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성 토요일 낮
1945. 3. 30.
어렵게 동이 터 온다. 하늘에 구름들이 없는데도 이상하게 동이 늦게 튼다. 별들도 그것들의 모든 빛을 잃은 것 같다. 밤 동안에 달이 창백했던 것처럼 해도 뜰 때 창백하다. 흐릿하다… 주님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금까지 울어왔고, 지금도 울고 있는 착한 사람들의 눈들처럼 달과 해가 이렇게 흐릿한 것을 보면 아마 그것들도 울었을까?
성문들이 열려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요한은 자기 어머니의 애원을 못들은 체 하며 밖으로 나간다. 여자들은 사도가 떠나간 지금은 더 두려워하며 집안에 틀어박혀 있다.
마리아께서는 여전히 그분의 방에서 양손을 무릎에 얹은 채 정원 쪽으로 나 있는 창으로 뚫어지게 내다보고 계신다. 그 정원은 대단히 넓지는 않지만, 꽤 넓고 높은 담과 불규칙적인 화단들을 따라 장미꽃들이 만발해 있다. 반대로 백합꽃들의 무더기들은 장차 꽃들이 필 두껍고 아름다운 꽃대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잎들만 나 있을 뿐이다.
마리아께서는 바라보고 또 바라보시지만, 나는 그분께서 피로한 그분의 가련한 뇌 속에 있는 것, 즉 그분의 아드님의 임종의 고통 밖에는 아무것도 보시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 그들은 마리아께 다가가 어루만지고 약간의 음식을 드시라고 청한다. 그들이 올 때마다 무겁고, 복합적이고, 어지럽게 하는 향냄새의 파도가 밀려온다.
마리아께서는 그때마다 전율하신다. 그러나 그뿐이다. 그분께서는 말 한 마디, 몸짓 하나도 하지 않으신다. 아무것도 없다. 그분께서는 기진맥진해 계신다. 그분께서는 기다리고 계신다. 그것은 기다림일 뿐이다. 그분께서는 기다리는 분이시다.
대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 여자들이 뛰어가서 대문을 연다.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의자에서 일어나시지 않고 고개를 돌려 반쯤 열린 대문을 응시하신다.
막달레나가 들어온다.
“마나엔입니다… 그는 자기가 무슨 일에든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마나엔… 그를 들어오게 해라. 그는 언제나 착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가 아닌 줄 알았다…”
“당신은 누군 줄 아셨습니까, 어머니?”
“나중에… 나중에. 그를 들여보내라.”
마나엔이 들어온다. 그는 여느 때처럼 화려하지 않다. 그는 검정색에 가까운 갈색의 매우 수수한 옷을 입고 있고, 비슷한 색깔의 겉옷을 입고 있다. 그는 보석도 지니고 있지 않고, 칼도 차지 않고 있다. 아무것도 없다. 그는 부자지만, 서민층의 사람처럼 보인다.
그는 인사드리기 위하여 먼저 두 손을 자기의 가슴에 교차시키고 몸을 숙인 다음에 마치 자기가 제단 앞에 있는 것처럼 무릎 꿇는다.
“일어나세요. 내가 당신의 절에 답례하지 않는 것을 용서하세요. 나는 할 수 없어요…”
“당신께서는 답례하시면 안 됩니다. 저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제가 누군지 아십니다. 그래서 저는 저를 당신의 하인으로 여기시라고 당신께 부탁드립니다. 당신께서는 제가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여기에는 남자가 한 명도 없군요. 저는 니코데모를 통하여 그들 모두가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에게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희는 선생님께 저희를 보시는 위로를 드려야 했습니다.
저는… 저는 식스토에서 그분께 인사드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더 이상 그분을 뵙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하지만 그것을 언급하는 것은 무익합니다. 그것도 사탄이 원한 일이었습니다.
지금 저는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심부름을 하려고 왔습니다. 어머니, 저에게 당신의 분부를 내려주십시오.”
