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2권 공생활 첫해

하사시 2권 p50~p61 [51. 유다 타대오가 카나의 혼인잔치에 예수를 초대하기 위하여 벳사이다로 오다~52. 카나의 혼인잔치에서의 예수]

Skyblue fiat 2024. 11. 27. 20:47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50~p61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51. 유다 타대오가 카나의 혼인잔치에 예수를 초대하기 위하여 벳사이다로 오다

1944. 10. 17.

 

나는 베드로의 집 부엌을 본다. 여기에는 예수 외에도 베드로와 그의 아내, 야고보와 요한이 있다. 나는 그들이 저녁식사를 막 끝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예수께서는 고기잡이에 관심을 보이신다.


안드레아가 들어와서 말한다.

“선생님, 당신께서 살고 계시는 집의 주인이 자기가 당신의 사촌이라고 말하는 분과 함께 여기 와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일어나 문 쪽으로 가시며 말씀하신다.

“그분들을 들어오시게 해라.”

그분께서는 기름등잔과 화덕의 불빛 안에서 유다 타대오가 들어오는 것을 보시고 외치신다.

“유다 형이야?!”

“그래, 예수.”

그들은 서로에게 입 맞춘다.

유다 타대오는 한창 때의 미남자이다. 그는 예수만큼 키가 크지는 않지만 체격이 건장하고 건강하며, 젊었을 때의 성 요셉처럼 머리카락이 갈색이고, 얼굴빛은 올리브빛이지만 누렇지는 않으며, 그의 눈들은 예수의 눈들과 무언가 닮아 있는데, 그것들은 적청색에 가까운 푸른색이기 때문이다. 그의 갈색 턱수염은 네모지게 깎여 있고, 그의 머리카락은 물결모양이지만 예수의 머리카락보다는 덜 물결치고, 그의 턱수염과 같은 갈색이다.

“나는 카파르나움을 거쳐서 왔어. 나는 더 빨리 오려고 카파르나움까지 배타고 갔다가 다시 여기까지 같은 배를 타고 왔어. 네 어머니가 나를 보내시면서 ‘수산나가 내일 혼인할 터인데, 부디 이 혼인잔치에 와달라’고 전하라고 하셔. 마리아께서는 거기 참석하실 것이고, 내 어머니와 형제들도 그리로 올 거야. 모든 친척들이 초대받았는데, 너만이 함께 있지 않아서 그들은 네가 와서 젊은 한 쌍을 기쁘게 해주기를 원하고 있어.”

예수께서는 그분의 양팔을 벌리시며 가볍게 절하신 다음에 말씀하신다.
“내 어머니의 소원은 나에게 법이야. 그러나 나는 수산나와 우리 친척들을 위해서도 가겠어. 단지… 나는 너희에게 미안하구나…”

그분께서는 베드로와 다른 사람들을 보신다.
“이 사람들은 내 친구들이야.”
그분께서는 그분의 사촌에게 설명하신 다음 베드로부터 시작하여 그들의 이름을 언급하신다. 그 후에 그분께서 덧붙이신다.

“그리고 이 사람은 요한이야.”
그분께서 말씀하시는데 독특한 어조로 말씀하셔서 유다 타대오는 더 주의 깊게 그를 살핀다. 그러자 사랑받는 제자의 얼굴이 상기된다.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소개를 마치신다.
“나의 벗들아, 이 사람은 알패오의 아들 유다인데, 세상의 관습에 따르면 그는 내 어머니의 남편의 형의 아들이니 내 사촌형이다. 나의 아주 좋은 친구이고, 일과 생활의 좋은 동료이다.”

“내 집은 선생님께와 마찬가지로 당신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앉으세요.”

그렇게 말한 다음 베드로는 예수에게 말한다.
“그렇다면? 저희는 더 이상 당신과 함께 예루살렘에 가지 못하게 되는 겁니까?”

“물론 너희는 가게 될 것이다. 나는 혼인잔치 후에 가겠다. 유일한 차이점은 내가 더 이상 나자렛에 머무르지 않게 된 것뿐이다.”

