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영광

622. 다른 친구들에게 나타나시다

Skyblue fiat 2024. 3. 30. 06:21

622. 다른 친구들에게 나타나시다

1945. 4. 5.

 

최후의 만찬실의 집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홀, 마당, 그리고 최후의 만찬실과 동정녀 마리아의 방을 제외한 다른 방들은 많은 사람들이 잔치를 위하여 한참 만에 다시 모인 것과 같은 즐겁고 흥분한 모습을 띠고 있다.

토마스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도들이 다 있다. 목자들도 있다. 충실한 여인들이 요안나, 니까, 엘리자, 사라, 마르첼라, 안나와 함께 있다. 그들 모두가 작은 소리로 말하고 있지만, 여기 분명하고 유쾌한 흥분이 있다. 마치 그들이 무언가를 무서워하는 것처럼 집의 대문은 잠겨 있다. 그러나 외부로부터의 공포도 내부의 기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마르타는 ‘주님의 종들’의 식사를 준비하느라고 마르첼라, 수산나와 함께 왔다 갔다 한다. 마르타는 사도들을 이렇게 부른다. 다른 남자들이나 여자들은 서로에게 묻고, 그들의 인상들, 그들의 기쁨과 두려움 따위를 이야기한다… 마치 그들을 긴장시키고, 약간 두렵게 하기도 하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과도 같다.

사도들은 가장 자신만만한 사람들처럼 보이기를 원하지만, 대문을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나 창문이 왈칵 열리는 것 같은 소리가 나면, 그들이 가장 먼저 불안해한다.

행주를 찾고 있는 마르타를 도와주려고 여러 개의 불꽃이 있는 두 개의 등불을 가지고 급히 오는 수산나를 보고 마태오가 펄쩍 뛰며 외친다.

“주님!”

그 소리에 베드로가 분명히 다른 사람들보다 더 불안해하며 무릎을 꿇는다.

 

대문을 과감하게 두드리는 소리에 모든 이야기들이 뚝 끊어지고 그들 모두가 초조해한다. 나는 그들 모두의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문구멍을 통하여 론지노와, 론지노처럼 짙은 빛깔의 옷을 입고 있는 다른 한 남자에게 호위되어 온 한 무리의 로마여인들을 보고는 몹시 놀라서 소리 지르며 문을 열어준다.

“오!”

그 부인들도 모두 머리까지 덮은 짙은 색의 겉옷을 입고 있다. 그 여자들은 주의를 덜 끌기 위하여 아무런 보석도 패용하고 있지 않다.

“저희가 구세주의 어머니께 저희의 기쁨을 표현하러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그들 가운데 가장 존중받는 플라우티나가 말한다.

“부디 들어오십시오. 그분께서는 저기 계십니다.”

그들이 요안나와 막달라 마리아와 무리지어 들어오는데, 막달라 마리아는 그들을 아주 잘 아는 것 같은 인상을 나에게 준다.

 

론지노와 다른 로마 남자는 약간 의심쩍은 시선을 받기 때문에 홀의 한쪽 구석에 떨어져 있다.

여자들이 그들 식으로 인사한다.

“아베 도미나!”

그 다음에 그들은 무릎 꿇고 말한다.

 

“저희가 전에는 지혜이신 분(the Wisdom)을 우러러보았다면, 지금 저희는 그리스도의 딸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당신께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당신만이 저희에 대한 유다인들의 불신을 극복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저분들이(그들은 여전히 대문 가까이에 무리지어 서 있는 사도들을 가리킨다) 저희가 예수의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을 저희에게 허락할 때까지 당신께 와서 배우겠습니다.”

플라우티나가 모든 여자를 대신하여 말한다.

 

마리아께서는 더없이 기쁘게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나는 내 주님에 대하여 합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그분께서 예언자의 입술을 깨끗하게 해주셨던 것처럼 내 입술을 깨끗하게 해주시기를 그분께 청합니다. 로마의 첫 번째 열매들인 여러분은 축복받기를!”

 

“론지노도 그러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부르짖음에 땅과 하늘이 열렸을 때… 그의 가슴 속에 불을 느꼈던 로마의 창기병도 그러하기를 원합니다. 저희도 별로 아는 것이 없습니다만, 저 사람들은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성인이시라는 것과 자기들이 더 이상 오류에 속해 있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당신이 그분들에게 사도들에게로 가라고 이르세요.”

“그들은 저기 있습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그들을 불신합니다.”

 

마리아께서는 일어나 병사들에게 가신다. 사도들은 그분께서 가시는 것을 바라보며 그분의 생각을 짐작하려고 애쓴다.

“아들들이여, 하느님께서 당신들을 그분의 빛으로 인도하시기를! 오시오! 주님의 종들을 만나시오! 이 사람은 요한인데, 당신들도 알지요. 그리고 이 사람은 내 주님이신 내 아들이 형제들의 우두머리로 선택한 시몬 베드로요.

이 사람은 야고보, 그리고 이 사람은 유다인데, 주님의 사촌들이지요. 이 사람은 시몬, 이 사람은 베드로의 아우인 안드레아요.