“나는 라자로의 소식을 알고, 그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어요… 그의 누이들이 걱정하고 있고, 내 시누이와 또 다른 마리아도 걱정하고 있어요. 우리는 라자로, 야고보, 유다, 그리고 또 다른 야고보가 무사한지를 알고 싶어요.”
“유다? 가리옷 사람! 하지만 그는 그분을 배반했는데요!”
“내 남편의 형님의 아들 유다 말입니다.”
“아!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그가 일어선다. 그러나 그는 일어서며 고통의 몸짓을 한다.
“당신은 어디 다쳤어요?”
“흠… 예. 그리 심각한 것은 아닙니다. 팔 하나가 약간 아플 뿐입니다.”
“아마 우리 때문이지요? 그래서 당신은 거기 높은 곳에 가지 않으셨어요?”
“예, 저는 그 때문에 거기 갔었습니다. 그런데 상처가 아니라 그것이 제가 유감스러워하는 유일한 것입니다. 제 안에 있었던 바리사이주의, 헤브라이즘, 사탄주의의 잔재가 유감스러울 뿐입니다. 왜냐하면 사탄주의가 된 이스라엘의 종교는 모두 그 피와 함께 빠져나갔습니다.
저는 신성한 탯줄이 끊어진 다음에 어머니의 피와는 접촉이 끊어졌고, 잘린 탯줄 안에 있는 피 몇 방울은 아마 끈으로 막혀 자기의 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갓난아기와 같습니다. 하지만 그 몇 방울의 피는… 이제 무익하게 되어 떨어집니다. 그 갓난아기는 자기 자신의 심장과 자기 자신의 피로 삽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었습니다. 지금 저는 끝에 이르렀고, 그래서 제가 왔고, 저는 빛(the Light)을 향하여 태어났습니다.
저는 어제 태어났습니다. 제 어머니는 나자렛의 예수십니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마지막 외침을 외치실 때 저를 낳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간밤에 니코데모의 집으로 도망쳐 가서 거기 있었기 때문에 압니다. 저는 그분을 뵙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오! 당신께서 무덤에 가실 때 저에게 말씀해주십시오. 저도 가겠습니다… 저는 구세주로서의 그분의 얼굴을 모르거든요!”
“마나엔, 그것은 당신을 보고 있어요. 돌아서세요.”
그는 고개를 몹시 숙이고 들어왔었고, 그 다음에는 마리아만을 보고 있다가 거의 공포에 사로잡혀 돌아서며 베로니카의 천을 본다. 그는 경배하며 방바닥에 엎드린다…
그러고 나서 그는 운다.
그 다음에 그는 일어나 마리아에게 머리 숙여 절하며 말한다.
“저는 가겠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안식일이에요. 당신도 알지요. 그들은 벌써 그의 선동으로 율법을 어기고 있다고 우리를 비난합니다.”
“우리는 피차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사랑의 계명을 어기고 있으니까요. 첫째 계명이 가장 큽니다.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을 위로해주시기를.”
그가 나간다.
시간들이 흘러간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얼마나 느린지…
마리아께서는 일어서시어 가구들에 의지하며 대문으로 가신다. 그분께서는 입구의 넓은 현관홀을 가로질러 걸으려고 하신다. 그러나 의지할 데가 없어지자 그분께서는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신다.
마르타가 현관홀 끝 열려 있는 출입문 너머 마당에서 마리아를 보고 달려온다.
“당신께서는 어디로 가기를 원하십니까?”
“저 안으로. 자네들은 나에게 약속했어.”
“요한이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나는 충분히 기다렸네. 지금 내가 침착하다는 자네도 볼 수 있어. 자, 자네들이 그 방을 안에서 잠그게 했으니 가서 그것을 열게 하게. 나는 여기서 기다리겠네."
모든 여자들이 거기 모여 있는데, 수산나가 열쇠들을 가지고 있는 집주인을 부르러간다. 그 동안에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의지의 힘으로 그 작은 문을 여시려는 듯 거기 기대어 서 계신다. 남자가 온다. 그는 두려워하고 의기소침한 채로 그 문을 열어드리고는 물러간다. 그러자 마리아께서는 마르타와 알패오의 마리아의 팔들로 부축을 받으시며 최후의 만찬실로 들어가신다.