“맞습니다, 예수님, 왜냐하면 당신의 어머니께서는 며칠 동안 저희 집에 묵고 계시니까요. 저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도 혼인잔치 후에 그리로 가실 겁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카파르나움에서 온 사람이다.

“그럼 이렇게 하자. 지금 나는 유다형의 배를 타고 티베리아스로 가고, 거기에서 카나로 갔다가 같은 배로 내 어머니를 모시고 형과 함께 카파르나움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시몬아, 만일 네가 여전히 갈 생각이라면, 안식일 다음날 와서 우리가 함께 예루살렘으로 가서 파스카를 지내자.”

“물론 저는 가기를 원합니다. 아니 저는 회당에서 당신의 말씀을 듣기 위하여 안식일에 가겠습니다.”

“너는 벌써 가르치고 있니, 예수야?”
타대오가 묻는다.

“그래, 형.”

“그런데 여러분은 그분의 말들을 들어야 합니다. 누구도 그분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베드로가 설명한다.

유다는 한숨을 쉰다. 그는 자기의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팔꿈치를 무릎에 괴고 예수를 쳐다보며 한숨을 쉰다. 그는 뭔가 말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 같은데, 감히 말하지 못한다.

예수께서 그를 격려하신다.
“유다 형, 무슨 일이야? 형은 왜 나를 쳐다보며 한숨을 쉬는 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야, 뭔가가 있어. 내가 더 이상 형이 사랑하는 예수가 아니야? 형이 아무런 비밀들도 가지지 않았던 상대인 그 예수가 아니냔 말이야.”

“물론 너는 예수지. 네 사촌형의 선생인 너를 내가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좋아, 그럼 말해봐.”

“예수야, 나는 너에게 말하고 싶었다… 조심하라고… 너에게는 어머니가 계신다… 그분에게는 너밖에 가지신 것이 없다… 너는 다른 라삐들과 다른 ‘라삐’가 되기를 원한다. 그런데 너는 유력한 계급들이 그들이 구축해놓은 관례적인 법들과 다른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보다 더 잘 안다. 나는 네 사고방식을 아는데… 그것은 거룩하다…


하지만 세상은 거룩하지 않고… 성인들을 억압한다… 예수야… 너는 네 종형 세례자의 운명을 알고 있다… 지금 그분은 옥에 갇혀 있는데, 그분이 아직 죽지 않은 이유는 그 악한 분봉왕이 군중들과 하느님의 진노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잔인하고 방탕한데다… 악하고 미신적인 그는… 너는… 너는 무엇을 하려고 하니? 너는 어떤 운명에 발을 들여놓으려 하니?”

“유다 형, 내 사고방식을 잘 아는 형이 그것을 나에게 묻는 거야? 형은 자신의 생각으로 말하고 있어? 아니야, 거짓말하지 마! 형은 보내졌어. 분명히 내 어머니께서 형을 보내신 것은 아니야.”

유다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침묵한다.

“말해, 형”

“내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요셉과 시몬이… 너도 알다시피 너를 위해서, 왜냐하면 그들은 너와 마리아 아주머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네가 하려고 하는 일을 좋게 보지 않고… 그래서… 네가 네 어머니에 대하여 생각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럼 형은 무엇을 생각해?”

“나는… 나는…”

“형은 저 높은 곳에서 오고 있는 목소리들과 세상에서 오고 있는 목소리들에 의하여 서로 상반되는 두 방향으로 끌리고 있어. 나는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라고 말하고 있지 않고, 세상의 목소리라고 말해. 야고보도 똑같아. 야고보는 형보다 훨씬 더해. 하지만 내가 형들에게 말하는데, 세상 위에는 하늘이 있고, 세상의 이익 위에는 하느님의 대의(the cause of God)가 있어. 형들은 형들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해. 형들이 그렇게 하기를 배우게 될 때 형들은 완전하게 될 거야.'

“하지만… 그럼 네 어머니는?”

