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2권 공생활 첫해

하사시 2권 p73~p86 [55. 토마스가 제자가 되다 ~56. 알패오의 유다, 토마스, 그리고 시몬이 요르단 강가에서 제자들로 받아들여지다]

Skyblue fiat 2024. 11. 29. 14:30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73~p86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55. 토마스가 제자가 되다

1944. 10. 27.

오늘 아침 여러 시간 동안 계속된 아주 무거운 무기력 상태에서 내가 회복되어 날이 새기를 기다리며 기도하는 동안에 나는 재개된 환상을 보았다.

나는 우리가 여전히 같은 장소에 있기 때문에 재개라고 말한다. 연기로 온통 그을려 있는 낮고 넓은 부엌에 길고 좁은 투박한 식탁이 놓여 있고, 그 식탁 위에 놓인 작은 기름등잔 하나가 희미한 빛을 내고 있다. 그 식탁에는 예수님과 그분의 여섯 명의 제자들과 집주인 도합 여덟 명이 한쪽에 네 명씩 앉아 있다.

예수께서는 여전히 이 집의 유일한 의자인 다리가 세 개 달린 촌스러운 스툴에 앉아 토마스와 말씀하고 계신다. 예수의 손은 새로 온 사람의 머리로부터 그의 어깨로 내려와 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내 벗아, 일어나라. 너는 저녁식사를 했느냐?”

“아니오, 선생님. 저는 저와 함께 있었던 다른 친구와 함께 몇 미터를 가다가 그에게 저는 병 나은 나병환자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고 헤어진 다음에… 이리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그가 부정한 사람에게 접근하기를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는데, 제 짐작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나병환자가 아니라… 당신께 말씀드리기를 원했습니다. 저는 당신께 ‘저를 받아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올리브나무 숲에서 배회하고 있었는데, 한 젊은이가 저에게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제가 고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는 올리브나무 숲의 경계에 있는 기둥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집주인이 웃으며 말한다.

“그는 내 아들이오.”

그가 설명하며 덧붙인다.

“그 애는 기름 저장고 앞에서 보초서고 있습니다. 우리는 금년의 수확의 거의 전부를 저장고 아래 동굴들에 두고 있습니다. 금년은 풍작이어서 저희는 기름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을 때는 무방비상태의 장소들을 털어가는 강도들이 항상 모여듭니다. 8년 전 안식일 전날 밤에 그놈들은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훔쳐갔어요. 그때부터 우리는 밤마다 야경을 돌고 있어요. 그래서 그 애의 어머니는 그 애에게 저녁밥을 가져다주러 갔습니다.”

“그런데 그 젊은이는 저에게 ‘당신의 용건이 무엇이오?’ 하고 말했는데, 그의 말투가 어찌나 딱딱했던지 저는 제 등짝에 그의 몽둥이를 맞지 않으려고 재빨리 대답했습니다. ‘나는 여기 사시는 선생님을 찾고 있소.’ 그러자 그가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집으로 갑시다.’ 그렇게 해서 그가 저를 이리로 데려다주었습니다. 문을 두드린 것은 그 젊은이였습니다. 그는 저의 처음 몇 마디 말들을 듣고서야 돌아갔습니다.”

“너는 먼 곳에서 사느냐?”

“저는 시의 반대쪽 동문 가까이에서 삽니다.”

“너는 혼자 사느냐?”

“저는 몇 명의 친척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옆에 사는 다른 친척들과 함께 계시고, 저는 밤낮으로 당신을 찾느라고 여기 남아 있다가 결국 당신을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그럼 너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이구나?”

“예.”

“길은 멀고, 지금은 어두운 밤이고, 로마 순찰대들은 시내를 누비고 다닌다. 그러니 만일 네가 원한다면, 우리와 함께 있어라.”

“오! 선생님!”
토마스가 기뻐한다.

“이 사람에게 자리를 마련해주어라. 그리고 우리 각자가 우리의 형제에게 음식을 조금씩 나눠주자.”

예수께서는 그분 앞에 있는 치즈의 일부를 떼어주시며 토마스에게 설명하신다.
“우리는 가난하고, 우리의 식사는 거의 끝나간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너에게 이것을 준다.”

예수께서 그분의 곁에 앉아 있는 요한에게 말씀하신다.
“우리 친구에게 네 자리를 주어라.”
요한은 즉시 일어나 식탁 끝 집주인 옆에 앉는다.

“토마스야, 앉아서 먹어라.”

그 다음에 예수께서는 그들 모두에게 말씀하신다.