모든 것은 여전히 최후의 만찬이 끝났을 때와 같다. 사건들의 전개와 예수께서 내리신 명령으로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의자들만이 다시 제자리에 놓여졌다. 마리아께서는 최후의 만찬실에 계시지 않았었는데도, 그분의 예수께서 앉아 계셨던 곳으로 곧바로 가신다.
그분께서는 한 손에 의하여 인도되시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그분께서는 거의 몽유병자처럼 보이신다. 그분께서 걸으시려고 몹시 노력하시는 만큼 몸이 뻣뻣하시다…
그분께서는 나아가신다. 그분께서는 가서 침대의자를 돌아 그 의자와 식탁 사이로 들어가 잠시 거기 서 계시다가 식탁을 가로질러 쓰러지시며 울음을 터뜨리신다. 그러다가 그분께서는 진정하시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식탁의 가장자리에 기댄 채 기도하신다.
그분께서는 식탁보, 의자, 그릇들, 어린양이 놓였던 큰 쟁반의 가장자리, 어린양을 자르는 데 사용된 큰 칼, 그 의자 앞에 놓여 있는 암포라를 어루만지신다. 그분께서는 자신이 가리옷 사람도 만졌던 것을 만지고 계신다는 것을 알지 못하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식탁 위에 그분의 두 팔을 교차시키고 그 위에 머리를 올려놓으신 채 멍하게 그대로 계신다.
모든 여자들이 침묵한다. 마침내 그분의 시누이가 말한다.
“마리아, 이리 오세요. 우리는 유다인들을 두려워합니다. 당신은 그들이 이리로 들어오기를 원하세요?”
“아닙니다. 여기는 거룩한 곳입니다. 갑시다. 나를 도와주세요… 당신은 나에게 잘 말해주었습니다. 나는 내 모든 보물들을 넣을 수 있는 아름답고 크고 자물쇠가 달려 있는 궤를 원해요.”
“저는 내일 그것을 저희의 저택에서 당신께 가져오게 하겠습니다. 그것은 그 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궤입니다. 그것은 튼튼하고 안전해요. 저는 기꺼이 그것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막달레나가 그것을 약속하며 말한다.
여자들이 나온다. 마리아께서는 정말로 기진맥진해 계신다. 그분께서는 몇 개의 계단을 올라가시며 비틀거리신다. 만일 그분의 고통이 덜 극적이라면, 그것은 그 고통이 더 이상 그렇게 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침묵 중에서 훨씬 더 비극적이다.
그들이 방금 전에 있던 방으로 다시 들어가는데, 그분께서는 그분의 자리로 돌아가시기 전에 베로니카의 천의 성면(the Holy Face of the veronica)을 마치 그것이 실제 얼굴인 것인 양 어루만지신다.
또 다시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여자들은 급히 나가서 문을 반쯤 연다.
마리아께서 지친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만일 그것이 제자들, 그중에서도 시몬 베드로와 유다라면, 그들에게 즉시 와서 나를 보라고 하세요.”
그러나 그것은 목자 이사악이다. 몇 분 후에 그는 울면서 들어와 즉시 예수의 얼굴이 찍힌 베로니카의 천 앞에 엎드린 다음에 어머니 앞에 엎드리는데, 그는 할 말을 찾지 못한다. 마리아께서 말씀하신다.
“고마워요. 그는 당신을 보았고, 나도 당신을 보았어요. 나는 알아요. 그는 자기가 쳐다볼 수 있을 때까지 당신을 보았어요.”
이사악이 더 크게 운다. 그는 울음을 그친 다음에야 비로소 말할 수 있다.
“저희는 떠나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요나탄이 저희에게 간청했습니다. 유다인들이 여자들을 위협하고 있었거든요…그런데 저희는 나중에 다시 올 수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끝났었습니다…
그러니 저희가 어디로 가야 했겠습니까? 저희는 시골로 흩어졌다가 한밤중에 예루살렘과 베들레헴 사이의 길 중간에서 다시 모였습니다. 저희는 저희가 그분께서 태어나신 동굴로 간다면, 그분의 죽음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저희는 그리로 가는 것이 옳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그것은 이기심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시내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저희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희는 부지불식간에 베타니아에 있었습니다.”