“유다 형, 그분께서는 세상의 사고방식에 따라 나에게 아들로서의 내 의무 즉 그분에게 물질적으로 필요한 것을 마련해드리기 위하여 일할 내 의무, 그리고 그분 곁에 있으면서 그분을 도와드리고 위로해드려야 하는 내 의무를 일깨워줄 권리를 가지고 계시는 유일한 분이야. 그러나 그분께서는 이것들 중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셔.


그분께서 나를 가지셨을 때부터 그분께서는 가족의 작은 차원보다 훨씬 더 넓은 차원에서 다시 나를 얻으시려면 나를 잃어야 한다는 것을 아셨고… 그래서 그때부터 그것에 대하여 마음의 준비를 하셨어.

하느님에 대한 그분의 무조건적이고 자발적인 그분 자신의 봉헌은 새로운 것이 아니야. 그분의 어머니께서는 그분이 삶을 향하여 미소짓기도 전에 성전에 그분을 봉헌하셨어. 그리고 그분께서는 기나긴 겨울밤들이나 별들이 빛나는 맑은 여름밤들에 나를 그분의 가슴에 꼭 안으신 채 그분의 거룩한 어린 시절에 대하여 수없이 많이 말씀해주셨어.

그분께서는 그분의 이 세상에서의 삶의 새벽부터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셨어. 또한 그분께서는 그분께서 나를 가지셨을 때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내가 있는 곳에 계시게 되었기 때문에 훨씬 더 그분 자신을 바치셨어.

모든 사람은 특정 순간에, 아마 불과 몇 분이겠지만 비겁함에 압도되어 당신들 자신의 안전을 위하여 당신들이 나를 알지 못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거야. 그러나 그분, 이해하셨고 아시는 분(Who understood and knows)이신 그분께서는 항상 나와 함께 계실 거야.

그리고 당신들은 다시 한 번 그분을 통하여 내 사람들이 될 거야. 그분께서는 그분의 확고부동하고, 사랑하는 믿음의 힘으로 당신들을 그분께로 이끄실 것이고, 그렇게 해서 당신들 모두를 나에게로 데려오실 거야. 왜냐하면 나는 내 어머니 안에, 그분께서는 내 안에,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 안에 있기 때문이야.

나는 이것을 세상의 관점으로는 친척들이고, 초자연적인 관점으로는 벗이고 아들들인 형들 모두가 이해했으면 좋겠어. 형도 어느 누구도 내 어머니께서 누구신지 알지 못해. 만일 형들이 그것을 안다면, 형들은 그분께서 나를 그분에게 복종하게 하지 않는다고 마음속으로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그분을 하느님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 영원하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하는 아들에게서 모든 은총을 얻어낼 수 있는 힘 있는 여인으로 공경할 거야.

나는 분명히 카나로 갈 거야. 나는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 형들은 결혼식 후에는 더 잘 이해하게 될 거야.”


예수께서는 위엄과 설득력이 있으시다.

유다는 그분을 응시한다. 그는 곰곰 생각하다가 말한다.


“만일 네가 나를 원한다면… 나도 틀림없이 너에게로 와서 여기 이 벗들과 함께 있겠어. 왜냐하면 나는 네 말이 옳다고 느끼기 때문이야. 나와 내 형제들의 무분별을 용서해라. 너는 우리보다 훨씬 더 거룩하다!…”

“나는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지 않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도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 그러나 나는 그들이 안타까워. 그들이 스스로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이야. 근데 그 배낭에는 무엇이 들어 있어?”

“네 어머니가 너에게 보내시는 튜닉이야. 내일은 큰 잔칫날이라 그분께서는 그분의 예수가 모든 손님들과 어울리지 않게 보이지 않으려면 이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셔. 그분께서는 너에게 이것을 만들어주시려고 날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쉬지 않고 일하셨어. 그렇지만 그분께서는 가장자리 술 장식들이 준비되지 않아서 겉옷을 완성시키지 못하셨는데, 그분께서는 그것을 몹시 안타까워하고 계셔.”

“그건 상관없어. 나는 내가 입고 있는 이 옷을 그대로 입고 가고, 그 옷은 예루살렘에서 입기 위하여 남겨두겠어. 성전이 혼인잔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니까.”

