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주님

겟세마니에서의 고뇌 - 세 시간 (셋째 시간: 저녁 11시 - 12시)

Skyblue fiat 2021. 4. 20. 01:02

겟세마니에서의 고뇌 - 세 시간

 

시작기도

 

오 제 거룩한 구속주 예수님,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세 사도들과 함께 저도 데려가시어, 올리브산에서의 당신 고뇌에 참여하게 하소서. 베드로와 다른 두 제자가 자고 있음을 보신 당신의 부드러운 나무람 소리를 듣고, 저는 적어도 겟세마니의 한 시간만이라도 깨어 있고자 하나이다. 적어도 번민에 찬 당신 성심에 사무치는 고통 하나만이라도, 그 가쁜 숨들 중 하나만이라도 느끼고 싶나이다. 당신의 거룩하신 얼굴에 눈길을 모아 창백해지시는 모습을, 괴로워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너무도 큰 번민에 짓눌리시어 땅에 얼굴이 닿이도록 깊이 엎드려 계신 모습을 바라보고자 하나이다.

 

오 고난 받으시는 제 예수님, 당신은 벌써 비틀거리며 쓰러지십니다. 오른쪽으로 또는 왼쪽으로 넘어지시는 모습이 보이고, 사랑에 찬, 그러나 힘이 빠진 두 손을 합장하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제 귀에 당신의 신음 소리, 부르짖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부르짖음은 하늘로 올라가는 무한한 고통의 외침이십니다.

 

오 제 예수님, 적막한 겟세마니 동산에서 고뇌에 잠겨 계신 예수님, 제가 당신과 함께 지낼 이 시간 동안, 거룩하신 당신 팔다리에 흘러나오는 흠숭하올 피를 제게 강물처럼 흥건히 쏟아 부어 주소서. 저를 위하여 번민하시는 제 가장 위대한 선이신 예수님, 지극히 보배로운 피로 온통 젖으신 예수님, 저로 하여금 이 보혈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마시게 하소서. 그리고 제 사랑이신 당신과 함께, 적어도 이 쓰디쓴 잔의 마지막 한 모금까지 다 마시게 하소서. 제 마음 속으로 당신 성심의 고통을 느끼게 해 주시고, 주님께 죄를 지은 슬픔 때문에 제 마음이 참으로 미어지는 아픔을 느끼게 해 주소서. 주님께서는 저를 위해서 임종 고통을 치르고 계시나이다.

 

그렇습니다, 제 예수님, 저에게 은총을 베푸시어, 적어도 올리브산에서의 한 시간만이라도 당신과 함께 고난 받고 비탄에 잠기며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오 통고의 어머니 마리아님, 겟세마니에서 고뇌하시는 예수님께 대한 어머니 마음의 사무치는 연민을 저도 느낄 수 있게 해 주소서.

 

아멘.

 

 

 

제7시간

저녁 11시 - 12시

 

겟세마니에서의 고뇌

 

셋째 시간

 

 

제 사랑 예수님, 제 마음은 이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니 여전히 고뇌에 잠겨 계시고, 쏟아져 내리는 피가 온 몸을 적시고 있습니다. 피가 얼마나 철철 넘치는지 서 있을 수도 없어지신 당신은 이제 웅덩이처럼 고인 그 피 속에 철버덕 넘어지십니다.

 

오 제 사랑이시여, 이토록 쇠진(衰盡)하신 당신을 뵈니 제 가슴이 뻐개집니다! 흠숭하올 당신 얼굴과 창조하시는 그 손이 땅에 너부러진 채 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은 사람들이 강물처럼 흘려보내는 숱한 죄악을 역시 강물처럼 흘려 쏟으시는 당신 피에 잠기게 하시고, 그렇게 하심으로써 각 사람에게 사면(赦免)을 베푸시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 제 예수님, 부디 진정하십시오! 당신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으십니다! 당신 사랑이 이것으로 채워지기를 빕니다.

그러자, 당신 자신의 피에 잠겨 숨을 거두실 것만 같은 당신께 사랑이 새 생명을 줍니다. 그래서 아주 힘들게 몸을 비트적거리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일어나십니다. 온통 피와 흙투성이가 되신 몸으로 걸음을 떼어 놓으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쇠약해지신 터라 간신히 다리를 끌고 가십니다.

 

사랑하올 제 생명이시여, 당신을 제 팔에 안고 가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아마도 사랑하시는 제자들에게로 가시는 중이겠지요? 그러나 제자들이 다시 잠들어 있는 것을 보시자 흠숭하올 당신 마음에 얼마나 큰 괴로움이 스쳐가는지! 약하고 떨리는 음성으로 당신은 그들을 부르십니다.

“이 사람들아, 그만 자고 일어나거라. 이제 때가 되었다! 내가 얼마나 쇠약해졌는지 보이지 않느냐? 부디 나를 도와 다오. 이 최후의 시간에 나를 버리지 말아 다오!”

 

당신께서 비틀거리시며 그들 옆에 쓰러지시려고 하자 요한이 양팔로 부축해 드립니다. 그토록 당신은 모습이 변해 있어서 온유하고 감미로우신 그 음성이 없었다면 제자들이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그들에게 깨어 기도하라고 당부하신 후 다시 동산으로 돌아오시지만, 당신 마음에는 이미 또 하나의 상처가 생겼습니다.

