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4권
34장
‘거룩한 피앗’ 안에서 사는 이는 죄를 범하기 전
아담의 행위 속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보편적 생명력을 가진다.
질서인 하느님 뜻. 이 안에서 사는 이의 극히 소중한 삶.
1928년 8월 12일
1 피조물 가운데를 계속 순례하면서 어떤 때에는 이 지점에 다른 때에는 저 지점에 멈춰 서곤 하였다. 하느님께서 그들 안에서 행하신 것을 보며 따라다니기 위해서였다.
2 그러다가 아담이 죄를 범하기 전의 상태에서 한 행위들에 다다르자, ‘우리 조상이 무죄한 상태에서 한 행위를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그러면 나도 창조주께서 빚어내신 원래의 상태로 그분께 사랑과 영광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중얼거렸다.
3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이동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무죄한 상태로 내 거룩한 뜻을 소유한 아담은 보편적인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나는 만물과 만인의 사랑이 그의 사랑 안에, 그의 행위 안에 집중된 것을 보았다. 그의 행위 안에 모든 행위들이 통합되었으니, 나의 활동도 거기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4 나는 그러므로 아담의 활동 안에서 모든 것을 보았다. 온갖 색조의 아름다움들과 충만한 사랑, 아무도 도달할 수 없는 경탄할 지배력을 보았고, 그러니 만물과 만인을 보았다.
5 그런데 이제, 그 무죄한 아담의 행위 속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이는 바로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이다. 그는 보편적 생명력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삼으면서 아담의 행위도 자기 것으로 만든다. 이뿐만 아니라, 바로 자기 창조주의 행위들 안에서 천상 여왕의 행위들 속으로도 거슬러 올라간다. 모든 행위들 속에 들어가서 자기를 그 중심에 위치시키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6 ‘모든 것이 내 것이니, 내가 내 하느님께 모든 것을 드린다. 그분의 거룩한 뜻이 내 것이니, 모든 것이 다 내 것이다. 모든 것이 이 뜻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분의 피앗으로 모든 것을 가지게 된 나는 그래서 하느님을 하느님께 드릴 수 있다. 오! '영원하신 의지' 안에서 내가 얼마나 큰 행복과 영광과 승리를 누리는지! 이처럼 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니, 모든 것을 줄 수 있다. 그래도 내 무한한 재산 중 바닥나는 것은 도무지 없다.’
7 따라서 내가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을 찾아낼 수 없는 행위란 하늘에도 땅에도 그 어디에도 없다.”
8 그다음에, ‘거룩한 피앗’의 행위들을 계속 따라다니고 있는 나에게,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딸아, 내 뜻은 질서다. 내 뜻은 그 자신이 다스리는 영혼 안에 그의 신적인 질서가 있게 한다. 이 때문에 그 영혼은 자기의 생각과 말과 활동과 발걸음 안에서 그 질서를 느낀다. - 모든 것이 조화로운 것이다.
9 이 거룩한 뜻이 지고하신 하느님에게서 나온 모든 활동들 안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그 활동들 역시 따로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각자가 서로 구분되는 별개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질서 덕분에 그들은 서로가 없이는 살 수도 행동할 수도 없을 정도로 긴밀히 일치해 있다. 그들을 움직이며 그들에게 생명을 주는 뜻이 하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10 그와 같이, ‘피앗’ 덕분에 영혼은 자기 자신 안에서 자기 창조주의 질서를 느끼고, 그분과의 긴밀한 연결과 일치를 절감한다. 그러기에 자기 창조주에게서 떨어져 나갈 수 없음을 느낀다. 그토록 그분에게 스며들어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11 따라서 그 영혼은 자기가 하늘임을 자각한다. 자기의 행동과 말과 생각과 발걸음의 질서 속에 별들이 들어와서 자기의 아름다운 하늘을 꾸미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는 또 자기가 태양임을 자각한다. 그래서 만물에게 빛을 주기 위하여 달려가기를 원한다.
12 또 그는 자기가 땅임을 자각하고, 자기 영혼 안에 흘러드는 은총의 바다의 아름다운 꽃들과 그 수려한 광경을 즐긴다. 그리고 그 매혹적인 광경과 자기의 아름다운 화원을 내놓기를 원한다. 모든 이가 내 거룩한 뜻의 통치라는 위대한 선을 즐겨 받아들이게 하려는 것이다.
13 그러니 ‘내 피앗’의 다스림을 받고 있음을 나타내는 참된 표징은, 그 사람 안에 불일치나 무질서한 무엇이 보이지 않고 지극히 높은 일치와 완전한 질서가 보이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행하는 모든 것의 기원이 그를 빚어내신 분 안에 있는데다, 그가 다만 자기 창조주의 질서와 활동만을 그대로 본받고 따라 하기 때문이다.”
14 그러고 나서 그분은 다시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딸아, 고로 내 흠숭할 만한 뜻이 자기 안에서 살도록 하는 사람의 삶은 내게 참 소중하고 감명적인 삶이고, 그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귀한 아름다움이다.
15 내가 보기에 그에게서 나오는 활동은 다름 아닌 우리 (성삼위)의 활동이다. 그는 우리의 영광과 꺼질 줄 모르는 우리의 사랑을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에게 새 하늘과 모든 조물을 한꺼번에 빚어낼 것이고, 구원 사업과 성화 사업 안으로 들어가서 우리에게 새로운 구원 사업과 성화 사업을 줄 사람이다. 왜냐하면, 우리 자신 안에서 그 모든 것을 행한 거룩한 뜻이, 자기가 지배하며 다스리는 그 피조물 안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 우리의 거룩한 뜻은 또한, 모든 것을 무에서 불러낸 우리의 활동에서와 같이, 이 피조물의 무에서 모든 것을 불러내어 우리의 활동을 반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한층 더 놀라운 것들을 보태게 할 수도 있다.
17 그러면 지고한 존재인 우리 (성삼위 하느님)은 이 사람이 ‘우리의 피앗’에 힘입어 우리에게 무엇이든지 줄 수 있음을 알기에, 마치 그가 지금 우리에게 그렇게 하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그런 영광과 사랑을 받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그 안에서 그가 우리를 위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볼뿐만 아니라 할 가능성이 있는 일도 보기 때문이다.
18 보아라. 그가 소중한 것들을 얼마나 많이 안에 품고 있는지를! 모든 활동 속에서 얼마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지를! 여러 색조의 아름다움이 우리를 황홀하게 하면서 우리의 거룩한 눈에 더없이 즐거운 광경을 연출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열렬한 사랑을 느끼며 이렇게 외치지 않을 수 없어진다.
19 ‘오! 우리의 뜻이여, 그대는 그대가 다스리는 사람 안에서 얼마나 놀랍고 훌륭하며 사랑스럽고 즐거운 존재인가! 그 사람은 그대의 베일이니, 그대는 그 뒤에 숨은 채, 우리가 즐길 수 있도록 더할 수 없이 아름답고 유쾌한 광경을 마련하네!’
20 따라서 그 사람은 가장 행복한 피조물이라고 불릴 만하다. 자기 하느님의 주의를 끌어 그분을 위한 잔치를 열고 그분 자신의 업적을 즐기게 하시며 이렇게 말씀드릴 경지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당신의 뜻 덕분에 제가 소유한 모든 것을 당신께 가져왔지만, 저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 것이 곧 제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서 구입처: 가톨릭출판사 (catholicbook.kr)
(천상의 책 24권 / 루이사피카레타 저 / 요한 실비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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