“그분께서는 매우 기뻐하실 거다.”

“만일 당신께서 새벽에 카나 가는 길로 들어서시기를 원하신다면, 당신께서는 즉시 떠나셔야 합니다. 달이 뜨고 있는데, 항행은 순조로울 것입니다.”
베드로가 말한다.

“그럼 가자. 요한아, 가자. 나는 너를 데려가겠다. 시몬 베드로, 야고보, 안드레아, 잘 있어라. 나는 안식일 저녁에 카파르나움에서 너희를 기다리겠다. 아주머니, 안녕히 계세요. 당신과 당신의 집에 평화가 있기를.”

예수께서는 유다와 요한과 함께 나오신다. 베드로는 호숫가까지 그들을 따라 나와 그들이 출발하는 것을 돕는다.

환상이 끝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작품의 순서를 정리할 때가 되면, 카나의 혼인잔치의 환상을 여기에 삽입해라. 날짜를 적어두어라(1944. 1. 16.).”


52. 카나의 혼인잔치에서의 예수

1944. 1. 16. 저녁. 카나의 혼인잔치.

 

 

나는 집 한 채를 본다. 전형적인 중동지방의 집이다. 이것은 길고 낮고 하얀 집인데, 창들과 문들이 많지 않고, 지붕이 옥상으로 되어 있고, 약1미터 높이의 낮은 담으로 둘러쳐져 있으며, 그늘진 포도넝쿨의 퍼골라가 있는데, 그것은 양지바른 옥상까지 타고 올라가 그 표면의 절반 이상에 가지들을 뻗치고 있다.

옥외 계단이 정면을 따라 정면 중간에 나 있는 문에 이르기까지 올라간다. 지층에는 몇 개의 낮은 문들이 나 있는데, 각 측면에 두 개 이상은 나 있지 않다. 그것들은 낮고 어두컴컴한 방들 안으로 열려 있다. 그 집은 일종의 타작마당처럼 보이는 곳 위에 세워져 있는데, 그것은 실상 타작마당이라기보다는 풀이 나 있는 공터에 더 가깝다. 그 한가운데에 우물이 있고, 거기에는 몇 그루의 무화과나무들과 사과나무들이 있다.
그 집은 도로에 면해 있으나 길 바로 옆에 지어져 있지 않고 약간 안으로 들어와 있으며, 풀밭에 나 있는 오솔길을 통하여 길로 이어지는데, 그 길은 간선도로처럼 보인다.

 

그 집은 카나의 외곽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자기들의 소유지 가운데에서 사는 농부들의 집인 것 같다. 들은 집 너머 멀리까지 평화로운 초록빛으로 뻗어 있고, 태양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처음에 나에게는 다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 집 주위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러다가 나는 긴 옷과 베일처럼 머리를 덮기도 하는 겉옷을 입은 두 여인이 보는데, 그들은 큰길을 따라 걸어오다가 오솔길로 들어선다.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이 많은 여인은 50대인데, 그녀는 거친 양털로 짠 짙은 황갈색 옷을 입고 있다. 다른 여인은 더 밝은 옷들을 입고 있는데, 옷은 연한 노란색이고, 겉옷은 파란색이다. 그녀는 서른다섯 살쯤 되어 보인다. 그녀는 매우 아름답고 날씬하며 친절하고 겸손하지만, 그녀의 몸가짐은 지극히 품위 있다.

그녀가 더 가까이 다가왔을 때 나는 그녀의 흰 얼굴과 파란 눈들과 그녀의 이마 위에 보이는 금발을 주목한다. 나는 지극히 거룩한 우리 성모님을 알아본다. 나는 다른 나이 든 여인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그들이 서로 대화하는데, 마리아께서 미소지으신다.

그들이 집 가까이에 이르자 손님들의 도착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 분명한 누군가가 집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자 가장 좋은 옷을 차려 입은 두 명의 남자들과 두 명의 여자들이 그들에게 마중 나온다. 그들은 두 여인을 따뜻하게 환영하는데, 특히 마리아를 환영한다.