 

그 상처를 통해, 오 제 사랑이시여, 저는 봅니다. 시련의 밤들 속에 있을 때에 선물과 입맞춤과 어루만짐의 형태로 당신의 은혜들을 드러나게 내려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당신의 사랑과 선물들에 대해 까맣게 잊은 채 꾸벅꾸벅 졸며 잠자는 상태로 있는 통에, 끊임없이 깨어 기도하는 정신을 잃어버린 저 영혼들의 모든 죄를.

 

제 예수님, 사실, 당신을 뵙고 당신 선물들의 맛을 미리 본 사람이 그것을 빼앗길 경우, 그 때에도 굳건히 서 있으려면 참으로 큰 힘이 필요합니다. 오직 기적만이 그 영혼들로 하여금 그런 시련을 견디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관심경거망동죄악으로 당신 마음을 더없이 쓰라리시게 하는 이 영혼들을 위해서 당신께 연민의 정을 드리며 간청하오니, 그들이 당신 마음에 들지 않는 걸음을 단 한 걸음이라도 떼려고 들면 많은 은총으로 그들을 에워싸시어 그 자리에 멎어서게 해 주소서. 그러면 그들은 끊임없는 기도의 정신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올 제 예수님, 동산으로 돌아오시던 당신께서 걸음을 멈추신 것 같습니다. 하늘을 향하여 피와 흙으로 온통 얼룩진 당신 얼굴을 드시고 세 번째로 이렇게 기도하고 계십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으시니, 저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 주소서. 거룩하신 아버지, 저를 도와주소서! 저는 위로가 필요합니다. 과연 저는 몸소 떠맡은 죄들로 말미암아 무한히 엄위로우신 아버지 대전에서 역겹고 지긋지긋하고 가장 보잘것없는 자가 되었으니, 아버지의 정의가 저를 덮치며 분통을 터뜨리십니다. 그러나, 오 아버지, 저를 보소서, 저는 아버지와 하나인 아버지의 아들이옵니다. 아버지, 부디 저를 도와주시고,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위로 없이 버려두지 마소서!”

 

그런 후, 오 저의 자상하신 사랑이시여, 사랑하는 어머니께 도움을 청하시는 당신 음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사랑하는 엄마, 제가 아기였을 때 하신 것처럼 엄마의 두 팔로 저를 꽉 껴안아 주소서. 제가 빨아먹던 그 젖을 주시어 기운을 차리게 하시고, 저의 이 쓰디쓴 고통을 단맛으로 바꾸어 주소서. 그리고 엄마의 마음을 주소서. 제게는 엄마의 마음이 완전한 기쁨이었습니다.

 

엄마, 저를 도와주십시오! 위로해 주십시오! 마리아 막달레나와 사랑하는 사도들 - 나를 사랑하는 너희도 모두 나를 도와다오! 위로해 다오! 이 최후의 순간에 홀로 버려두지 말고, 모두 나를 둘러싸고 모여, 사랑으로 나와 함께 있으면서 위로해 다오.”

 

예수님, 제 사랑이시여, 이토록 극단적인 상태에 처해 계신 당신을 그 누가 차마 눈뜨고 볼 수 있겠습니까? 당신 자신의 피 속에 잠겨 계신 이 당신을 보면서도 미어지지 않을 만큼 굳은 마음이 어디 있겠습니까? 도움과 위로를 청하시는 이 애끓는 말씀을 들으면서 뼈아픈 눈물을 쏟아내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겠습니까? 예수님, 안심하십시오. 당신께서 이 단말마의 고통에서 벗어나 친히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실 수 있도록, 아버지께서 위로와 도움의 천사를 보내시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께서 그 천사와 함께 계시는 동안 저는 하늘과 땅을 두루 돌아다니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당신이 흘리신 이 피를 가져가게 허락해 주소서. 그러면 저는 모든 사람에게 그들 각자의 구원의 보증으로 이 피를 나누어 주고, 그 대신 그들의 애정과 감정과 생각 및 발검걸음과 행위들을 당신께 도로 가져올 수 있겠습니다.

 

저의 천상 엄마, 엄마와 함께 예수님의 피를 모든 영혼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하여 제가 왔습니다. 아름다우신 엄마, 예수님께서 위로를 원하시는데, 우리가 예수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위로는 그분께로 영혼들을 데려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마리아 막달레나여, 우리와 함께 가십시다. 모든 천사들이여, 예수님께서 얼마나 쇠약해지셨는지 와서들 보십시오. 그분께서는 모든 이들에게서 위로 받기를 원하시며, 어떤 사람도 거절하지 않으시려고 이렇게 땅에 엎드려 계십니다.

 

예수님, 당신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보내신 지독히 쓴 잔을 마시고 계십니다. 그러시는 동안 한숨과 신음 소리, 더욱더 뜨겁게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숨을 헐떡이시며 이 말씀을 하십니다.

