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뜻의 오늘

2016년 12월 10일 "엘리야 예언자가 불처럼 일어섰는데, 그의 말은 횃불처럼 타올랐다."

Skyblue fiat 2016. 12. 10. 22:05

 

 

2016년 12월 10일
대림 제2주간 토요일

10 토 (자) 대림 제2주간 토요일
 

10 (자) 대림 제2주간 토요일

 

입당송 시편 80(79),2.4 참조
커룹들 위에 좌정하신 주님, 오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하느님의 찬란한 빛으로 저희 마음을 밝히시어, 밤의 어둠을 모두 몰아내시고, 외아드님께서 오실 때에 저희가 빛의 자녀로 드러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말씀의 초대
집회서의 저자는 불처럼 일어섰던 엘리야 예언자를 칭송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을 두고 말씀하시며,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엘리야가 다시 오리라.>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48,1-4.9-11


그 무렵

1 엘리야 예언자가 불처럼 일어섰는데, 그의 말은 횃불처럼 타올랐다.

2 엘리야는 그들에게 굶주림을 불러들였고, 자신의 열정으로 그들의 수를 감소시켰다.
3 주님의 말씀에 따라 그는 하늘을 닫아 버리고, 세 번씩이나 불을 내려보냈다.

4 엘리야여, 당신은 놀라운 일들로 얼마나 큰 영광을 받았습니까? 누가 당신처럼 자랑스러울 수 있겠습니까?
9 당신은 불 소용돌이 속에서 불 마차에 태워 들어 올려졌습니다.

10 당신은 정해진 때를 대비하여, 주님의 분노가 터지기 전에 그것을 진정시키고,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되돌리며, 야곱의 지파들을 재건하리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1 당신을 본 사람들과 사랑 안에서 잠든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우리도 반드시 살아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80(79),2ㄱㄷㄹ과 3ㄴㄷ.15-16.18-19(◎ 4)
◎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
○ 이스라엘의 목자시여, 귀를 기울이소서. 커룹들 위에 좌정하신 분, 광채와 함께 나타나소서.

당신 권능을 떨치시어, 저희를 도우러 오소서. ◎
만군의 하느님, 어서 돌아오소서. 하늘에서 굽어살피시고, 이 포도나무를 찾아오소서.

당신 오른손이 심으신 나뭇가지를, 당신 위해 키우신 아들을 찾아오소서. ◎
○ 당신 오른쪽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 위해 키우신 인간의 아들에게 손을 얹으소서.

저희는 당신을 떠나지 않으오리다. 저희를 살려 주소서. 당신 이름을 부르오리다. ◎

 

복음 환호송 루카 3,4.6
◎ 알렐루야.
○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알렐루야.

 

복음 <엘리야가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10-13
산에서 내려올 때에 10 제자들이 예수님께, “율법 학자들은 어찌하여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까?” 하고 물었다.
11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이다.

12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13 그제야 제자들은 그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을 깨달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예물을 정성껏 봉헌하며 비오니, 주님께서 제정하신 거룩한 신비의 거행으로, 저희 구원이 온전히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 대림 감사송 1: 183면 참조>

 

영성체송 묵시 22,1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곧 간다. 상도 가져가, 사람마다 제 행실대로 갚아 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께서는 인자하시니, 이 성사의 힘으로 저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어, 다가오는 성탄 축제를 준비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엘리야는 위대한 예언자였습니다.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아합 왕이 이교도들이 믿는 바알 신을 숭배하자, 엘리야가 카르멜 산 정상에서 이교 신을 믿는 850명의 예언자와 대결하여 통쾌하게 승리합니다. 그 결과 아합 왕이 회개하지요.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엘리야를 또 다른 메시아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그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1열왕 18장 참조).
또한, 엘리야는 구약에서 하늘로 올라간 사람입니다(2열왕 2,9-11 참조). 따라서 엘리야가 메시아로서 다시 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약 800년이 지나, 엘리야의 모습으로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난 것입니다. 요한은 낙타 털로 된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기에 엘리야 예언자를 떠오르게 하였지요(2열왕 1,3-8 참조).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이 요한은 하느님 말씀을 전하며 회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런 요한이 헤로데에 의해 참수당하자 예수님께서 탄식하시지요.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이다. ……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예언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건부 신앙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보다는 요구 사항만 나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주님께 무엇을 바라기보다는 주님께 무엇을 해 드려야 할지, 이 점을 늘 생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럴 때 주님께서 우리의 부족한 점을 다 채워 주실 것입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12권-26,  땅의 정화를 위한 징벌.

