, 완전함의 원저자(author)를 반영하는 더 작은 완전함(a lesser perfection)이 무엇인가에 대한 증언이기 때문이다. 은총(Grace)에게 총애 받은 너희는 그늘과 침묵 속에 남아 있어라. 그리하여 너희가 ‘생명’인 유일한 말씀들을 들을 수 있고, 너희 위와 너희 안에 영원히 빛나는 태양을 가질 자격을 얻어라.

 

오! 지극히 복되신 빛, 하느님이시여, 당신의 종들의 기쁨이시여, 부디 당신의 그 종들 위에서 빛나시어 그들이 당신을, 당신만을 찬미하며 그들의 겸손 안에서 환호하게 해주십시오. 왜냐하면 당신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고, 당신을 사랑하는 겸손한 사람들을 당신의 나라의 광휘로 들어 올려주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