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21-23권

천상의책 21권 15.인간의 뜻은 인간을 가두는 칠흑의 감옥이다. 생명이신 분 없이 사는 것보다 더한 고통은 없다.

Skyblue fiat 2019. 3. 21. 20:17

천상의책 21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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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뜻은 인간을 가두는 칠흑의 감옥이다.

생명이신 분 없이 사는 것보다 더한 고통은 없다.

 

 

1  하느님의 뜻에 대하여, 인간 뜻의 사악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몹시 괴로워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내가 내 인성으로 치른 모든 것은, 인간의 뜻이 그 가련한 피조물에게 생겨나게 한 사악이었다. 그것이 인간의 감옥이었으니, 하늘에서, 하느님 안에서,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를 그에게서 앗아 갔다.

 또한 인간으로 하여금 선을 행할 수 없게 하였다. 그에게서 빛을 멀리 치우고, 짙은 어둠으로 그를 둘러싼 것이다. 

 

2  그리하여 나는 지상에 와서 내 사랑하는 어머니의 태라는 감옥에 나 자신을 가두었다. 그것은 비록 거룩한 감옥이었지만, 부인할 수 없게도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협소하고 어두운 감옥이었다. 손도 발도 펼 수 없었고, 걸음을 떼어 놓기는커녕 눈을 뜨고 있을 여지도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인간 뜻의 소행(의 결과)였으니, 내가 와서 잉태 당초부터 이 고통을 겪음으로써 인간 뜻의 감옥을 때려 부수고, 인간이 잃어버린 것을 되돌려 주고자 했던 것이다.

 

3  사실 나는 마구간에서 태어나 극심한 가난을 겪기를 원하였다. 사람들의 뜻이 그 가련한 이들에게 마구간보다 더 지저분한 것을 만들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정욕이 그들의 영혼 안에 분() 거름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것은 또 세게 부는 바람처럼 혹한으로 그들을 얼게 하여, 현세적인 행복을 앗아가고 - 영혼도 육신도 - 기아와 궁핍을 겪게 하면서 그들의 본성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4  그래서 나는 혹한과 극심한 가난을 겪고, 마구간에 있었던 짐승들 배설물의 악취를 맡기를 원했다. 내 곁에 있는 짐승 두 마리를 보면서 비통을 느꼈는데, 그것은 사람의 뜻이 우리 (성삼위)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 우리의 소중한 보물, 우리의 모상인 가련한 인간을 거의 짐승화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내가 겪은 고통 중 인간의 뜻에서 생겨나지 않은 고통은 하나도 없었고, 나는 그 모든 것을 자진해서 겪었다. 인간으로 하여금지고한 피앗의 나라에서 다시금 살게 하기 위해서였다.

 

5  수난 중에도 내가 당혹과 저버림과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에워싸인 채, 옷 벗김과 채찍질을 당하고, 발가벗긴 몸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고, 저들이 내 뼈를 셀 수 있을 정도로 끔찍하게 잡아당겨지기를 원했던 것은, 이 모든 것이 인간의 뜻에서 흘러나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 뜻이 인간에게서 모든 선을 벗기고, 혼란과 치욕의 유독한 입김으로 뒤덮어 끔찍한 몰골로 변형시키고, 인간을 수많은 원수들의 조롱거리로 만들었던 것이다.  

 

6  딸아, 인간의 뜻이 저지른 모든 악행을 알고 싶거든, 내 생애를 면밀히 연구하고 내 고통들을 하나하나 헤아려 보아라. 그러면 유독한 역사를 가진 인간 뜻의 사악한 성격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너무나 끔찍한 나머지 단 하나의 낱말이라도 네 안에 들어오게 하기 보다는 차라리 죽는 것에 만족해할 것이다.”

 

7  그런 다음 예수님은 침묵을 지키셨다. 괴로워하시며 생각에 잠기신 침묵이었다. 그리고 마치 사람들의 의향을 알아보시려는 듯이 먼 데까지 주변을 둘러보셨는데, 그들이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보시고 다시 깊은 침묵에 잠기셨다.

 그러므로 나는 그분께서 더 이상 내 안에 살아 계시지 않은 것처럼 며칠 그분 부재의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윽고 그분께서 떠오르는 태양같이 내 안에서 움직이시는 것이 감지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8  딸아, 내가 말을 하면 그때마다 내게서 생명이 나온다. 이는 더없이 큰 선물이다. 그러니 나의 이 생명을 피조물 안에 넣어 주려면 그들 편의 준비가 있는지 어떤지를 보아야 한다.

 그것이 보이지 않으면 저 큰 선물을 넣어 둘 자리가 없기 때문에 침묵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말을 하지 않을 때가 잦은 것은 그 때문이다.

 

9  사실, 거룩한 피앗에 관한 것은 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위한 것이다. 그러니 이 피앗은 그들에게 저 선물을 전하는 선행을 하기 위해서 네 안에 그 자신의 도읍지를 세웠다.

 내가 침묵을 지키는 동안 너는 내 뜻의 나라가 알려지도록 기도하고, 나 없이, 곧 너의 생명 없이 사는 너 자신을 보는 고통을 참고 견뎌라. 생명 없이 사는 것보다 더 큰 순교적 고통은 없다. 

 

10  고통과 기도들은 저 선물을 무르익게 한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입을 열어 내 거룩한 뜻에 관한 새로운 생명(의 말)을 꺼내게 하는 한편, 피조물을 준비시켜 이 뜻을 받아들이게 한다.

 고통은 태양광선 이상으로 전답을 비옥하게 하고 열매와 꽃들을 성숙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내 뜻을 드러냄이 영광을 입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침묵과 고통과 기도가 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