              하느님의 뜻은 영혼을 투명하게 한다.

                                                   

1917년 11월 20일

 

1. 여느 때와 같지만 한층 더 고통스러운 상태로 있노라니,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번갯물이 번쩍 하듯 오가곤 하시면서 내게 잠시도 틈을 주지 않으신다. 가련한 인류가, 특히 내 사랑하는 조국이 겪게 될 큰 재앙들에 대해 간청할 틈마저 주시지 않는 것이다.

 

2. 외국인들이 내 나라를 침범할 것이라니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가! 예수님께서 앞질러 이를 알려 주셨던 것은 나로 하여금 간청기도를 하게 하심인 줄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분께서 오셨을 때는 내가 아무리 간청해도,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하실 뿐이다.

 

3. 내가 강요하다시피, "예수님, 불쌍하지도 않으십니까? 도시들이 얼마나 파괴되었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지 보이지 않으십니까? 오, 예수님, 어쩌면 당신께서 이리도 무정해지셨습니까!" 하고 말씀드리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나는 도시들이나 세상의 대단한 것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영혼들이다. 도시나 교회나 나머지 모든 것들은 파괴되면 고쳐 지을 수 있다. 모든 것이 대홍수로 파괴되었지만 다 재건되지 않았으냐?

 

5. 하지만 영혼들을 잃는 것은 영원히 잃는 것이다. 아무도 그들을 내게 돌려줄 수 없다. 아! 나는 영혼들로 인해 울부짓고 있다! 그들은 땅을 얻으려고 하늘을 거부하고 말았다.

 

6. 그러니 내가 이제 땅을 멸하여 가장 아름다운 것들도 사라지게 하겠다. 이런 것이 올가미 밧줄처럼 인간을 묶어 놓기 때문이다.

 

7. "예수님,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가 다급하게 끼어들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힘내고 낙심하지 마라. 나는 계속 나아가겠다. 너는 나의 뜻 안으로 들어와서 내 뜻 안에서 살아라. 그러면 땅이 더는 너의 집이 아니고 내가 너의 집이 될 것이다. 이리하여 너는 완벽한 안전을 누릴 것이다.

 

8. 나의 뜻은 영혼을 투명하게 하는 힘이 있다. 영혼이 투명해지면 내가 행하는 모든 것이 그 영혼에 반영된다. 내가 생각하면 나의 생각이 그의 정신에 반사되어 빛이 되고, 그의 생각도 빛이 되어 내 안에 반영된다.

 

9. 내가 보고, 말하고, 사랑하는 등등의 행위를 하면, 이 모든 것이 같은 수의 빛이 되어 그 안에 반영되고 그의 모든 것도 같은 모양으로 내 안에 반영된다. 따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를 반영하면서 항구한 통교와 상호 사랑 안에 있게 된다.

 

10. 그런데 나는 어디든지 있으므로, 하늘과 땅과 성체와 피조물의 마음들 안에 있는 나에게 그러한 영혼들의 반영들도 따라온다. 어디서나 항상 내가 빛을 주니 그들도 내게 빛을 보내고, 내가 사랑을 주니 그들도 내게 사랑을 보낸다.

 

11. 그들이야말로 지상에 있는 나의 집들이다. 여기에서 내가 다른 피조물이 토해 내는 역겨움으로부터 피신처를 발견하는 것이다.

 

12. 오, 나의 뜻 안에서 사는 것의 아름다움이여! 내가 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앞으로 올 세대에는 어떤 외관을 한 덕행이건 다른 모든 성덕들은 사라지게하고 하느님 뜻 안에서의 삶이라는 성덕만이 다시 나타나게 할 작정이다. 이는 지금도 앞으로도 인간적인 성덕이 아니고 신적인 성덕인 까닭이다.

