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21, 정의의 격노를 진정시키는 방법
1900년 10월 17일
1.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계속 오시는 중이다. 그런데 극심한 고통 중에 계신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2. 내 팔에 몸을 던지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딸아, 정의의 격노를 멈추게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3. 그때 내 눈에 무시무시한 칼과 불화살들로 무장한 하느님의 정의와 그 위력이 보이는 듯 해서 겁에 질린 나는 이렇게 여쭈었다. “한순간에 하늘과 땅을 멸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당신이 보이는데, 제가 어떻게 그 격노를 멈추게 할 수 있겠습니까?”
4.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렇지만, 고통받는 한 영혼과 아주 겸손한 기도는 나로 하여금 모든 힘을 잃고 약해지게 하기 때문에 그가 원하는 대로 나를 묶을 수 있다.”
5. “오, 주님, 그래도 정의는 너무 무시무시하게 보입니다.”
6. 그러자 주님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그러나 그것은 흉악하지 않다. 이와 같이 무장을 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게끔 하기 때문이다. 정의는 나의 다른 속성들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는 선하고 거룩하다. 내 안에는 악이란 것이 추호도 있을 수 없으니 말이다. 외관상 준엄하고 분노에 차 있으며 가혹해 보이지만 그 열매는 달고 맛있는 것이다.” 이 말씀을 하신 다음 그분은 모습을 감추셨다.
4권-22, 정의가 불의한 모든 것의 배상을 요구하듯이
사랑도 사랑을 쏟아내고 또한 받기를 원한다
1900년 10월 20일
1. 오늘 아침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오셔서 당신의 속성들을 보여 주시면서
“내 딸아, 나의 모든 속성들은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마음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들이 (보속이라는) 예물을 바쳐 주기를 요구한다.”하고 말씀하셨다.
2.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셨다.
“정의가 불의한 모든 것의 배상을 요구하는 것과 같이, 내 사랑도 사랑을 쏟아내고 또한 받기를 원한다. 그러니 너는 내 정의 안으로 들어와서 기도하며 보속을 바쳐라. 그리고 정의의 타격을 받으면 인내하여라. 그런 다음 내 사랑 안으로 넘어와서 나로 하여금 사랑을 쏟아내게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사랑을 빼앗기는 격이 된다. 예컨대, 차제에 사랑을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극에 달해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자. 그러면 나는 쇠진하여 혼절하고 말 것이다.”
3.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내게 입맞춤과 사랑스런 어루만짐을 주기 시작하셨는데, 당신의 자상한 사랑을 얼마나 여러 모로 드러내 보이시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다 표현할 수가 없다.
4. 그런 다음 그분께서는 나의 답례를 원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한테 사랑을 쏟아주고 싶은 요구를 느끼듯이, 너도 나에 대한 사랑을 고백할 필요를 느끼겠지. 안 그러냐?”
5. 그리하여 우리는 서로에게 사랑을 쏟아내었다. 그리고 그분을 사라지셨다.
4권-23, 한 순간의 의구심 ‘귀부인 순명’의 신적 논리
1900년 10월 22일
1. 오늘 아침에는 마음이 심히 무거운데다, 복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역사하시는 것이 아니라 악마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닌지 두렵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나는 그분을 찾으며 갈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2. 그러자 친절하게도 그분께서 오셔서 곧바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해가 떴다는 것을 너에게 확신시켜 주는 것이 무엇이냐? 밤의 어둠을 몰아내는 빛과 해가 그 빛 안에서 발산하는 열이 아니냐? 그러나 해가 빛나고 있다고 사람들이 말해도 내 눈에는 단지 밤의 짙은 어둠만 보인다면, 너는 무엇이라고 말하겠느냐? 태양의 효력을 보고 있지 못하니, 참 태양이 아니라 거짓 태양이 떠 있으리라고 말할 것이 아니냐? 그런데, 나의 방문이 어둠을 흩어 버리고 진리의 빛을 너에게 보여주면서 은총의 열을 느끼게 해 주는데도, 너는 어찌하여 이런저런 궁리를 하면서 네 안에서 역사하는 이가 나라는 사실을 의심하려고 드는 것이냐?”
3. 이제, 신부님께서 여기에 덧붙이라고 명하신 것을 덧붙이겠다. 며칠 전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일 내가 이 책들 속에 기록한 모든 징벌들이 정말로 일어난다면, 그것을 전부 목격할 수 있는 담력이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그 중 일부는 내가 아직 살아 있는 동안 일어나고, 다른 것들은 내가 죽은 후에, 또 다른 일부는 나중으로 연기되리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게 해 주셨다. 내가 그 모든 징벌을 다 보지는 않을 것임을 알게 되자 다소 마음이 놓이는 기분이었다.