“내 아들들!”
“라자로!”
“야고보!”
“그들 모두가 거기 있습니다. 새벽에 라자로의 밭들은 울면서 헤매고 있는 사람들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분의 무익한 벗들과 제자들이었습니다!… 저는… 라자로의 집으로 갔습니다. 저는 제가 가장 빨리 왔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거기에는 이미 당신의 두 아들, 그리고 당신의 아들인 안드레아, 바르톨로메오, 마태오가 함께 있었습니다. 열성당원 시몬이 그리로 가라고 그들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막시미노가 아침 일찍 들로 나가 다른 사람들을 더 발견했습니다.
라자로는 그들 모두를 도와주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는 선생님께서 자기에게 그렇게 하라고 명령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열성당원도 똑같이 말합니다.”
“그렇지만 나의 다른 아들들인 시몬과 요셉은 어디 있어요?”
“아주머니, 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지진이 날 때까지는 함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다른 것은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어둠과 번개와 다시 살아난 사람들과 흔들리는 땅과 회오리바람 가운데에서 저는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저는 성전에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제가 어떻게 거기 신성한 경계 너머에 있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저와 분향제단 사이가 1큐빗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제가 발을 들여놓고 있는 곳이 당직사제들만이 설 수 있도록 허용되는 곳에 제가 있었다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저는 지성소(the Holy of Holies)를 보았습니다!… 예, 저는 보았어요. 왜냐하면 지성소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찢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힘센 거인이 그것을 찢어놓은 것처럼 말입니다…
만일 그들이 제가 거기 있는 것을 보았다면, 그들은 저를 돌로 쳐 죽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아무도 볼 수 없었을 겁니다. 저는 죽은 사람들의 유령들과 산 사람들의 유령들을 만났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번개들의 빛과 화재들로 인한 밝은 빛으로 공포에 질린 얼굴들을 하고 있어서 유령들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오! 내 시몬! 내 요셉!”
“그럼 시몬 베드로는? 그리고 가리옷의 유다는? 토마스와 필립보는?”
“저는 모릅니다, 어머니… 라자로가 여러분을 보도록 저를 보내서 제가 왔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에게 자기들이 여러분 모두를 죽였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즉시 가서 그를 안심시키시오. 나는 이미 마나엔을 보냈어요. 그러나 당신도 가서 그에게 말하는 편이 더 좋겠어요… 예수만이 살해당했다고 그에게 말하세요. 그리고 그와 함께 나도 죽었다고.
그리고 만일 당신이 다른 제자들 중 아무라도 만난다면 그들을 그리로 데려가세요. 그렇지만 나는 가리옷 사람과 시몬 베드로를 여기서 보기를 원합니다.”
“어머니… 저희가 더 이상 하지 못한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나는 모든 것을 용서합니다… 가세요.”
이사악이 나간다. 그러자 마르타와 마리아, 살로메와 알패오의 마리아는 부탁들, 권고들, 명령들을 그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놓는다. 수산나는 조용히 울고 있다. 아무도 자기 남편에 대하여 말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자 살로메도 자기의 남편을 생각하며 운다.
다시 침묵이 흐른다. 이윽고 다시 대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
시내가 조용하자 여자들은 겁을 덜 낸다. 그러나 그들이 반쯤 열린 대문으로 깨끗이 면도한 론지노의 얼굴이 나타나는 것을 보자 그들 모두는 마치 수의를 입은 송장이나 마귀 자신을 보기나 한 듯 도망친다. 현관홀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던 집주인이 가장 먼저 도망친다.
막달레나가 마리아와 함께 있다가 서둘러 그리로 나온다. 론지노는 본의 아니게 비웃는 듯한 미소를 약간 입술에 머금고 들어와 무거운 대문을 손수 닫는다. 그는 군복 대신 짧은 회색 튜닉을 입고 짙은 색의 겉옷을 그 위에 입고 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그를 쳐다보고 그도 그녀를 바라본다. 그 다음에 론지노는 여전히 대문에 기대 선 채 묻는다.