 

13. 그들의 성덕이 얼마나 태양같이 고결한지과거 세대 성인들의 성덕 중에서 가장 훌륭한 별들도 무색하게 될 정도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땅을 정화하려고 한다. 현재의 땅은 이토록 놀라운 성덕에 맞갖지 않기 때문이다“

 

 

 

12권-27,  하느님 뜻 안에서의 삶이라는 성덕은 사욕이나

                  시간 낭비에서 면제된다.

     

 1917년 11월 27일

 

1. 순명하기 위하여 다시 필을 든다. 항상 상냥하신 예수님께서 당신은 지극히 거룩하신 뜻 안에서의 삶에 대하여 계속 말씀하시려는 것 같기 때문이다.

 

2. 내가 보기에 그분께서는 이 지극히 거룩하신 뜻에 대해 말씀하실 동안은 다른 모든 것을 잊어버리신다. 그리고 그 말씀을 듣는 사람도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해 주신다. 그래서 영혼은  다만 그분 뜻 안에서 살 필요성과 그 선익만을 느끼게 된다.

 

3. 그래선지 그분의 뜻에 관한 앞의 글(이달 20일자)을 다 쓰고 나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기대에 못 미친 점을 지적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너는 나의 모든 말을 다 쓰지는 않았다. 나의 뜻에 대해 내가 들려주는 말은 무엇 하나 빠뜨리면 안 된다. 더없이 사소한 말도 나중 세대의 사람들에게 유익할 것이기 때문이다.

 

4. 모든 성덕들에는 저마다 그 고유의 성덕 유형을 맨 먼저 시작한 성인들이 있었다. 어떤 성인은 참회라는 성덕을, 어떤 성인은 순명이라는 성덕을, 또 다른 성인은 겸손이라는 성덕을 일으켰으며 다른 모든 성덕들도 마찬가지였다.

 

5. 이제 나는 네가 내 뜻 안에서의 삶 성덕의 창시자가 되기 바란다.

 

6. 딸아, 다른 모든 성덕들은 시간 낭비와 사욕에서 면제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모든 것 속에서 순명에 주의를 기울이며 사는 영혼의 경우, 시간을 많이 낭비한다. 명령을 듣고 또 듣는 계속 그러다 보면 이 때문에 나에게 주의가 흩어지고, 급기야는 그 덕행을 나로 혼동한다. 게다가 모든 명령에 다 따를 기회를 놓치면 안절부절하며 지내게 된다.

 

7. 또 유혹에 시달리는 영혼의 경우도 그렇다. 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지! 그는 자기가 견디는 모든 시련에 대하여 지칠 줄 모르고 자꾸 말하면서 그 덕행을 나로 혼동한다. 그러한 성덕들은 결국 실패로 끝나기 십상이다.

 

8. 그러나 내 뜻 안에서의 삶 성덕은 사욕과 시간 낭비에서 면제된다. 이 덕행을 나로 혼동할 위험도 없다. 왜냐하면 내 뜻 안에서 사는 삶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9. 이는지상 생활 중 내 인성의 성덕이었으므로 사욕이라고는 추호도 없이 모든 사람을 위하여 모든 것을 수행했던 것이다. 사욕은 신적인 성덕의 표를 제거한다. 그러니 그것은 태양이 될 수 없다. 얼마나 아름답건, 기껏해야 하나의 별이 될 수 있을 뿐이다.

 

10. 이런 이유로 나는 내 뜻 안에서의 삶이라는 성덕을 원한다. 이 통탄할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따뜻하게 하고 빛을 비추어 주며 비옥하게 할 태양들이 필요한데, 이기심이라고는 추호도 없이 온전히 다른 이들의 유익만을 꾀하는 이 지상 천사들의 무사 무욕(無私無慾)이 마음들 안에 나의 은총을 받아들일 길을 틀 것이기 때문이다.

