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3 장 29세 때의 과월절부터 마지막 과월절 축제일까지’
1. 그때에 비로소 예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게 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다(마르 8, 31)
예수께서는 이곳 숙소에서 라자로를 만났다. 예수께서는 이미 오래전에 유다를 통해 베다니아에 있는 라자로의 집에서 사도들과 함께 과월절 양을 잡수시게 될 것이라는 말을 전하셨다. 그 일을 위해 몇 가지 약속을 해 놓은 라자로는 최근에 가파르나움에서 예수를 모시고 돌아왔다. 나는 그 말을 하는 것을 잊었었다. 예수를 영접한 라자로는 사도 및 제자들과 함께 과월절 축제(출애급을 기념하는 유다인의 제전 -역자 주)와 관련한 위험에 대해 말씀드렸다. 그는 예수께 과월절 축제 기간에 봉기가 일어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나는 그 반란의 동기에 대해 단지 몇 가지만 기억한다. 라자로는 빌라도가 새로운 성전세를 받으려 하고 있으며 황제에게 동상을 세워 헌납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황제의 영광을 위해 확정된 예물 봉헌 행위를 할 것과 황제에게 일정한 존경의 칭호를 공식적으로 붙일 것을 요구한다는 것을 말씀드렸다. 이러한 일들은 곧 실행될 것 같았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이에 반대하는 봉기를 준비하고 있으며, 수많은 갈릴래아 사람들도 반기를 들고 일어날 참이었다. 그들의 선두에는 믿을 만한 유다인의 지도자인 가울로니테가 서게 될 것이다. 그는 많은 동조자들을 갖고 있으며 노예 제도와 로마의 조세 제도를 거부하는 연설을 하게 될 것이다. 예수께서는 라자로에게 아직 당신의 때가 오지 않았으며 당신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하셨다. 이러한 소요는 다만 일년 후에 있을 훨씬 더 큰 폭동의 징조일 뿐이며, 그때가 오면 사람의 아들32)이 죄인들의 손에 넘겨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오늘 아침 일찍 네 명의 제자들, 곧 시몬과 타대오, 나타나엘, 유다 바르사바를 데리고 광야를 지나 베다니아로 가셨다. 베다니아에서 약 세 시간 걸리는 광야에 목자의 집이 한 채 있었다. 그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개 라자로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이곳까지 막달레나가 요셉의 친척인 마리아 살로메와 함께 예수를 영접하러 왔으며 다른 사람들은 없었다.이들은 예수께 드릴 음료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예수께서 가까이 왔을 때 막달레나는 급히 뛰어가서 그분의 발을 포옹하였다. 예수께서는 잠시 휴식하시며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시고는 베다니아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라자로의 숙소까지 발걸음을 재촉하셨다. 두 여인은 다른 길을 이용하여 그 집에까지 따라왔다.
예수께서 도착하시자 사람들은 정원 밖의 뜰로 뛰어나와 그분을 영접하였다. 라자로는 예수의 발을 씻어 드렸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여러 정원들을 통과해서 숙소를 향해 갔다. 여인들은 베일을 쓴 채 예수께 인사를 드렸다. 예수께서 도착하시자 사람들은 양떼 중에서 특별히 선택하여 울타리가 있는 목초지에 따로 넣어 두었던 네 마리의 과월절 양을 즉시 들여왔다.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고 있었다. 양들의 목에는 작은 화환이 걸려 있었는데 그것은 이곳에 계시던 성모 마리아께서 막달레나와 함께 만드신 것이었다.
예수께서는 안식일 직전에 도착하셨었다. 그래서 그분은 회당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안식일을 지내셨다. 그분은 매우 진지하셨으며 그 기회에 대단히 감동적인 말씀을 주셨다. 예수께서는 안식일의 성서 봉독을 해주시고 그에 대해 가르침을 주셨다. 저녁에 식사를 하시면서 그분은 과월절 어린 양과 당신이 겪으실 앞으로의 고난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
오늘 오후 안식일이 시작되기 전에 예루살렘에서 소란이 이미 있었으나 아직 폭력 사태는 없었다. 빌라도는 안토니오 성(城)의 성벽 위에 마련된 높은 자리에 앉아 있었으며 주위에는 많은 군인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광장에는 모든 백성들이 운집해 있었다. 빌라도가 제정한 새로운 법령이 백성들에게 공포되었는데, 그것은 성전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조세는 넓은 광장과 성전내에 수도 시설을 갖추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황제에 대한 확고한 예우와 칭호, 공물(貢物)에 관해서도 언급되었다. 그러자 군중들 틈에서, 특히 갈릴래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소리치며 웅성거리는 소동이 일어났으나, 잠시 후 다시 잠잠해졌다. 빌라도는 그들에게 경고와 함께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으며 백성들은 투덜거리며 흩어졌다.
예수께서는 베다니아에서 계속 조용히 머무르셨다. 그분은 안식일에 집에서 가르치셨으며, 그리고 나서 그들은 정원을 거닐었다. 예수께서는 여기서도 매우 진지하게 당신이 겪으실 고난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하셨으며, 당신이 그리스도임을 더욱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오늘 아침 다시 제자들과 함께 성전으로 가셨다. 그분이 오신다는 소식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그분이 지나가실 성전의 앞뜰에는 많은 병자들을 데리고 군중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각종 병에 걸린 남자를 들것에 싣고 와서 성전으로 올라가는 길에 놓았다. 예수께서는 그 남자의 병을 고쳐 주셨으며 성전 주위의 많은 병자들과 중풍에 걸린 사람도 치유해 주셨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뒤를 따랐다.
예수께서는 성전에 있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두 시간 동안 희생 제물에 대해 가르치셨다. 그분은, 하늘에 계신 당신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은 피 흘리는 제물이 아니라 회개하는 마음이라고 말씀하셨으며, 곧 성취될 최고의 희생 제물의 징표인 과월절 어린양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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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다니엘서 7장 13-14절 참조(편집자 주).
출처
1. 그때에 비로소 예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게 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다(마르 8, 31)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