“나의 벗들아, 너희는 항상 사랑의 법에 따라 지금처럼 행동해라. 나그네는 항상 하느님의 율법에 의하여 보호받지만, 지금 너희는 내 이름으로 나그네를 훨씬 더 사랑해야 한다. 누군가가 하느님의 이름으로 너희에게 빵이나 잠자리나 물 한 모금을 청할 때 너희는 같은 이름으로 그것을 주어라. 그러면 너희는 하느님에게서 너희의 상급을 받을 것이다.

너희는 모든 사람에게, 심지어 너희의 원수들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것이 새 법이다. 지금까지 너희는 이런 말을 들어왔다.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너희의 원수들을 미워해라.’ 나는 말한다.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사랑해라.’

오! 만일 너희가 내가 너희에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사랑한다면, 너희가 하느님께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지를 안다면! 누군가가 ‘나는 참 주 하느님을 섬기고 그분의 어린양을 따르는 데 있어 당신의 동료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말한다면, 그때 그는 너희에게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너희는 영원한 유대 즉 그리스도의 유대로 결합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실하지 않은 누군가가 온다면요? ‘나는 이것이나 저것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말들이 항상 사실과 부합하지는 않습니다.”

베드로는 상당히 화나 있다. 나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그는 그의 평상시의 명랑한 기분이 아닌 것 같다.

“베드로야, 들어라. 네 말은 분별 있고, 공정하다. 그러나 생각해보아라. 관대함과 신뢰에 지나친 것이 불신과 냉혹함에 지나친 것보다 낫다. 만일 네가 네 도움을 받을 자격이 없는 자를 도와준다면, 그로 인하여 너에게 무슨 해가 있겠느냐? 아무런 해도 없을 것이다. 아니 하느님의 상급은 항상 네 몫이 될 것이다. 반면 그는 네 신뢰를 저버린 것으로 인하여 죄짓게 될 것이다.”

“아무런 해도 돌아오지 않는다고요? 오! 비열한 자는 배은망덕으로 만족하지 않고, 한술 더 떠서 사람의 평판, 재산, 심지어 생명 자체까지도 해치는 수가 얼마나 자주 있는데요.”

“맞다. 하지만 그로 인하여 네 공로가 줄어들겠느냐? 그렇지 않다. 설사 온 세상이 그 중상을 믿는다 해도, 네가 욥보다 더 가난하게 된다 해도, 그 잔인한 자가 네 목숨을 앗아간다 해도,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무엇이 달라지겠느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무언가가 변하겠지만, 그것은 너에게 유익한 변화일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네 관대함의 공로들에 네 지적, 재정적, 육체적 순교의 공로들을 더하실 것이다.”

좋습니다! 아마 그건 그렇겠지요.”


베드로는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그는 뚱한 표정으로 자기의 머리를 한 손으로 받치고 있다.

예수께서는 토마스에게 말씀하신다.

“내 벗아, 나는 전에 올리브나무 숲에서 ‘내가 이리로 돌아올 때 당신이 여전히 원하면 내 제자가 되시오’ 하고 너에게 말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예수의 부탁을 들어줄 용의가 있느냐?’”

“틀림없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만일 이 부탁이 너에게 어떤 희생을 치르게 한다면?”

“당신을 섬기는 데 있어 희생은 없습니다. 당신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나는 너에게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너에게도 모종의 일이나 애정들이 있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것도요! 저에게는 당신만이 계십니다! 저에게 말씀하십시오.”

“잘 들어라. 내일 새벽 동틀 무렵에 그 나병환자는 묘지들을 떠나 사제에게 알릴 누군가를 찾으러 떠날 것이다. 너는 누구보다 먼저 무덤들로 가거라. 이것이 사랑이다. 그리고 너는 큰소리로 이렇게 외쳐라. ‘어제 깨끗해진 분인 당신은 밖으로 나오시오. 나는 나자렛의 예수, 이스라엘의 메시아, 당신을 깨끗하게 해주신 분에게서 보내심을 받았소.’


‘산송장들(the living dead)’의 세계가 내 이름을 알고, 그들이 희망으로 떨고, 희망에 더하여 믿음을 가질 사람들을 나에게 오게 하여 내가 고쳐줄 수 있게 해다오. 이것은 내가 가져오고 있는 깨끗함(purity)의 첫 번째 형태이고, 내가 그 주님인 부활의 첫 번째 형태이다.

어느 날 나는 더 큰 깨끗함을 줄 것이다… 어느 날 봉인된 무덤들이 진짜로 죽은 사람들을 격렬하게 쏟아낼 터인데, 그들은 그들의 텅 빈 안와들과 바싹 마른 턱뼈들을 가진 채 나타나 아직 먼 기쁨이지만 해골들도 이미 감지하고 있는 림보의 기다림에서 해방된 영혼들의 기쁨으로 인하여 웃을 것이다. 그들은 이 해방으로 인하여 나타나 웃을 것이고, 그것이 누구의 덕택인지를 알기 때문에… 기뻐서 어쩔 줄 모를 것이다.