 

영혼들아, 영혼들아, 오너라! 나를 위로하고, 내 인성 안에 자리를 잡아라. 나는 너희를 원한다. 갈망한다. 내가 부르는 소리에 귀를 막지 말아 다오. 나의 열망, 나의 피, 나의 사랑, 나의 고통이 헛되지 않게 하여라. 오너라, 영혼들아! 오너라!”

 

거의 실신 상태에 떨어지신 예수님, 당신의 신음 소리와 한숨 소리 하나하나가 제 마음에 상처가 되고 이 상처는 평화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피와 당신의 ‘뜻’을, 그 불타는 열정과 사랑을 저의 것으로 삼은 후, 하늘과 땅을 두루 돌아다니며 모든 영혼들에게 가고자 합니다. 그들에게 당신의 피를 구원의 보증으로 주고 그들을 당신께로 데려와 당신의 애타는 기다림과 열망을 달래게 하고 그 쓰디쓴 고뇌를 감미로움으로 바꾸어 드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하는 동안 저를 지켜보시며 동반해 주소서.

 

엄마, 예수님께서 영혼들을 원하시기에, 그리고 위로를 얻고자 하시기에 제가 엄마께로 왔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엄마의 손을 주소서. 저의 손을 잡으시고 저와 함께 영혼들을 찾아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면서, 모든 사람의 애정과 소원과 생각과 행동과 발걸음을 예수님의 피에 잠그고, 예수 성심의 불꽃을 그들의 영혼 속으로 던져 넣어 그들이 굴복하게 하십시다. 그런 후, 예수님의 피에 잠기고 예수님의 불꽃 속에서 변화된 그들이 그분을 둘러싸고 가장 쓰라린 이 고통을 덜어 드리게 하십시다.

 

저의 수호천사님, 우리 (엄마와 저)보다 먼저 가서 이 피를 받아들일 영혼들을 준비시키시어, 단 한 방울도 그 풍성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엄마, 서두르십시다! 시작하십시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지켜보시는 모습이 보이고, 그분께서 거듭 숨을 헐떡이시는 소리가 들립니다. 서둘러 우리의 일을 하라고 재촉하시는 소리로 들립니다.

 

그런데 우리의 첫걸음은 이미 병자들이 누워 있는 집들의 문간에 와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지체들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혹독한 고통에 시달려 욕지거리를 쏟아내며 그들 자신의 목숨을 없애버리려고 하고 있는지! 그런가 하면, 모든 사람에게서 버림받고 위로의 말 한 마디나 긴요한 도움 하나 받지 못한 채, 절망에 빠져 욕설만 늘어가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오 엄마, 예수님의 가쁜 숨소리가 들립니다. 그분은 이 영혼들이 당신을 모욕하는 것을 보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그분 자신과 닮게 하시려고 고통을 허락하시므로 그들이 받는 고통은 그분 사랑의 지극히 특별한 은혜이기도 하건만, 그들은 그분께 욕설만 퍼붓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그분의 피를 주어 긴요한 도움을 얻게 하고, 그 빛을 통하여 고통 안에 있는 좋은 것을, 즉 고통으로 예수님을 닮는 것에 따라오는 선을 깨닫도록 하십시다.

 

그러니, 엄마, 극진한 모성을 지니신 어머니로서 그들 곁으로 가셔서 그 엄마다우신 손으로 그들의 아픈 지체들을 어루만져 주소서. 고통을 가라앉히시고 그들을 팔에 안으시어, 엄마의 성심에서 나오는 은총을 그들의 고통 위에 강물처럼 쏟아 부어 주소서. 버림받은 사람들의 동반자가 되어 주시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소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주위에 충실한 영혼들을 배치하시고, 극심한 임종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안식과 일시적인 쾌유나마 얻어 주시어, 기운을 차린 그들이 예수님께서 그들을 위해 안배하시는 고통을 더 큰 인내로 견딜 수 있게 하소서.

 

계속해서 임종자들의 방으로 들어가십시다. 어머니, 너무 무섭습니다!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막 지옥으로 떨어지려고 하고 있는지! 한평생 죄 중에서 생활하다가 절망의 행위로 마지막 숨을 거둠으로써 거듭거듭 찢어지신 저 마음에 마지막 고통을 안겨 주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숱한 마귀들이 그들을 에워싸고 그들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심판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불어 넣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급습으로 그들을 지옥으로 데려갑니다. 지옥의 불길을 풀어 이 영혼들을 그 안에 가두니, 희망의 여지조차 남겨두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 세상의 인연에 얽매여, 어떻게 마지막 행보를 봉헌하며 떠나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엄마, 이것이 최후의 순간들입니다. 그들에게는 긴박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부들부들 떨고들 있는지, 죽음의 고통 속에서 얼마나 발버둥 치는지, 얼마나 도움과 자비를 간청하는지, 어머니께서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들에게는 이미 세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거룩하신 어머니, 그들의 싸늘한 이마에 어머니의 손을 얹어 주시고, 그들의 마지막 숨을 받아 주소서.

