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44.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 하느냐?”(마르 8, 29)
예수께서는 오늘 아침에야 비로소 열두 사도와 다른 약 서른 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율리아스로부터 오셨다. 예수께서는 길을 걸어오시는 동안 줄곧 그들에게 미리 준비한 것을 가르치셨고 자주 머물러 계셨다. 저녁에 그분은 사도와 함께 산으로 되돌아가시거나 또는 몇 개의 골짜기와 구릉을 이루고 있는 언덕에 오르셨다.31) 사도들과 제자들은 그들이 마지막 여행에서 보고 듣고 행한 모든 것들을 예수께 말씀드렸다.
날이 새기 전에 그들이 모여 기도하고 나서 어제 설명드렸던 것들 중 몇 가지가 화제에 오르자 예수께서 열두 사도들과 따로 떨어져 있던 나이 든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제자들과 사도들은 자신들이 여기저기서 들었던 예수에 대한 사람들의 구구한 의견들을 말씀드렸다.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라고도 하고 또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말을 다 마치자 예수께서는 그들이 다시 고요해지기까지 잠시 침묵하셨다. 예수께서는 대단히 중요한 일에 직면하신 듯이 진지한 모습을 하셨고 제자들은 기대에 가득 차서 그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때 예수께서 물으셨다. “그러면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아무도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베드로는 즉각적으로 온 힘과 용기를 다해 무리로부터 열렬하게 한 발자국을 걸어나왔다. 그리고 장엄하게 선서하는 손을 들어 올린 채 크고 힘찬 목소리로 단언하였다. “당신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매우 진지하게 그에게 대답하셨으며 그분의 음성은 매우 강력하고 활력이 있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에게 그것을 알려 주신 분은 네 혈육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이시니 너는 복이 있다. 잘 들어라. 너는 반석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나는 베드로가 예수께서 하신 예언의 말씀과 똑같은 영적인 충만 상태에서 천주성(天主性)을 고백하는 것을 보았다. 베드로는 그 말씀을 완전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다른 사도들은 베드로가 그토록 뜨거운 열정으로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외칠 때 당황하여 서로를 바라보았으며 베드로와 예수를 주시하였다.
31) 복음서의 저자들은 이곳을 팔레스티나의 북쪽 경계선에 있는 필립보의 가이사리아로 제시하고 있다(편집자 주).
출처
44.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 하느냐?”(마르 8, 29)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