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권-16, 하느님의 뜻 영성으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이 큰 성덕에 이르기도 하고 멸망하기도 하리라.
1923년 9월 21일
1. 다정하신 예수님이 계시지 않아 매우 괴로웠다. 내게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았고, 귀양살이 중인 이 작고 하찮은 것에게 그분께서 돌아오시리라는 희망마저 거의 접은 터였다.
2. 삶을 함께해 오신 분을, 그리하여 바로 내 생명이셨던 분을 다시는 뵙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느꼈으니, 내 생명이 사라져 내게서 떨어져 나간 듯한 것이었다.
3. ‘제 예수님, 당신께서 너무 잔혹하게 저를 죽이고 계십니다! 당신없이는 지옥 고통을 느낄 따름인데, 이는 죽어가면서도 살아 있지 않을 수 없는 고통입니다.’
4. 그런데 그토록 괴로운 상태로 있노라니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나오셨다. 한 팔을 뻗쳐 나를 껴안으심으로 다시 생명을 주시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5. “딸아, 내 뜻은 정의로 너를 다루고자 하였다. 이는 너의 충실성을 시험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으니, 나의 모든 사업에는 내 속성들이 다 작용하기 때문이다.
6. 그리고 몇 세대 사람들이 내가 네 안에 쏟아 부은 모든 것을 보고 놀라워하면서 ‘당신께서 이토록 많은 것을 주셨으니 어떻게 그녀가 이 모든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하고 말할 때, 내 정의가 너에게 겪게 한 시험들을 보여 주고 이렇게 말하려는 것이다.
7. ‘나는 그 영혼에게 내 정의의 불길을 겪게 하였고, 그가 충실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로 인해 내 사랑이 끊임없이 이어진 것이다.’
8. 게다가, 무엇보다도 우선, 내 사랑이 너를 정의로 다루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너에게 겪게 한 그 수많은 시험들이 너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더냐?
9. 둘째는 십자가였다. 십자가가 엄한 정의로 너를 다루었으니, 내 뜻이 내 사랑과 내 십자가에 끌리다시피 네 안으로 내려가서 너를 이 뜻 안에 살게 하기를 원할 정도였다.
10. 한데 내 뜻 역시 내 사랑과 십자가에 뒤지기를 원치 않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일을 확실히 하려고 정의로 너를 다루면서 철저히 너에게서 떠나 있었다는 것이다. 네가 나 없이도 내 뜻 안에서 계속 날아다니는지 어떤지 보기 위해서 말이다.”
11. 이 말씀을 듣고 나는, “당신 없이 제가 어떻게 계속 그럴 수 있었겠습니까? 빛이 없어서, 날기를 시작해도 끝내지 못하곤 하였습니다.
12. 저에게 모든 것을 있게 하고 모든 이를 위하여 활동하게 함으로써 창조주와 모든 피조물 사이의 모든 관계를 맺게 하시는 분이 저와 함께 계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3. 저의 정신은 아무도 못 본 채 텅 빈 공간 속을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그럴 수 있었겠습니까?” 하고 반문하였다.
14. 그러자 예수님은 , “너의 시작이 그렇게 하는 것이었고 끝내지 못하는 것으로 인한 고통이 그것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그런즉 여기에는 용기와 충실성이 필요한 것이다.”하셨다.
15. “약간의 시험만 있어도 인간은 항상 더욱 든든하고 확실해진다. 하물며 모후이신 내 엄마도 그것을 면하실 수 없었거늘, 네가 어찌 면하기를 원할 수 있겠느냐?”
16. 얼마 뒤 그분께서 다시 오셨는데 나의 내면에서 둥근 공 모양의 원(圓) 중심에 모습을 나타내시고 영혼들을 초대하시며 그 위로 올라와서 걸으라고 하셨다. 나는 올라갔고, 다시는 결코 내려오지 않았다.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의 말씀이 들렸다.
17. "딸아, 이 원은 나의 영원한 뜻이니, 영원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포괄하고 있다. 이 원 안에 있는 일체는 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청하려고 내 인성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행한 모든 것이다.
18. 그리하여 모든 것이 준비되고 행해졌다. 문을 열고 이 뜻을 인간에게 알려 소유하게 하는 일만 남아 있다.
19. 내가 인간을 구원하려고 세상에 왔을 때에, 한 예언자가 나에 대해 말하기를 나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이 구원을 얻기도 하고 멸망하기도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의 이 뜻으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이 위대한 성덕에 이르거나 - 왜냐하면 나의 뜻은 전적으로 거룩하므로 - 멸망하기도 할 것이다.