 

11. 게다가 교회의 수가 얼마 되지 않는데 다수가 파괴될 것이다. 내가 나를 축성할 사제들을 찾아낼 수 없는 경우가 흔하고, 사제들이 합당하지 못한 영혼들에게 나를 영하게 하고 합당한 영혼들에게는 나를 영하지 못하게 하는 때도 있을 것이다. 또 나를 영할 수 없는 영혼들도 있을 터이니 나의 사랑이 방해를 받을 것이다.

 

12. 내가 내 뜻 안에서의 삶이라는 성덕을 세우려고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삶을 사는 이들 안에서는 나를 축성할 사제들이 나에게 더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고, 교회도 감실도 성체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 영혼들이 모든 것이, 곧 사제요 교회이며 감실이요 성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13. 그리하여 나의 사랑은 더욱 자유로워질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축성하고 싶을 때마다 밤이건 낮이건 언제든지, 또 그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니, 오, 나의 사랑이 얼마나 완전한 배출구를 가지게 되겠느냐!

 

14. 아! 딸아, 현 세대는 전멸되어도 싸다. 내가 이들 중 소수의 사람들을 살아남도록 허락하는 것은 오로지 내 뜻 안에서의 삶이라는 성덕의 태양들을 기르기 위함이다.

 

15. 이 태양들은 나의 모범을 따라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피조물이 내게 빚져 있는 모든 것을 갚을 것이다. 그러면 땅이 나에게 참된 영광을 안겨 주리니,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라고 한 나의 '피앗'이 완성되고 실현될 것이다.“

 

 

 

12권-28,  하느님 뜻의 입맞춤으로 하는 입맞춤.

예수님의 뜻을 벗어난 행위들이 그분의 마음에 들 수 없는 까닭.

                                                                         

1917년 12월 6일 

1. 성사 안의 예수님을 받아 모신 다음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당신께 입맞춤합니다. 당신 뜻의 입맞춤으로 입맞춤합니다. 다만 저의 입맞춤만 드리면 당신께서 만족하시지 않고 모든 피조물의 입맞춤을 원하실 것이기에 당신의 뜻 안에서 저의 입맞춤을 드립니다. 당신 뜻 안에 모든 피조물이 있기 때문에 제가 당신 뜻의 날개를 펼쳐 그들 모두의 입을 실어 와서 모두의 입맞춤을 드리는 것입니다.

 

2. 또한 제가 입맞춤을 드릴 때 당신 사랑으로 입맞춤합니다. 저의 사랑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사랑으로 입맞춤을 드려 당신께서 모든 이의 입술로부터 바로 당신 사랑의 흐뭇함과 감미로움과 부드러움느끼시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제가 당신 자신의 사랑에 매혹된 당신으로 하여금 모든 피조물에게 입맞춤을 주시지 않을 수 없게 하려는 것입니다."

 

3. 그러나 사랑하올 예수님께 내가 주워섬긴 그 덜떨어진 말들을 누가 다 옮겨 적을 수 있으랴?

 

4. 아무튼 다정하신 예수님께서는, "딸아, 나의 뜻 안에 있는 영혼을 보고 느끼는 것이 내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르겠구나!" 하고 말씀하셨다. "이 영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이 세상에 있었을 때 했던 행위와 기도와 그 방식과 같은 높이에 도달해 있다. 나와 거의 같은 수준에 있는 것이다.

 

5, 사실 나는 지극히 사소한 행위 속에서도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피조물을 싸안았다. 모든 피조물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완전한 행위들을 봉헌하기 위함이었다.

 

6. 피조물의 단 한 번의 숨도 내 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없었고 내게서 빠져 나간 것도 없었다. 만일 그러했다면, 아버지께서 피조물과 그들의 모든 행위들을 보시면서 예외들을 찾아내셨을 것이다. 나에 의해 행해지지 않아서 나의 바깥에 나가 있는 행위들을 말이다.

 

7. 그러면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을지 모른다. '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너의 업적은 완전하지 못하다. 네가 너 자신 안에 모두을 다 싸안지는 않았으니 나도 그들 전부를 다 인정할 수는 없다. 오직 내가 행한 것만을 인정하련다.'

 

8. 그러므로 나는 내 뜻과 내 사랑과 내 능력의 무한성 안에서 모든 이를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하였다.

