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31,
인간의 수많은 불행 및 교회의 수모와 병폐를 보다
1900년 10월 13일
1.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은 며칠을 심한 고통 속에서 보내고 영성체를 하고 나자, 쌍둥이로 태어난 듯 똑같이 생긴데다 똑같이 매우 예쁜 세 명의 아기들이 보였다. 기가 막히도록 놀라운 것은, 그렇게도 예쁜 아기들이 나처럼 천하기 이를 데 없는 인간의 내면에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오, 이 세 아기들이 손에 든 세 개의 금줄로 그들 자신을 내게, 곧 내 심장에 묶고 있는 것을 보았으니, 더욱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 그런 다음 그들은 각각 자기의 자리에 앉은 듯한 자세로 어떤 문제에 대하여 서로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그들의 고차원적인 언어를 이해할 수 없었기에 여기에 옮겨 적을 수도 없다. 다만, 빛이 번쩍 빛나는 듯한 짧은 순간에 인간의 수많은 불행들을 보았고, 교회의 수모와 박탈당한 헐벗음을, 그리고 사람들의 빛이 되는 대신 암흑이 되고 만 사제들을 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3. 이 환시로 말미암아 극도로 괴로워진 나는 이렇게 기도하였다.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 교회에 평화를 주시고,
악인들이 교회에서 박탈한 것을 되돌려 주시며,
악인들이 선인들의 등 뒤에서 조롱하지 못하게 해 주소서!"
4. 내가 그렇게 기도하자, 그 세 아기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는 알아들을 수 없는 하느님의 신비들이다."
5. 그런 다음, 그들은 사라졌고 나는 내 몸속에 돌아와 있었다.
4권-32, 어머니께서 아기 예수님에게 젖을 물려 기운을 차리게 하시다.
영원한 생명에 필수적인 분을 박탈당하는 연옥의 혹독한 고통
1900년 11월 14일
1.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아침에 오셔서 나를 몸 바깥으로 나오게 하시더니, 당신의 고통을 가시게 할 어떤 (음식을) 좀 달라고 하셨다.
2. 나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드렸다. "제 사랑, 제 다정하신 아기 예수님, 여왕이신 어머니께서 여기 계신다면 그분의 젖으로 원기를 회복시켜 드리겠지만, 저는 비참밖에는 가진 것이 도무지 없답니다."
3. 이때 지극히 거룩하신 여왕께서 오셨으므로 나는 즉시 이렇게 아뢰었다.
"예수님께서 기운을 차리게 할 무언가를 드시고 싶어하십니다. 어머니의 단 젖을 주십시오...."
그리하여 사랑하올 예수님은 완전히 기력을 되찾으셨다.
4. 그런 후 그분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기운이 난다. 내 입술 가까이로 오너라. 너도 내가 빨아먹은 엄마의 젖을 나누어 먹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둘 다 원기가 왕성해질 수 있다."
5. 그래서 나도 그렇게 했는데, 그 젖의 힘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 그것이 예수님께로부터 끓어오르는 듯 솟아났던 것이다. 그분께서 너무나 많은 젖을 가지고 계셔서 그분 자신이 무한히 큰 샘이 되신 듯 했으니, 모든 사람이 다 마신다고 하더라도 조금도 줄어들지 않을 것 같았다.
6. 나중에 우리는 땅 위를 이리저리 좀 돌아다녔다. 어느 장소에 이르니 사람들이 작은 탁자 앞에 앉아서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유럽에 전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더욱 고약하게도 (국가간의) 이해 관계 때문에 일어날 것입니다."
7. 예수님께서도 듣고 계셨으나 그것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니 나는 전쟁이 일어날지 어떨지 확신할 수가 없다. 사람들의 견해란 변화를 타기 마련이어서 오늘 이야기한 것을 다음 날 취소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8. 그 뒤 그분께서 나를 어떤 동산 안으로 데려가셨는데, 거기에는 수도원처럼 보이는 엄청나게 큰 건물이 하나 있었다. 이 건물 안에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서 그 수를 다 헤아리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흠숭하올 예수님게서는 그들을 보시자 고개를 돌이셨다.
9. 그분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시더니 다음에는 내 목에 기대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사랑아, 저 사람들이 내 눈에 보이지 않게 해 다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10. 나는 그분을 꼭 껴안았다. 그리고 그들 중의 한 사람에게 다가가서, "그대들은 대관절 누구입니까? 말씀이라도 좀 해 주십시오." 하고 말했다.
11.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우리는 연옥 영혼들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해방은 우리가 후진들에게 맡긴 사랑의 과업이 수행되는 데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일들이 완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하느님께로부터 멀리 떨어진 여기에 남아 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엄청난 고통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필수적인 분이어서 그분 없이 지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더할 수 없이 혹독하게 우리를 괴롭히는, 끊임없는 죽음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죽지 못하는 것은 영혼은 원래 죽음의 지배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12.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온 생명을 이루는 분을 박탈당하고 있어서) 너무나 괴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에)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육신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것을 박탈함으로써 우리네 고통을 조금이라도 맛보게 해 주시기를 하느님께 간청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희생을 통하여, 꼭 필요한 것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그들도 배워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13. 주님께서는 또 다른 어떤 곳으로 나를 데려가셨다. 나는 그 연옥 영혼들이 불쌍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오, 좋으신 예수님, 당신을 그지없이 갈망하는 저 복된 영혼들에게서 고개를 돌리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그들에게 당신 자신을 보여 주시고 고통에서 풀려나게 하시어, 성인들의 반열에 들게 하심이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14.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그들은 아직 온전히 정화되지 않았다. 그런즉, 나 자신을 보여 주었다면 나의 현존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내 품속으로 힘차게 뛰어드는 대신 당황해서 뒤로 벌렁 자빠졌을 터이니, 단지 나와 너의 고통을 가중시키기나 했을 것이다. 내가 그들을 외면했던 것은 그 때문이다."