20. 보아라, 이 원 위를 거닐며 잇달아 빙빙 돌 때 긴요한 것은 원 밖을 보지 않고 안을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원 속에는 빛과 지식과 나의 힘과 행위들이 도움과 매력과 생명으로 있어서 영혼들이 그들 안에 내 뜻의 생명을 받을 수 있지만, 밖에는 이런 것이 하나도 없고 어둠만 있기에 깊은 구렁 속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21. 그런즉 너는 주의를 기울여라. 항상 나의 뜻 안에 눈길을 두고 있으면, 내 뜻 안에서의 삶 은총이 가득한 사람이 될 것이다.”
16권-17, 하느님의 뜻은 전지전능하여 어디든지 있지만 이 뜻의 생명 안에는 자신의 생명을 기르지 않는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셈이 된다.
1923년 10월 4일
1. 그분의 부재 고통으로 전신이 망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다, 다시는 내게 오시지 않으리라는 슬픈 생각마저 들었다. 오! 내 온 생명, 내 행복, 내 모든 선을 이루시는 분을 다시는 뵙지 못하리라고 생각하니 얼마나 가슴이 꿰찔리는 느낌이던지!
2. 그런 고뇌에 시달리고 있노라니,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기척을 내시며 이르셨다.
“딸아, 내 뜻이 너의 영혼 안에 있고, 네 모든 행위에 생명을 주면서 자신의 중심에서 사는 것처럼 그 생명을 펼치고 있는데, 어떻게 내가 너를 떠날 수 있겠느냐? 땅 위의 한 지점에 내 생명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 만약 이 생명이 거기에 없다면, 내 정의가 땅을 초토화할 만큼 맹렬한 격노를 퍼붓지 않겠느냐?”
3. 나는 이 말씀을 듣고 의아해하면서 “저의 예수님, 당신의 뜻은 어디든지 있습니다. 없는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제 안에만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설명해 주셨다.
4. “사실 내 뜻은 그 무한성과 전지(全知)와 능력으로 어디든지 있다. 여왕처럼 모든 것을 자기에게 굴복시키면서 아무것도 그의 제국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사람이 그 안에서 자신의 생명을 기르는 그런 생명으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내 뜻의 생명 안에서 자신의 생명을 형성하면서 땅에서도 이 거룩한 뜻의 생명을 기르는 사람, 곧 내 뜻을 이루는 사람에게만 이 뜻이 그 사람의 생명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하지 않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내 뜻이 존재하지 않는 셈이 된다.
5. 어떤 사람이 방 안에 물이 있으나 마시려고 하지 않고, 불이 있으나 다가가서 쪼이려고 하지 않고, 빵이 있으나 먹지 않으려고 한다면, 사람에게 생명을 줄 수 있는 이 요소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취하지 않은 탓에, 목말라 죽거나 얼어 죽거나 굶어 죽을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너무 조금 밖에 취하지 않아서 병약해진다. 그런가 하면 날마다 이를 취하여 건강하고 튼튼한 이들도 있다.
6. 따라서 사람이 하나의 선을 소유하고 있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그의 뜻이 그 선을 취하기를 원하는지 아닌지, 또 어떤 방식으로 취하기를 원하는지에 있다. 그 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7. 내 뜻도 그렇다. 내 뜻이 영혼의 생명이 되기 위해서는 영혼이 자기의 뜻을 내 뜻 안에 사라지게 해야 한다. 더 이상 그의 뜻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내 뜻이 원초적 행위로서 영혼의 모든 행위들을 떠맡고 그 자신을 영혼에게 준다.
8. 어떤 때에는 물이 되어 이 거룩하고 천상적인 물로 영혼의 목마름을 풀어 주고, 어떤 때에는 불이 되어 영혼의 몸을 따뜻하게 해 줄뿐더러 그의 인간적인 요소를 태워 없애 영혼 안에 내 뜻의 생명을 재건하고, 또 어떤 때에는 음식이 되어 영혼을 살찌우며 강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9. 오! 그런데 자기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오직 내 뜻에게만 다스릴 권리를 주는 사람을 찾아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의 뭔가를 가지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내 뜻은 그들을 완전히 다스릴 수 없고, 따라서 내 뜻의 생명을 그들 안에 기를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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