임종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예수님의 피를 주어 마귀들을 쫒아버리게 하고, 그들이 마지막 성사들을 받도록 안배하여 착하고 거룩한 죽음을 죽게 하십시다.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예수님의 최후 고통과 입맞춤과 눈물과 상처를 주고, 그들을 얽어매고 있는 속박의 끈들을 잘라 주십시다. 그들 모두가 용서의 말씀을 듣게 하고 모두의 마음속에 신뢰를 불어넣어, 예수님의 팔에 몸을 던지게 하십시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심판하실 때면 당신 피로 뒤덮여 당신 팔에 몸을 맡기고 있는 그들을 보시고, 그 모두를 용서해 주실 것입니다.

 

오 엄마, 우리 함께 끊임없이 돌아다니십시다. 사랑에 찬 어머니의 눈길로 세상을 굽어보시고, 예수님의 피가 필요한, 많기도 많은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으로 다니십시다. 어머니, 예수님께서 영혼들을 원하시기에, 그들을 찾아 헤매시는 눈길이 저로 하여금 달리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제 마음 깊은 데서 그분의 신음 소리가 거듭 들려옵니다.

 

“딸아, 나를 도와 다오. 영혼들을 다오!

 

보십시오, 엄마, 세상이 온통, 죄 속으로 막 떨어지려는 영혼들로 가득 차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 피가 또다시 모독되는 것을 보시며 눈물을 흘리십니다. 그들을 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기적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예수님의 피를 주어, 죄에 떨어지지 않을 힘과 은총을 거기에서 찾아낼 수 있게 하십시다.

 

우리는 계속 다니다가, 오 어머니, 이미 죄에 떨어졌으나 다시 일어나도록 잡아 줄 손을 기다리는 영혼들을 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영혼들을 사랑하시지만, 죄로 더럽혀져 있기 때문에 흠칫 물러서며 바라보십니다. 그래서 그분의 고통이 더욱 커집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의 피를 주어 그들을 일으켜 줄 손을 찾아내도록 하십시다.

보십시오, 오 어머니, 그들은 예수님의 피가 필요한 영혼들입니다. 은총이 끊긴 영혼들이니, 얼마나 비참한 처지에 있습니까! 하늘은 비탄의 눈물을 흘리며 그들을 보고, 땅은 역겨워하면서 그들을 봅니다. 삼라만상이 들고일어나서 그들을 없애버리려고 합니다. 그들이 창조주 하느님의 원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 엄마, 예수님의 피에는 생명이 들어 있으니, 그들에게 이를 주십시다. 그러면 그 영혼들이 이 피를 통하여 일어나고, (전보다) 더 아름답게 일어나서, 온 하늘과 땅이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오 엄마, 우리의 걸음을 계속하십시다. 보십시오, 멸망의 낙인을 지니고 있는 영혼들이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죄를 지으며 예수님께로부터 도망치는 영혼들, 예수님을 모욕하면서 그분의 용서를 아예 단념해버린 영혼들입니다. 그들이야말로 온 세상에서 예수님의 쓰라린 성심을 찔러대는 새로운 유다들입니다. 그들에게도 예수님의 피를 주어 이 피가 멸망의 낙인을 지우고 그 자리에 구원의 인호를 남기도록 하십시다. 이것이 그들의 마음속에 큰 신뢰와 사랑을 불어넣어서 죄를 지은 후에도 예수님의 발치로 달려와 그분의 발을 붙안게 하기를, 그리하여 다시는 달아나지 않게 하기를 빕니다.

 

보십시오, 엄마, 지옥을 향해 미친 듯이 내닫는 영혼들이 있는데, 그들을 멈춰 세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들의 발 앞에 예수님의 피를 놓아, 그들이 이 피에서 솟는 빛을 보고 그들을 구원하고자 애원하는 듯한 소리를 듣고 돌아와서 구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십시다.

 

오 어머니, 계속 더 돌아다니십시다. 보십시오, 착한 영혼들, 순결한 영혼들도 있고, 이들 안에서 예수님은 천지 창조 때의 기쁨과 안식을 발견하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 영혼들 주위에 허다한 유혹과 추행의 덫을 쳐서 결국 그 순결함 을 앗아가는 통에, 예수님의 기쁨과 안식이 눈물과 쓰라림으로 바뀝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성심에 끊임없는 아픔을 안겨 드리는 것 외엔 다른 목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방비의 성벽처럼 예수님의 피로 그들의 순결을 에워싸고 봉인하여 죄가 침투할 수 없도록 하십시다. 이 피로 그들을 더럽히고자 하는 자들을 멀리 몰아내고, 그들을 흠 없이 깨끗하게 보호하여 예수님께서 천지 창조 때의 안식과 기쁨을 찾아내시도록 하십시다. 그러면 그들의 사랑을 보시고 감동하셔서 수많은 다른 이들에게도 자비를 베푸실 것입니다. 엄마, 이 영혼들을 예수님의 피 속에 잠그십시다. 그들을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으로 거듭거듭 동여매십시다. 하느님의 팔에 그들을 안겨 드리고 그 사랑의 감미로운 사슬로 그분 성심에 비끄러매어, 임종 고통 속에 계신 그분의 쓰라림을 덜어 드리게 하십시다.

