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46~p54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154. 카이사리아에서 갤리선 노예들에게 말씀하시다
1945. 5. 4.
예수께서는 넓고 아름다운 광장 가운데에 계신다. 거기서부터 아주 넓은 길이 뻗어나가는데, 그 중 한 갈래는 거의 해변까지 이어져 있다. 갤리선 한 척이 방금 전에 항구를 떠나 바람과 노질을 통하여 먼 바다로 나가고 있다. 다른 갤리선 한 척은 돛들을 접고 적당한 위치로 배를 회전시키려고 한 쪽의 노들만 움직이는 것을 보아 그들은 입항하려고 조종하고 있다.
광장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항구가 가까이에 있음이 틀림없다. 광장 옆에는 넓은 집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데, 그 집들의 외벽의 공통된 특징은 뚫린 구멍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상점들은 없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당신께서는 동쪽으로 가는 대신 이리로 오기를 원하셨는데, 여기는 이교도 구역입니다. 당신께서는 누가 여기서 당신의 말씀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베드로가 힐난조로 말한다.
“우리는 저기 저 해변 모퉁이로 가자. 나는 거기서 말하겠다.”
“당신께서는 파도들에게 말씀을 전하시려고요?”
“파도들도 하느님에 의하여 창조되었다.”
그들이 간다. 그들은 지금 항구가 보이는 모퉁이에 있는데, 그들이 방금 전에 본 갤리선이 천천히 들어와서 제 위치에 정박하고 있다. 몇 명의 선원들이 부두에서 어슬렁거리고 있고, 과일 장수 몇 사람이 그들의 물건을 팔 기회를 포착하여 그 로마 배를 향하여 가고 있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예수께서는 벽에 기대서신 채 정말로 물결들을 상대로 말씀하고 계시는 것 같다. 사도들은 이 상황을 달가워하지 않으며 모두가 그분의 주위에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서 있고, 어떤 사람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의자로 사용되는 바위들에 앉아 있다.
“자기가 권세 있고, 건강하고, 행복한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어리석습니다.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나에게 누가 필요한가? 아무도 필요 없다. 나는 아무것도 아쉽지 않다. 나는 자족한다. 따라서 하느님의 명령들이나 도덕법들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나의 유일한 법은 다른 사람들에게 이로울지, 해로울지를 고려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한 상인이 낭랑한 목소리를 듣고 돌아서서 예수 가까이로 오는데, 그분께서는 말씀을 계속하신다.
“지혜와 믿음이 없는 남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만일 그것이 다소간의 큰 권력을 입증한다면, 그것은 또한 악(Evil)과의 관계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몇몇 사람들이 갤리선과 다른 배들에서 내려 예수를 향하여 온다.
“사람이 삶이란 한 순간에는 고요하다가 다음 순간에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의 파도들보다 더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숙고할 때 그는 자기가 하느님과, 그리고 성덕(Virtue)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입의 말들이 아닌 행동들로 드러냅니다. 이처럼 오늘의 권력과 부는 내일의 비참함과 무력함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때 하느님과의 일치를 잃어버린 사람이 무엇을 하겠습니까?
저 갤리선 위에는 어느 날 행복하고 유력했다가 지금은 노예들이 되고 죄인들로 취급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죄인들 즉 이중의 노예들로 말입니다. 인간의 법이 있어 그 위반자들을 벌하기 때문에 그들은 자기들이 헛되이 무시했던 인간의 법의 노예가 됨과 동시에, 뉘우치지 않고 자기들의 죄들을 미워하지 않는 죄인들을 영원히 소유하는 사탄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당신께서 여기 계시다니요. 당신께서는 저를 아십니까?”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오시기 바랍니다. 푸블리우스 퀸틸리안, 보시다시피 나는 이곳에 와 있습니다.”
“그것도 당신께서 여기 로마인들의 동네에 말이죠. 저는 다시 당신을 뵙기를 바랄 수 없었는데 당신의 말씀을 듣게 되다니 대단히 기쁩니다.”
“나도 기쁩니다. 저 갤리선에는 노들에 묶여 있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까?”
“예, 꽤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전쟁포로들입니다. 당신께서는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까?”
“나는 저 배에 다가가보고 싶습니다.”
“따라오십시오. 당신들은 비켜요.”
그가 가까이 와 있던 몇몇 사람들에게 명령하자 그들은 상스런 소리들을 중얼거리며 즉시 물러선다.