가거라. 그는 너에게 올 것이다. 너는 그가 너에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대로 해주고, 그 사람이 마치 네 형제인 것처럼 모든 것에 있어 그를 도와주어라. 그리고 너는 그에게 말해라. ‘당신이 완전히 깨끗해질 때 우리는 도코와 에프라임 너머 강변길을 따라 함께 갑시다. 거기서 선생님이신 예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다가 우리가 어떻게 그분을 섬겨야 할지를 우리에게 말씀해주실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요?”

“누구 말이냐? 가리옷 사람 말이냐?”

“예, 선생님.”

“내가 그에게 준 권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가 스스로 결정하고, 오랫동안 숙고하도록 내버려두어라. 아니 그를 만나는 것을 피해라.”

“저는 그 나병환자와 함께 있겠습니다. 나병환자들만이 무덤들이 있는 골짜기에서 배회하고, 간혹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만 그들과 연락을 취합니다.”

베드로는 뭔가를 투덜대고 있다. 예수께서는 그의 말을 들으신다.

“베드로야, 너는 왜 그러느냐? 너는 투덜대거나 침묵하는구나. 너는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러느냐?”

“저는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첫째인데, 당신께서는 저희를 위해서는 기적을 베풀어주지 않으셨습니다. 저희가 첫째인데, 당신께서는 낯선 사람을 당신 곁에 앉히십니다. 저희가 첫째인데… 당신께서는 저희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임무를 맡기십니다. 저희가 첫째인데, 그러나 예, 저희는 꼴찌들 같다는 말씀입니다. 당신께서는 왜 강변길에서 그들을 기다리려고 하십니까? 분명히 그 사람들에게 어떤 임무를 맡기시려는 거지요. 왜 그 사람들에게는 맡기시면서 저희에게는 맡기지 않으십니까?”

예수께서는 그를 바라보신다. 그분께서는 화내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화내시기는커녕 어린이에게 미소 짓는 것처럼 그에게 미소 지으신다. 그분께서는 일어나 천천히 베드로에게 가시어 미소 지으시며 그에게 말씀하신다.

“베드로야, 베드로야! 너는 덩치 크고 늙은 아이로구나!”

그러시면서 그분께서는 자기의 형 옆에 앉아 있는 안드레아에게 말씀하신다.
“내 자리로 가거라.”
예수께서는 베드로 옆에 앉으셔서 그분의 한 팔로 그의 양어깨를 감싸 안으시며 말씀하신다.

“베드로야, 너는 내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반대로 이것은 너희가 무엇에 소용되는지를 내가 안다는 증거이다. 생각해보아라. 누가 증거들을 필요로 하느냐?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나는 너희가 나에 대하여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너희에게 내 능력의 증거를 보여줄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여기 예루살렘에서는, 악덕들, 불경스러움(irreligiousness), 정치 그리고 많은 세속적인 것들이 영혼들을 흐리게 하여 더 이상 지나가고 있는 빛(the Light)을 볼 수 없을 정도가 된 이곳에서는 증거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저기 깨끗한 하늘 아래 몹시도 깨끗한 우리의 아름다운 호수에서는, 정직하고 선을 갈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증거들이 필요하지 않다.

너희는 기적들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나는 너희 위에 은총의 급류들을 부어주겠다. 하지만 내가 얼마나 너희를 존중했는지 생각해보아라. 나는 어떤 증거를 요구하지 않고, 너희에게 어떤 증거를 보여줄 필요를 느끼지 않고 너희를 받아들였는데, 그 이유는 너희가 누구인지를 내가 알기 때문이다. 너희는 나에게 소중하고, 아주 소중하고, 아주 충실한 사람들이다.”

베드로의 기분이 회복된다.
“예수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그래, 나는 너를 용서한다. 네 무뚝뚝함은 사랑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나의 아들 시몬아, 더 이상 시샘하지 마라. 너는 네 예수의 마음이 어떤지 아느냐? 너는 바다를, 진짜 바다를 본 적이 있느냐? 본 적이 있다고? 좋다! 내 마음은 그 거대한 바다보다 넓다. 거기에는 모든 사람을 위한 자리, 온 인류를 위한 자리가 있다. 가장 작은 자도 가장 큰 자와 정확히 똑같이 자리를 가진다. 그리고 죄인도 무죄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랑을 발견한다.