4. 위와 같이 글을 쓴 것으로, 내게 얼굴을 찌푸리며 불평하고 나무라기 시작한 ‘귀부인 순명’의 요구를 채운 셈이다. 뭐랄까, 이 복된 귀부인은 인간적인 논리를 도무지 따르지 않는다. 그 어떤 상황도 고려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실, 그녀는 이치를 따지는 법이 없는 듯 하다. 이처럼 비논리적인 존재와 상관해야 하는 것은 여간 난처한 일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사이좋게 지내려면 우리 자신의 논리를 포기해야 한다. 그녀는 자랑스러워하며 이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적인 논리라는 것을 쓰지 않기에 인간의 관습에 적응할 수 없다. 나의 논리는 신적인 논리이다. 그런즉, 나와 사이좋게 지내기를 원하는 이는 반드시 자기 자신의 논리를 버리고 나의 논리를 습득해야 하는 것이다.”
5. 그러니 이 귀부인은 얼마나 조리 있게 말하고 있는가! 나로서는 입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것이 상책일 것 같다. 왜냐하면, 그 말이 옳게 들리든지 그렇지 않든지 그녀는 언제나 올바르기를 원하기에, 모든 잘못의 책임은 응당 우리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4권-24, 참된 사랑은 결코 홀로 있는 법이 없다
1900년 10월 23일
1. 오늘 아침 영성체를 하고 나자,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내게 십자가에 못박히는 고통을 주시기를 청하는 고해사제를 보여 주셨다. 보잘것없는 나의 본성은 울컥 반감을 느꼈다. 고통을 받기 싫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신부님에게 “이 사람이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고 불만스러운 어조로 말씀하셨다.
3. 나는 예수님의 그 불평에 마음이 아팠으므로 그것을 요구하는 신부님의 명에 복종하였다. 내가 잠시 고통을 받고 난 다음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우리와 함께 신부님도 거기에 계신 것이 보였다.)
4. “내 사랑아, 너와 사제와 내가 함께 있는 여기에, 복된 삼위일체의 상징이 있다. 영원으로부터 나의 사랑은 홀로 있은 적이 없었고, 언제나 성삼위 서로 안에 완전하게 일치를 이루고 있었다. 나의 참된 사랑은 결코 홀로 있지 않으며 다른 사랑들을 창조하여, 이 창조된 사랑들에게서 사랑받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5. 만약 사랑이 홀로 있다면 그 사랑의 본성은 신적인 것이 아니거나 다만 외관상의 사랑일 따름이다. 복된 삼위일체 안에 영원으로부터 깃들여 있었고 끊임없이 깃들이고 있는 그 사랑을 사람들 안에서 계속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얼마나 내 마음을 기쁘게 하고 즐겁게 하는지를 네가 알기만 한다면! 내가 고해사제의 지향에 일치하고자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복된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이 사랑을 더욱 완전하게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4권-25,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1900년 10월 29일
1. 복되신 예수님 없이, 그분의 음성도 듣지 못한 채 며칠을 보낸 끝에, 오늘 아침 그분께서 오시자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산 제물로서의) 저의 이 처지가 이제는 분명 당신 뜻이 아닌가 봅니다.”
2. 그러자 그분께서는 “아니다. 아니다. 일어나서 내 품안으로 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3. 그 말씀을 듣고 지난 며칠의 괴로움을 잊어버린 나는 그분의 품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분 옆구리의 상처가 벌어져 있는 것이 보이기에 이렇게 말씀드렸다.
“제 사랑이시여, 당신 옆구리의 물을 마시게 하지 않으신 지 한참 되었습니다. 오늘은 마시게 해 주십시오.”
4. “암, 좋고말고. 마음껏 마셔라.”
5. 그때의 내 기쁨을 어떻게 형용할 수 있을까? (그분의 옆구리에) 입을 대고 그 거룩한 샘에서 솟는 물을 얼마나 게걸스럽게 마셨는지를? 결국 한 방울도 더 삼킬 수 없도록 잔뜩 마신 뒤에야 물어났다.
6. “실컷 마셨느냐? 배가 덜 찼으면 계속 더 마시려무나.”
7. “실컷 마셨느냐고 하셨습니까? 오,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 샘물은 마실수록 더 큰 갈증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제가 유한한 존재이기에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을 뿐입니다.”