“당신은 저 사람들을 그냥 놔두셔도 됩니다. 나는 군중들에게 압박당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요.”
“저는 당신을 여기까지는 오시게 할 수 있지만, 더 멀리는 안 됩니다. 저것은 군용 갤리선이니까요.”
“여기면 충분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갚아주시기 바랍니다.”
예수께서는 다시 말씀을 시작하신다. 그 동안 훌륭한 제복 차림의 그 로마 군인은 그분의 곁에서 마치 보초를 서고 있는 것처럼 서 있다.
“불행으로 노예가 된 여러분, 다시 말해 단 한 번만 노예가 된 여러분, 일평생 노예가 된 여러분. 그러나 여러분의 사슬 위에 떨어지는 모든 눈물방울, 여러분의 살에 고통스러운 자국들을 남기는 모든 채찍질들은 여러분의 수갑들을 풀어주고, 불멸의 것(영혼)을 꾸며주며, 그들에게 하느님의 평화를 열어줍니다. 하느님께서는 가엾고 불행한 그분의 자녀들의 친구이신데, 그분께서는 그들이 이 땅에서 당한 고통만큼의 기쁨을 그들에게 주실 것입니다.”
승무원들 중 몇 사람이 갤리선의 안쪽에서 밖을 내다보며 듣고 있다. 물론 갤리선의 노 젓는 죄수들은 거기 있지 않다. 그러나 예수의 힘찬 목소리는 노걸이 구멍들을 통하여 갤리선 안으로 들어갈 것이 틀림없고, 간조시의 조용한 공기 중으로 퍼져나간다. 푸블리우스 퀸틸리안은 한 군인의 호출을 받고 떠나간다.
“나는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이 불행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불행에 대하여 체념하고 자신의 고통을 하느님을 향한 갈망 안에서 끝냄으로써, 그 고통을 갤리선의 사슬과 인생의 사슬을 빨리 풀어주는 불꽃이 되게 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둡고, 폭풍우가 몰아치고, 두렵고, 고통스러운 날인 우리의 인생을 견뎌냄으로써 하느님의 날, 밝고 평화롭고 두려움 없고 기쁨에 넘치는 날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오, 쓰라린 운명의 순교자들이여, 여러분이 고통 중에서도 착하고 하느님을 갈망하기만 한다면, 여러분은 크나큰 평화, 천국의 무한한 자유 안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푸블리우스 퀸틸리안이 다른 병사들과 함께 돌아오고 노예들이 메고 있는 가마 하나가 그를 뒤따라오는데, 병사들이 그 가마의 길을 터준다.
“하느님께서는 누구십니까? 나는 하느님께서 누구신지 모르는 이방인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누구신지 알지 못하는 정복당한 민족들의 아들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오, 갈리아인들, 이베리아인들, 트라키아 인들, 게르만 인들, 켈트 인들이여, 여러분은 여러분의 숲 속에 가짜 신(a sham god)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혼은 천국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예배의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여러분의 육체 안에 영혼을 넣어주신 참 하느님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 영혼은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영혼과 같고, 여러분을 굴복시킨 강력한 로마인들의 영혼과 같으며, 좋으신 분(the Good One) 즉 참 하느님께서 충실하실 선(the Good)에 대하여 동등한 의무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선에 대하여 똑같이 충실하시오.
여러분이 지금까지 섬겨왔던 하나의 신이나 여러 신들, 여러분의 어머니의 무릎 위에서 그 이름을 배운 신들, 여러분의 고통을 완화시켜주기 위하여 그 신으로부터 오는 어떤 위로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분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된 신, 여러분의 매일의 절망 속에서 아마 여러분이 미워하고 저주하게 된 신은 참 하느님이 아닙니다.
참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고, 경건(Piety)이십니다. 혹시 여러분의 신들이 그러했습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냉혹하고, 잔인하고, 거짓되고, 위선자들이이고, 악하고, 도둑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사랑받을 희망과 이 큰 고통 후의 안식의 보장이라는 최소한의 위안도 없이 여러분을 버렸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신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사랑이시고 경건이시며, 내가 여러분에게 존재하신다고 확언하는 참 하느님께서는 하늘, 바다, 산, 숲, 식물, 꽃, 동물, 사람을 만드신 분이십니다. 자비이시고 사랑이신 그분께서는 이 세상의 불쌍한 사람들을 자비와 사랑을 가지고 다루도록 정복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으시는 분이십니다.
