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5장/ 6. 예수께서는 돌아가신 뒤에 다시 살아나셔서 사십 일 동안 사도들에게 자주 나타나시어 여러 가지 확실한 증거로써 당신이 여전히 살아 계시다는 것을 보여주시며 하느님 나라에 관..

Skyblue fiat 2021. 5. 13. 11:14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5 장  30세 되던 해의 봄

 

6. 예수께서는 돌아가신 뒤에 다시 살아나셔서 사십 일 동안 사도들에게 자주 나타나시어 여러 가지 확실한 증거로써 당신이 여전히 살아 계시다는 것을 보여주시며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들려주셨다(사도 1, 3)

 

 

예수께서는 승천하시는 마지막 날까지 계속 사도들과 함께 머물러 계셨다. 그분은 그들을 가르치시며 함께 식사도 하시고 기도를 드리셨다. 그분은 사도들과 함께 많은 길들을 거니셨으며 그들에게 반복하여 가르침을 주셨다. 그러나 밤에는 그들이 알지 못하는 다른 곳에 계셨다.

 

예수께서는 사도들을 데리고 여러 차례 예루살렘에 가셨기 때문에 많은 유다인들도 그분의 출현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분은 그곳의 유다인들이 문을 잠그고 집안에 숨어 있는 것을 보셨다.

 

예수께서는 다섯 명의 제자와 함께 동쪽에서 출발하여 베다니아로 향하셨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다른 거룩한 여인들과 함께 예루살렘을 출발하시어 그곳에 이르는 노정에 오르셨다. 그들은 라자로의 집에서 함께 만났으며, 그곳에는 마르타와 막달레나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집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주님께서 그들을 떠나실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한 번이라도 더 그분을 뵙고 작별 인사를 올리기 원하고 있었다. 주님께서 라자로의 집에 도착하셨을 때, 제자들은 사람들을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한 후 정원의 문을 잠갔다. 그들은 선 채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였다. 제자들은 매우 슬피 울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이 떠나시는 일로 몹시 슬퍼하며 울고 있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형제들아, 왜 우느냐?49) 이 여인들을 보아라! 그들은 울지 않고 있지 않느냐?”

 

그리고 그분은 울음을 참고 계신 당신의 어머니를 가리키셨다. 오, 나이 많은 남자들이 그토록 슬피 우는 모습을 본 것은 어찌나 감동적인 일이었던지…

 

나는 주님께서 아주 각별한 작별 인사를 라자로의 집에서 나누시는 모습을 보았다. 주님께서는 우회로를 이용하여 예루살렘을 향해 걸으셨다. 열한 명의 사도들에게 둘러싸이신 채 걸으시는 주님과 상당한 간격을 두고, 사람들이 네 무리로 나뉘어 뒤따라 걷고 있었다. 마지막 무리에 속한 사람들의 수가 가장 많았다. 여인들은 후미에서 따라갔다. 주님께서는 광휘를 발하고 계셨으므로 특별히 눈에 드러나 보이셨다. 나는 제자들도 그분의 그와 같은 모습을 보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은 여전히 예수께서 자신들을 떠나지 않으시리라고 믿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걸었다. “그분은 이미 여러 차례 우리들 앞에서 사라지시곤 했었지.”

 

예수께서 주위를 가리키시며 말씀하셨다.

 

“보아라, 너희들의 가르침을 듣고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믿음을 갖게 될 때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이곳에서 추방시킬 것이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방종한 생활을 하게 되면 그 다음에 불행한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그분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지금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 마지막으로 나와 만찬을 나눌 때 너희들은 더욱 많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예수께서 올리브 산에 오르는 여러 갈래의 길로 열한 명의 사도들을 이끌고 가시는 것을 보았다. 다른 사람들도 무리를 이룬 채 계속 뒤따랐다. 예수께서는 때때로 멈추어 서신 채 그들에게 어떤 것들을 설명해 주셨다. 모두들 매우 두려워하고 있었으며 그중 몇몇은 울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매우 의기 소침한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자주 질문을 드렸으며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여러 가지로 설명해 주셨다. 그러면서 그들은 저녁때까지 걸었다. 종종 그분은 서신 채로 매우 엄숙하게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셨다. 주님께서는 때때로 갑자기 사라지셨다가 다시 나타나시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들은 매우 당황하였다. 그분은 그들에게 작별을 준비시키고자 그렇게 하시는 것 같았다.