나는 이 사람들에게 임무를 맡긴다. 물론이다. 너는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을 막기를 원하느냐? 내가 너희를 선택한 것이지, 너희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에게는 너희를 어떻게 써야 할지 결정할 자유가 있다. 그리고 만일 내가 그들에게 어떤 임무를 주어―그 임무는 가리옷 사람에게 준 시간의 말미가 자비일 수 있는 것처럼 시련일 수도 있다―여기 남아 있게 한다면, 너는 나를 비난할 수 있겠느냐? 너는 내가 너에게 더 큰 사명을 마련해두지 않았는지를 어떻게 아느냐? 그리고 ‘너는 나와 함께 가겠느냐?’ 하는 말을 듣는 것이 가장 좋은 임무가 아니겠느냐?”

“그건 그렇습니다. 저는 돌대가리입니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알았다. 나는 모든 것을 용서한다. 오! 베드로야!… 나는 너희 모두에게 부탁하겠는데, 결코 공로들과 자리들을 따지지 마라. 나는 왕으로 태어날 수도 있었겠지만, 구유에서 가난하게 태어났다. 나는 부자일 수도 있었겠지만, 노동으로 살았고, 지금은 사람들의 자선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나의 벗들아, 내 말을 믿어라. 하느님이 보시기에는 나보다 더 큰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의 종으로 여기 있는 나 말이다.”

“당신께서 종이시라고요? 천부당만부당합니다!”

“베드로야, 왜 그러느냐?”

“왜냐하면 제가 당신을 섬길 테니까요.”

“설혹 네가 한 어머니가 자기의 아이를 돌보듯이 나를 섬긴다 해도, 나는 사람을 섬기려고 왔다. 나는 사람에게 구세주가 될 것이다. 이것과 비교할 만한 섬김이 어디 있겠느냐?”

“오! 선생님!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설명해주시는군요. 캄캄했던 것이 갑자기 환해집니다!”

“베드로야, 지금 너는 행복하냐? 그러면 나는 토마스에게 할 말을 마저 하겠다. 너는 네가 그 나병환자를 알아볼 수 있다고 확신하느냐? 그는 병이 나은 유일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이른 나그네를 찾아 별빛 아래에서 이미 떠났을 수도 있다. 어쩌면 자기의 부모들을 보려고 시내에 들어가려 하는 누군가가 그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내가 그의 모습에 대하여 말해줄 테니 잘 들어라. 나는 그의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에 황혼 빛에 그를 잘 살펴보았다. 그는 키가 크고, 날씬하다. 그는 혼혈인처럼 안색이 짙고, 눈들은 아주 깊고 검으며, 눈썹은 눈같이 희고, 머리카락은 아마처럼 희고 약간 곱슬곱슬하며, 코는 리비아 사람들처럼 길고 들창코이며, 입술은 두껍고 돌출해 있는데, 특히 아래 입술이 더 그렇다. 그의 입술은 짙은 올리브색인데, 보랏빛에 가깝다. 그의 이마에는 오래된 흉터가 남아 있는데, 그에게서 딱지와 때가 깨끗이 없어진 지금 그것은 유일한 흠집일 것이다.”

“만약 그의 머리가 백발이라면, 그는 늙었겠군요.”

“필립보야, 아니다. 그는 늙은이처럼 보이지만, 늙은이는 아니다. 나병으로 인하여 그의 머리카락이 희어진 것이다.”

“그는 혼혈인입니까?”

“베드로야, 아마 그런 것 같다. 그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닮아 있다.”

“그럼 그는 이스라엘 사람일까요?”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만일 그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면, 그는 떠나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는 병을 치유 받을 자격을 얻은 것만으로도 이미 행운이니까요.”

“아니다, 베드로야. 설사 그가 우상숭배자라 해도, 나는 그를 내쫓지 않을 것이다. 예수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왔다. 그래서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는데, 어둠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빛의 백성의 자녀들을 능가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한숨을 쉬신 다음 일어서신다. 그분께서는 찬미가로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모든 사람을 축복하신다.
환상은 이렇게 끝난다.

 

나는 참고로 짚고 넘어가겠는데, 나의 내적 조언자께서는 내가 그 나병환자를 보았던 어제 저녁부터 나에게 말씀하셨다.
“저 사람은 사도 시몬이다. 너는 그를 보게 될 것이고, 타대오가 선생님께 오는 것도 볼 것이다.”

오늘 아침 내가 성체를 모신 다음(오늘은 금요일이다) 미사경본을 펼쳤을 때 나는 오늘이 바로 성 시몬과 성 유다의 축일 전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일의 복음은 내가 환상을 보기 전에 들었던 것과 거의 똑같은 말을 거의 되풀이하여 말하는 사랑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는 유다 타대오를 보지 못한다.