오, 힘센 주인들이여, 여러분 모두가 같은 근원에서 왔다는 것을 생각하시오. 불운으로 여러분의 권력 아래 들어온 사람들에게 잔인하게 행동하지 말고, 범죄로 갤리선의 걸상에 묶이게 된 사람들에게도 인정을 베푸시오.
사람은 여러 번 죄짓습니다. 다소간 은밀한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이것을 숙고한다면, 여러분도 범했지만 처벌받지 않은 죄와 같은 죄를 지은 것으로 인하여 여러분보다 불운하여 처벌받고 있는 형제들에게 정말로 착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정의는 그 판단에 있어 그토록 의심스러운 것인데 하느님의 정의도 이와 같다면, 그것은 끔찍할 것입니다. 무죄하게 보이는 죄인들이 있는 반면, 무죄한 사람들이 죄인들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묻지 맙시다. 그것은 자기들의 동료 인간들을 증오하는 불의한 사람들에 대한 너무 큰 비난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죄짓기는 했지만 그것들의 가벌성을 경감시키는 위압적인 상황 하에서 죄짓도록 끌려들어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갤리선의 책임자 여러분은 인정을 가지시오. 인간의 정의 위에 훨씬 더 높은 하느님의 정의가 있습니다. 왕들과 노예들, 바위들과 모래들을 창조하신 참 하느님의 정의 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노를 젓는 여러분도, 노예들의 책임자들인 여러분도 지켜보고 계십니다.
만일 여러분이 이유 없이 잔인하게 행동한다면, 여러분에게 화가 있을 것입니다. 참 하느님의 메시아인 나 예수 그리스도는 여러분에게 확언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죽으면, 그분께서는 여러분을 영원한 갤리선에 묶어놓고, 피로 물든 채찍을 마귀들에게 맡기시어, 여러분이 한 것과 정확하게 똑같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고문당하고, 매 맞게 하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법에 따른다면 범죄자는 처벌받아야 하지만, 여러분은 모든 한도들을 넘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기억하시오. 오늘 권세 있는 자가 내일은 비참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만이 영원하십니다.
나는 여러분의 마음을 바꾸고 싶습니다. 특히 여러분의 사슬을 풀어 여러분에게 자유를 되돌려주고, 여러분을 여러분의 고향으로 돌려보내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나의 소중한 갤리선 노예 여러분, 여러분은 내 형제들입니다. 여러분은 내 얼굴은 보지 못하지만, 나는 쓰라린 상처를 입은 여러분의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힘센 사람들의 불쌍한 노예가 된 여러분, 지금 나는 내가 여러분에게 줄 수 없는 자유와 고향 대신 더 큰 자유와 더 훌륭한 고향을 여러분에게 드리겠습니다.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자진하여 죄수가 되어 내 고향에서 멀리 떠나왔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몸값으로(in ransom) 바쳐 여러분을 구속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여러분을 부르는 것처럼 여러분은 세상의 치욕이 아니고, 전쟁과 정의의 준엄함의 한계를 잊어버린 사람의 수치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땅 위에는 여러분을 위한 새 법을, 하늘에는 여러분을 위한 유쾌한 거처를 만들겠습니다.
오, 울고 있는 하느님의 아들들이여, 내 이름을 기억하시오. 이것은 벗의 이름입니다. 여러분의 고통 중에 이 이름을 반복하여 부르시오. 비록 우리가 땅에서는 결코 서로 보지 못한다 해도, 만일 여러분이 나를 사랑한다면 여러분은 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시오. 나는 예수 그리스도, 구세주, 여러분의 친구입니다. 나는 참 하느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을 위로합니다. 평화가 여러분에게 빨리 오기를.”
군중이 예수의 주위에 모여드는데, 주로 로마인들이다. 그분의 새로운 사상들이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세상에(By Jove)!(직역하면 ‘주피터의 이름으로’라는 말이다.) 당신께서는 제가 전에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하여 숙고하게 하셨습니다. 저는 그것들이 옳다고 느낍니다…”푸블리우스 퀸틸리안은 생각에 잠긴 채 감격하여 예수를 쳐다본다.