지금은 이른 아침이다. 나는 지금이 아홉시쯤이거나 그보다 더 이른 시각인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들이 아직 먼지가 앉지 않은 풀과 잔디가 이슬에 젖어 더 푸른빛을 띠고 있는 신선한 이른 아침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풀밭들의 풀이 여름의 뜨거운 햇볕으로 시들지 않았고, 들의 곡식이 아직 어리고 초록빛이며 아직 이삭이 패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지금은 봄철인 것 같다. 무화과나무와 사과나무의 잎들은 연한 초록색이고, 포도나무들의 잎들도 같은 색이다. 그러나 나는 사과나무에는 꽃들이 없고, 사과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는 것을 본다. 그것은 사과나무에는 최근에 꽃이 피었지만, 아직 작은 열매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마리아께서는 집주인인 듯한 나이 많은 남자에게 따뜻하게 환대받고 안내받으시며 옥외 계단을 통하여 올라가 큰 홀로 들어가신다. 그 홀은 이 집의 이층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만일 내 생각이 맞는다면, 지층의 방들은 그들이 실제로 기거하는 방들과 광, 포도주 저장실 따위이고, 이층의 홀은 잔치나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작업 예컨대 식료품들을 말리거나 압착하는 등 특별한 경우들에 쓰는 방인 것 같다. 오늘처럼 특별한 잔칫날에는 홀에서 모든 물건들이 치워지고, 초록색 나뭇가지들, 돗자리들, 풍성한 요리들이 차려진 식탁들 따위로 그곳이 꾸며진다.

그 한가운데에 잘 차려진 식탁 하나가 있는데, 그 위에 암포라들과 과일들로 가득한 큰 접시들이 놓여 있다. 내 오른쪽의 벽을 따라 음식이 덜 화려하게 차려진 다른 식탁 하나가 있다. 내 왼쪽에는 일종의 긴 찬장 하나가 있고, 그 위에 치즈와 다른 음식들이 담긴 큰 접시들이 놓여 있는데, 그것들은 꿀과 사탕들로 덮인 케이크들처럼 보인다. 바닥에 같은 벽 가까이에 더 많은 암포라들과 다소간 구리 주전자처럼 보이는 여섯 개의 큰 그릇들이 놓여 있는데, 나는 이것들을 항아리들이라고 부르겠다.

마리아께서는 그들이 그분에게 말하고 있는 것을 친절하게 들으신 다음 조용히 겉옷을 벗으시고, 식탁에 음식 차리는 일을 마무리하는 것을 도우신다. 나는 그분께서 왔다 갔다 하시며 식탁보들을 고르시고, 꽃 장식들을 바로 세우시고, 과일 접시들을 보기 좋게 가다듬으시고, 등잔들이 기름으로 가득 차 있는지 보살피시는 것을 본다.

그분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말씀은 거의 하시지 않는데, 말씀하실 때는 아주 작은 소리로 말씀하신다. 그 대신 그분께서는 많이 들으시는데, 아주 많은 참을성을 가지고 들으신다.

(화음이 잘 맞지 않는) 악기들의 요란한 소리가 길에서 들려온다. 마리아만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이 밖으로 뛰어나간다. 나는 성장한 신부가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들어오는 것을 본다. 가장 먼저 서둘러 마중나간 신랑은 지금 신부 옆에 서 있다.

이 시점에 환상에 변화가 생긴다. 나는 그 집 대신 한 마을을 보는데, 그것이 카나인지, 그 이웃 마을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예수께서 요한과 유다 타대오처럼 보이는 다른 한 사람과 함께 계시는 것이 보이는데, 나는 이 사람을 잘못 보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요한만큼은 확신한다. 예수께서는 흰 튜닉 위에 군청색 겉옷을 입고 계신다. 악기들의 소리를 듣고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고 나서 그분께 말씀드린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가서 내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자.”

그리하여 그분께서는 그분의 두 동료들과 함께 그 집을 향하여 들판을 가로질러 걸어가기 시작하신다.

