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45, 순명은 예수님께서 인성을 취하신 목적이기도 하였다.
그분과 함께 찬양시편을 읊으며 사람들의 악행을 보속하다
1901년 1월 5일
1.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와 있노라니, 내가 십자가에 못박히는 고통을 받기를 원하는 신부님이 보였다.
나는 신부님의 이 지향을 따르는 것이 두려웠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내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느냐? 나는 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인성을 취한 것은 (인간의) 불순종을 부수고 순종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이 덕행은 내 안에 아주 깊이 배어든 것이어서 순명이 나의 본성이고 그것도 내게 가장 소중하고 찬란한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도 너는 순명하지 않으려고 하느냐? 그렇게 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너일 뿐 나는 아니다."
3. 하느님께서 이다지도 순종적이신 것을 보고 온통 어리둥절해진 나는 "저도 순명하기를 원합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십자가 고통을 나누고자 하시는 예수님께 순종하였다.
4. 나중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나를 몸 바깥으로 나오게 하시면서 입맞춤을 주셨는데, 그럴 때 그분에게서 쓰디쓴 숨결이 느껴졌다. 그 쓴물을 내 안에 흘려 넣으려고 하시다가 그만 두신 것은 내가 그것을 청하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이렇게 말씀드렸다. "당신께서는 보속을 원하십니까? 그러면 함께 하십시다. 저의 보속이 당신의 보속과 합쳐지면 효과적이겠지만, 저 혼자 그렇게 하면 당신 마음을 더욱 언짢게 해 드릴 뿐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5. 그러므로 나는 그분의 피 흐르는 손을 잡고 입맞추면서 '주님을 찬미하라'에 영광송을 붙여 예수님과 함께 줄을 바꾸어 가며 읊기 시작했다.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악행을 보속하기 위해서, 그 악행들로 인하여 그분께서 받으시는 모욕만큼 많은 찬미를 드리기 위함이었다.
6. 그렇게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뵙는 것은 참으로 감동적인 일이었다! 그런 다음 나는 예수님의 다른 쪽 손에 대해서도 그렇게 했는데, 죄로 인해 받으시는 모욕만큼 많은 찬미를 드리기 위함이었다. 그분의 두 발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경건하고 거룩해 보이는 외관을 하고서도 그릇된 길을 걷는 악한 발걸음만큼 많은 찬미를 드리려고 그렇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분의 성심에 대해서도, 인간의 심장이 하느님을 위해 고동치지 않고 그분을 사랑하지도 열망하지도 않는 순간만큼 많은 찬미를 드리려고 그렇게 하였다.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는 내가 그분과 함께 바친 이 보속으로 말미암아 완전히 기운을 차리신 것 같이 보였다.
7. 그러나 그분은 아직 흡족하지 않아 (내게 쓴 물을) 주고 싶어하시는 기색이 역력하기에 "주님,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8. 그러자 그분은 그 쓴 물을 흘려 넣어 주시면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내 딸아, 사람들이 얼마나 나를 모욕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그들을 벌할 때가 올 것이다. 수없이 많은 애벌레들이 생겨나서 모기떼가 구름같이 그들을 내리누르더니, 그런 다음 교황이 앞으로 나서게 될 것이다."
9. "그런 다음 교황이 나서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하고 내가 여쭙자 그분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10. "그는 민족들을 위로해 주려고 그렇게 할 것이다. 허다한 거짓에 마음이 짓눌리고 지치고 실망하고 배반당한 채 스스로 진리의 항구를 찾아 나설 그들은 예외없이 겸손해져서 모두가 교황에게 자기네 가운데 와서 그 숱한 불행에서 해방시켜 구원의 길을 가게 해 주기를 간청할 것이다."
11. "오, 주님, 그 일은 아마도 당신께서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전쟁들이 끝난 후에 일어나겠지요?"
"그렇다."
12.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저는 하늘나라로 가고 싶습니다."
"그러면 나는 어디에 가 있겠느냐?"
13.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오, 주님, 당신께서 머물러 계실 수 있는, 착한 영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에 비하면 저는 악해 보입니다."