15. 그렇게 말씀하신 후 그분은 사라지셨다.
4권-33 "보아라, 네 심장이 내 심장 안에 있다. 그러니 이제는 네 심장이 아니다."
1900년 11월 16일
1. 오늘 아침 영성체를 하고 나니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명을 보여 주셨다. 그것은 오두막 모양으로 온통 꽃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그 안에서 한없이 즐겁게 노닐고 계셨다.
2. 그렇게 기뻐하시는 그분을 뵈면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인자하신 제 예수님, 언제 저의 이 마음을 가져가시어 당신 마음과 일치를 이루게 하시렵니까? 그러면 제 마음이 당신 마음의 생명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3. 이 말씀을 드리고 있노라니, 내 가장 크고 유일한 선이신 그분께서 내 심장이 있는 가슴 부위를 창으로 찌르셨다. 그리고 나서 손으로 내 심장을 꺼내 드시고, 이것이 텅 비어 있는지 아닌지,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심장 안에 머물기에 필요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를 유심히 살펴보셨다. 나도 그것을 보았는데, 놀랍게도 한 쪽 심장에 십자가와 해면과 가시관이 도장처럼 찍혀 있었다. 그러나 내가 다른 쪽 심장과 그 안쪽 - 이것은 쪼갤 수 있을 정도로 팽팽하게 부풀어 있었다 - 도 보려고하자 예수님께서 보지 못하게 가로막으셨다.
4.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 심장 안에 쏟아 부은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는 않음으로써 너로 하여금 극기의 덕을 쌓게 하고 싶다. 오, 그렇다. 여기 이 심장 안쪽에는 인간 본성이 내포할 수 있는 내 은총의 보화들이 전부 들어 있다."
5.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심장 안에 내 심장을 집어넣으시고 이렇게 덧붙이셨다. "너의 심장은 내 심장을 소유하게 되었다. 그러니 너를 연인으로 삼아 내 사랑을 주겠다. 이 사랑이 너에게 생명을 줄 것이다."
6. 이 말씀 끝에 심장이 있는 부위에 다가온 그분께서는 세 번의 숨을 내쉬셨다. 이 숨 안에 빛이 들어 있어서 그 빛이 심장 자리를 대신하였다. 그런 다음 그분은 갈라진 상처 자리를 붙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연인으로서 내 사랑만을 지니게 되었으니) 네가 어느 때보다도 더 합당하게 내 뜻의 중심 안에 자리잡게 되었다. 단 한 순간도 여기에서 나가지 말아라. 내 사랑은 매사에 있어서 또 어느 면으로 보든지 네 안에서 나의 뜻을 볼 수 있을 때에만 참된 양식을 얻게 된다. 내 뜻 안에서 그 자신의 기쁨과 참으로 신실한 일치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7 그분은 그러고 나서 내게 다가오시더니 내 입 속에 다시 세 번의 숨을 내쉬셨다. 동시에, 내 온 존재를 취하게 하는 다디단 액체를 넣어 주셨다. 그리고 압도적인 열정에 사로잡히신 듯이,
"보아라. 네 심장이 내 심장 안에 있다. 그러니 이제는 네 심장이 아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8. 그리고 거듭거듭 입맞춤을 주시며 사랑의 곰살궂은 섬세함을 수없이 나타내 보이셨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어떻게 다 말할 수 있겠는가? 나로서는 도저히 표현할 능력이 없다.
9. 또한, 내 몸속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의 느낌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 마치 더 이상은 나 자신이 아닌 것 같더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아무런 격정도 경향도 욕구도 없이 일체가 하느님 안에 잠겨 있었으며, 심장 부위가 몸의 다른 곳에 비해서 차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4권-34, 예수님의 심장과 일치한 심장으로 사는 사람만이 완성의 경지로 넘어갈 수 있다.
1900년 11월 18일
1. 예수님께서 줄곧 당신 성심 안에 내 심장을 지니고 계셨다. 친절하게도 가끔씩 그것을 내게 보여 주시면서 중대한 무엇을 획득하신 것처럼 기뻐하신다. 그리고 요즘은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와 있음을 느낄 때에, 심장 부위에 심장 대신 빛이 있음을 보곤 한다. 이 빛은 일전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세 번의 숨과 함께 불어넣어 주신 것이다.
2. 그런데, 그분께서 오늘 아침 당신 심장을 보여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사랑아, 나의 심장과 너의 심장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좋으냐? 네가 나의 심장을 원한다면 더 많은 고통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너로 하여금 또 다른 상태로 넘어가게 하려는 것임을 알아 두어라. 일치에 도달한 사람은 또 하나의 경지인 자기 소멸의 경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 완성의 경지로 넘어가려면 내 심장으로 살거나 온전히 내 심장으로 변화된 그 자신의 심장으로 살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경지로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3. 나는 잔뜻 불안해하면서 이렇게 응답하였다. "어지신 제 사랑이시여, 저의 뜻은 이제 제 것이 아니라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시면 저는 더욱 기쁘겠습니다."
4. 나중에 나는 고해 신부님에게 있는 몇 가지 곤란한 점들을 떠올렸다. 예수님께서는 나의 그런 생각을 보시더니, 유리 상자 속에 있는 것 같은 나를 보여 주셨다. 이것이 다른 이들로 하여금 주님께서 내 안에서 하시고 있는 일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5. 그리고 그분은 이렇게 덧붙이셨다. "유리와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빛의 반사에 의해서만 알려진다. 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믿음의 빛에 도달해 있는 사람은 내가 네 안에서 하고 있는 일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은 자연적인 지각으로 알아들으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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