 


56. 알패오의 유다, 토마스, 그리고 시몬이 요르단 강가에서 제자들로 받아들여지다

1944. 10. 28.

오, 요르단 강변아, 너는 예수 시대와 마찬가지로 아름답구나! 흐르는 물소리들과 잎들이 무성한 가지들은 음악처럼 달콤하니, 나는 너를 찬미하고, 너의 장엄한 청록색 평화에 매혹된다.

나는 지금 꽤 넓고 잘 관리되어 있는 길 위에 있다. 이것은 간선도로이거나 로마인들이 여러 지방들을 수도와 연결하기 위하여 건설한 군사도로임이 틀림없다. 길은 강 가까이로 나 있지만, 정확히 강을 따라 나 있지는 않다. 도로와 강 사이에는 숲이 있는데, 그 숲의 기능은 강둑들을 보강해주고, 홍수 시에 물을 저장하는 데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숲은 도로의 맞은편에도 계속되어, 길은 그 위에 나무들의 무성한 가지들이 그 위로 서로 얽히는 자연적인 터널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더운 기후를 가진 이 지방의 여행자들에게 유익한 그늘이 된다.

내가 있는 지점에서는 강과, 따라서 그 옆의 길이 넓은 활처럼 휘어져 잎이 무성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강변은 나에게 잔잔한 물이 담겨 있는 수조를 둘러싸기 위하여 축조된 거대한 초록빛 담장처럼 보인다. 그것은 잘 가꿔진 공원 안의 호수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물은 호수의 물처럼 고여 있지 않고, 느리기는 하지만 흐른다. 이 사실은 물에서 가장 가까운 갈대숲에 부딪쳐 찰랑찰랑 소리를 내는 이 강의 물소리로 보아 분명하다.

어떤 갈대들은 아래쪽 자갈밭에 나 있는데, 수면에 늘어져 부드럽게 어르는 물에 닿도록 휘어진 긴 리본 같은 갈대들의 잎들의 흔들림을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 가지들이 나긋나긋하게 늘어져 있는 일군의 능수버들은 그 초록빛 잎들의 끝들을 강물 위에 드리우고 있는데, 강은 우아하게 애무하듯 그 가느다란 가지들을 빗질하고, 그것들을 수면 위에서 부드럽게 잡아당긴다.

여기 이른 아침의 평화와 정적이 있다. 새들의 노랫소리, 물 흐르는 소리, 물과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소리, 나무들 사이의 키 큰 초록빛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들의 반짝임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풀은 아직 여름 햇빛으로 딱딱해지거나 그을리지 않아 연하고 신선한데, 그것들은 봄철의 소낙비들 후에 돋아나 땅속 아주 깊은 곳에서 습기와 풍부한 즙들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세 나그네들은 길 위, 만곡의 중간지점에 서 있다. 그들은 예루살렘이 있는 남쪽과 사마리아가 있는 북쪽을 아래위로 살피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가 오는지 보려고 나무들 사이를 애타게 살핀다.

그들은 토마스, 유다 타대오, 치유된 나병환자다. 그들은 말한다.


“무언가가 보입니까?”
“아니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저도요.”

“하지만 여기가 약속장소인 것은 분명한데요.”
“당신은 확신합니까?”

“시몬, 나는 확신해요. ‘선생님께서 물고기 성문'에서 절름발이 거지를 고쳐주시는 기적을 행하신 다음 군중의 박수갈채들을 받으며 떠나실 때 여섯 제자 중의 한 사람이 나에게 말해주었어요. ‘지금 우리는 예루살렘 밖으로 나갈 것입니다. 예리코와 도코 사이 5마일 되는 곳, 강이 구부러진 곳 숲속의 길에서 우리를 기다리시오.’
바로 이 길이에요. 그가 다시 말했어요. ‘사흘 후 새벽에 우리는 그리로 갈 겁니다.’ 오늘이 사흘째이고, 우리는 새벽 전부터 기다리고 있잖아요.”

“그분께서는 오실까요? 아마 우리는 예루살렘에서부터 그분을 따랐어야 했나봅니다.”


“시몬, 당신은 그때까지 사람들과 섞이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어요.”


“만일 내 사촌이 당신에게 이리로 오라고 말했다면, 그는 틀림없이 이리로 올 겁니다. 그는 항상 자기의 약속을 지킵니다. 우리는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은 항상 그분과 함께 계셨소?”

“예, 항상 함께 있었어요. 그가 나자렛으로 돌아온 후부터 그는 나와 친한 동무였어요. 우리는 항상 함께였어요. 우리는 거의 동갑인데, 내가 약간 위죠. 내 아버지의 동생인 그의 아버지는 나를 가장 사랑하셨고, 그의 어머니도 나를 무척 사랑하셨어요. 나는 자랄 때 나 자신의 어머니보다 그의 어머니와 더 많이 지냈어요.”

