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4권
43장
하느님 뜻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하늘과 땅 사이에 그 행위들과 같은 수의 문을 연다.
아담이 천상에서 누리는 영광은
죄 짓기 전 하느님 뜻과의 일치 안에서 이룬 행위들이
고스란히 아름답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담 안에서 천상에 알려진 하느님 뜻의 창조 사업.
1928년 9월 10일
1 하느님의 뜻이 창조와 구원 사업 안에서 하신 모든 행위들을 따라다녔다. 그 행위들 중 어느 하나도 나의 작은 행위의 동반을 받지 않는 것이 없도록 하고 싶었으니, 이 작은 행위들은 거룩하신 뜻을 동반하면서 그 뜻의 영광과 사랑을 영구적으로 공경하기 위한 것이었다.
2 그때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나오시며 이르셨다. "딸아, 네가 내 거룩한 뜻을 그 자신의 여러 활동들 속에 고립시켜 두지 않았으니, 내 마음이 여간 흐뭇하지 않다. 그 활동들은 내 뜻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뜻에는 그것이 불필요하니까 - 오직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행한 활동들이었으니 말이다.
3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네가 우리의 활동들 중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옮겨가면서 그들 안에서 우리의 사랑을 알아보고 우리에게 사랑과 영광을 돌려줄 때에, 우리는 우리의 활동을 알아보는 네 안에서 우리의 사랑에 대한 보답을 본다.
4 순수한 사랑으로 행한 선행이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은 몹시 쓰라린 고통이기에, 우리의 활동을 알아주는 사람을 보면 우리가 행한 모든 것이 보상을 받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사랑을 준 우리가 사랑을 받게 되었으니,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거룩한 뜻 안에서 살며 활동하는 사람에게 자유를 준다.
5 그것은 하늘과 땅을 결합시키는 여러 유대 관계를 설정할 자유요, 여러 소통의 문을 개방할 자유, 그리고 일련의 통로를 설비하여 이를 통해 그 자신의 행위들은 하늘로 올라가고 만인에게 유익한 수많은 은총들은 내려오게 할 자유다.
6 사실 우리의 이 사업들, 곧 창조 사업과 구원 사업은 땅 위에서 이루어졌으므로 하늘을 열 힘이 있다. 하늘이 늘 열려 있도록 하려고 우리가 동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거룩한 뜻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다."
7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내게 천상의 여러 문을 열어 보여 주셨다. 그 문들을 통하여 수많은 황금 사슬들이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것은 내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하신 활동들의 수와 같은 횟수로 땅을 그 활동에 묶는 것이었다.
8 그 뒤에도 나는 지극히 높으신 임금님의 활동들 속을 계속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사람을 창조하시는 시점에 이르렀을 무렵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담은 하느님의 뜻 안에서 생애의 첫 시기를 시작하였다. 그러니 그의 생각과 말과 활동과 발걸음이 만인과 만물을 하나도 빠짐 없이 다 싸안고 있는 '피앗'과의 일치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9 그러기에 그의 행위는 모든 사람과 모든 선을 아우르는 전체성과 완전성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다른 모든 피조물의 행위들을 다 합친다고 해도, 아담이 만물을 싸안고 있는 '피앗'과 하나 되어 행한 단 하나의 행위에도 필적할 수 없을 것이다. 생애의 초기에 그렇게 '피앗'과 일치해서 살았으니, 모르긴 몰라도 수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리라.
10 그러니 아담은 천상에서 틀림없이 큰 영광을 누릴 것이고, 완전히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신 존귀하신 여왕님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뛰어넘을 것이다.
11 그가 죄를 지어 하느님 뜻과의 일치를 벗어나고 만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 전의 행위는 남아 있었을 터이니, 내 생각에, 신적인 힘이건 인간적인 힘이건 그 어떤 힘도, 모든 것을 싸안고 모든 것을 소유한 '피앗' 과의 일치 안에서 수행된 행위는 결코 파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록 단 하나의 행위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12 그와 같은 행위는 하느님 자신도 파괴하실 수 없다. 그렇게 하려면 그분 자신의 거룩하신 뜻부터 없애야 하는데, 이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누가 그 무엇이 영원무궁하고 시작도 끝도 없는 그분의 뜻에 손댈 수 있으랴?'
