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4권
5
하느님 뜻의 일치 안에 자리하는 것은 태양 안에 있는 것과 같다.
창조주의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 가르침을 조금씩 주시는 하느님.
하느님 뜻에 대한 지식은 스스로 길을 열어 갈 필요가 있다.
1928년 4월 6일
1 ‘거룩한 피앗’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다. 거룩한 피앗의 일치에 일치하기 위해서, 그리하여 창조주의 뜻과 피조물의 뜻 사이의 일치 부족을 보상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도 속마음으로, ‘내가 내 창조주의 일치 속으로 파고들 정도로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며 이르셨다. “딸아, 영혼이 내 뜻의 일치 안에 자리하는 것은 태양 안에 있는 것과 같다. 태양을 보아라. 태양은 하나이고, 저 높은 곳에서 단 하나의 행위를 한다. 그런데 그 빛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온 땅을 싸안고, 그 자신의 효력으로 셀 수없이 많은 행위들을 빚어낸다.
3 거의 모든 것을, 모든 풀잎을 그 빛으로 뒤덮으며 껴안고, 그 하나하나에게 차례대로 돌아가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너는 무엇을 원하니? 단맛이니? 내가 줄게. 그리고 너는 무엇을 원하니? 열이니? 내가 줄게. 또 너는? 너는 향기를 원하니? 내가 줄게.’
4 빛은 그처럼 각 조물을 위하여 그 자신 전체를 쏟아내며 그 조물의 본성에 어울리는 것을 준다.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따라 생명을 형성하며 자라게 하려는 것이다.
5 그런데, 그 모든 것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이겠느냐? 그것은 태양이라는 구체가 그토록 많은 빛을 품고 있고, 땅 위에 두루 퍼져 있는 만물과 식물의 근원이 되는 씨앗 및 그 좋은 결실을 모조리 품고 있기 때문이다.
6 그런데 여기에 우리 뜻의 일치 안에 살기를 원하는 영혼의 상징이 있다. 아무도 피해 달아날 수 없을 만큼 많은 빛과 모든 피조물의 생명의 씨앗을 품고 있는 ‘영원한 피앗의 태양’ 속으로 떠오른 영혼이다. 그는 그 태양의 빛이 모든 사람을 감싸 기르면서 각자가 창조주께서 원하시는 생명과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받기를 기원한다. 그리하여 그 빛의 영역에서 모든 것이 되어 모든 이에게 그 자신을 내준다.
7 그는 그렇게 우리의 행위를 반복한다. 그것은 하나의 행위이지만 모든 것을 행하며 모든 이에게 자신을 줄 힘이 있는 행위인즉, 각자가 자기의 소유인 양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행위이기도 하다. 사실, 일치가 우리 (성삼위)에게는 본성적인 것이지만 영혼에게는 은총일 수 있는 것이다.
8 우리는 그래서 우리의 일치 안에 사는 사람 안에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러니, 오! 작은 피조물이 자기 창조주의 행위를 반복하려고 우리의 일치 안을 오르내리며 넓히는 것을 보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즐거움이 되는지 모른다!”
9 그 후 나는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복되신 예수님께서 당신 뜻의 나라의 도래를 어떻게 실현시키실까? 피조물이 그분의 뜻에 관한 그 많은 지식을 어떻게 한꺼번에 다 수용할 수 있을까?’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르셨다.
10 “내 딸아, 피조물은 본성상 그 큰 선을, 그 무한한 빛을 한꺼번에 다 수용할 수가 없다. 한 모금씩 한 모금씩 마시되, 첫 모금을 마시고 기다리다가 그 다음 모금을 마셔야 한다. 한꺼번에 다 마시려고 했다가는, 가엾게도! 그 많은 것들 속에 빠져 익사하거나 토해 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먼저 마신 것이 소화되면서 그 생명의 기운이 피처럼 혈관 속으로 흘러들어 온몸에 퍼질 때까지, 그리하여 그 다음 모금을 마실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11 그러한 것이 바로, 내가 내 ‘영원한 피앗’에 대한 가르침을 너에게 조금씩 드러내 보이면서 썼던 방식이 아니냐? 첫 가르침에서 시작하여 둘째와 셋째 등으로 넘어가면서 말이다? 네가 첫째 것을 씹어 삼켜 그것이 피처럼 네 영혼 속에 흘러들 때 내가 둘째 가르침을 준비하였고, 그리하여 내 뜻이 네 안에 생명의 첫 행위들을 이룬 것이다.
12 그러면 나는 창조 사업의 목적을 이루었기에 내 뜻의 영광을 기뻐하였고, 너에게 더 숭고한 가르침들을 주려고 애타게 기다렸다. 네가 어디에서부터 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너를 그것들로 가득 채우기 위함이었다.
13 나는 내 뜻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도 그렇게 할 작정이다. 너에게 주었던 첫 가르침들에서부터 시작하리니, 이는 그 가르침들이 알려지고 스스로 나아갈 길을 만들면서 영혼들을 준비시켜, 그들이 이 첫 가르침들에서 얻은 큰 선익을 보고 서서히 더 많은 가르침에 대한 열망을 키워 가는 것이 나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14 내가 내 뜻에 대한 가르침을 그토록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것은, 내 뜻이 사람이 창조된 일차적인 목적을 내포하고 있고, 사람이 내 뜻 안에서 수행해야 할 것들과 그 생명 자체도 포함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내 뜻이 없는 사람은 참생명이 없는 사람과 같다. 그 대신 그 자신과 상관없는 이질적인 생명을 가지고 있어서 위험과 불행과 비참한 곤궁에 처해 있기 십상이다. 불쌍하게도! 내 뜻의 생명이 없는 사람이라면, 태어나지 않은 편이 나았을 것이다.
15 그런데 그런 사람의 큰 불행은 자기의 참생명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다는 점에 있다. 이제껏 아무도 내 뜻에 대한 지식의 참된 빵을 떼어 준 사람이 없었기에 그 사람 안에 맑은 피를 형성할 수도 내 뜻의 참생명을 자라게 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사람들은 그에게 상했거나 나쁜 약물이 든 빵을 나누어 주어, 그를 죽음으로 이끌거나 건강하고 활기 있고 힘차게 자라나지 못하게 하였다. 내 뜻의 빵은 그 반면에 신적인 힘으로 건강하고 활기 있고 힘차게 자라나게 하지만 말이다.
16 내 뜻은 생명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명을 줄 수 있는 힘이 있다. 내 뜻은 빛이다. 그래서 어둠을 흩어 없앤다. 내 뜻은 무한히 넓다. 그래서 사방에서 사람을 붙든다. 사람에게 힘과 행복과 거룩함을 주어, 만물이 안전하게 그 주위에 있게 하려는 것이다.
17 아! 이 지식들이 얼마나 큰 은총의 재보를 숨기고 있는지, 얼마나 큰 선익을 사람들에게 가져오는지 너는 모르고 있다. 네가 이 지식들이 내 뜻의 나라를 세우려고 길을 열기 시작하는 일에 별 관심이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