“그분의 어머니는 당신을 사랑하셨다… 그럼 지금 그분께서는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시지 않나요?”

“오! 아니에요! 사랑하시지요. 그러나 그가 예언자가 된 다음부터 우리는 약간 사이가 멀어졌어요. 내 가족들은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가족이라면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내 아버지와 두 형들이에요. 다른 한 형은 망설이고 있어요… 내 아버지는 몹시 연로하시고, 그래서 저는 그분을 거스를 용기를 가지지 못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아요.
지금 나는 내 마음과 내 생각이 나에게 말하는 데로 가고 있습니다. 나는 예수께로 가고 있어요. 나는 내가 율법을 어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쨌든… 만일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이 옳지 않다면, 예수가 나에게 말해줄 거예요. 그러면 나는 그가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아버지가 자기의 아들이 선을 행하는 것을 막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만일 내가 내 구원이 여기 있다고 느낀다면, 왜 내가 그리로 가는 것을 막습니까? 왜 때로 우리 아버지들은 우리의 적들이 됩니까?”

시몬은 마치 고통스러운 추억들에 압도된 것처럼 한숨지으며 머리를 숙이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토마스가 대답한다.

“나는 이미 장애물을 극복했어요. 내 아버지는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이해하셨습니다. 그분은 나를 축복하시며 말씀하셨어요. ‘가거라. 이 파스카가 너에게 기다림의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이 되기를 바란다. 너는 믿을 수 있어 행복하다. 나는 기다리겠다. 그러나 만일 그 사람이 ‘그분’임이 틀림없고, 네가 그분을 따르면서 ‘그분’이라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면, 네 늙은 아비에게 와서 ‘오세요! 이스라엘은 기다려온 분을 모시고 있습니다’ 하고 말해다오.’”

“당신은 나보다 운이 좋군요! 그런데 우리는 항상 그와 함께 사는데도!… 그리고 한 집안인 우리가 믿지 않다니!… ‘그는 미쳤어!’ 하고 우리가, 아니 그들이 말하다니!”

“저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몬이 외친다.
“저것은 그분입니다. 그분이에요! 그분의 금발머리가 보입니다. 오! 갑시다! 뛰어갑시다!”

그들은 남쪽을 향하여 빨리 걷기 시작한다. 활모양의 중심점에 그들이 도착했을 때 나무들에 가려서 길이 보이지 않아서 두 그룹은 예기치 않았던 순간에 서로 마주친다. 예수께서는 강에서 올라오시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강둑 위의 나무들 사이에 계시기 때문이다.

“선생님!”
“예수!”
“나의 주님!”


제자, 사촌, 치유 받은 나병환자의 외침들은 기쁨과 숭배의 정으로 가득하다.

“너희에게 평화!”

아름답고, 혼동할 수 없고, 꽉 차고, 낭랑하고, 차분하고, 풍부하고, 깨끗하고, 남성적이고, 부드럽고, 명민한 목소리다.

“유다, 내 사촌, 형도 왔어?”

그들은 서로를 얼싸안는다. 유다는 울고 있다.

“형은 왜 울고 있어?”

“오! 예수! 나는 자네와 함께 있고 싶어.”

“나는 줄곧 형을 기다리고 있었어. 그런데 형은 왜 오지 않았어?”

유다는 고개를 숙인 채 침묵한다.

“그들이 형을 오지 못하게 했었구나! 그런데 지금은?”

“예수, 나는… 나는 그들에게 복종할 수가 없어. 나는 자네에게만 복종하기를 원해.”

“하지만 나는 형에게 명령하지 않았는데.”

“그래, 자네는 명령하지 않았지만, 자네의 사명이 그것을 명령해. 자네를 보내신 분께서 여기 내 마음 안에서 나에게 말씀하시는데, ‘그에게 가라’고 하시네. 자네를 낳아주신 분이시자 내 다정한 선생님이셨던 분께서 그 비둘기처럼 온유한 시선으로 한 마디 말씀도 없이 ‘예수의 사람이 되어라’ 하고 말씀하시네. 내가 내 마음을 파고드는 그 하늘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있겠나? 내 자신의 유익을 위하여 간청하시는 그토록 거룩한 여인의 기도들을 내가 무시할 수 있겠나?

나는 요셉 쪽으로 보아 자네의 사촌인데, 자네가 누구라는 것을 내가 알아보지 못한대서야 말이 되겠나? 여기 이 강변에서 자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세례자가 자네를 알아보고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인사했는데 말이야. 그리고 나는 자네와 함께 자라고 자네를 따르면서 착하게 되었고, 자네의 어머니를 통하여 율법의 아들이 되었고, 성경과 기도들 외에도 라삐들의 613가지 가르침들 뿐 아니라 그것들 모두의 정수도 자네의 어머니로부터 배웠는데, 그런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인가?”