“내 벗이여, 그렇습니다. 만일 사람이 자기의 두뇌를 사용한다면, 그는 결코 죄지을 정도로 그렇게 멀리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에! 세상에! 놀라운 말씀들입니다! 저는 꼭 그것들을 기억하겠습니다. 당신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사람이 자기의 두뇌를 사용한다면…’”
“…그는 결코 죄지을 정도로 그렇게 멀리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건 사실입니다! 당신께서는 참으로 위대한 분이십니다. 당신께서도 아시죠?”
“원하는 모든 사람은 만일 그가 하느님과 완전히 일치하기만 한다면 나처럼 위대하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로마인은 점점 더 감탄하며, “세상에!”를 연발한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신다.
“내가 저 갤리선 노예들에게 약간의 위안을 주어도 되겠습니까? 나는 약간의 돈을 가지고 있습니다… 몇 개의 과일, 약간의 위안이라도. 내가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그들이 알 수 있도록.”
“그 돈을 저에게 주십시오. 저는 그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기 많은 것을 하실 수 있는 부인이 있으니, 저는 그분에게 여쭈어보겠습니다.”
푸블리우스는 가마로 가서 살짝 열린 커튼들을 통하여 말한다. 그가 돌아와 말한다.
“저는 그것을 하도록 허락받았습니다. 저는 간수들이 그것을 가로채지 못하도록 분배하는 것을 감시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로마제국의 군인이 전쟁포로들을 자비롭게 다루는 유일한 경우가 될 것입니다.”
“첫 번째이기는 하지만, 유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예들이 없어지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가 되기 전에 내 제자들이 갤리선 사람들과 노예들 가운데로 가서 그들을 형제들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또 다시 “세상에”를 연발하는 소리가 조용한 공기 중에서 들려오는 동안 푸블리우스는 갤리선 노예들을 위한 충분한 포도주와 과일이 준비되기를 기다린다. 그는 갤리선 위로 올라가기 전에 예수의 귀 가까이에서 속삭인다.
“클라우디아 프로쿨라가 저 가마 안에 있습니다. 그 부인은 당신의 말씀을 다시 듣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그분은 당신께 무언가를 청하고 싶어 합니다. 가서 그분을 만나보십시오.”
예수께서는 가마 쪽으로 가신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커튼이 약간 들리고, 30세쯤 되어 보이는 아름다운 여자가 보인다.
“지혜에 대한 갈망이 당신에게 오기를.”
“당신께서는 영혼은 하늘을 기억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당신께서 우리 안에 있다고 말씀하신 그것은 영원한가요?”
“예, 그것은 영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하느님을 기억합니다. 그것은 자기를 창조하신 하느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영혼이란 무엇입니까?”
“영혼은 사람의 진정한 고결함(nobility)입니다. 당신은 클라우디아 가문에 속해 있기 때문에 유명합니다. 사람은 그가 하느님께 속해 있기 때문에 훨씬 더 그렇습니다. 당신의 몸 안에는 권세 있는 가문인 클라우디아 가문의 피가 있지만, 그것은 시작이 있었고, 끝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 안에는 그의 영혼으로 인하여 하느님의 피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지극히 순수한 영이시기에 영혼은 영원하시고, 전능하시고, 거룩하신 하느님이신 사람의 창조주의 영적 피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과 결합해 있는 한 자기 안에 있는 살아 있는 영혼으로 인하여 영원하고 강력하고 거룩합니다.”
“저는 이교도입니다. 그럼 저는 영혼을 가지고 있지 않겠네요…”
“당신도 분명히 그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혼수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그것을 진리에 대하여, 그리고 생명에 대향하여 깨어나게 하시오.”
“선생님, 안녕히 계십시오.”
“정의가 당신을 사로잡기를. 안녕히 가세요.”
“너희도 보았다시피 나는 여기서도 내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들을 만났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로마인들을 빼놓고는 누가 당신의 말씀을 알아들었겠습니까? 그들은 야만인들입니다!”
“누가? 그들 모두가 알아들었다. 평화가 그들과 함께 있고, 그래서 그들은 이스라엘의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내 말을 더 많이 기억할 것이다. 우리에게 식사를 대접해주는 집으로 가서 식사하자.”
“선생님, 저 여자는 당신께서 그 병자를 고쳐주신 날 저에게 말을 걸었던 바로 그 여자입니다. 저는 그녀를 보았고, 그래서 저는 그녀를 알아보았습니다.”