14. 그러나 그분께서는 나의 이 말에 아무런 주의도 기울이지 않고 사라지셨고, 나는 내 몸속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4권-46 세 가지 방식 곧 사랑, 아름다움, 능력으로
당신 자신을 동방 박사들에게 주신 예수님
1901년 1월 6일
1.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와 (동방에서 온) 경건한 박사들이 동굴에 도착하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아기 예수님이 계신 곳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예수님께서 (당신 인성을 통하여) 기꺼이 신성의 빛살을 비추어 주셨다. 그렇게 이 박사들에게 세 가지 방식으로, 곧 사랑과 아름다움과 능력으로 당신 자신을 주신 것이다. 이에 박사들은 아기 예수님의 현존 앞에서 빨려들 정도로 몰입해 있었으므로, 주님께서 그 빛살을 당신 속으로 다시 거두어들이지 않으셨다면 그들은 꼼짝없이 거기에 영원토록 남아 있었을 것이다.
2. 이 경건한 박사들은 아기 예수님께서 당신 신성을 거두어들인 즉시 황홀경에서 깨어났으며 이다지도 극단적인 사랑을 목격하고 놀라움에 잠겼다. 우리 주님께서 그들에게 비추어 주신 그 빛을 통하여 강생의 신비를 깨달았던 것이다. 그 뒤에 그들은 일어나서 여왕이신 어머니께 예물들을 바쳤고 어머니께서는 소상하게 여러 가지 일에 대하여 말씀해 주셨다. 그러나 나는 어머니의 그 모든 말씀을 다 기록할 자신이 없다. 기억나는 것은 다만, 그들 자신의 구원뿐만 아니라 백성들의 구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가르침뿐이다. 이 목적을 위하여 설사 목숨을 바쳐야 한다 하더라도 두려움 없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 그 후에 나 자신의 몸속에 돌아와 있는 것을 알았는데 예수님께서 함께 계시면서 어떤 말씀을 주시고자 하셨다. 나는 그러나 나 자신이 너무 악하게 보여서 무척 당황했기 때문에 감히 입을 열 수 없는 상태였다. 내가 그렇게 한마디도 못하는 것을 보신 그분께서는 경건한 동방 박사들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4. "나는 박사들에게 세 가지 방식으로 나를 줌으로써 세 가지 효과를 거두었다. 내가 영혼들에게 쓸데없이 나 자신을 주는 일은 도무지 없으니, 그들은 언제나 어떤 은혜를 입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방 박사들은 그때 나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으로 말미암아 그들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은혜를 받았다. 아름다움에 의해서는 세상 사물을 업신여기는 은혜를, 능력에 의해서는 그들의 마음이 온전히 나와 결합되어 나를 위해서라면 자기네 목숨을 바치며 피를 흘릴 수 있는 용기를 얻었던 것이다."
5. 그런 다음 그분은 또 이렇게 덧붙이셨다.
"그런데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 말해 보아라. 나를 사랑하느냐? 어떻게 사랑하기를 원하느냐?"
6. 나는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알 수 없는데다가 전보다 더 당황했기 때문에 이렇게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당신 밖에는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당신을 사랑하느냐고 물으신다면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제게는 없습니다. 다만, 당신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 모든 사람을 이길 열정을 느낀다는 것과 모든 것에 앞서 당신을 사랑하기에 아무도 저를 능가할 수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 흡족하지 않습니다. 만족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당신 자신의 사랑으로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그러면 당신께서 당신 자신을 사랑하시는 것처럼 저도 사랑할 수 있을 터이니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방법만이 당신을 향한 제 사랑에 대해서 느끼는 불안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입니다."
7. 예수님께서는 이 서툰 말이 흐뭇하신 듯 나를 얼마나 꼭 껴안으로셨는지,안팎으로 온통 그분으로 바뀐 나 자신이 보일 정도였다. 그분께서는 또한 당신 사랑의 한 몫을 나누어 주시기도 하셨다. 그러고 나서 나 자신의 몸 속으로 돌아왔는데, 내게 주어지는 사랑만큼 나의 선이신 분을 소유하게 되고, 내가 그분을 조금만 사랑하면 조금밖에 소유할 수 없는 것 같았다.
4권-47, "광선이 태양의 중심에서 이탈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
1901년 1월 9일
1. 오늘 아침에는 위로를 찾아며 돌아다닐 정도로 완전히 짓눌려 으스러지는 느낌이었다.
내 유일한 선이신 분께서는 오래도록 기다리게 하신 끝에 오셨다.
2.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에 대한 사랑 때문에 너의 격정과 비참과 나약을 떠안지 않았느냐? 그러니 너도 나에 대한 사랑으로 다른 이들의 그런 점들을 떠안지 않겠느냐?"
3. 그분께서는 또한 이렇게 덧붙이셨다. "내가 원하는 것은 네가 언제나 태양의 중심에 고정되어 있는 광선처럼 나와 결합하여, 여기에서 생명과 열과 빛을 받는 것이다. 광선이 태양의 중심에서 이탈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 중심을 떠나자마자 생명과 열과 빛을 잃어버리고 어둠으로 돌아가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말 것이다.