8. 그런 다음에, 다른 사람들이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이 사랑이 부족하면 지도자가 없는 가정이나 나라와 같아서, 일체가 뒤죽박죽이고 지극히 아름다운 것도 탁해지며 아무런 조화를 볼 수 없고 각자가 제 일만 하고자 한다.
9. 사랑이 깃들여 있지 않은 영혼에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일체가 뒤죽박죽이고 아무런 조화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것이 무질서한 상태로 있게 된다. 이런 이유로 사랑을 (신적인) 나라라고 일컫는 것이니, 이 나라가 통치권과 질서를 가지고 모든 것을 안배하기 때문이다.”
4권-26, 천상 어머니의 격려와 도움, 삶에서 마주치는 크나큰 슬픔에
가장 유익하고 효과적인 약은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는 것이다
1900년 10월 31일
1. 여느 때의 상태로 있다가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와 있는 것을 느꼈고, 여왕이신 엄마를 뵙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나를 보시자마자 다시 정의에 대하여 말씀하시기 시작하셨다. 정의가 사람들에게 바야흐로 그 노기를 온통 터뜨리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 많은 말씀을 주셨지만, 나는 그 모든 말씀을 다 표현할 재간이 없다. 이때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것은 세상을 내리칠 기세로 곤두서 있는 칼날들이었다.
2. 그러자 어머니께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내 딸아, 너는 여러 차례 하느님의 의노를 가시게 해 왔고 그 타격을 기쁘게 받았다. 정의의 노기가 절정에 달해 있는 것이 보이는 이제, 낙담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라. 거룩한 굳셈으로 잘 무장하고 정의 안으로 들어가서 노여움을 풀게 하며, 불칼이나 그 밖의 다른 무엇과 마주치든지 두려워하지 말아라.
목적을 달성하려면, 네가 상처를 입고 채찍질을 당하거나 불에 데거나 퇴짜를 맞는 것이 보이더라도 되돌아와선 안 된다. 이런 것이 오히려 너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자극제가 되게 하여라. 보아라, 이 목적을 이루도록 도와주려고 내가 네 영혼에 입힐 겉옷 한 벌을 가지고 왔다. 이 옷이 너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모든 공포를 내쫓아 줄 것이다."
3. 이 말을 마치신 어머니께서는 당신 망토 안에서 여러 색깔의 금줄 무늬로 짜인 겉옷 한 벌을 꺼내셔서 내 영혼에 입혀 주셨다. 그런 다음 아드님을 내게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사랑의 보증으로, 너로 하여금 사랑하는 내 아들을 돌보게 해 주마. 그를 보살피고 사랑하며 매사에서 기쁘게 해 드려라. 곧 내 역할을 대신하도록 힘쓰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분께서 네 안에서 당신 기쁨을 얻게 되시기에 사람들의 모욕으로 인한 노여움을 그다지 많이 느끼지 않으실 것이다."
4. 그 옷을 입고 어머니 사랑의 보증이신 분을 팔에 안고 있으니, 나는 말로 다할 수 없도록 행복하고 굳건해진 느낌이었다! 이보다 더 큰 행복을 어떻게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런 후 여왕이신 어머니께서는 모습을 감추셨고, 나는 내 좋으신 예수님과 함께 남아 있었다.
5. 우리는 세상을 좀 돌아다녔는데, 그동안 마주친 많은 사람 가운데 절망에 빠져있는 한 영혼에게 가게 되었다.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에게 다가가자, 예수님께서 내게 그 영혼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말해 주라고 하셨다. 나는 예수님께서 친히 내 안에 불어넣어 주시는 빛에 힘입어, 그 영혼에게 이렇게 말했다.
6. "인생에서 마주치는 그지없이 큰 슬픔에 가장 유익하고 효과적으로 듣는 약은 (하느님께 대한) 맡김입니다. 그대는 자포자기하여 이 약을 먹는 대신에 영혼을 죽일 독약을 먹고 있습니다.
그대는 모릅니까? 맡김이야말로 모든 병에 대한 최선의 치료제라는 것을? 또한, 그것이 우리를 고상하고 신성하게 만들며 우리 주님을 닮게 하는 중요한 것이라는 점과 쓰디쓴 것을 감미로운 것으로 바꾸는 능력이라는 점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일치해서 사셨던 예수님의 지상 생애는 바로 아버지 뜻의 연속이 아니었겠습니까? 맡김의 정신으로 지상 생활을 하는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그의 영혼과 의지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일치해 있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소중하고 더 바람직한 것이 달리 있을 수 있겠습니까?"