“내가 아무도 부정하게 하지 않고 들어갈 수 있겠소? 그리고 아무도 놀라게 하지 않고 말이오. 오늘 새벽에 나는 시민 요셉을 만났는데, 그가 어머니의 소원을 나에게 말해주었소. 나는 내 스스로 그것을 생각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사과하겠소.
여기 그 창이 있소. 나는 이것을 한 성인의… 성인들의 성인의 기념품으로 간직했었어요. 오! 그분께서는 참으로 성인이셨어요! 하지만 어머니께서 그것을 가지시는 것이 옳소. 옷들에 대해서는… 더 힘드오. 그분께 말씀드리지 마시오… 하지만 아마 그것들은 이미 동전 몇 푼에 팔렸을 것이오… 그것은 병사들의 권리요. 하지만 나는 그것들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겠소…”
“오세요. 그분께서는 저 안에 계십니다.”
“하지만 나는 이교도요!”
“그건 상관없어요. 당신이 원하신다면, 내가 가서 그분께 말씀드리겠어요.”
“오! 아니오… 나는 내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마리아 막달레나는 복되신 동정녀에게로 간다.
“어머니, 론지노가 저기 밖에 있습니다… 그는 당신께 그 창을 드린답니다.”
“그분을 들어오시게 해라.”
문지방에 있는 집주인이 불평한다.
“하지만 저 사람은 이교도인데요.”
“여보시오. 예수가 모든 사람의 구세주인 것처럼 나는 모든 사람의 어머니요.”
론지노가 들어온다. 그는 문지방에서 한 팔로(그는 겉옷을 벗고 있다) 로마식으로 인사드리고 나서 그분께 말로 인사드린다.
“아베, 도미나.한 로마인이 인류의 어머니, 참 어머니이신 당신께 인사드립니다. 저는 그… 그… 그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그것은 명령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만일 제가 당신께서 원하시는 것을 드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저는 그 소름끼치는 일을 하도록 저를 선택한 운명을 용서합니다. 여기 있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씀드리며 붉은 천으로 싸인 창을 그분께 드린다. 자루는 없고, 쇠붙이 머리뿐이다.
마리아께서는 훨씬 더 창백해지신다. 그분의 입술들마저 그 창백함 속으로 사라진다. 그 창이 그분의 혈관들을 찌르는 것 같다. 그분께서는 입술들을 떨며 말씀하신다.
“그가 당신을 그 자신에게로 인도하기를. 당신의 친절함으로 인해서요.”
“그분께서는 지금까지 제가 광대한 로마제국에서 만난 유일한 의인이셨습니다. 저는 제가 단지 제 동료들의 말들을 통해서만 그분을 알게 된 것을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너무 늦었습니다!”
“아닙니다. 아들이여. 그는 복음전파를 끝냈습니다. 그러나 그의 복음은 남아 있습니다. 그의 교회 안에.”
“그분의 교회는 어디 있습니까?”
론지노가 약간 빈정거린다.
“그것은 여기 있습니다. 오늘 그것은 얻어맞고, 흩어졌습니다. 그러나 내일 그것은 폭풍우가 지나간 다음에 그 가지들과 잎들을 정돈하는 나무와 같이 다시 모일 것입니다.
그리고 설사 다른 누구도 남아 있지 않다 해도, 내가 여기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고 내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전부가 내 마음속에 쓰여 있습니다. 나는 내 마음만 들여다보면 얼마든지 그것을 당신에게 반복하여 말해줄 수 있습니다.”
“저는 오겠습니다. 이러한 영웅을 그 창립자로 모시는 종교는 신의 종교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베, 도미나!”
론지노가 떠나간다.
마리아께서는 아직 그분의 아들의 피가 묻어 있는 창에 입 맞추신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 피를 없애기를 원치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잔인한 창에 묻은 하느님의 홍옥’ 이라고 말씀하신다.
이날은 이처럼 잠시 개었다가 폭풍우의 위협들이 갈마드는 가운데 흘러간다.