13 나의 작고 하찮은 정신이 그런저런 생각들 속을 떠돌면서 다른 어떤 곳으로 자유롭게 가고 싶어지기도 했을 무렵,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당신 모습을 보여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14 "내 '지고한 의지의 딸'아, 나는 아무것도 네게 숨기고 싶지 않다.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내 뜻 자신이 피조물에 대한 사랑으로 행한 것과 피조물 자신이 내 뜻 안에서 행한 것을 알려 주는 계시자가 되기 때문인데, 그것은 내 뜻이 그들을 승리의 (업적으로) 가슴 속에 품고 다니기 때문이다.
15 그런데 이제 네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아담이 참으로 천상 영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얼마나 거룩한 사람이건, 천상 엄마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은 영광이니, 그들에게는 내 거룩한 뜻과의 일치 안에서 한 행위가 단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16 그러니 우리의 창조적인 손에서 나온 첫 사람이 다른 모든 이들보다 더 큰 영광을 가지는 것은 임금인 우리의 거룩한 어좌에 어울리는 정당한 일이었다.
더욱이 그 생애의 첫시기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고 있었으니, 우리의 생명, 우리의 뜻, 우리의 활동이 그 안에 흘러들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17 아담의 생애 첫 시기는 그러므로 그의 것이라기보다는 우리의 것이 었는데,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파괴할 수 있었겠느냐? 쓸데없는 생각일 뿐이다.
우리의 거룩한 뜻 안에서 수행된 것은 아무도 손댈 수 없는 상태로 남아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행위들은 이미 무궁한 신적 질서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18 아담은 비록 미끄러져 추락하고 말았지만 그 순간까지 수행된 그의 행위들은 그가 그것을 처음 했을 때처럼 그대로 손상 없이 아름답게 남아 있었다. 그 반면에 그는 상처 입고 병든 상태로, 그 내면의 우리 모상이 흉하게 일그러진 상태로 있었다.
그것은 그가 우리의 거룩한 뜻을 배척한 까닭에, 창조된 첫 순간처럼 아름답고, 생기 있고, 힘차고, 거룩하고, 또 우리와 함께 완전한 질서 속에 있게 하는 그런 임무를 맡고 있는 우리의 뜻이 더 이상 그 안에 없었기 때문이다.
19 그렇지만 그 추락의 불행한 순간 직전까지의 그의 행위들은 우리 '피앗'과의 일치 속에 있었고, 따라서 아무런 변화도 겪지 않았다. 우리를 매우 영광스럽게 하는 그 행위들을 우리도 빈틈없이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20 왜냐하면 그 행위들이 우리를 축제의 기쁨에 젖게 했기 때문인데,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아들인 사람이 우리에게 다다를 정도로 드높여져 우리의 신성과 우리의 모상 속에 흡수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고, 그리하여 그가 우리 뜻과의 일치 안에서 우리에게 창조된 만물의 기쁨, 행복, 보답과 미소를 가져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21 우리는 과연 우리 손의 작품인 그 소중한 아들이 제 집에 있는 것처럼 우리의 뜻 안에 있는 것을 보면서 기뻐 어쩔 줄 몰랐다. 그가 우리 자신으로부터 새로운 행복과 무궁한 기쁨을 취하여 우리에게 가져다줄 줄 알았던 것이다.
22 딸아, 그러니 아담의 초기 삶은 우리에게도 그에게도 온 하늘에게도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그가 죄 속에 떨어진 뒤에는 소경처럼 되고 말았다. 시력을 잃기 전에는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울 정도로 훌륭한 일을 많이 했는데 말이다.
23 그러나 그가 자의(自意)로 시력을 잃었다는 이유만으로 저 행위들이 그의 것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 있겠느냐? 또 그가 눈이 멀어 더는 그런 행위를 하지 못하니 이미 행한 것들은 무가치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 아무도 그럴 수 없다.
24 또는 어떤 과학적 연구에 몰두한 사람이 그 작업의 한복판에서 더 계속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도중에 그만두었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얻은 연구 성과를 누구든지 가져가거나 파괴할 수 있겠느냐? 물론 그럴 수 없다.