7. 그러자 그 영혼은 감동을 받은 듯 차분해지기 시작했으므로 예수님과 나는 물러났다.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되기를 빈다.
4권-27, 예수님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누리는 기쁨의 바다
1900년 11월 2일
1. 오늘 아침 내 마음은 몹시 슬프고 무거웠다. 더군다나, 복되신 예수님께서 내게 나타나시지 않으셨다.
2. 오래도록 기다린 후 그분께서 내 안에서 나오셨다. 그리고 당신 가슴을 열어 나를 그 안에 집어넣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내 안에 머물러 있어라. 너는 다만 여기에서만 참 평화와 영구적인 기쁨을 만날 것이다. 평화와 기쁨과 무관한 것은 그 무엇도 이 안에 들어올 수 없으니 말이다. 내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모든 기쁨의 바다 속을 헤엄치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다.
4. 그 반대로, 영혼이 내 밖으로 나가면, 바쁘게 무슨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범하는 죄와 내 마음을 언짢게 하는 모양을 단지 보는 것만으로 이미 나의 고통에 참여하며 그들 때문에 괴로워하게 된다. 그런즉 때때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내 안으로 들어와서 나의 평화와 행복을 맛보아라. 그런 뒤에 내게서 나가, 나를 위한 속죄자의 역할을 수행하여라.”
5. 이 말씀을 하신 다음 그분은 사라지셨다.
4권-28, 순명은 영혼을 창조된 당초의 원래 상태로 회복시킨다
1900년 11월 8일
1. 예수님께서 늘 하시듯이 오심을 계속 늦추신다. 그런데, 그분의 부재로 인한 압박감에 짓눌려 있노라니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셨다.
2. 그러나 웬지 모르겠지만 그분께서 내게 이렇게 물으셨다.
“너는 순명이 찬양되는 까닭을, 곧 영혼 안에 하느님의 모습을 박아 줄 정도로 영예로운 것이 되는 까닭을 내게 말해 줄 수 있겠느냐?"
3. 나는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서 무척 당황하였다. 그러자 복되신 예수님께서 몸소 대답해 주셨다. 그러나 말씀이 아니라 빛으로 대답하셨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말로 다 옮길 능력이 없다. 그럼에도 ‘순명’이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니, 그녀에게 모든 신뢰를 두고 이제부터 시도해 보겠다. (특히, 이는 바로 그녀 자신에 대한 설명이니 말이다). 예수님께서 순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신 것 같다.
4. “순명은 인간의 격정들을 뿌리째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토록 찬양된다.
그것은 영혼 속에 있는 현세적이고 물질적인 것을 모조리 없앤다. 그리하여 매우 영예롭게도 영혼의 원래 상태를 되돌려 준다. 다시 말하자면, 지상 낙원에서 쫓겨나기 전의 영혼으로, 곧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그대로의 의로움 안에 있는 영혼으로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5. 이 고상한 상태에 있는 영혼은 선한 모든 것 쪽으로 강하게 끌리는 것을 느낀다. 선하고 거룩하고 완전한 모든 것에 동질성을 느끼는 반면 악에 대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엄청난 혐오감을 느낀다. 순명의 기묘한 손에서 받은 이 다행한 본성으로 그는 이제 아무런 어려움 없이, 받은 명령을 준행한다. 특히, 명령을 내리는 이는 언제나 선한 것을 명할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6. 순명은 (그 영혼 안에) 하느님의 모습을 박아 넣는 방법을 알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하느님의 본성으로 바꾸기도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선하고 거룩하고 지극히 완전하시며 선한 모든 것에 끌리되 악을 극도로 미워하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순명도 인간 본성을 신성하게 하여 하느님의 특성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영혼이 순명의 기묘한 손이 조종하는 대로 자기를 맡길수록 그만큼 더 그 자신의 존재를 없애고 하느님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7. 그러기에 순명은 그토록 높이 찬양과 영예를 받는다. 나 자신이 순명의 지배를 받고, 순명에 의하여 찬양과 영예를 받는다고 할 정도로 말이다. 또한, 내 모든 자녀들이 불순종으로 잃어버렸던 영예와 영광을, 내가 순명을 통하여 그들에게 돌려주기도 하는 것이다.”