“그럼 형의 아버지는 어떡하고?”

“내 아버지? 그분에게서는 빵과 돌보아줄 사람이 있어. 그리고… 자네는 나에게 모범을 보여주었어. 자네는 마리아 아주머니의 작은 유익보다 사람들의 유익을 생각했어. 그런데 그분께서는 혼자 계셔. 선생님, 한 아들이 자기의 아버지에 대하여 공경을 어기지 않고도 ‘아버지,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당신 위에 계시니 저는 그분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은지 나에게 말해주게.”

“내 형이자 내 친구인 유다, 나는 네가 빛을 향한 길에서 많이 진보했다고 말하겠어. 와. 부르시는 분께서 하느님일 때에는 아버지께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정당한 일이야. 하느님 위에는 아무것도 없어. 혈연의 법들도 중단돼. 다시 말하면 그것들은 신성함으로 고양되지.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눈물로 우리의 부모님들께 더 큰 도움을 드리는데, 이 세상에서의 짧은 시간동안만의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으로 도움을 드리기 때문이야. 우리는 우리의 애정들을 희생함으로써 그분들을 우리와 함께 하늘로 하느님께로 이끄는 거야. 그러니 유다 형, 여기 머물러 있어. 나는 형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내 나자렛 생활의 친구인 형을 다시 얻으니 기뻐.”

유다는 감격한다.

예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신다.


“너는 충실하게 순종했다. 그것은 제자의 첫 번째 성덕이다.”

“저는 당신께 충실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왔습니다.”


“너는 나중에도 충실할 것이다. 내가 말한다. 그리고 부끄러워하며 그늘에 숨어 있는 너도 이리 오너라. 두려워하지 마라.”

“나의 주님!”
나병환자였던 사람이 예수의 발아래 엎드린다.

“일어서라. 너의 이름은?”

“시몬입니다.”

“네 가족은?”

“주님… 제 가족은 유력했고…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지독한 파당적 증오와… 그리고 젊은 시절의 방탕이 그 권세에 상처를 입혔습니다. 제 아버지는… 오! 저는 세상에서 그토록 많은 눈물을 저에게 흘리게 한 그분을 거슬러 말해야겠습니다! 당신께서는 그분이 저에게 준 선물을 보셨고, 보시고 계십니다.”

“그분은 나병환자였느냐?”

“그분은 나병환자는 아니었고, 저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다른 병에 걸렸었는데,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병을 다양한 형태의 나병중 하나로 연관시킵니다. 그분은… 그때 그분의 파당은 힘이 있어 집에서 유력자로 사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만일 당신께서 저를 구해주지 않으셨다면, 무덤들의 골짜기에서 죽었을 것입니다.”

“너는 독신이냐?”

“예, 저는 독신입니다. 저는 충실한 하인 한 사람을 가지고 있어 그가 저에게 남아 있는 재산을 보살핍니다. 저는 그 사람에게 전갈을 보냈습니다.”

“너의 어머니는?”

“그분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는 당황한 것처럼 보인다.

예수께서는 그를 자세히 살펴보신다.
“시몬아, 너는 나에게 물었다. ‘저는 당신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합니까?’ 지금 나는 너에게 말한다. ‘나를 따르라.’”

“나의 주님! 저는 즉시 따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당신께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속해 있던 계급 때문에 ‘열성당원(zealot)’이라고 불렸었고, 제 어머니로 인하여 ‘가나안 인’이라고 불렸습니다. 보십시오, 제 얼굴색이 짙지요. 제 몸에는 노예 여인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제 아버지는 그분의 본처에게서 자녀들을 얻지 못했고, 노예의 몸에서 저를 얻었습니다.
그분의 부인은 착한 여인이었고, 그래서 그분은 저를 자신의 친아들처럼 키웠고, 제가 끝없이 앓는 동안에 그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저를 간호해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눈에는 노예들도, 자유인들도 없다. 그분의 눈에는 오직 한 가지 노예상태가 있을 뿐인데, 그것은 바로 죄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없애려고 왔다. 나는 모든 사람을 부르고 있다. 나라는 모든 사람의 것이기 때문이다. 너는 식자냐?”

