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2장 / 3. 요한이 대답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 30)

Skyblue fiat 2021. 3. 9. 05:34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3. 요한이 대답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 30)

 

 

 

 

 

나는 최근에 요한이 매우 슬퍼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시간은 이제 곧 지나갈 것이며, 그는 더 이상 자기 일에 용기를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다시 그가 극심한 압박을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예리고와 예루살렘 그리고 헤로데로부터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몰려와서 그를 세례 장소로부터 몰아내려고 했다. 나는 요한이 매우 슬퍼하며 위축되어 자기 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다. 그는 예수께서 세례를 받기 위해 오시기를 갈망했고, 다음에 모든 것을 그분께 맡기고 순종한 후 자신이 더 이상 박해자들 밑에 있지 않게 되기를 기대했다. 그의 제자들은 그 일로 매우 슬퍼했고 요한이 자기들을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이 무렵 예수께로부터 세례를 받도록 권고받은 더욱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요한에게 도착했다. 예수께서 가까이 오셨다는 소식을 듣자 요한은 다시 새로운 용기를 얻어 세례를 베풀었다. 요한은 메시아에 대한 훌륭한 가르침을 간직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이제 곧 그분에게 길을 비켜 드려야 할 것도 알고 있었다. 요한은, 자기 제자들이 그 때문에 모두 슬픔에 잠길 정도로 그분에게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 더욱이 그가 예수께서 언제 오실지 모르기 때문에 열정적인 활동의 힘을 잃었다가도 이제 다시 그분이 오신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새로운 용기를 얻는 모습은 아주 감동적이었다. 나는 여드레나 열흘 후에는 예수께서 그곳에 도착하시리라고 생각한다. 요한은 예수께 대한 사랑이 너무 열절(烈節)했기 때문에 그분이 바로 메시아라고 분명히 말씀해 주시지 않는 것을 초조히 여겼다. 그것은 아주 인간적인 일이었다. 요한이 안내자들에게 세례를 주는 동안에 예수께서 가까이 오셨다는 확증을 갖게 되었다. 왜냐하면 빛나는 구름이 그들 위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주위에 서 있는 제자들과 함께 예수의 얼굴이 나타나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요한은 말할 수 없는 기쁨과 동경에 가득 차서 주님께서 오시는지 먼 쪽을 자주 바라보는 것이었다.

 

라자로보다 빨리 걸었던 예수께서는 그보다 두 시간 정도 앞서 요한이 세례를 주는 장소에 도착했다. 예수께서 역시 세례를 받고자 요한에게 가고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 속에 끼어 세례 장소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의 시간은 동이 틀 무렵의 시간이었다. 그들은 그분이 누구인지 몰랐으며 예수께서는 그들과 더불어 길을 걸으셨다. 그러나 그들은 곧 그분을 돌아보곤 했는데, 그것은 예수께로부터 눈에 띄는 남다른 풍모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아침녘이었다. 그곳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요한은 영감에 싸여 메시아께서 가까이 오심과 회개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그분에게 길을 비켜 드릴 것에 대해 가르치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경청하는 사람들의 무리 속에 함께 서 계셨다. 요한은 그분이 가까이 오고 계신 것을 감지하고 있다가 그분을 보게 되었으며, 다른 때와는 다른 기쁨과 열정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가르침을 멈추지 않았고, 이어서 세례를 시작했다. 그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고 난 후, 예수께서 세례받는 사람들의 행렬과 함께 세례를 위해 못으로 내려가셨을 때는 거의 열시가 다 된 때였다.

 

요한이 세례를 베풀며 한 말을 나는 더 이상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대략 이러했다.

 

“야훼께서 당신에게 케루빔과 세라핌을 통해 지혜와 정기(精氣)와 강건(强健)의 축복을 내리시기를!”

 

나는 마지막 말이 이 세 마디였는지 더 잘은 모르겠으나, 그것은 영(靈)과 혼(魂) 그리고 육신을 위한 세 가지의 은총을 말하는 것이었다. 또한 그 안에는 주님께 영과 혼과 육신을 새로이 되돌려 드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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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야훼라는 말은 19세기 초에 모호하게 사용되었다. 그리스도의 시대에 그것은 분명히 통례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았다. 세례자 요한은 아마도 “아도나이(Adonai, 주님)”라는 표현을 썼을 것이다(편집자 주).

 

 

출처

3. 요한이 대답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 30)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