 

오 엄마, 들어 보십시오, 그분의 피가 큰소리로 부르시며 더 더욱 많은 영혼들을 원하고 계십니다. 함께 달려가십시다. 이교도와 믿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고장으로 가십시다. 여기서 예수님은 얼마나 큰 고난을 받고 계시는지! 모든 사람의 생명이신 그분께서 하찮은 사랑의 눈짓 하나 받지 못하고 계십니다. 당신 자신의 피조물들에게 도무지 알려지시지 않은 것입니다.

오 엄마, 이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피를 주어, 무지와 이교의 어둠을 몰아내게 하고 자기네 속에 영혼이 있음을 깨닫게 하며 그들에게 하늘을 열어 주게 하십시다. 그런 다음 그들을 예수님의 피 속에 집어넣었다가 그분께로 데려가십시다. 고아가 된 몸으로 나그네살이를 하며 떠돌아다니다가 아버지를 찾게 된 아이들처럼 말입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는 임종의 쓰디쓴 고통 중에서도 위로를 맛보실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직 만족해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더 더욱 많은 영혼들을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이 이교도와 믿지 않는 자들의 고장에서 그분은 죽어가는 영혼들이 당신 팔에서 떨어져 나와서 지옥으로 떨어지려고 하는 것을 느끼십니다. 금방이라도 죽어 나락(奈落)으로 추락할 판인데, 그들을 구해 줄 사람이 곁에 없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마지막 순간입니다. 틀림없이 그들은 멸망할 것입니다!... 오 안됩니다, 엄마! 이 피가 그들에게 아무 소용없이 흘러서는 안됩니다!

 

그러니 당장 그들에게 날아가서 세례를 주듯이 그들의 이마에 예수님을 피를 붓고, 믿음과 바람과 사랑을 불어넣어 주십시다. 오 엄마, 그들에게로 다가가소서. 그들에게 부족한 것을 보충해 주시고, 실제로 그들 눈앞에 나타나소서. 엄마의 얼굴에는 예수님의 아름다움이 빛나고, 엄마의 자태는 예수님과 완전히 같으십니다. 그러니 그들은 엄마를 뵈오면서 확실히 예수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을 엄마의 성심에 안고 엄마가 지니신 예수님의 생명을 불어넣어 주시면서, “너희의 엄마인 나는 너희가 이 엄마와 함께 천국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기를 바란다.”고 말씀해 주소서.

그리고 그들이 죽으면 엄마의 팔에 안으셔서 예수님의 팔에 건네주소서. 만일 예수님께서 당신 정의의 정당한 요구에 따라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으시고자 하시면, 예수님께서 십자가 아래에 서 계신 어머니께 그들을 맡기신 사랑을 일깨워 드리고 어머니로서의 권리를 주장하소서. 그분께서는 엄마의 사랑과 기도에 대항하지 못하시니, 결국 엄마의 성심을 기쁘시게 하는 한편, 그분 자신의 열망도 채우시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오 엄마, 이 피를 모든 사람에게 가져다주십시다. 이 피를 통하여 고통 받는 이들은 위로를 얻고, 가난한 이들은 그들의 가난을 감수하고, 유혹에 시달리는 이들은 승리를 얻고, 의심하는 이들은 믿음의 덕이 그들 안에서 승리하고, 모독하는 이들은 그들의 모독을 감사로 바꾸고, 사제들은 그들의 사명을 깨달아 예수님의 합당한 일꾼이 되도록 하십시다. 엄마, 이 피를 사제들의 입술에 대시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말이 아니면 한 마디도 하지 않게 하시고, 사제들의 발에도 부어 주시어 그들이 영혼들을 찾아 나는 듯 달려 다니며 예수님께 그 영혼들을 데려오게 하소서.

이 피를 또한 백성들의 지도자들에게도 나누어 주십시다. 그들끼리 서로 일치하고 그들 자신의 백성에 대해서 온유한 사랑을 느끼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면 이제 연옥으로 날아가서 고통 받는 이 영혼들에게도 예수님의 피를 나누어 주십시다. 그들은 엄청나게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이 피를 향해 해방을 간청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오 엄마, 그들의 신음 소리, 울부짖는 듯한 사랑의 외침, 격심한 고통의 포효 소리가 들리지 않으십니까? 게다가 그들은 얼마나 끊임없이 하느님께로 이끌림을 느끼고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그들을 하루 속히 정화시켜 함께 계시기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시는지 보십시오. 그분께서 당신 사랑으로 그들을 끌어당기시니, 그들은 그분을 향해 쏜살같이 돌진합니다. 그러나 그분의 현존 안에 이르게 되면 그 신적 눈길의 순수함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되돌아오지 않을 수 없고, 그리고는 또다시 불꽃 속으로 똑바로 떨어지지 않을 수 없어집니다!

 

엄마, 이 깊은 감옥 속으로 내려가서 예수님의 피를 그들에게 부어 주십시다. 이 피가 그들에 빛을 가져오고 울부짖는 사랑의 포효를 진정시키며 그들을 태우고 있는 불을 끄고 그들이 지닌 얼룩들을 깨끗이 닦아 주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면 그들은 고통에서 벗어나, 그들의 지고한 선이신 분의 품속으로 날아들 것입니다.

