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7. 예수께서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마태 4, 23)
예수께서는 오후 3시경 다볼 강변의 기슬롯으로 가셨는데, 안드레아와 다른 사람들은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그곳에 먼저 가 있었다. 그곳에는 지방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나는 목자들조차도 지팡이를 들고 오는 것을 보았다. 여행 중인 시돈과 띠로의 상인들도 참석하였다. 그분의 기적과 교훈은 이미 온 나라안에 알려져 있었다. 예수께서 가르치시고자 하는 마을마다 모든 사람이 몰려들었고, 이곳에서 안식일을 지내신다는 소문이 있자 모두가 몰려왔다.
예수께서 나타나시는 곳마다 항상 큰 소동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저마다 뛰어나가 그분을 마중하며 엎드려 절하기도 하고 혹은 그분의 몸에 손을 대기 위해 가까이 몰려들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무리를 피하기 위해 예고 없이 갑자기 왕래하셨다. 그분은 종종 도중에 당신의 제자들과 헤어져 그들을 다른 길로 보내시고 혼자 길을 걸으셨다.
기슬롯은 레위 지파, 곧 메라리 가계(家系)의 레위 자손들에서 떨어져 나간 즈불룬 지파의 도시였다. 이곳에는 그 지방에서 가장 명망 있는 교육관이 있었는데 그것은 대단히 규모가 컸으며 그 안에서는 모든 일을 장엄하게 치르었다. 예수께서 안식일에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 그 지방의 사제들이 시중 들었으며, 두루마리를 펴서 그분께서 원하시는 바를 마주 서서 읽기도 했다. 그분은 내용을 물어 보시고는 그것에 대해 가르침을 주셨다. 성가도 불리어졌으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하는 식은 아니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 가운데서 그분의 음성이 밝게 울려 퍼지는 것을 들었다. 안드레아는 교육관 앞에 인접해 있는 강당에서 어린 아이들을 가르쳤고, 몰려드는 이방 민족들에게 예수께로부터 듣고 또 그가 보았던 것들을 알렸다.
예수께서는 안식일을 회당 안에서 보내셨으며, 많은 병자들을 회당 앞에서 치유해 주셨다. 운반해 올 수 없는 많은 병자들을 치유해 주시기 위해 그들의 집으로 찾아가셨다. 제자들은 병자를 나르거나, 부축해 오고 일으켜 세우거나 자리를 만들며 혹은 말씀을 전하거나 보고를 하는 등으로 그분의 하시는 일을 도왔다.
여행과 자선의 모든 비용은 줄곧 라자로의 재산으로 충당되고 있었으며, 시므온의 아들 오벳이 지출 업무를 맡고 있었다.
그다음 예수께서는 언덕 위에 있는 도시 수넴으로 가셨다. 이곳에서는 엄청난 군중이 예수를 에워쌌다. 그 수는 점점 더 불어났다. 사람들이 사방에서 그분께 몰려들어서 그분 앞에 엎드린 채 새 예언자로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이심을 외쳐대며 환호하였다.
예수께서는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병자를 위로하시며 치유해 주시기 위해 많은 집들을 방문하셨다. 그 도시는 언덕 주위로 여기 저기 흩어져 위치하고 있었다. 도시 위쪽으로 언덕이 있었고, 언덕 위까지 길이 하나 있었는데 위쪽으로 갈수록 집들은 더욱 작고 초라했다. 위쪽은 움막집들만이 있었다. 언덕 꼭대기에는 강론하는 빈터가 하나 있었는데 햇볕을 가리기 위해 말뚝 위로 천막이 쳐져 있었다.
나는 오늘 아침 예수께서 제자들을 거느리시고 그 빈터를 향해오르시는 것을 보았다. 도시 안에는 굉장한 소동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엄청난 수의 병자들을 들것에 실어 와 예수께서 지나시는 길을 따라 산꼭대기까지 눕혀 놓았다. 예수께서는 수많은 무리들이 외쳐대고 있는 길 사이를 지나서 산으로 오르셨는데 그러는 사이에 많은 병자들이 치유되었다. 사람들은 그분의 행적과 가르침을 보고 듣기 위해 천막 지붕 위에까지 올라갔다. 교육장으로 쓰이는 빈터의 아래로 다볼 강의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져 있었다. 예수께서는 이곳에서 사람들의 허영과 교만에 대해 매우 날카롭게 가르치셨다.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지키고 회개하고 마음을 고치는 대신에 예언자이자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에 대해 공허한 소리들을 외쳐대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그것이 자기들의 명예이며 공덕의 결과로 생각하고 있으나 그분이 이 땅에 온 까닭은 그들로 하여금 자기들의 죄를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오후 3시 정각에 예수께서는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세 시간쯤 떨어진, 꽤 크고 사람들이 밀집된 도시를 향해 가셨다. 그 도시의 이름은 울라마였다. 예수께서는 그곳에서 안식일을 보내시고자 하셨기 때문에 그곳 역시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안식일을 지내고 이틀째 되던 날,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먼저 떠나 보내신 다음 정오경에 그 도시를 조용히 빠져 나가셨다. 그분은 당신의 일을 준비할 때가 되었음을 알고 계셨다. 예수께서는 커다란 소동 때문에 갈릴래아를 떠나고자 하셨다. 나는 그분이 길을 가는 도중 곳곳에서 쉬실 때나 제자들에 둘러싸여 계실 때나 항상 그들을 가르치는 것을 보았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아침에 어머니의 집에 당도하셨다. 그들은 밤새도록 걸어온 것이다.14)
성모 마리아께서는 가계를 꾸리지 않으셨다. 그녀는 가축도 토지도 없었다. 마리아는 과부로서 친구들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계셨으며, 그녀가 하는 일은 작은 막대들로 실을 잣고 꿰매고 직물을 짜며, 기도하고 다른 부인들을 위로하며 가르치는 것이었다.
예수께서는 도착하신 날 아침 혼자서 어머니 곁에 계셨다. 성모 마리아는 아들의 가르침과 기적으로 온 나라 안에 커다란 소동이 일어났기 때문에 그분 앞에 닥칠지도 모르는 큰 위험을 염려하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녀의 귀에는 항상 예수의 면전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자들의 불평과 험담이 들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제 이곳을 떠나 유다로 내려가야 할 때가 왔으며, 과월절이 지나면 그들은 당신에 대해 더 크게 분노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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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에메릭에 의하면 예수께서 공생활을 하신 3년 동안 성모 마리아께서 사시는 집은 가파르나움에서 동쪽으로 곧 베싸이다 방향으로 걸어서 약 45분 걸리는 곳에 있었다고 한다(편집자 주).
출처
7. 예수께서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마태 4, 23) | CatholicOne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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