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신비한 도성
MISTICA CIUDAD DE DIOS
VIDA DE LA VIRGEN MARIA
가경자 아그레다의 마리아
Maria de Jesus de Agreda
제 7 장
십자가의 길
빌라도는 큰소리로 우리 구세주의 사형선고를 군중에게 내렸습니다.
집행관들은 무거운 십자가를 주님의 상처 입은 어깨에 올렸습니다. 주님이 십자가를 지탱할 수 있도록 양손의 밧줄을 느슨하게 했습니다. 몸을 묶고 있는 밧줄을 그대로 놔두고 밧줄의 양끝을 집행관들이 잡아 주님을 끌어당길 수 있게 했습니다.
목에는 밧줄로 고리를 만들어 두 개나 걸고 목을 양방향으로 끌어당기도록 했습니다. 십자가는 15피트(4미터 50센티)의 길이로 굵고 무거운 목재입니다. 앞서가는 자들이 주님의 사형을 선포하고 처형 집행관들과 병사들이 소용돌이처럼 우왕좌왕하며 시끄럽게 환성을 지르면서 빌라도 관저를 나와 골고타 산을 향하여 예루살렘의 시내를 지나갑니다.
우리 주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는 옮겨져 오는 십자가를 보시고 매우 기뻐하시며 자신의 신부를 맞이하듯 다음과 같은 인사를 합니다.
“아아, 나의 사랑하는 것이여, 나의 갈망을 채우는 것, 나에게 오라, 너를 양손으로 안을 것이다. 제단 위에 놓이는 것처럼 내 양손이 네 위에 닿을 때 인류와의 영원한 화해의 희생으로서 영원하신 아버지께서 받아주신다. 네 위에서 죽기 위해 나는 하늘에서 내려와 죽을 운명인 육체를 내 것으로 했다. 너는 내가 즉 모두를 이기는 목자이고 선택된 사람들을 천국에 들여보내기 위해 문을 여는 열쇠이고 아담의 죄지은 아들들이 자비를 찾아내는 성소이고 가난한 자에게 주는 재산을 넣어두는 보물창고이다.
나의 친구들이 사람들이 주는 불명예와 견책을 기뻐하며 구하고 받고 먼저 가는 나의 뒤를 쫓아오기를 원한다. 아버지이신 영원하신 하느님을 천지의 주님으로서 흠숭하고 거룩하신 뜻에 몸을 맡겨 이 십자가 나무를 나의 무죄, 유한한 인성(人性)의 희생을 위해 어깨에 걸고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기뻐하며 받겠습니다. 오늘부터 사람들은 이미 종이 아니라 나와 같이 하느님 왕국의 아들과 딸이 되어 상속인이 됩니다(로마 8,7).”
계시와 지력에 의해 성모님은 주님을 뚜렷이 볼 수 있었고 주님의 마음 속 기도를 전부 들었습니다. 십자가를 우리 구세주가 지시자마자 무한한 가치를 받은 것도 알았습니다. 아드님을 따라 성모님도 십자가를 기뻐하며 받고 구세주의 공동구속자로서 기도를 바쳤습니다.
주님의 사형선포를 사방에 퍼뜨리는 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성모님은 항의하고 거룩하신 아드님을 찬미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고통을 감수하고 육체의 휴식, 영양 수면을 전부 거부하고 영혼의 안락함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이 휴식을 가져다주신 때에만 감사하게 받고 슬픔과 괴로움을 더욱 받기 위해 원상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유다인의 악의에 찬 행동, 인류의 궁핍과 장래의 멸망의 위협과 사람들의 배은망덕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욱 깊이 느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성모님을 통해서 루치펠과 수하들에게 행하신 기적을 알려드리죠. 용(악마)과 부하들은 주님의 겸손을 이해하지 못하고 주님의 수난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십자가를 받으시자 이상하게도 흔들흔들 진동하기 시작해 놀라움과 혼란과 충격을 받습니다.
지옥의 통치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의해 철저하게 붕괴되고 암흑의 왕인 악마는 이러한 사태를 감지하여 지옥의 굴을 향하여 날아 도망치려고 합니다. 그러한 사태를 보고 계신 성모님이 하느님의 지시를 따라 하느님의 능력을 가지고 지옥의 군대세력을 차단합니다.
주님 수난의 골고타 산의 최후까지 지켜보도록 명령합니다. 악마들은 하느님의 능력을 느끼고 성모님의 명령을 따라 영원한 지혜이신 하느님의 승리를 지켜보기 위해 극형을 받은 죄인처럼 낙담과 두려움으로 터벅터벅 행렬로 들어갑니다.