25 인간 사회의 질서가 그렇다면, 하물며 신적인 질서 속에서는 더욱더 타당하고 확실하게 그렇지 않겠느냐?
26 그러므로 아담은 우리 ‘피앗'의 일치 안에서 모든 것을 행한 그 무죄한 초기의 삶으로 말미암아 아무도 대등할 수 없는 영광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모든 복된 이들이 다만 그를 보기만 해도, 첫 사람의 창조가 얼마나 아름 답고 장엄하게 이루어졌는지, 얼마나 풍성한 은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27 그들은 또 그를 보면서 수없이 많은 하느님 뜻의 좋은 것과 피조물이 소유할 수 있는 (모든) 기쁨과 행복을 그 안에서 볼 수 있다.
그 복된 이들은 마치 거울을 통해서 보듯이 오직 아담을 통해서만 사람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볼 수 있고, 사람에 대한 우리 (성삼위)의 충만한 사랑과 그에게 베푼 넘치도록 풍요한 부를 볼 수 있다.
28 우리는 그에게 모든 것을 주어 피조물이 할 수 있는 한 한껏 수용할 수 있게 했으므로, 그것이 밖으로 넘쳐흘러 온 땅을 잠글 정도였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만약 우리의 창조적인 손의 장려함 전체를 아담 안에서 볼 수 없었다면 - 창조사업을 통하여 우리가 행한 위대한 작업이 천상에도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고, 사람이 우리의 거룩한 뜻 안에서 행하고 또 행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29 우리의 사랑이 원하는 것이 이것이고, 또 우리의 의로움이 하늘에서 가지기를 원하는 것도 이것이니, 그 실제 모습이 창조된 순간과 같은 사람의 모습이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의 창조적인 손에서 나온 바로 그 사람의 모습인즉, 땅은 그를 모를지라도 하늘은 알 수 있는 것이다.
30 그러니 (천상의 복된) 이들은 아담 안에서 그들의 기원을 보고, 내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면서 나의 '피앗'이 땅에도 와서 다스림으로써 아담보다 더 아름다운 모상들을 더 많이 만들어 주시기를 기원한다. 아담은 전적으로 내 거룩한 뜻 안에서 활동한 것이 아니라, 삶의 한 시기만을 이 뜻 안에서 지냈기 때문이다.
31 오로지 존귀하신 여왕님만이 온전히 내 '피앗' 안에서 살며 활동하셨으니, 그분께 필적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 뜻은 그래서 그렇게 온전히 내 뜻 안에서 완전한 삶을 사는 이들을 더 많이 길러 내어, 내 뜻이 피조물 안에서 행했던 것을 반복하게 하고자 한다. 그리고 어떤 절차를 밟아 피조물이 창조되었는지, 내 거룩한 뜻이 피조물 안에서 할 수 있는 위대하고 아름답고 거룩한 일들이 무엇인지를 온 땅에 알리고자 한다.
32 여기에서 네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내가 이제껏 어느 누구에게도 아담의 위대한 속성이나 그의 숭고하고 탁월한 성덕에 대하여 알려 준 적이 없었거니와, 그의 그 위대성이나 성덕은 생애의 첫 시기에 내 거룩한 뜻과의 일치 안에서 살았기 때문에 형성된 것이었고, 그 무렵 그가 내 뜻 안에서 했던 행위들로 말미암아 지금도 천상에서 큰 영광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33 그 반면에, 아담은 죄 속에 떨어졌기 때문에 기껏해야 다른 모든 복된 이들이 공통적으로 누리는 영광이거나 그보다 못한 영광을 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34 하지만 나는 내 거룩한 뜻의 나라를 다시 세우기를 바라기에, 하느님의 뜻에 힘입어 아담이 천상에서 누리는 영광과 마찬가지로 창조 사업의 첫 시기와 아담의 생애 첫 시기 및 하느님 뜻의 모든 것을 알릴 수 있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느끼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이 큰 선을 알게 되면서 내적 준비를 갖추고 '하느님의 피앗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열망하게 하려는 것이다."
도서 구입처: 가톨릭출판사 (catholicbook.kr)
(천상의 책 24권 / 루이사피카레타 저 / 요한 실비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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