4. 영혼도 이와 마찬가지다. 영혼이 나 곧 나의 중심과 결합해 있는 한, 태양에 의해서 살아가고 태양으로부터 생명을 받으며 태양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는 광선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무슨 일에 있어서든지 태양의 뜻과 처분대로 하는 광선이다. 그런데 영혼이 (그런 태양인) 나에게서 딴데로 정신을 팔며 떨어져 나가면,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돌아가서 싸늘하게 식기 때문에 하느님 생명의 지고한 자극을 내적으로 감지하지 못하게 된다."
5. 그분께서는 이 말씀을 하신 다음 모습을 감추셨다.
4권-48, 순교를 방불케 하는 사랑의 고통
1901년 1월 15일
1.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는 지난 며칠 동안 이 세상에 대해서 진노하고 계심을 다소 내비치곤 하셨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오시지 않는 것을 보자 혼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2. "어쩌면 어떤 징벌을 내리려고 오시지 않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내 탓이 아니다. 그분께서 징벌을 내리고자 하실 때면 내게 오시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여기시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야단났다! 그분께서 사람들을 벌하려고 하실 때에 모든 벌 가운데 가장 큰 벌을 내게 내리시는데, 바로 그분의 부재라는 벌이니 말이다."
3. 이밖에도 다른 쓸데없는 말들을 중얼거리고 있노라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시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네가 나의 가장 큰 고통이다. 어떤 징벌을 내려야 할 때에 내가 너에게 나타날 수 없기 때문이다. 네가 그토록 내 (손을) 묶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니 말이다. 또 내가 오지 않으면 네가 투덜거리고 비탄에 잠기며 이런저런 예상을 하면서 내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울부짖어대니, 한창 징벌을 내리면서도 네 말을 듣고 네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5. 게다가, 나의 부재로 말미암아 괴로워하는 너를 보면 내 가슴이 미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고통 중에서도 가장 큰 고통은 (순교를 방불케 하는) 사랑의 고통이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할수록, 남들이 아니라 그 양자가 서로에게 그만큼 더 큰 고통을 끼치는 것이다. 그러니 입 다물고 조용히 있어라. 너의 고통으로 내 고통을 가중시키지 말아라."
6. 그분께서는 이 말씀과 함께 사라지셨다. 나는 내가 사랑하올 예수님의 고통이 됨을 생각하고 몹시 괴로웠으므로, 그분께서 오시지 않을 때에 고통을 끼쳐 드리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있을 작정이다. 하지만, 누가 이 희생을 감수할 수 있겠는가? 나로서는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다. 그러니 그분과 나는 결국 끊임없이 서로를 괴롭히지 않을 수 없을는지 모른다.
4권-49, 예수님 마음에 들게 사랑을 베푸는 방법
1901년 1월 16일
1.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대해서 진노하고 계심을 지켜보면서 나는 그 노여움을 풀어 드리는 데 전념하려고 했지만, 그분께서는 내 주의를 딴 데로 돌리게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내가 가장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랑은 내게 가장 가까운 이들을 위해서 베풀어지는 사랑이다. 그런데, 내게 가장 가까운 이들은 연옥에서 정화되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은 나의 은총 안에 굳건히 있기 때문이다. 나의 뜻과 그들의 뜻 사이에는 아무런 대립이 없다. 그들은 끊임없이 내 안에서 살면서 열렬히 나를 사랑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스스로에게는 최소한의 위안도 주지 못한 채 내 안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을 보지 않을 수 없지만 말이다.
3. 오! 나에게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는 이 영혼들, 가까이 있을 뿐더러 바로 내 안에 있기도 한 이들의 상태로 말미암아 내 가슴이 얼마나 미어지는지! 그러니 그들을 도와주려고 오는 사람들이야말로 내 마음을 얼마나 기쁘게 하는지 모른다!
4. 네 어머니와 여동생이 스스로를 도울 수 없는 상태로 고통을 받으면서 너와 함께 살고 있다고 가정해 보아라. 그리고, 역시 고통 중에 있지만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어떤 사람이 너의 집 밖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아라. 어떤 사람이,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저 낯선 사람보다 네 어머니나 여동생을 돌보며 그 고통을 덜어 주려고 한다면, 네 마음이 더 기쁘지 않겠느냐?"