 

이 피를 가장 버림받은 영혼들에게 주어, 사람들이 바쳐 주기를 거부한 모든 연도를 그 안에서 찾아 얻도록 하십시다. 오 엄마, 아무에게도 거절하지 말고 모든 이에게 이 피를 주어 그 덕분에 위안과 해방을 얻을 수 있게 하십시다. 그리고 이 눈물과 슬픔의 고장에서 여왕이신 엄마의 소임을 수행하소서. 어머니다우신 손길을 펴시어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씩 그들을 끌어내소서. 그리하여 그들 모두가 하늘을 향하여 날아가게 해 주소서.

 

이제 엄마와 저도 하늘로 날아가십시다. 영원의 문 앞에 이르면 저로 하여금 엄마께도 이 피 드리도록 허락해 주소서. 엄마가 더 큰 영광을 입으시게 하려는 것이니, 이 피가 엄마에게 새로운 빛과 기쁨을 쏟아 부어 드리기를 빕니다. 그 빛을 모든 사람 위에 내리시어 누구든지 구원의 은총을 입게 해 주소서.

 

엄마, 이 피를 저에게도 주소서. 저에게 얼마나 필요한 피인지를 엄마는 알고 계십니다. 이 피를 엄마의 모성적 손길로 저의 온 몸에 다시 발라 주소서. 그렇게 하시는 동안 저의 얼룩들을 깨끗이 지워 주시고, 상처들을 낫게 하시며, 저의 가난을 부요함으로 바꾸어 주소서. 그리고 이 피가 저의 혈관 속을 순환하면서 예수님의 전(全)생명을 제게 돌려주게 하소서. 또한 저의 심장 속으로 흘러내려 제 심장을 예수님의 성심으로 변화시키고, 예수님께서 제 안에서 모든 기쁨을 찾아내실 정도로 저를 아름답게 단장해 주게 하소서.

 

끝으로, 엄마, 천국으로 들어가서 모든 성인과 천사들에게 이 피를 주어 그들이 더 큰 영광을 입고 예수님께 감사의 찬송을 드리며 저희를 위해 기도하도록 하십시다. 이 피에 의해서 저희가 그들과 합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와 같이 모든 사람에게 예수님의 피를 나누어 준 후에 예수님께로 돌아가십시다. 천사들과 성인들도 우리와 함께 가십시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영혼들을 애타게 기다리십니다. 모두가 당신의 인성 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십니다. 누구에게나 당신 피의 결실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그들로 하여금 예수님을 둘러싸게 하십시다. 그러면 예수님은 생명이 돌아오는 것과 당신의 쓰라린 임종 고통이 보상을 받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거룩하신 엄마, 이제는 우주 만물을 불러 와서 그들도 예수님을 경배하며 그분과 함께 있도록 하십시다.

 

“오 햇볕아, 와서 이 밤의 어둠을 몰아내고 예수님을 위로하여라. 오 별들아, 명멸하는 너희의 빛살과 더불어 하늘에서 내려오너라. 와서 예수님을 위로하여라. 세상의 꽃들아, 너희의 향기를 가지고 오너라. 새들아, 지저귀며 이리로 오너라. 세상 만물들아, 와서 예수님을 위로하여라. 오너라, 오 바다야, 예수님의 심신을 상쾌하게 씻어 드려라. 예수님은 우리의 창조주, 우리의 생명, 우리의 전부이시다. 모두 와서 그분을 위로하여라. 우리의 지고한 주님이신 그분을 경배하여라.”

 

그러나, 오, 예수님께서는 햇볕이나 별이나 꽃이나 새는 찾지 않으십니다. 영혼들을, 영혼들을 원하실 따름입니다!

 

감미로우신 저의 예수님, 모든 이가 저와 함께 여기 있습니다.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엄마도 계십니다. 부디 엄마의 팔에 안겨 쉬십시오. 엄마의 가슴에 안겨 계시면 그것이 엄마에게도 위로가 될 것입니다. 비탄에 잠기신 당신의 고뇌를 속속들이 나누셨으니 말입니다. 여기에 마리아 막달레나도 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랑에 찬 모든 영혼이, 모든 세기의 모든 영혼이 와 있습니다. 오 예수님, 그들을 받아들이시고, 모두에게 용서와 사랑의 말씀을 주소서. 모두를 당신 사랑으로 묶어 다시는 아무도 당신에게서 빠져나가지 않게 하소서.

 

그런데, 오, 당신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 합니다 :

 

“딸아, 기를 쓰며 내게서 빠져나가 영원한 멸망 속으로 떨어지는 영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니, 단 하나의 영혼도 모든 영혼들을 한꺼번에 사랑하는 만큼 사랑하는 나에게는 비탄이 숙질 겨를이 없지 않겠느냐?”