나는 마리아께서 신랑의 부모들에게 친근하게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아 그분께서 그들의 친척이거나 매우 친한 친구이실 것이라는 인상을 내가 받았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을 잊었었다.

예수께서 도착하시자 방금 전의 안내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린다. 집주인이 예수를 환영하기 위하여 그의 아들인 신랑과 마리아와 함께 내려와 그분을 만나 그분께 공손하게 인사드린다. 그 다음에 집주인은 다른 두 사람에게도 인사하고, 신랑도 그렇게 한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은 예수와 마리아께서 그분들의 인사를 교환하는 다정하고 공손한 방식이다. 애정의 토로들은 없지만, 백번의 포옹과 백번의 입맞춤의 값어치가 있는 시선과 미소와 함께 하시는 그분들의 말씀들이 있다.

“평화가 너와 함께.”


“어머니, 평화가 당신과 함께”

인사하시는 마리아의 입술들 위에서 입맞춤이 떨리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예수께 입을 맞추시지는 않고, 그 하얀 손을 예수의 어깨에 얹으시고, 그분의 긴 머리카락의 컬을 스치기만 하신다. 사랑하는 이의 순결한 애무이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어머니와 나란히 계단을 올라가시고 그분의 제자들, 집주인, 신랑이 뒤따라 올라가 연회장으로 들어가는데, 예수께서는 여자들이 예기치 않았던 손님들처럼 보이는 그 세 사람을 위하여 의자와 식기를 더 가져다놓느라 분주한 응접실로 들어가신다. 나는 예수께서 오시는 것은 불확실했고, 그분의 동료들이 온 것은 완전히 예기치 못했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방안에 들어서시며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우렁차고, 남성적이고, 매우 부드러운 목소리를 분명하게 듣는다.


“이 집에 평화가 있기를. 또한 하느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내리기를.”

장내의 모든 사람들을 향한 위엄 있는 인사말이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키와 용모로 모든 사람을 압도하신다. 그분께서는 손님이시고, 보통의 손님이시지만, 신랑이나 집주인보다 더 잔치의 주인공이신 것처럼 보이신다. 그분께서 아무리 겸손하시고 친절하실지라도, 그분께서는 좌중을 압도하시는 분이시다.

예수께서는 신랑 신부, 그들의 부모들, 가장 유력한 친구들과 함께 중앙식탁에 앉으신다. 두 제자들도 예수에 대한 경의로 같은 식탁에 초대된다.

예수께서는 큰 항아리들과 찬장이 있는 벽을 등지고 계신다. 따라서 그분께서는 그것들을 보실 수 없고, 찬장 옆에 있는 작은 문을 통하여 날라지는 구운 고기요리를 만드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는 주방장도 보실 수 없다.

나는 한 가지를 눈여겨본다. 신랑 신부의 어머니들과 마리아를 빼놓고는 어떤 여자도 이 식탁에 앉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모든 여자들은 벽 가까이에 있는 식탁에 앉아 있는데, 그들은 백 명의 사람들이 내는 소음에 필적할 만큼 몹시 소란스러운 소리를 내고 있다. 음식이 신랑 신부와 귀빈들에게 제공된 다음에 그들에게 제공된다. 예수께서는 집주인 옆, 신부 옆자리에 앉아 계시는 마리아의 맞은편에 앉아 계신다.
 
연회가 시작된다. 나는 그들이 실컷 먹고 마신다고 당신에게 단언할 수 있다. 예수와 그분의 어머니께서는 음식을 별로 먹고 마시지 않으시고, 말씀도 거의 하시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약간 더 많이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주 겸손하시지만, 그분께서 말씀하실 때는 무뚝뚝하시거나 경멸적인 표정을 보이지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친절하시지만 입이 가볍지 않은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질문을 받으시거나 사람들이 그분께 말을 걸 때 대답하시고, 대화의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분의 의견을 말씀하시나 그 다음에는 그분의 생각들에 집중하시는데, 묵상에 익숙한 사람답다.