5. "물론 더 기쁠 것입니다. 주님." 하고 내가 대답하자 그분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6. "두 번째로 내 마음을 기쁘게 하는 사랑은, 세상에 살고 있으나 연옥 영혼과 거의 같은 상태로 살고 있는 이들을 위해서 베풀어지는 사랑이다. 즉, 나를 사랑하고 언제나 내 뜻을 행하며 자기네 일인 것처럼 나의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곤궁이나 고통에 짓눌려 있을 때에, 어떤 사람이 그들을 도우며 그 고통을 덜어 주려고 마음을 쓴다면, 다른이에게 그렇게 한 것보다 내 마음을 더욱 기쁘게 하는 사랑이 될 것이다."
7.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물러가셨다. 그런데, 나 자신의 몸속에 다시 돌아와 있노라니, 이 말씀이 진리와 맥을 같이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다시 오셨을 때에 그것이 얼마나 진리와 일치하는지를 깨닫게 해 주셨다.
8. 아직 설명이 요구되는 것은 다만, 그분에게서 떨어져 나간 이들, 곧 죄인들에 관한 것뿐이다. 이 사람들을 다시 그분께 결합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분의 마음을 매우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불행에 짓눌린 한 죄인이 있는데, 누군가가 그의 회개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으로 그를 도우며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서 일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일이 은총 지위에 있는 이들을 위해서 행해진다면 주님께서 더욱 기뻐하실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고통은 그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에 대한 그들의 사랑에서 나오는 하나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죄인들이 고통을 받는다면, 주님께서는 그들 안에서 죄와 완고한 의지를 나타내는 표를 보시는 것이다.
9. 이것이 내가 이해한 것으로 여겨지는 점이다. 진리와 부합하건 않건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나를 판단할 권한이 있는 이들의 판단에 맡길 따름이다.
4권-50,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주시다
1901년 1월 24일
1. 지난 며칠 동안을 침묵 중에 보낸데다 흠숭하올 예수님을 거의 뵙지도 못한 터여서, 오늘 아침 그분께서 오셨을 때에 나는 볼멘소리로 이렇게 투덜거렸다. "주님, 왜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사정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틀림없이, 저의 죄에 대한 벌로 사랑하올 당신의 현존을 제게서 빼앗으셨거나, 아니면 제가 더 이상 산 제물이 처지로 있지 않기를 바라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게서 (산 제물로서의) 희생을 원하셨을 때도 저를 참고 보실 수 없으셨거든, 하물며 (산 제물이 될 자격이 없다고 여기시고) 제게서 이 임무를 면하게 하시려는 지금에 있어서야 어떠하시겠습니까? 오! 부디 당신 뜻을 알려 주십시오!"
2.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내 말을 가로막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나는 인류를 위한 산 제물이 되어,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지니기 마련인 나약과 비참과 그밖의 다른 모든 것을 떠안았다. 이와 같이 함으로써 인간은 자기를 지켜 주며 보호하고 변호하며 중재해 주는 강력한 보호자를 내 안에서 얻게 되었다.
3. 그런데, 네가 산 제물의 신분으로 있기에 내 눈에는 이 세대의 머리로 보인다. 그러므로 내가 사람들의 선익을 위하여, 그들을 내게로 돌아오게 하기 위하여 징벌을 보내야 할 때에, 여느 때처럼 너에게로 가면 다만 나를 나타내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끼며 고통이 완화된다. 이는 흡사 격심한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 그 격통 때문에 울부짖다가 고통이 멎으면 울부짖거나 신음소리를 낼 마음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똑같은 일이 내게도 일어나는 것이다. 고통이 완화되니 당연히 징벌을 보낼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이다.
4. 이 외에도 너는 나를 보면 애써 나를 막으면서 다른 이들의 고통을 떠안으려고 한다. 네가 나 대신 산 제물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네가 이를 수행하지 않는다면 -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겠지만 - 나는 너를 언짢게 여길 것이다.
5. 이것이 내가 오지 않은 이유이다. 너의 죄에 대해서 벌을 주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너의 정화를 위해서는 다른 방법들이 있다. 그러나, 내가 오는 날들은 방문 회수를 배가함으로써 (오지 않은 날들을) 보충해 주겠다. 그러면 너는 만족하지 않겠느냐?"
6. "아닙니다. 주님, 저는 언제나 당신을 원합니다. 당신께서 어떤 동기로 오시지 않건, 저는 단 하루도 당신 없이 남아 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7. 내가 그렇게 말씀드리고 있었을 때 그분은 사라지셨다. 그리고 나는 내 몸속에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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