요한은 남중하여 빛나고 있는 해가 지금이 정오라는 것을 알려줄 즈음이 되어서야 돌아온다.
“어머니, 저는 가리옷의 유다 말고는… 아무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는 어디 있느냐?”
“오! 어머니! 정말로 소름끼치는 일입니다! 그는 한 올리브 나무에 매달려 있는데, 마치 죽은 지 수주가 지난 것처럼 온통 부어오르고 새까맣게 되어 있습니다. 썩었습니다. 소름끼칩니다…
그의 위에서 독수리들, 까마귀들, 제가 이름을 모르는 새들이 무섭게 싸우며 울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놈들의 소란에 이끌려 그 방향으로 갔었습니다. 저는 올리브 나무 동산으로 가고 있었는데, 한 언덕 위에서 추악한 까만 새들이 빙빙 돌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갔습니다… 왜 갔느냐고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보았습니다. 얼마나 끔찍한지요…”
“네 말대로 정말 소름끼치는 일이로구나! 그러나 선하심 위에 정의가 있었구나. 사실 지금 선하심은 없다… 그러나 베드로는! 그러나 베드로는!… 요한아, 나는 창을 입수했다. 그러나 옷들은… 론지노는 그것들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어머니, 저는 겟세마니로 가보고 싶습니다. 그분께서는 잡히실 때 겉옷을 입지 않고 계셨습니다. 아마 그것은 아직 거기 있을 겁니다. 그 다음에 저는 베타니아로 가겠습니다.”
“가거라. 겉옷을 찾으러 가거라… 다른 제자들은 라자로의 집에 있단다. 그러니 라자로의 집에는 가지 마라. 그것은 필요 없다. 너는 갔다가 이리로 돌아오너라.”
요한은 음식도 전혀 먹지 않고 뛰어나간다. 마리아께서도 음식을 들지 않고 계신다. 여자들은 향료를 만들면서 서서 빵과 올리브를 먹었다.
그러다가 쿠자의 요안나가 요나탄과 함께 온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로 일그러져 있다. 요안나는 마리아를 보자마자 말한다.
“그분께서는 저를 구해주셨어요! 선생님께서는 저를 구해주시고 돌아가셨어요! 지금 저는 제가 구원받지 않았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해요!”
통고의 성모님(Our Lady of Sorrows)께서는 병은 고쳐졌지만 여전히 병적인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이 여인을 위로해주셔야 한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그녀를 위로하고 굳세게 해주신다.
“만일 그랬다면, 너는 그를 알지 못하고 사랑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지금도 그를 섬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할 일이 얼마나 많으냐!
너도 보다시피 우리는 그것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남아 있었고, 남자들은 도망쳤다. 선에 있어서도, 악에 있어서도 진정 생명을 주는 사람은 항상 여자다. 우리는 새로운 믿음을 낳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의 정배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그것을 맡기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땅을 위하여, 세상의 복지를 위하여 그것을 낳을 것이다.
보아라, 그가 얼마나 미남자인지! 그가 얼마나 미소 짓고 있고, 우리의 이 거룩한 일을 얼마나 간청하고 있느냐! 요안나,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도 그것을 안다. 더 이상 울지 마라.”
“그렇지만 그분께서는 돌아가셨어요! 예, 여기 그분의 모습은 마치 그분께서 여전히 살아 계시는 것 같군요. 그렇지만 그분께서는 더 이상 살아계시지 않아요. 그분 없는 세상은 무엇입니까?”
“그는 돌아올 것이다. 가서 기도하고 기다려라. 네가 더 믿을수록 그는 더 일찍 죽은 자들로부터 일어날 것이다. 이 믿음이 내 힘이다… 그런데 하느님과 사탄과 나만이 얼마나 많은 공격들이 그의 부활에 대한 내 믿음에 가해졌는지 알고 있다.”
요안나는 너무 많은 물을 머금은 백합꽃처럼 수척하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떠나간다.
그러나 그녀가 떠난 다음 마리아께서는 다시 고통에 빠지신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힘을 주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그런데 나에게는 누가 힘을 줄까?”