 

예수께서 사도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실 집에 가까이 오셨을 때 해는 이미 넘어가고 사방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도 성모 마리아께서 우시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나는 성모께서 과월절 축제 때 열두 살 된 예수를 귀향 길에서 잃으셨을 때와 그분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을 때 이외에는 통절하게 우시는 모습을 못 본 것 같다.

 

나는 주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종려나무를 깔아 놓았던 그 길을 통해 도시(예루살렘 – 역자 주)로 가시는 것을 보았다. 삼사십 명의 제자들이 그 뒤를 따랐다. 몇몇 여인들이 그 뒤를 따라 도시로 갔으며 다른 여인들은 베다니아로 갔다.

 

그들은 관례대로 새벽에 등불 아래서 엄숙하게 기도를 드렸다. 예수께서는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 갈 수위권(首位權)을 베드로에게 주셨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셨다. 날이 밝아 올 무렵에 예수께서는 열한 명의 사도와 함께 만찬을 나누셨던 그 집을 떠나셨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그들 뒤를 바싹 따르셨으며 다른 제자들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무리를 이루어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고요히 잠들어 있는 예루살렘 거리를 통하여 지나갔다.

 

그들은 갈바리아 산으로 가는 길과 연결된 문을 통과하였다. 여기서 그들은 길에서 벗어나 잠시 쉬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 초지(草地)의 나무 아래로 갔다. 그곳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을만한 매력적인 장소였다. 예수께서는 그곳에서 그들과 함께 앉아 그들을 위로해 주시며 가르침을 주셨다. 그러는 사이에 날이 밝아 왔으며 그들의 마음도 더욱 밝아졌다. 그들 생각에 예수께서 여전히 그들 곁에 계실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해가 떠올랐을 때 예수께서는 갈바리아 산과 거룩한 묘소에 이르는 길로 다시 가셨다. 그분은 그곳의 끝 지점까지 가시지는 않고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길로 우회하시어 올리브 산을 향해 가셨다. 그분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어 그곳으로 몰려들었다. 나는 이곳저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들판을 가로질러 그곳으로 몰려오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주님께서 걸으셨던 그 수많은 샛길들을 기억한다. 나는 그 길이 천국 예루살렘에 곧바로 이르게 되는 생명의 길로 여겨졌다. 그 길은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그분께로 인도되어 그분 곁에 있게 된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당신의 사랑을 증거해 주시던 그 길이었다. 주님께서는 그 수난의 길을 홀로 걸으시면서 제자들에게 더욱 오랫동안 사랑을 베푸실 준비를 하셨던 것처럼 보였다. 이제 그분은 당신의 소명을 완수하시고 그 근간을 마무리하시는 시점에서 제자들과 오랫동안 이곳에서 말씀을 나누시었다. 그들은 이제 작별의 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다는 것을 예감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그 시간이 그렇게 빨리 오리라고는 믿지 않았다.

 

태양은 이미 꽤 솟아올라 있었다. 예루살렘의 모든 것들이 활동을 시작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올리브 산에 모인 사실에 대해 소문이 퍼져 갔다. 온갖 유형의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어 여전히 도시를 빠져 나오고 있었다. 멀리서 보기에 그들은 이미 큰 집단을 이루고 있었으며 좁은 길목마다 무리들이 서로 밀치며 법석대고 있었다. 그러나 무리들과 예수 그리고 제자들 사이에는 일정한 간격이 유지되고 있었다.

 

주님께서는 게쎄마니를 향해 가셨으며 올리브 동산이 있는 산정(山頂)까지 가셨는데, 당신이 붙잡히셨던 길로 가시지는 않으셨다. 수많은 군중들이 산의 곳곳마다 마치 행진을 하듯이 여러 갈래 길들을 이용하여 올라오고 있었다. 많은 무리들이 사방에서 숲과 울타리와 담벽을 통과하여 그쪽으로 몰려들었다.

 


49)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은 순례자(기록자인 브렌타노를 의미 – 역자 주)에게 그녀가 본 모든 장면들을 설명해 주었으며 그 상황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제3권, 481면 – 순례자의 각주).

 

 

출처

6. 예수께서는 돌아가신 뒤에 다시 살아나셔서 사십 일 동안 사도들에게 자주 나타나시어 여러 가지 확실한 증거로써 당신이 여전히 살아 계시다는 것을 보여주시며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들려주셨다(사도 1, 3)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