 

 

☨☨☨

 

임종 고통을 치르고 계시는 예수님, 당신 생명이 사그라지고 있는 듯 한 시간 동안, 저에게는 이미 목 밑에서 그르렁거리는 당신의 마지막 숨소리가 들립니다. 임박한 죽음으로 당신의 아름다운 눈은 광채를 잃고, 지극히 거룩한 팔다리는 맥없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몇 번이나 숨소리가 들리지 않아 제 가슴이 터지는 것 같습니다. 껴안아 보면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고, 흔들어 보아도 숨이 붙어 있는 기미가 없습니다. 예수님, 돌아가셨습니까? 애통해 하시는 엄마, 하늘의 천사들이여, 오셔서 예수님의 죽음을 애도하소서. 그리고 저로 하여금 그분 없이 사는 삶을 연장하지 않게 해 주소서. 벌써 그럴 수가 없어졌습니다! 그분을 더 세게 안고 한 번 더 숨쉬시는 소리를 듣지만, 다시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을 부릅니다.

 

“예수님, 예수님, 제 생명이시여, 제발 돌아가시지 마옵소서!”

 

이제 당신의 원수들이 당신을 잡아가려고 시끌벅적 오고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가 있어 이 지경이 되신 당신을 지키겠습니까?

 

그러자, 당신은 몸을 흔드시면서 죽음에서 삶에로 다시 일어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를 보시며 말씀하십니다.

 

“딸아, 여기 있었느냐? 그러면 너는 내가 겪은 고통과 죽음들을 다 보았겠구나. 얘야, 나는 네가 알기를 원한다. 이 쓰라린 고뇌의 세 시간 동안, 나 자신 안에 모든 사람의 생명을 품어 안고 그들의 고통과 죽음들을 온통 겪으면서 그들 각자에게 내 생명을 주었다는 것을! 그러니 나의 고뇌는 그들의 임종 고통을 떠받쳐 주고, 나의 쓰디씀과 죽음은 그들에게 감미로움과 생명의 샘으로 바뀔 것이다. 영혼들이 내게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그러나 이로 인하여 받게 된 것을 그들이 내게 주고자만 한다면야! 네가 보았듯이, 나는 죽어가고 있었으나 그 때 또다시 숨을 쉬기 시작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나 자체로 사람의 죽음들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기진맥진하신 제 예수님, 그렇게 당신께서는 당신 안에 제 생명도 품어 안으셨고, 따라서 제 죽음도 안고 계시기를 원하셨나이다. 비오니, 당신의 이 쓰라린 임종 고통으로 제가 죽을 때 오시어 도와주소서. 제 마음을 당신의 피신처요 안식처로 드리고, 제 팔로 당신을 일으켜 세우고, 제 온 존재를 당신 처분에 맡기나이다. 그리고, 오, 참으로 기꺼이 당신 대신 죽을 수 있도록 저 자신을 당신 원수들에게 넘겨주고 싶습니다!

 

오 제 마음의 생명이시여, 그런 죽음의 순간에 저에게 오시어 제가 당신께 드린 것을 갚아 주소서. 저의 동반자가 되어 주시고, 당신 마음을 제 안식의 침상으로 주시고, 당신 팔로 저를 떠받쳐 주시고, 당신의 가쁜 숨으로 헐떡이는 제 숨결을 고르게 해 주소서. 그렇게 숨결이 편해지면 저는 당신의 숨을 통해서 숨쉬겠나이다. 당신의 숨은 공기를 정화시키면서 저에게서 모든 얼룩을 깨끗이 지워, 영원한 행복으로 들어갈 준비를 시켜 주겠기 때문이옵니다.

 

감미로우신 예수님, 더욱이, 지극히 거룩하신 당신 인성으로 제 영혼을 온통 휩싸 주시면, 당신께서 저를 보실 때에 당신 인성을 통하여 보시고, 그러면 당신 자신을 보시는 셈이니 저에게서 심판해야 할 것을 조금도 찾아내지 못하시리이다. 그런 다음 저를 당신의 피로 목욕시켜 주시고, 흰옷을,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인 흰옷을 입혀 주시고, 당신 사랑으로 저를 꾸며 주소서. 그리고 당신의 마지막 입맞춤으로 제가 이 세상에서 천국으로 날아가게 해 주소서.

 

이제 저 자신을 위해 청한 이 모든 것을 모든 임종자들에게도 허락해 주시기를 비오니, 당신 사랑의 포옹으로 그들을 껴안아 주시고, 당신 자신과 하나 될 수 있도록 입맞춰 주시며, 그들 모두를 구원하시어 한 사람도 멸망하지 않게 해 주소서.

 

비탄에 잠기신, 인자하신 예수님,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며 이 시간을 바치오니, 이는 하고 많은 죄로 인한 하느님의 의노를 풀어 드리고 모든 죄인들의 회개를 얻어 내기 위함이오며, 뭇 민족들간의 평화와 저희의 성화 및 연옥 영혼들의 해방을 위한 것이옵니다.

 

드디어 당신 원수들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서 당신께서는 저를 떠나 그들을 만나러 가시고자 하십니다. 예수님, 저로 하여금 유다가 감히 악마적인 입맞춤을 드릴 당신 입술에 미리 입맞추게 허락하시고, 앞으로 거듭해서 두들겨맞고 침뱉음을 당하실 당신 얼굴을, 피로 얼룩진 당신 얼굴을, 닦아 드리게 허락해 주소서. 그리고 저를 당신 가슴에 껴안으시어 잠시도 당신에게서 떨어지지 않게 해 주소서. 그렇게 당신을 따르겠사오니 강복해 주소서.

