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주해/교부들의 성서주해

[교부들의 성경주해] (19) 이사야 ⑨ 믿음, 그 다음에 이해

Skyblue fiat 2024. 2. 3. 20:22

 

[교부들의 성경주해] (19) 이사야 ⑨ 믿음, 그 다음에 이해

 

 

【성경본문 : 이사 7,9】
“너희가 믿지 않으면 정녕 ‘서 있지’ 못하리라.”

(‘서 있지’를 칠십인역은 ‘이해하지’로 번역)



그리스도교 신앙에 있어서 믿음이 먼저일까, 이해가 먼저일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먼저 이해해야 믿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설득력 있는 말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교부들은 한결같이 믿음이 먼저라고 강조합니다: “믿지 않는 자들은 신앙이 없기 때문에 그리스도에 관한 예언을 이해하지 못한다”(에우세비우스).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믿어야 한다”(루피누스, 아우구스티누스). “먼저 성경 말씀을 믿고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대 바실리우스).

 이해는 믿음에서 나오고

“여러분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먼저 믿으십시오. 그러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믿음이 앞서 가고 이해가 그 뒤를 따릅니다”(아우구스티누스『설교집』68(118),1). “믿음이란 이해를 하기 위한 단계이며 이해는 믿음의 도달점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설교집』76,1). “이사야 예언자는 믿음과 이해의 관계를 분명히 밝히면서 우리에게 무엇을 믿든, 이해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믿어야 한다고 권고하는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서간집』120).

아우구스티누스는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믿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우리에게 단순한 믿음을 강조합니다. “그리스도인의 마음은 무엇보다 단순한 믿음으로 양육되어야 합니다. … 단순한 믿음이란 … 먼저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낮추신 섭리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마니교도 파우스투스 반박』12,46).

루피누스는 뱃사람과 농부의 예를 들면서, 먼저 믿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해를 할 수 있는 길이 여러분에게 열려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선 해야 할 올바른 일은 여러분이 믿는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지 않고서 배를 타고 자신을 망망대해에 내맡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많은 열매를 맺게 되리라는 믿음이 없다면, 어느 농부도 밭에 씨앗을 … 뿌리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믿으려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한, 어떠한 행동도 실천에 옮길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느님께 나아가면서 먼저 우리가 믿는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까? 믿음 없이는 일상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는데 말입니다”(아퀼레이아의 루피누스『사도신경 해설』3).

▨ 무지는 불신에서 나온다

에우세비우스와 대 바실리우스도 역시 믿음이 먼저라고 강조합니다. “하느님이 그리스도임을 믿지 않는, 할례 받은 자들은 비록 이 말씀을 듣고 있다 하더라도, 마음으로 경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예언의 속뜻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 예언이 분명히 믿음과 이해에 관하여 계시하는데도,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카이사리아의 에우세비우스『복음의 논증』7,1).

우리는 성경이 하느님의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 안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 먼저 우리는 단순한 믿음으로 성경이 ‘하느님의 영감을 받은 유익한’(2티모 3,16) 책이라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철저히 그 안에 들어 있는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대 바실리우스『이사야서 주해』7,197).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가톨릭신문 (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