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1927년 8월 12일
하느님을 이기는 집요한 기도의 위력.
자연력의 맹위. 세 개의 작은 분수.
또 하나의 세계 대전을 준비하는 자들.
1 그분 부재의 무서운 악몽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압박감과 고뇌에다 정신에 병마저 든 것 같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는데, 흠숭하올 예수님은 나를 그 끔찍한 압착기로 내리누르신 뒤, 극도의 고통 중에 있음을 보시고 가엾게 여기시며 팔로 껴안아 주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불쌍한 딸아, 얼마나 괴로우냐! 용기를 내어라. 네가 이처럼 극도의 괴로움에 떨어져 있는 것은 나의 바람이 아니다. 너는 너무 짓눌려 있다. 하지만 위로를 받을 터이니, 너의 속마음이 거룩하신 임금님 앞에서 끊임없는 말이 되고, 끊임없는 행위가 될 것이다.
3 그리고 하느님 앞에서 끊임없이 말하는 것, 끊임없이 내 ‘거룩한 피앗의 나라’를 원하는 것은 확실한 승리를 가져올 보증이다. 너는 그러니 이미 승리했거나 이제 막 승리하려고 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4 지속적인 행위와 말은 하느님 앞에서 승리 본연의 힘을 얻는다. 그리하여 영혼은 승리의 힘을 얻는 반면 하느님은 저항력을 잃으시는 것처럼 보인다. 상호 교환이 일어나, 하느님은 무장해제를 하시고 영혼은 하느님의 무기로 무장하는데, 지고하신 분께서는 그래도 저항하지 못하신다.
5 너는 내 영원한 뜻의 나라를 내게 끊임없이 간청하는 것이 하찮은 일로 보이느냐? 모든 피조물 사이를 돌아다니는 것이, 또한 존귀하신 천상 여왕님의 사랑과 고통의 바다 안에서와 같이 내가 구원 사업을 통하여 이룬 모든 업적 안에서 거듭거듭 내 나라를 간청하는 것이?
너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찾지 않고 너의 순례를 하고 또 하면서, 내 뜻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그들을 지배하며 다스리기를 간청하고 또 간청하는 것이?
6 여기에는 인간적인 것도 사사로운 잇속을 차리는 마음도 들어 있지 않다. 더없이 거룩하고 신성한 기도 행위만 있을 뿐이니, 이는 땅의 기도가 아니라 하늘의 기도이고, 따라서 가장 순수하고 가장 아름다우며 무적의 막강한 기도다. 오직 하느님의 영광에 대한 관심만이 그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7 지금까지 그리도 끈질기게 내게 기도한 사람은 없었다. 내 엄마는 구원 사업을 위하여 그리도 집요하게 기도하신 끝에 결국 승리를 거두셨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구원 사업을 위한 것이었다. 내 뜻의 나라를 위해서는 지금껏 아무도 하느님을 이길 만큼 집요한 기도를 바치지 않은 것이다.
8 그러므로 너의 그 끈질긴 간청은 여러 가지 의미를 표현한다. 맹위를 떨치는 모든 자연력도 많은 것의 표현이다. 이 시대에는 자연의 모든 원소들이 사나운 기세로 유익한 것을 실어 나르는 사자(使者)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내 나라의 재정립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내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다시없이 큰 일이니 만큼, 땅을 정화시킬 자연력의 맹위 또한 필요한 것이다.
9 이 때문에 나는 네가 너무 짓눌려 있지 않고, 너의 그 끊임없는 비상과 집요한 간청을 계속 유지하기 바란다. 그러면 완전한 힘을 얻어 ‘지고한 피앗의 나라’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10 나는 그래서 계속 기도하였다. 그때 내 머리 위에 한 손이 놓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손에서 세 개의 작은 분수가 나오고 있었다. 하나는 물을 내뿜는 분수였고, 또 하나는 불을, 또 하나는 피를 내뿜는 것으로서 이 분수들이 땅을 뒤덮어, 사람들과 도시들과 나라들을 휩쓸어 가고 있었다.
11 앞으로 닥칠 그 재앙들을 보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었으므로, 나는 사랑하올 예수님께 부디 노여움을 푸시도록 간청하였고, 사람들이 재앙을 면할 수 있도록 내게 고통을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12 “딸아, 물, 불, 피가 하나로 결합되어 정의의 심판을 내릴 것이다. 모든 나라들이 무기를 들고 전쟁을 벌일 터라, 이것이 하느님의 의노를 더욱더 키우고, 자연력으로 하여금 사나운 기세로 그들에게 앙갚음을 하게 할 것이다.
그런즉 땅은 불을 뿜어내고, 바람은 세찬 물 분수를 곳곳으로 보내고, 전쟁은 인간의 피로 분수를 이루리니, 많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도시와 지역들이 파괴될 것이다.
13 얼마나 악의에 찬 죄악인지! - 저들은 하나의 전쟁과 그 뒤를 이은 재앙들을 겪고 난 후에도 더욱 무서운 또 하나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마치 오직 한 사람을 옮기는 것처럼 거의 온 세상을 옮기려고 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죄가 그들의 뼛속까지 깊이 파고들어, 본성 자체를 죄로 바꿀 지경이 되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겠느냐?”
14 오! 그 말씀을 듣고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예수님께 제발 정의는 제쳐두시고 자비를 이 현장에 들여보내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그리고 ‘만약 산 제물이 필요하시다면 제가 여기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사람들이 재앙을 면할 때까지 (산 제물로 있겠습니다). 이 청을 들어주지 않으시려면 저를 이 땅에서 데려 가 주십시오. 더 이상 여기에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15 당신의 부재는 저에게 계속적인 죽음을 주고, 재앙들은 저를 고문하듯 몹시 괴롭힙니다. 그럼에도 저의 고통으로 우리 형제들의 고통을 면해 줄 수 없다면, 제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부디 노여움을 가라앉히시고, 당신의 이 작은 딸을 만족시켜 주십시오.’
16 그 순간, 어떻게 그리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나 자신이 고통에 둘러싸인 느낌이 들었고, 이는 얼마 동안 겪은 적이 없는 고통이었다. 내가 겪은 그것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것으로 말미암아 저 심각한 재앙들 중 적어도 일부는 면제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