8. 이것이, 많건 적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전부이다. 그 나머지는 나의 생각 속에 품고 있을 뿐 아무래도 말이 부족하다. 이 덕행의 개념이 너무나 고매하여 내 변변찮은 말로 어떻게 옮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4권-29 “지극히 완전한 사랑은 사랑의 대상을 진정으로 신뢰한다.”
1900년 11월 10일
1. 예수님께서 계속 오시지 않기 때문에 더없이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내 영혼이 온갖 방식으로 고문을 당하는 것 같았다.
2. 그런데,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한 그림자 같은 것이 곁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흠숭하올 예수님이 음성이 들렸다. 이것이 그 말씀의 내용이다.
3. “지극히 완전한 사랑은 사랑의 대상을 진정으로 신뢰한다. 설사 그 대상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런 순간이야말로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 큰 신뢰를 보여야 할 때이다. 이것이 네가 열렬히 사랑하는 대상을 소유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4. 이 말씀 끝에 그 그림자도 음성도 사라졌다.
그러니 나의 선이신 분을 뵙지 못한 괴로움을 어찌 형언할 수 있겠는가?
4권-30, 하느님의 뜻 밖으로 나가면 하느님도 자신도 알 수 없게 된다
1900년 11월 11일
1. 복되신 주님께서 나의 인내심을 훈련시키시려는 듯, 눈물을 흘리건 괴로워 어쩔 줄 모르건 도무지 가엾게 여기시지 않는 것 같다. 그분 없이는 더할 수 없이 큰 비참 속에 잠기는 나 자신이 보이고, 나보다 더 악한 영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에도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이 악해 보이지만, 그래도 (모든 선을 지니고 계신) 그분과 함께 있으면 내 영혼의 모든 병중에 듣는 약을 찾아낼 수 있다.
2. 그러나 그분께서 떠나시고 나면 모든 것이 끝장난 것 같다. 그러니 나의 이 큰 비참에는 다른 약이 없는 것이다. 이보다 더한 것은, 나의 처지가 더 이상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는 생각에 짓눌리는 것이다.
그분의 뜻 안에 있지 않아서 나의 중심 바깥에 나가 있는 것 같기에, 번번이 (이 처지에서) 벗어날 어떤 방법을 애써 생각하곤 하는 것이다.
3. 예수님께서 내 뒤에서 “피곤한 모양이군!”하고 말씀하셨을 때는 내가 그런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4. “예, 주님, 아주 피곤합니다.”
5.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딸아, 부디 내 뜻 밖으로 나가지 말아라! 만일 네가 내 뜻의 중심 밖으로 나간다면 나에 대한 인식을 잃을 것이고, 나를 모르니 너 자신에 대한 인식도 잃을 것이다. 사물이, 황금이건 진흙이건, 실제 그대로 분명하게 식별되는 것은 빛의 반사 속에서이다. 어둠 속에서는 착각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나의 뜻은 빛이다. 이 빛이 나에 대한 인식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빛의 반사를 통하여 네가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 너의 나약과 순전한 허무를 알게 되기에 내 팔에 매달리고 내 뜻에 일치하여 나와 함께 하늘로 가는 것이다.
6. 그렇지만, 네가 내 뜻 바깥으로 나가기를 원한다면 무엇보다도 우선 참 겸손을 잃는다. 다음에는 네가 땅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내 뜻 바깥에서 사는 다른 모든 불행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너도 반드시 땅의 고달픈 짐에 눌려 신음하며 탄식할 수밖에 없어질 것이다.”
7. 이 말씀을 마치고 떠나신 그분은 다시 나타나지 않으셨다. 그러니 내 영혼의 극심한 고통을 어떻게 말로 옮길 수 있으랴!
'★천상의 책 > 천상의책1-5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상의책 4권-35~40)완전한 덕행 (1)하느님 뜻과의 완전한 일치 (2)깊은 겸손 (3)모든 것 속에서의 순결 (0) | 2014.08.07 |
---|---|
(천상의책 4권-31~34)교회의 수모와 병폐/연옥의 고통/예수님의 심장과 일치-자기 소멸의 경지 (0) | 2014.08.07 |
(천상의책 4권-11~20) 순명의 힘, 순명이 전부이기 바란다/인간의 가장 큰 원수는 쾌락,재산,명예 (0) | 2014.08.03 |
(천상의책 4권-1~10) 사랑의 양식인 희망/산 제물의 필요성/유혈 참사가 필요한 이유 (0) | 2014.08.01 |
(천상의책 3권-110~113) 내적인간은 동요가 없다/ 순명의 역할/역겨운 음행과 아무렇게나 해치우는 선행 (0) | 2014.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