그분께서는 미소 지으시지만, 결코 소리 내어 웃지는 않으신다. 그분께서 무분별한 농담을 들으실 때면, 그분께서는 못들은 체하신다. 마리아께서는 자신의 아들 예수를 응시하는 것으로 음식을 대신하시고 요한도 그러한데, 식탁 끝에 앉아 있는 요한은 자기의 선생님의 입에 매달려 있다시피 한다.

마리아께서는 하인들이 작은 소리로 주방장에게 말하고 있고 주방장이 아주 난감해하는 것을 보시자 그 불유쾌한 상황의 원인을 알아차리신다.

“아들아”
그분께서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시어 예수의 주의를 끄신다.


“아들아, 포도주가 떨어졌단다.”


“어머니(woman), 저와 당신 사이에 아직도(still) 무엇이 있습니까?”

예수께서는 이 말씀들을 하시며 훨씬 더 상냥하게 미소 지으시고, 마리아께서도 미소 지으신다. 두 분께서는 다른 사람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그분들만의 즐거운 비밀인 모종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 같다.

 
예수께서는 이 문장의 뜻을 나에게 설명해주신다.

“많은 번역자들이 빠뜨리는 이 ‘아직도’라는 단어는 이 문장의 핵심 단어이고, 그것의 참뜻을 설명해준다.

 

나는 내 아버지의 뜻이 내가 스승이 될 시간이 되었다고 나에게 말씀해주셨던 순간까지 내 어머니에게 복종하는 아들(the Son)이었다. 그 순간부터 내 사명은 시작되었고, 나는 더 이상 내 어머니에게 복종하는 아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종이었다.


나의 내 어머니와의 유대들은 끊어졌고, 그것들은 더 높은 유대들, 전적으로 영적인 성격의 유대로 전환되었다. 나는 항상 마리아를 여전히 나의 거룩한 ‘어머니’라고 불렀다. 우리의 애정은 중단도 없었고, 식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제2의 탄생에 의하여 내가 그분과 이별하고, 그분께서 나를 세상에게, 그리고 세상을 위하여 메시아와 복음전파자로 주셨을 때만큼 그 사랑이 완전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분의 세 번째 숭고한 신비적 모성(sublime mystical maternity)은 그분께서 골고타의 고통 속에서 나를 십자가에 낳아주시어 세상의 구세주로 만드셨을 때 생겼다.

“저와 당신 사이에 아직도 무엇이 있습니까?”


전에는 제가 당신의 것, 당신만의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저에게 명령하셨고, 저는 당신께 순종했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종속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제 사명에 속해 있습니다.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쟁기를 손에 잡고 뒤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하려고 뒤돌아보는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나는 보습으로 땅을 헤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하느님의 말씀의 씨를 거기 뿌리려고 쟁기 위에 손을 올려놓았었다. 나는 그들이 내 손을 십자가에 못 박기 위하여 그것을 쟁기에서 떼어놓았을 때에만 쟁기에서 손을 떼어야 했는데, 그것은 고통을 주는 내 못으로 내 아버지의 마음을 열어 그 상처로부터 인류에 대한 용서가 흘러나오게 하기 위해서였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잊은 ‘아직도’는 이런 뜻이었다. ‘어머니, 제가 오로지 나자렛의 마리아의 예수였던 동안 당신께서는 제 전부이셨고, 지금도 제 영혼 안에서는 전부십니다. 그러나 제가 사람들이 기다리던 메시아가 되었을 때부터 저는 제 아버지께 속해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십시오. 제가 제 사명을 마치면, 저는 다시 전적으로 당신의 것이 되겠습니다. 당신은 제가 어렸을 때처럼 다시 저를 당신의 품에 안으실 것이고, 아무도 사람들에게 인류의 치욕으로 여겨졌던 당신의 아들을 두고 당신과 다투려하지 않을 것이고, 당신에게 죄인의 어머니라는 치욕을 주기 위하여 그의 시체를 당신에게 던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는 나중에 개선하는 저를 다시 가지실 것이고, 마침내 당신께서 하늘에 개선하실 때 당신은 영원히 저를 가지실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이 모든 사람들의 것이고, 저를 그들에게 보내신 아버지의 것입니다.’
이것이 ‘아직도’라는 이 짧지만 의미심장한 말의 뜻이다.”