 

9. 그러니 얼마나 훌륭한 것이건 내 뜻을 벗어난 행위들이 어떻게 내 마음에 들 수 있겠느냐? 그것은 항상 천박하고 인간적이며 유한한 행위들이다.

 

10. 반면에 내 뜻 안에서 행해지는 행위들은 나의 뜻만큼이나 고상하고 신성하며 끝없고 무한하다. 그러한 행위들은 나의 행위들과 유사하므로 나는 나의 행위들과 같은 가치와 사랑과 능력을 부여한다.

 

11. 또한 그것을 모든 사람 안에 불어나게 하고, 모든 세대와 시대를 통하여 확장시킨다. 사소한 행위라 하더라도 상관없다. 내 행위들이 반복되고 있으면 그것을 족한 것이다.

 

12. 더욱이, 그러한 영혼은 겸손이 아니라 - 왜냐하면 겸손 속에서는 항상 자기 자신의 뭔가를 느끼니까 - 자신의 진정한 허무 속에 위치한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서 전부인 존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13. 여기에서 그는 자기를 온전히 비운 채, 나와 함께, 내 안에서 , 나처럼 활동한다. 공로나 사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에만 온전히 집중하면서 자신의 모든 행위에 대한 절대적 지배권을 내게 넘겨 주고, 내가 그 행위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14.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그를 사로잡고 있다. 바로 나의 뜻 안에서 사는 것이니, 이 영예를 달라고 나에게 간청할 따름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그를 무척 사랑한다. 나의 모든 총애와 사랑이 내 뜻 안에서 사는 이 영혼에게 쏠리는 것이다.

 

15.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들도 사랑하는 것은 이 영혼에 대한 나의 사랑과 그에게서 나오는 사랑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이는 아버지께서 나에 대한 사랑으로 피조물을 사랑하시는 것과 같다."

 

16. 그 말씀 끝에 나는, "정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사람이 당신 뜻 안에 있으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게 됩니다. 어떤 것을 하고 싶어지는 것은 당신게서 그것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하신 일을 다시 되풀이하고 싶은 열망을 느끼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어지지 않습니다." 하였다.

 

17. 그러자 예수님은, "그래서 내가 그 영혼으로 하여금 모든 것을 행하게 하고, 모든 것을 그에게 준다." 하고 말씀하셨다.

 

 

 

12권-29,  하느님 뜻 안에서 행해지는 행위들에 대한 비유.

   

                                                                        1917년 12월 12일

1. 여느 때와 같은 상태로 있으면서 다정하신 예수님의 거룩하신 뜻 안에 온 존재로 녹아들어 기도하고 사랑하며 보속하였다.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뜻 안에서 행해지는 행위들에 대하여 비유를 하나 들어볼까? 위를 쳐다보아라. 태양이 보일 것이다. 태양은 한정된 형태를 지닌 빛의 구체(球體)이다. 공처럼 둥근 모양으로 한정된 이 태양에서 나오는 빛은 그러나 지구를 가득 채우며 어디든지 퍼져 가지만 공 모양으로 가지는 않는다.

 

3. 그것은 땅이건 산이건 바다건 어디서든지 마주치는 모든 것에 빛을 주고 그 열을 입혀 준다. 그러므로 태양은 그 빛의 찬란함과 그 열의 유익한 영향으로 모두를 감쌈으로써 모든 천제의 왕이 되고, 창조된 만물을 지배하는 지상권(至上權)을 보유하게 된다.

 

4. 그런데 내 뜻 안에서 행해지는 행위도 그러하다. 아니 그 이상이다.  피조물이 자기로서 하는 행위는 작고 한정된 것이지만그 행위가 내 뜻 안으로 들어오면 무한한 것이 되어 모든 이를 감싸고 모두에게 빛과 열을 주며 모두 위에 군림하고 피조물의 다른 모든 행위들을 지배하는 지상권을 - 모든 이에 대한 권리를 얻게 된다.

 

5. 그러므로 그런 영혼은 통치하고 지배하며 정복한다. 그의 행위는 작은 것이지만 그것이 내 뜻 안에서 행해지면서 놀라운 변화를 겪는 것이거니와 이는 천사들마저 이해할 허락을 받지 못한 것이다.