그분께서는 그 천의 성면을 어루만지며 우신다. 지금 그분께서는 베로니카의 천이 펼쳐져 있는 궤 곁에 앉아 계시기 때문이다.
요셉과 니코데모가 온다. 그런데 그들이 몇 개의 작은 몰약과 알로에주머니들을 가져왔기 때문에 여자들은 몰약과 알로에를 사러 나가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천에 새겨진 얼굴과 어머니의 초췌한 얼굴을 보고 그들의 힘이 쭉 빠진다. 그들은 어머니께 인사드린 다음에 한쪽 구석에 앉아 침묵한다. 그들은 심각하고 침울하다… 그러다가 그들은 떠나간다. 마리아께서는 더 이상 말씀하실 힘도 잃으셨다. 그러나 날이 어두워지고, 무더위를 유발하는 구름 덩어리로 인하여 더 빨리 어두워지자, 그분께서는 더 고통당하신다. 저녁의 어둠은 고통을 당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의 근원이 되는 것처럼 그분께도 그렇다.
다른 여자들도 더 슬퍼하는데, 특히 살로메, 알패오의 마리아, 수산나가 그러하다. 그러나 제베대오와 수산나의 남편과 알패오의 시몬과 요셉이 무리지어 왔기 때문에 마침내 그 여자들에게 위안거리가 생긴다. 요한이 오펠 교외를 지나다가 그들을 발견했다는 것을 설명하는 동안에 제베대오와 수산나의 남편은 그대로 현관홀에 남아 있다.
알패오의 시몬과 요셉은 들에서 시내로 돌아올까, 베타니아에 있다고 추측되는 형제들을 만나러 갈까하고 망설이며 서성거리다가 이사악에게 발견되었다.
시몬이 묻는다.
“마리아 아주머니께서는 어디 계십니까? 저는 그분을 뵙고 싶습니다.”
그는 자기 어머니를 따라 들어와 몹시 슬퍼하고 있는 마리아에게 입 맞춘다.
“너는 혼자냐! 왜 요셉은 너와 함께 오지 않았느냐? 너희는 왜 서로 헤어졌느냐? 너희는 아직도 사이가 좋지 않니? 너희는 그러면 안 된다. 알겠니? 불화의 원인이 없어졌다!”
그러면서 그분께서는 베로니카의 천의 얼굴을 보이신다.
시몬은 그 얼굴을 들여다보고 운 다음 말한다.
“저희는 다시 헤어지지 않았고, 앞으로 헤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예, 충돌의 원인이 없어졌습니다. 그렇지만 당신께서 생각하시는 것처럼은 아닙니다. 지금은 요셉 형이 깨달았기 때문에 그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요셉 형은 밖에 있어요… 그런데 형은 감히 들어오지 못합니다…”
“오! 안 된다. 나는 결코 아무도 두렵게 하지 않는다. 나는 오로지 연민일 뿐이다. 나는 배반자라도 용서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그는 자살했다.”
마리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일어서신다. 그분께서는 몸을 숙이고 걸으시며 부르신다.
“요셉아! 요셉아!”
그러나 요셉은 울음으로 인하여 목이 매여 대답하지 못한다.
그분께서는 유다에게 말씀하시려고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대문으로 가셔서 문틀에 의지하시며 다른 손을 내밀어 그분의 조카들 중 가장 고집 센 그분의 장조카의 머리에 얹으신다. 그분께서는 그를 어루만지시며 말씀하신다.
“내가 요셉에게 기대게 해다오! 내가 이 이름을 내 집의 왕으로 모시고 있는 동안에는 모든 것이 평화였고 고요였다. 그러다가 나의 거룩하신 분께서는 돌아가셨다… 그리고 불쌍한 마리아의 모든 인간적인 복지도 죽었다. 나에게는 내 하느님이자 아들인 초자연적인 복지가 남아 있었다…
지금 나는 버림받은 불쌍한 여인이다. 그러나 만일 내가 사랑하는 한 요셉의―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겠지―품에 안길 수 있다면, 나는 덜 버림받은 것일 것이다. 나는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느낄 것이다.
