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3 장 29세 때의 과월절부터 마지막 과월절 축제일까지
8. 예수께서는 마르타와 그 여동생과 라자로를 사랑하고 계셨다(요한 11, 5)
라자로는 몹시 앓고 있었다. 그의 자매들은 주님께 방문해 주시길 간청드린 후, 그분이 오시는지 알아보기 위해 예리고까지 자주 마중 나갈 정도로 그분이 오시길 기다렸다. 그러나 그분은 오래도록 오시지 않았다.
많은 무리를 이룬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리고로 모여들었다. 외지(外地)에서 온 바리사이파 사람들도 백여 명이 있었는데 그중의 많은 이들이 요르단 저편의 베다바라와 베다니아 출신이었다. 그들은 분노에 가득 찬 채 예수가 나타나기를 초조히 기다리고 있었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베다니아의 라자로에게 오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곳에서 그들이 보다 조용히 방해받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 다소 짜증스러운 듯이 보였다.
나는 오늘 예수께서 사마리아로 향해 가시는 것을 보았다. 이미 갖가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이르는 길에 여기 저기 모여서 예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베다니아에 있었는데, 그곳에서 라자로의 죽음과 그가 죽고 나서 그의 여동생이 그 집을 나서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은 유다인의 방식대로 라자로에게 향유를 바른 다음 베로 싸서 널빤지 위에 놓았다. 그 집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라자로의 시체는 둥근 모양의 투명한 뚜껑이 달린 나무관에 넣어져서 무덤으로 옮겨졌다. 나는 라자로가 죽은 후 그의 누이동생인 마르타와 막달레나가 기네아와 에즈라엘의 요셉의 상속지에 가까이 있는 그들의 소유지를 향해 베다니아를 떠나는 것을 보았다. 그곳은 그들이 예수와 성가정의 가족들을 종종 대접했던 곳이었다. 그곳에서 예수의 도착을 기다리려는 것같이 보였다.
막달레나는 예수를 뵙고 나서 라자로가 죽었다는 것과 그때 예수께서 그곳에 계셨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녀에게 아직 당신의 때가 되지 않았으며, 라자로가 죽은 것을 그리 걱정하지 말라고 응답하셨다. 그리고 며칠 후에야 그곳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성 요한의 복음서에는 이에 관한 모든 것들이 요약하여 기록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라자로가 위급한 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3주 전에 들으셨고, 그가 죽었다는 소식은 사마리아의 동네에서 들으셨다. 그때 거룩한 여인들이 그분과 함께 있었는데, 그분은 “그는 잠들어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라자로의 소유지에 이르러서야 그가 죽었다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당신이 베다니아로 가시는 것을 너무 오래 지체하신다고 조급해 하며 투덜대는 제자들을 꾸짖으셨다.
예수께서 계셨던 작은 마을과 베다니아 사이에는 많은 초원과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는 그늘진 정원들과 즐길 만한 장소들이 있었다. 나는 주님께서 사도들에게 가르치기도 하시고, 거닐다가 이곳저곳에 앉으시거나, 서 계시기도 하면서 베다니아를 향해 천천히 가시는 것을 보았다.
라자로가 죽은 지 여드레가 되었다. 사람들은 예수께서 오셔서 그를 살려 내시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나흘 동안 그를 묻지 않고 놓아 두었었다.*) 라자로의 자매들이 그들의 소유지로 주님을 맞으러 나갔을 때 그분은 그들과 함께 오시려 하지 않으셨으므로 그들은 돌아와 그를 묻도록 하였다. 베댜니아와 예루살렘에서 온 많은 남녀 문상객들이 관습에 따라 라자로의 죽음을 그의 자매들과 함께 애곡하였다. 여인들은 자매 곁에 앉아 있었고, 남자들은 따로 있었다. 날이 저물어 안식일이 가까워졌을 때, 베다니아 앞에 살고 있는 제베대오의 부인 마리아가 예수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는, 애곡하는 여인들과 함께 앉아 있던 마르타에게 급히 다가와서 그 소식을 그녀의 귀에 대고 전하였다. 나는 곧바로 마르타가 제베대오의 부인 마리아와 함께 집 뒤의 정원으로 가서, 그곳 정자에 혼자 앉아 있던 막달레나에게 예수께서 가까이 오신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막달레나가 우선 주님께 대한 사랑으로 그분을 모시길 원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막달레나는 제베대오의 부인 마리아와 함께 서둘러 주님을 영접하러 나갔다. 그러나 나는 막달레나가 예수께 가까이 가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예수께서 사도들과 제자들을 데리고 다니실 때 매번 그 여인들을 인견(引見)하시진 않았다. 막달레나는 사랑으로 인해 서둘러 한걸음에 예수를 마중하러 나갔고 마르타는 그동안 그곳에 온 여인들과 함께 자리를 같이 하였다.
잠시 후 어두워지기 시작했을 때 막달레나는 여인들에게로 다시 돌아와 마르타의 자리에 앉았고 마르타는 주님을 맞으러 나갔다. 주님께서는 몇몇 사도들과 그곳에 함께 모인 다른 몇몇 사람들과 함께 정원들의 경계선에 있는, 열려 있는 정자 곁에 서서 말씀하고 계셨다. 나는 마르타가 주님과 말씀을 나누고37) 급히 돌아와 막달레나에게 은밀히 말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막달레나는 급히 주님께로 달려갔고 다른 유다인들도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예수께서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둘러싸이신 채 정자 곁에 서 계셨다. 해는 이미 기울어져 있었다. 막달레나는 예수의 발 아래 엎드려 말씀드렸다.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그곳에 있던 유다인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과 예수께서도 비통해 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예수께서 그 정자 안으로 들어가시어 등잔에 불을 켜시고는 사도들과 함께 약간의 빵을 드신 후 그곳에서 매우 오랫동안 가르치시는 것을 보았다. 일부는 정자 밖에까지 서 있었으며 점점 경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중의 많은 사람들이 예수께서 라자로를 살게 하시지 못한 것을 귓속말로 주고받으며 투덜대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또한 주님께서 매우 마음 아파하시는 것과 틈틈이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밤새 그곳에서 죽음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다.
* 따라서 라자로가 죽은 지는 여드레가 되고 무덤에 묻힌 지는 나흘이 된다. 공동 번역 성서, 요한 복음 11장 39절은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벌써 냄새가 납니다”로 되어 있는데, “죽은 지”가 아니고 “묻힌 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공식으로 사용되는 독일 성서(Die BIBEL, Einheitsubersetzung, Katholische Bibelanstalt, 1980, Herder)나, 불어 성서(Nouveau Testament, Nouvelle Version avec glossaire, Les societes Bibliques, 1973)의 경우는 그냥 “나흘이 되어 벌써 냄새가 납니다”, 곧 “Er riechtet aber schon, denn es ist bereits der vierte Tag” 또는 “il sent deja, car c’est le quatrieem jour”로 되어 있다(역자 주)
37) 요한 복음 11장 24절 이하 참조(편집자 주).
출처
8. 예수께서는 마르타와 그 여동생과 라자로를 사랑하고 계셨다(요한 11, 5) | CatholicOne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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