 

6. 홀로 나만이 내 뜻 안에서 행해진 이 행위들의 가치를 정확히 잴 수 있을뿐이다. 이들이야말로내 영광의 승리이고 내 사랑의 배출이며 구원 사업의 완성이니, 내가 창조 사업 자체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 되기도 한다.

 

7. 그런즉 너는 항상 내 뜻 안에서 정진하여라.“

 

 

12권-30,  만인의 구원과 유익을 위한 행위들의 연속성.

     

                                                                       1917년 12월 28일

1. 보통 때와 다름없으나 약간의 고통을 겪는 상태로 혼자 이렇게 중얼거리며 의아해 하였다. "밤이건 낮이건 쉴 수 없으니 어찌 된 일일까? 무력감과 고통을 많이 느낄수록 정신이 더욱더 말똥말똥해지니 쉴 수가 있어야지!"

 

2.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딸아, 너는 그 이유를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다." 하고 말씀하였다. "내가 이제 설명해 주마. 나의 인성은 휴식을 취하지 않았다. 잠자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3. 그것은 내가 만인과 만물에게 생명을 주면서 모든 것을 내 안에서 다시 해야 했기에 한 순간도 중단 없이 일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을 주어야 하는 이는 마땅히 계속적인 활동과 부단한 행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피조물의 생명들을 내게서 나가게 하고 또 받아들이는 행위를 계속하였다.

 

4. 만일 내가 쉬기를 원했다면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내게서 나갈 수 없었겠느냐? 나의 계속적인 행위가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생명이 진보하지 못한 채 시들어 버렸겠느냐? 유일하게 생명을 줄 수 있는 내 생명의 행위가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생명이 내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겠느냐?

 

5. 한데, 딸아, 너는 나와 함께 내 뜻 안에 있으니 내가 너의 계속적인 행위를 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너의 말똥말똥한 정신이 바로 행위이고, 웅얼웅얼 기도하는 소리도 행위이고, 손의 움직임, 심장 박동, 시선의 움직임도 행위들이다. 이는 사소한 것들이지만 상관없다. 움직임과 그 씨앗만 있어도 나는 그것을 내 행위들과 결합시켜 위대한 행위들이 되게 하고, 이들에게 생명을 낳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6. 나의 행위들도 외관상 전부가 위대한 행위들은 아니었다. 특히 유아기에는칭칭거리며 엄마 젖을 빨곤 했고, 뽀뽀를 하거나 엄마를 만지작만지작하거나 내 조그만 손가락을 엄마의 손가락과 얽히게 하면서 노는 것이 고작이었다. 좀 더 자란 뒤에는 꽃을 꺾거나 물을 길어오는 따위 동작을 했을 뿐이다.

 

7. 전부가 그렇게 작은 행위들이었지만, 내 뜻 안에, 내 신성 안에 결합되는 것으로 넉넉했으니,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을 창조할 수 있을 정도로 위대한 행위가 되었던 것이다.

 

8. 그러므로 내가 칭칭거릴 때면 이 보채는 소리로부터 피조물의 생명들이 나갔고, 젖을 빨거나 뽀뽀를 하거나 엄마를 만지작거리고 있어도 생명들이 나가고 있었으며, 엄마의 손과 얽혀 있는 내 손가락들 사이로 영혼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꽃을 꺾거나 물을 길어올 때에는 창조되지 않은 내 심장의 고동으로부터 영혼들이 나오고 있었고 또 그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와 같이 내 활동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9. 이것이 네가 계속 깨어 있는 이유이다. 네가 내 뜻 안에서 행하는 동작과 행위들이 보이면 나는 그것들을 내 옆에 둘 때도 있고, 내 손과 내 음성과 내 정신 안에, 또는 내 마음 안에 흘러들게 할 때도 있다. 이를 만인을 위한 행위들로 만드는 것이니, 즉, 내 뜻 안에서 그 각 행위에 생명을 주고 내 행위들의 능력도 부여하며 모든 이의 구원과 유익을 위하여 달리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