 

 

성찰과 실천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이 셋째 시간에,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도움을 청하셨다. 그리고 너무나 숱한 고통을 받고 계셨으므로 당신 제자들에게도 위로를 청하실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는 고통스럽거나 불행에 시달리거나 그 어떤 처지에서든지 항상 하늘의 도움을 청하는가? 그리고 사람들에게 의지할 경우에도, 깊은 신앙심으로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태도로 다가가는가? 게다가, 우리가 바라고 있었던 위로를 받지 못했을 경우에도, 그 사람들의 무관심을 활용하여 우리 자신을 한층 더 깊이 예수님의 팔에 맡겨 드리면서 그들에게서 물러서는가?

 

예수님께서는 한 천사의 위로를 받으셨다. 그런데 우리는 예수님의 천사가 되어 그분 곁에 있으면서 위로를 드리고 그 쓰라린 고통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예수님께 참된 천사가 되어 드리려면 우리의 고통을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고통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따라서 성스러운 고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럴 때에만 그토록 큰 고통을 겪고 계시는 하느님을 우리가 감히 위로해 드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인간적인 생각으로 그것을 받으면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분께 위로를 드릴 수 있을 만큼 활용할 수가 없고, 따라서 그분의 천사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보내시는 고통 속에 잔도 함께 넣어 주시는 것 같다. 그러니 우리는 그 고통의 열매를 잔 속에 짜 넣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사랑과 인내로 받아들이는 고통은 예수님께 드리는 감미로운 과즙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고통 속에 있든지, 예수님께서 당신 천사가 되라고 우리를 부르고 계신다고 생각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위로를 원하시고 그래서 우리에게 당신 고통을 나누어 주시는 것이다.

 

☨☨☨

 

저의 사랑이신 예수님, 제가 고통 중에 있을 때에는 안식을 얻기 위하여 당신 마음을 찾고, 당신께서 고통 중에 계실 때에는 저의 보속도 함께 바쳐 드리겠나이다. 당신의 고통은 제가 받아 가지고 저의 고통은 당신께 드림으로써, 제가 당신 위로의 천사가 되게 해 주소서.

 

 

감사기도

 

오 인자하신 주님, 동산에서 크나큰 고뇌에 잠겨 계시면서 저로 하여금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은 당신의 동반자가 되어 당신 마음에 기쁨을 드리게 해 주셨으니 감사하나이다.

 

오, 어지신 예수님, 당신께서는 제게서 변변찮은 위로밖에 받지 못하셨건만, 그럼에도 당신은 자비로우신 당신 마음에서 무한히 넘쳐흐르는 사랑으로 말미암아, 사람이 당신께 보여 드리는 극히 하찮은 연민 속에서도 위로를 얻으시나이다.

 

저는 겟세마니의 불길한 공포 속에서 흠숭하올 당신 몸이 부들부들 떨며 얻어맞아 으스러지고, 땅에 얼굴을 대기까지 낮아지고, 피땀으로 온통 뒤덮인 모습을 결코 잊지 않겠나이다!

오 예수님, 당신의 고통 안에 당신과 함께 있는 것, 당신 성심의 통탄할 쓰디씀을 단 한 방울만이라도 맛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지닐 수 있는 가장 큰 재산임을 저는 체험했나이다.

 

오 예수님, 저는 헛되고 세속적인 모든 것을 기꺼이 포기하나이다. 오직 당신만을, 학대와 고난을 받으시며 괴로워하시는 제 주님 당신만을 원하나이다. 이 동산에서부터 갈바리아까지, 줄곧 충실하고 아낌없는 마음으로 당신을 동반하고자 하나이다,

 

오 예수님, 저도 당신과 함께 사로잡혀서 당신과 함께 법정으로 끌려가게 해 주소서. 당신 원수들이 바야흐로 당신께 퍼부으려고 하는 독설과 능욕과 침뱉음과 뺨 때림을 저도 나누어 가지게 하시며, 빌라도에게서 헤로데에게로 다시 빌라도에게로 끌려 다니시는 당신과 함께 있게 해 주소서. 당신과 함께 기둥에 묶여 그 채찍질의 일부만이라도 당하게 해 주소서. 예수님, 당신에게 들씌워진 가시들 중 몇 개만이라도 저를 찌르게 하시고, 당신과 함께 십자가 사형 선고를 받게 해 주소서. 당신께서 저를 위한 사랑의 산 제물이 되신 것처럼, 저는 제 죄에 대한 보속의 산 제물이 되겠나이다.

 

당신을 따라 갈바리아를 올라가도록 제게 키레네 사람 몫의 운명을 주소서. 그리고 거기에서 당신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 임종 고통을 치르다가 당신과 함께 죽게 해 주소서.

 

오 비탄에 잠기신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제가 동산에서 예수님과 함께 고뇌를 나눌 수 있는 도움을 주셨나이다. 이제 어머니와 함께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에 달릴 수 있는 도움도 주시어,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상 죽음과 같은 공로로 더없이 합당한 보속을 그분께 드릴 수 있을지, 그 방법도 알려 주소서. 아멘.

 

좋아요공감

공유하기

통계

글 요소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