집행관들은 인간다운 동정이 조금도 없이 거칠게 구세주를 질질 끌고 갑니다. 어떤 자는 앞으로 어떤 자는 위로 주님을 끌어당깁니다. 끌어당겨져서 무거운 십자가에 눌린 주님은 비틀거리고 몇 번이나 쓰러집니다.
자갈길에 무릎이 세게 부딪칠 때마다 상처는 점점 더 커집니다. 무거운 십자가도 어깨에 깊이 파고듭니다. 쓰러질 때 십자가가 머리에 부딪혀 가시관의 가시가 깊이 박힙니다.
악마의 앞잡이들은 조롱하고 저주하고 침을 뱉고 흙을 주님의 얼굴에 뿌려 눈을 덮습니다. 주님을 빨리 죽이고자 사람들은 주님이 숨쉬는 여유조차도 주지 않습니다. 이미 두세 시간 고문을 받은 주님의 거룩하신 몸은 약해지고 상처투성이 고통과 슬픈 나머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성모님은 요한과 신심 깊은 여인들과 함께 군중의 소용돌이 속을 헤쳐 나가고 계십니다만 거센 파도 같은 군중 속에서는 주님께 가까이 도저히 갈 수가 없습니다. 성모님은 영원하신 아버지에게 십자가 밑에서 아드님의 죽음을 지켜볼 수 있도록 기도하자 들어 주십니다.
천사들은 옆길로 성모님 일행을 데리고 가서 주님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합니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아무 말하지 않고 서로 마음의 슬픔을 나누어 가지십니다.
집행관들이 길을 서두릅니다. 성모님은 마음속으로 주님에게 부탁합니다.
“당신 자신은 십자가를 들어 올리지도 못하며 천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안되기 때문에 주님이 누군가의 도움을 얻을 수 있게 잔혹한 집행관들이 생각하게 하도록.” 이 부탁을 들어주시어 키레네 인의 시몬이 주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게 됩니다(마태 27,32). 바리사이파인들 중에는 주님에게 동정을 하는 자들도 있었을 것이고 십자가에 매달기 전에 죽어서는 안되므로 걱정한 사람들도 있었겠죠.
성모님의 슬픔은 인간의 지식을 초월합니다. 주님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으면 성모님은 오래 살수 없었겠지요. 마음속으로 주님께 이야기하십니다.
“나의 아드님이신 영원하신 하느님, 내 눈의 빛, 내 영혼의 생명이여. 아담의 딸인 내가 십자가를 들기도 하고 지기도하는 것을 도울 수 없다는 괴로움을 나의 희생으로서 받아주십시오. 당신이 인류를 사랑하기 때문에 십자가 위에서 임종하시도록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죽어야만 합니다. 아아, 죄(罪)와 의(義)의 중개자여! 많은 고통을 받으시고 두려워해야 할 무례를 범해도 자비를 구하는 분이시여!
아아, 애덕(愛德)은 끝이 없는가! 그 정도의 고문과 모욕을 용서하고 보다 많은 효과를 올려야만 하는가! 사람들을 멸망에서 구하기 위해 희생제물이 되신 당신을 따라 사람들의 마음에 호소하는 자는 누구인가!”
모후의 말씀
수난과 죽음의 비밀은 유일하고 참 사랑의 길은 십자가인 것도 초대받은 자 모두가 선택받지 않은 것을 당신은 납득했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을 따르고 싶은 자는 많지만 주님을 진짜 닮은 사람은 적습니다. 십자가의 고통을 느끼자마자 십자가를 버립니다. 영원하신 진리를 잊고 육욕을 찾아 육신의 기쁨에 빠져드는 자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명예를 열심히 구하고 불명예로부터 멀어집니다. 부를 구하고 빈곤을 비난합니다. 이 같은 사람들은 주님의 십자가의 적입니다(필립 3,18).
또 하나의 속임수가 세상에 퍼져 있습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따르고 있다고 상상하고 있습니다만 고통스럽지 않고 노동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죄를 범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자기희생과 고행을 피한다고 하는 현명함 또는 자기애를 완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아드님이 구세주뿐만이 아니라 선생이기도 한 것을 생각하면 이 사람들은 틀림없이 알겠지요. 주님은 사람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시고 누구보다도 완덕의 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육체적으로 쉬운 생활이 아니라 노동과 고통의 생활을 선택하셨습니다.
주님은 악마와 육욕과 사리사욕을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즉 십자가, 노동, 보상, 고행과 모욕의 감수에 의해 승리를 얻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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