그리고 이 사람은 요한의 형 야고보이고, 이 사람들은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그리고 마태오요.

토마스는 아직 멀리 있어 여긴 없지만, 나는 마치 그가 여기 있는 것처럼 그의 이름을 부르겠어요. 이 사람들은 특별한 사명을 위하여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저기 그늘 아래 겸손하게 있는 저 다른 사람들이 영웅적인 사랑에 있어 첫째인 사람들입니다. 30년이 넘는 동안 저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전해오고 있어요. 저 사람들에 대한 박해들도, 죄 없는 이(the Innocent)의 유죄판결도 저 사람들의 믿음을 손상시키지 못했어요. 어부들과 목자들, 그리고 당신들 로마 귀족들.

그러나 예수의 이름 안에서 더 이상 차별들이 존재하지 않아요. 그리스도 안의 사랑은 우리 모두를 동등하게, 그리고 형제들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내 사랑은 다른 민족들인 여러분을 포함하여 여러분 모두를 아들들이라고 부릅니다. 나는 내가 당신들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다는 훨씬 더한 말도 하겠어요. 왜냐하면 고통의 순간에 당신들은 죽어가는 내 아들 곁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론지노, 나는 당신의 동정을 잊지 않을 거예요. 병사, 나는 당신의 말도 잊지 않을 거예요. 나는 마치 살해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 보았어요. 나는 당신들에게 보상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리고 참으로 거룩한 일들에는 돈이 없고, 다만 사랑과 기도만이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나는 우리 주 예수 자신께 당신들에게 상급을 주시도록 기도함으로써 당신들에게 보상해드리겠어요.”

 

“부인, 저희는 그것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감히 모두 함께 왔습니다. 한 공통된 충동이 저희를 함께 모아놓았습니다. 이미 믿음이 마음과 마음에 그 유대를 놓았습니다.” 론지노가 말한다.

 

그들 모두가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온다. 그리고 못마땅함과 아마도 이교도들과의 접촉의 역겨움을 억제하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당신들은 무엇을 받았소?”

 

“나는 한 목소리를, 그분의 목소리를 들었소. 그 소리는 ‘나에게로 오너라’하고 말했소.”

론지노가 말한다.

 

“그리고 저는 ‘만일 네가 나를 거룩한 이라고 믿는다면, 나를 믿어라’는 말을 들었어요.”

다른 병사가 말한다.

 

플라우티나가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 아침 우리가 그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빛을, 한 빛을 보았어요. 그것은 얼굴로 변했어요.

오! 당신이… 제발 그것이 얼마나 밝았는지 말하시오. 그것은 그분의 얼굴이었어요. 그런데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어찌나 다정하게 미소 지으시는지 우리는 여러분에게 와서 우리를 물리치지 말아달라고 말하는 것만을 원했어요.”

목소리들이 자기들의 생각들을 말하며 속삭인다. 그들 모두가 자기들이 어떻게 그것을 보았는지를 서로에게 말한다.

 

열 명의 사도들은 모멸감을 느끼며 침묵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언짢은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고, 그분의 인사를 받지 못한 유일한 사람들로 보이지 않으려고 히브리 여인들에게 그들은 파스카 선물을 받지 못했느냐고 묻는다.

 

엘리자가 말한다.

“그분께서는 제 가슴에서 제 아들들의 죽음이라는 고통스러운 칼을 빼주셨어요.”

 

안나가 말한다.

“나는 내 부모들의 영원한 구원에 관한 그분의 약속을 들었어요.”

 

시라가 말한다.

“저는 그분께서 한 번 쓰다듬어주셨어요.”

 

마르첼라가 말한다.

“저는 번쩍 하는 빛을 보고, ‘꾸준해라’ 하는 그분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그럼 니까는?”

그들이 그녀에게 묻는다. 그녀는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오, 저는 그분의 얼굴을 뵈었어요. 그분께서는 저에게 ‘이 얼굴이 네 마음속에 박혀 있게 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것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마르타는 조용히 그리고 빨리 왔다 갔다 하며 말하지 않는다.

“그럼 언니는? 언니한테는 아무것도 없었어? 언니는 아무 말 없이 웃고만 있는데, 언니는 너무 기분 좋게 미소 짓고 있는데, 언니도 언니 자신의 기쁨을 가지고 있지 않을 리가 없어.”

막달라 마리아가 말한다.

 

“그것은 사실이다. 네 눈은 감겨 있고, 네 혀는 침묵하고 있지만, 네 눈은 눈꺼풀 아래서 몹시 빛나고 있다. 너는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다.”

 

“오! 그럼 말씀해주세요! 어머니, 제 언니는 당신께 말씀드렸지요?”

어머니는 미소 지으시지만 말씀하시는 않는다.

 

마르타는 식탁에 식탁보를 놓는 데 골몰하며 자기의 행복한 비밀을 드러내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그녀의 동생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는다. 그러자 마르타는 지극히 행복하게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그분께서는 내 죽음의 시간의 만남과 결혼들의 완성을 나에게 주셨어…”

그녀의 얼굴은 훨씬 더 달아오르고, 그녀의 영혼의 미소가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