그러면 나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는 집에 없다. 그렇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그는 일하느라 카나에, 나인에 있지만, 곧 돌아올 것이다…’
요셉아, 오너라. 그가 너에게 미소 지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함께 들어가자. 그는 자기가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려고 그의 미소를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요셉은 그분의 손에 이끌려 들어온다. 그는 그분께서 앉으시는 것을 보자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그분의 무릎에 얹고 흐느끼며 말한다.
“저를 용서해주세요! 저를 용서해주세요!”
“네가 용서를 청해야 할 상대는 내가 아니라 그다.”
“그는 저를 용서할 수 없어요. 칼바리아에서 저는 그의 시선을 끌려고 애썼어요. 그는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았지만, 저를 보지는 않았어요… 그가 옳아요… 저는 너무 늦게 그를 선생으로 알고 사랑했으니까요. 지금은 모든 것이 끝났어요.”
“그것은 지금 시작한다. 너는 나자렛으로 가서 말해라. ‘나는 믿는다.’ 네 믿음은 무한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너는 미래의 사도들의 완전함을 가지고 그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오로지 영혼을 통해서만 알게 될 예수를 사랑하는 공로를 가지게 될 것이다.
“예! 저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속죄하기 위해서요. 그렇지만 저는 그에게서 한 마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러나 저는 그 말을 결코 듣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는 사흗날에 부활하여 그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할 것이다. 온 세상이 그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다.”
“당신께서는 복되십니다. 당신께서는 믿을 줄 아시니까요…”
“요셉아! 요셉아! 내 남편은 네 숙부였다. 그런데 그분은 이것보다 훨씬 더 믿기 어려운 일을 믿었다. 그는 가엾은 나자렛의 마리아가 하느님의 배필이고, 어머니라고 진정으로 믿었다. 그 의인의 조카이며 그와 같은 이름을 가진 너는 왜 한 하느님(a God)께서 죽음에게 ‘이제 그만!’이라고 말씀하시고 생명에게 ‘돌아오너라’ 하고 말씀하실 수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냐?”
“저는 나빴기 때문에 그 믿음을 가질 자격이 없어요. 저는 그분께 불공정했으니까요. 그렇지만 당신께서는… 당신께서는 어머니십니다. 저를 축복해주시고 저를 용서해주시고… 저에게 평화를 주세요…”
“그래… 평화… 용서를… 오! 하느님! 언젠가 내가 말했었다. ‘구속자들(redeemers)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우냐!’ 지금 나는 말한다.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우냐!’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나의 하느님!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요셉아, 가거라. 네 어머니께서는 요사이 며칠간 많이 고통당하셨다. 그분을 위로해드려라… 나는 여기… 내 아들이 남긴 모든 것을 가지고 남아 있겠다… 그리고 내 고독한 눈물이 너에게 믿음을 얻어줄 것이다.
잘 가거라. 내 사랑하는 조카야. 모든 이에게 내가 침묵하고… 생각하고… 기도하고 싶어 한다고 말해라… 나는… 나는 심연 위에서 실 한 가닥에 매달려 있는 가련한 여인이다… 그 실은 내 믿음이다. 너희 믿음의 결핍은―아무도 전적으로 거룩하게 믿을 줄 모르니까―끊임없이 내 실에 부딪친다…
그리고 너희는 나에게 얼마나 많은 피로를 강요하는지 모른다… 너희는 너희가 사탄이 나를 괴롭히는 것을 돕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가거라…”
그래서 마리아께서는 혼자 남아 계신다… 그분께서는 베로니카의 천 앞에 무릎을 꿇으신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아드님의 이마, 두 눈, 입에 입 맞추면서 말씀하신다.
“이렇게! 이렇게! 힘을 얻기 위하여… 나는 믿어야 한다. 나는 믿어야 한다. 모든 이를 위하여.”
밤이 되었다. 별 하나 없고, 어둡고, 무더운 밤이다.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고통과 함께 어둠 속에 남아 계신다.
안식일 낮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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