 


마리아께서 하인들에게 말씀하신다.
“그가 자네들에게 하라는 대로 하게.”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아들의 미소 짓는 눈에서 모든 ‘부름 받은 사람들’에 대한 큰 교훈에 의하여 가려진 그분의 동의를 읽으셨다.

그러자 예수께서 하인들에게 말씀하신다.
“항아리들에 물을 가득 채우게.”

나는 하인들이 우물에서 길어온 물을 항아리들 안에 가득 채우는 것을 본다. 나는 물이 넘치는 두레박이 오르내림에 따라 도르레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주방장이 놀란 눈으로 그 액체를 약간 따라서 맛보고는 더욱 놀란 몸짓들을 하며 음미한 다음에 집주인과 그 옆에 앉아 있는 신랑에게 말하는 것을 본다.

마리아께서는 다시 한 번 그분의 아들을 쳐다보고 미소 지으신 다음 그분으로부터 미소를 받으시고 약간 얼굴을 붉히시며 고개를 숙이신다. 그분께서는 행복하시다.

방안에는 속삭임이 퍼지고, 모든 사람들이 머리를 예수와 마리아에게로 돌린다. 어떤 사람들은 더 잘 보려고 일어서고, 어떤 사람들은 항아리들로 간다. 한 순간 침묵이 흐르다가 예수를 찬양하는 소리가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그 침묵이 깨진다.

그분께서는 일어나 짧게 말씀하신다.
“마리아께 감사드리시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연회장을 떠나시고, 그분의 제자들은 그분을 뒤따른다. 그분께서는 문지방 위에서 되풀이하신다.

“평화가 이집에 있기를! 그리고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덧붙이신다.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환상이 끝난다.


예수께서는 나에게 다음과 같이 나에게 가르쳐주신다.
“내가 제자들에게 ‘가서 내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자’ 하고 말했을 때 나는 드러난 것보다 더 깊은 뜻을 이 문장에 부여했었다. 내 말의 뜻은 나를 만나는 기쁨이 아니라, 내 기적활동의 선도자이자 인류의 첫 번째 은인이 되는 기쁨을 말하는 것이었다.


항상 그것을 기억해라. 내 첫 번째 기적은 마리아로 인하여 일어났다는 것을 말이다. 첫 번째 기적. 그것은 마리아는 기적들의 열쇠라는 상징이다. 나는 내 어머니에게 아무것도 거절하지 않고, 그분의 기도로 인하여 은총의 때를 앞당기기까지 한다. 나는 착함에 있어 하느님 다음으로 둘째인 내 어머니를 안다. 나는 너희에게 은총을 주는 것이 그분을 행복하게 해드리는 것임을 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전적인 사랑(all Love)’이시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을 아는 내가 ‘가서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자’고 말한 것이다.

그밖에도 나는 내 능력과 함께 그분의 능력도 세상에 알려지게 만들기를 원했다. 그분께서는 육체 안에서(in the flesh) 나와 결합하시기로 운명 지워져 계셨으므로 세상에 드러나는 능력에 있어서도 그분께서 나와 결합하시는 것은 공정했다. 우리는 한 육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분 안에, 그분은 마치 향기롭고 생명이 가득한 암술을 둘러싸고 있는 꽃잎들처럼 내 주위에 계셨다. 또한 그분께서는 고통 안에서 나와 결합해 계셨는데, 우리 둘 다 십자가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몸으로, 그분께서는 그분의 영혼으로. 마치 한 송이 백합꽃이 그 꽃부리와 그것에서 추출된 정수로 향기를 풍기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내가 하객들에게 했던 말을 너희에게도 한다. ‘마리아께 감사드려라. 너희가 기적의 주인을 가졌고, 내 은총들, 특히 용서의 은총들을 받은 것은 그분을 통해서이다.’

평안히 쉬어라. 우리는 너와 함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