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의 협력
내가 생명의 빵이다
요한 6,35
성체성사의 결실은 일부분 네 성향과 나와의 협력에 달려있다.
네가 내 사랑에 충분히 보답하고 성령의 이끄심에 주의를 기울일수록 우리의 결합은 더 가깝고 더 유익하다. 자신의 치료에 무관심한 환자보다 의사와 충분히 협력하는 환자가 더 나은 효과를 보듯이 너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결합은 네가 노력한 만큼 가깝고, 노력한 만큼 지속될 수 있다.
네 모든 행위와 생각과 소망으로 너를 준비시켜라. 나를 섬기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네 일상적 임무를 가능한 한 완벽하게 하여라. 그러면 너는 나처럼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항상 그분을 기쁘게 해드릴 일을 한다.”
너의 하찮음을 깨닫도록 노력하여라. 네가 무엇이기에 하느님께서 너에게 오셔야 하며 더구나 네 음식으로 오셔야 하느냐? 네가 무엇이기에 영원한 실재(스스로 존재하시는 분)가 일치의 친밀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너와 결합하여야 하느냐?
이런 생각을 해보면, 너는 나를 영하고 싶은 갈망이 생길 것이다. 사랑의 행위로 그 갈망을 키워라. 불똥에 바람을 불어넣어 치솟는 불길이 일게 해라. 나의 성인들 중 많은 사람이 밤낮으로 영성체를 갈망했다. 그러한 갈망을 갖는 것이 너에게도 가능하다. 문가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는 나를 보아라. 누구든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음식을 먹을 것이다. 나의 또 다른 자아여, 나에게 네 마음의 문을 열어다오.
그렇다고 이것이 불타는 감정과 부푼 가슴과 열광적인 눈을 가지고 나에게 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평화롭게 오너라. 네 의지와 기억, 네 몸과 영혼을 바쳐라. 기도하고 싶어도 기도하지 못하는 네 무능함을 나에게 바쳐라.
내가 사제에 의해 탄생되어 너에게로 갈 때 마음속으로 외쳐라.
“다윗의 자손이여,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행위에서 내가 너를 움직이는 대로 소리 내어, 또는 속으로 나에게 말하여라. 나의 어머니에게 네가 합당한 마음으로 나를 받아모실 수 있게 해달라고 청하여라. 내가 너에게 올 때 내 어머니도 네 곁에 있다. 성부와 성령께, 네 안에 내가 거할 적당한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간구하여라.
나를 영할 때, 내가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목숨을 바친 것과 같은 무한한 사랑을 그분께 드려라. 내가 너를 아버지께 바칠 수 있도록 속죄와 감사와 청원과 사랑의 마음으로 너를 나에게 내어다오.
그리고 그러한 마음으로 나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제 영혼 안에서 육적으로 거하기 위해 오시고 제 인생의 낮이나 밤이나 영적으로 저와 함께 계시는 주님, 제가 당신과 성부와 성령을 위해 지금 바칠 수 있는 것보다 더 알맞은 거처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당신의 양부인 성 요셉께 이르시어 저에게 영혼의 집을 짓는 기술을 가르쳐 주게 하소서. 당신의 어머니께 말씀하시어 그분께서 나자렛에서 그랬던 것처럼 제 영혼 안에 당신의 집을 꾸미고 단장하는 일을 직접 주관하게 하소서. 당신의 천사 성가대가 당신을 위한 음악을 만들고, 당신의 천사들과 성인들이 당신을 모시고 천국에서 사랑의 대화를 나누게 하소서.
당신의 집을 신앙의 빛으로 밝혀주소서.
이 집을 믿음의 가구들로 안락하게 만들어 주소서.
이 집을 사랑의 불로 따뜻하게 데워주소서.
이 집의 기반을 겸손과 인내로 튼튼하게 해주소서.
주님 당신은 미약하고 보잘것없는 당신의 종인 저를 당신의 형제로 만들어주셨고 당신와 함께 만왕의 상속자가 되게 해주셨습니다. 그런 제가 당신의 뜻을 받들고 당신을 섬기고 제 영혼의 깊은 곳으로부터 당신의 신성에 맞갖게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해주소서.
믿음을 가져라. 나에게 믿음을 간구하여라. 나는 너를 거절할 수 없다. 프랑스 루이 왕의 믿음을 갖게 해달라고 청하여라. 어느날, 그의 가족들이 몹시 흥분한 상태로 그에게 와서 성체성사에서 나의 모습이 드러났으니 빨리 주님을 보러 가자고 재촉한 일을 알고 있느냐? 그러나 성령에 의해 이끌린 루이는 자신의 눈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내가 현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보지 않고도 믿은 복된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기를 원했다.
그런 믿음이 너에게는 불가능할 것 같으냐? 루이처럼 그것을 갈망한다면 불가능하지 않다.
믿음을 가져라! 그러면 시에나의 카타리나와 함께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 삼위일체시여, 영원한 삼위일체시여! 오 불이시여, 사랑의 심연이시여!
당신의 모상대로 저희를 창조하시고 당신 아들의 피에 의해
은총으로 우리를 다시 태어나게 하신 것을 족하지 않으셨읍니까?
그것도 모자라 저희 영혼의 양식으로 거룩한 삼위일체를 주셔야 했습니까?
오 영원한 삼위일체시여, 그러나 당신의 사랑은 그것을 원했습니다.
속죄와 성체성사를 통해 당신의 말씀을 주셨을 뿐만 아니라
당신의 피조물들에 대한 충만한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내어주셨습니다.
참으로 저희의 영혼은 최고의 선이신 당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 나를 닮은 너에게/ 클래런스 J. 엔즐러 지음/ 바오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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