“예, 그렇습니다. 제 병이 제 옷에 가려져 있는 동안에는 저도 실력자들 사이에서 지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제 얼굴까지 번지자… 저의 원수들은 자신들이 마침내 저를 ‘송장들’ 사이에 가둘 수 있게 된 것을 믿을 수 없어했습니다. 비록 제가 카이사리아의 로마인 의사에게 문의했을 때 그가 저에게 제 병은 진짜 나병이 아니고, 생식을 통해서만 수직 감염되는 유전성 포진이었지만 말입니다. 제가 제 아버지를 저주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너는 그분을 저주하면 안 된다. 그분이 너에게 온갖 종류의 불행들을 가져다주었을지라도…”

“예, 사실 그분은 그랬습니다! 그분은 낭비가였고, 사악하고, 포악하고, 잔인하고, 아무런 애정이 없는 무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분은 저에게 건강을 잃게 했고, 애무와 평화를 거절했습니다. 그분은 저를 수치스러운 이름과 수치의 표시인 병으로 낙인찍히게 했습니다… 그분은 모든 것을, 자기 아들의 장래도 그분 자신을 위한 것이기를 원했습니다. 그분은 저에게서 모든 것을, 아비가 되는 기쁨마저도 빼앗아갔습니다.”

“그래서 내가 너에게 ‘나를 따르라’고 말하는 것이다. 너는 내 제자로서 아버지와 자녀들을 얻을 것이다. 시몬아, 위를 바라보아라. 진짜 아버지께서 저기서 너에게 미소 짓고 계신다. 넓은 세계를, 대륙들을, 나라들을 보아라. 모든 곳에 자녀들과 자녀들이 있다. 그들은 자녀 없는 자들의 영혼들의 자녀들이다. 그들은 너를 기다리고 있고, 너와 같은 많은 사람들도 기다리고 있다. 내 표 아래서는 기아(棄兒)들이 없다. 내 표 안에서는 고독도, 차별도 없다. 그것은 사랑의 표인데, 그 표는 사랑을 준다. 자녀를 가지지 못한 내 시몬아, 오너라. 나를 위하여 네 아버지를 잃고 있는 유다야, 오너라. 나는 너희를 같은 운명 안에 결합시킨다.”

그들은 모두 그분 곁에 서 있다. 그분께서는 마치 그들을 소유하시려는 것처럼, 그리고 그들에게 공통의 멍에를 지워주시려는 것처럼 그들의 어깨에 그분의 양손을 얹으시며 말씀하신다.

“그래서 나는 너희를 함께 결합시킨다. 그러나 지금은 나는 너희를 갈라놓는다. 시몬, 너는 토마스와 함께 여기 남아 있어라. 너는 토마스와 함께 나의 귀환을 위하여 길을 준비해라. 나는 곧 돌아올 터인데,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를 원한다. 병자들에게 그들의 병을 고쳐주실 수 있는 분이 곧 이리로 오실 것이라고 말해라.
너는 확실히 그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메시아가 그분의 백성 가운데 와 계신다고 말해라. 죄인들에게는 용서해주시는 분이 그들에게 다시 일어날 힘을 주기 위하여 와 계신다고 말해라…”

“저희가 그것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 너희는 할 수 있다. 너희는 이렇게 말하기만 하면 된다. ‘그분께서 오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은총들을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이리로 와서 그분을 만나시오.’ 그리고 이 말들에 너희가 아는 것을 덧붙여 말해주어라. 그리고 너 내 사촌 유다는 나와 이 사람들과 함께 가자. 그리고 너는 나자렛에 남아 있어야 한다.”

“왜요, 예수?”

“왜냐하면 너는 내 고향에서 내 길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너는 그것이 작은 임무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이보다 더 힘든 임무가 없다고 너에게 말할 수 있다…”
예수께서는 한숨을 쉬신다.

“그런데 저는 성공할까요?”

“너는 성공하기도 하고, 성공하지 못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정당화하는 데에는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무엇에 대해서 정당화되지요? 그리고 누구에 대해서요?”

“하느님께, 네 고향에게. 네 가족에게. 그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선한 것을 주지 않았다고 우리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고향과 가족들이 우리의 제안을 무시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잃어버려지는 것에 대하여 비난받지 않을 것이다.”

“그럼 저희는요?”

“베드로, 너? 너는 다시 네 고기잡이 그물들로 돌아가거라.”

“왜요?”

“왜냐하면 나는 너희를 천천히 가르칠 것이고, 너희가 준비되었다는 것을 내가 확인할 때 너희를 데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 저희가 당신을 뵐 수는 있겠습니까?”

“물론이다. 나는 너희를 만나러 자주 올 것이다. 아니면 내가 카파르나움으로 갈 때 나는 너희에게 사람을 보내겠다. 자, 나의 벗들아, 작별하자. 가자. 나는 여기 남아 있게 될 너희를 축복한다. 내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기를.”

환상은 이렇게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