요한이 말한다.
“그렇다면 심지어 이곳에도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너희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너희는 그것에 대하여 그리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구나. 내가 유다인들만을 위하여 오지 않고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왔으며, 내가 그들 모두를 위해 너희를 준비시켰다는 것에 대하여 너희를 설득하는 데 내가 성공할 때 나는 아주 많이 성취한 셈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선생의 모든 것을 기억해라.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너희의 사도직 기간 동안의 어느 날을 위한 교훈이 될 수 없는 사건은 하나도 없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그래서 예수의 입술에 서글픈 연민의 미소가 떠오른다.
오늘 아침에 그분께서는 나에게도 그런 미소를 지으셨다…
나는 깊이 낙심한 상태에서 울기 시작했었다. 그것은 글쓰기의 피로, 하느님의 그토록 크신 너그러우심에도 불구하고 작은 요한(예수께서 부르시는 마리아 발또르따의 애칭)의 작품은 최소한의 기준에도 못 미치는, 전적으로 무익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채 글을 쓴다는 생각 등 아주 많은 이유들로 인한 울음이었다.나는 울면서 내 선생님을 불렀는데, 그분께서는 친절하게도 나만을 위하여 와주셔서 나는 그분께 내 고민을 말씀드렸다.
예수님은 그분의 양어깨를 으쓱하셨는데, 그분께서는 마치 ‘세상과 그 헛소리들에 대해서 잊어라’ 라고 말씀하시려는 것 같았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나를 쓰다듬어주시며 말씀하셨다.
“그래서 뭐라고? 너는 더 이상 나를 도와주고 싶지 않다고? 세상이 내 말들을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좋다, 우리 서로 그 말들을 되풀이해보자꾸나. 나는 한 충실한 마음에게 그것들을 되풀이하게 되어서 기쁠 것이고, 너는 그 말들을 들어서 기쁠 것이기 때문이다.
사도직(the apostolate)의 권태!… 다른 어떤 일보다 더 낙심시키는 권태! 그것은 가장 청명한 날에서 그 빛을 앗아가고, 가장 맛있는 음식에서 그 풍미를 앗아간다. 모든 것이 재와 진흙, 메스꺼움과 비통함이 된다.
그러나 내 소중한 영혼아, 이것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죽어가는 세속적인 사람들의 권태, 의심, 참담함을 우리가 짊어지는 시간이다. 그래서 그것들은 우리가 더 많이 일하는 시간들이다. 나는 작년에도 너에게 말했었다.
세상을 잠기게 하는 것 즉 사탄이 보낸 파도들에 잠긴 영혼은 ‘무슨 유익을 위해서?’라며 회의한다. 세상은 빠져죽지만, 자기의 하느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영혼은 빠져죽지 않는다. 그것은 한 순간 동안 어둠 속에 있고, 영적 피로의 욕지기나는 파도 밑으로 가라앉지만, 그 다음에는 더 신선하고 더 아름답게 되어 나타난다.
네 표현인 ‘나는 더 이상 아무짝에도 쓸모없어’라는 말은 그런 피로의 결과이다. 너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항상 나이고, 그래서 너는 항상 대변자로서의 네 임무를 잘 감당할 것이다.
물론 만일 내 선물을 무겁고 매우 귀중한 보석처럼 탐욕스럽게 묻어두거나,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그 선물과 그 선물을 받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하여 어떤 경우에는 사람들의 사악함으로 인하여 명해진 안전 예방조치들을 통하여 보호해야 하는데 나태함으로 인하여 보호하지 않는 것을 내가 보게 된다면, 나는 ‘이젠 그만’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그 말은 번복될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은 폭풍우 속의 작은 꽃 같은 내 작은 영혼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에게 이것으로 충분하다. 너는 이런 애무들에도 너에 대한 내 사랑을 의심할 수 있느냐? 자! 네가 전시(제2차 세계대전. 저자가 이 말씀을 받아 적는 1945. 5.에는 유럽에서는 전쟁이 끝나 있었다. 1943. 9. 추축국 중 하나였던 이탈리아는 항복을 선언했다.)에도 나를 도와주었으니, 지금도 나를 도와다오…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그리하여 내 예수의 긴 손과 아주 다정한 미소의 애무를 받고 그분께서 나의 독차지가 되실 때 늘 그러하시듯 참으로 솔직하셔서 나는 진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