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1927년 10월 30일
인간이 제 의지로 상실한 하느님 뜻의 나라를
다시 주기로 결정하신 하느님의 한없는 사랑.
지식이 이 나라를 알리는 전달자요 선구자다.
1. 하느님의 ‘피앗’ 안에 온전히 맡기고 있노라니 내 작은 마음이 이 피앗의 거룩함과 아름다움과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의 빛에 푹 잠겨 있는 느낌이었다.
2. 하느님 자신을 매혹할 정도로 모든 선의 원천을 소유하는 것, 모든 기쁨의 한없이 넓은 바다를 소유하는 것, 다함없는 아름다움 곧 신적 아름다움의 모든 매력을 소유하는 것, 그리고 하느님의 의지가 영혼을 다스리시도록 하면서 이 의지 안에서 사는 것 – 이는 모두 동일한 것이다.
3. ‘하느님의 뜻이시여, 당신은 얼마나 사랑스럽고 흠숭할 만하며 바람직하신지요! 저의 생명 이상이십니다. 당신의 다스리심은 빛의 통치이니, 저에게서 빛이 아닌 모든 것을 비우는 능력이 있습니다. 또한 성덕의 통치이니, 저를 변화시켜 성인들의 성덕이 아니라 창조주의 성덕 안에 있게 합니다. 그리고 행복과 기쁨의 통치이니, 모든 쓰라림과 근심과 고민거리를 저에게서 멀리 쫓아냅니다. 하지만 피조물이 어떻게 처신해야 그처럼 위대한 나라를 받을 자격을 갖출 수 있겠습니까?’
4. 한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내 정신이 ‘거룩하신 피앗’의 망망대해를 떠돌고 있었을 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어 나를 껴안으시고 부드럽기 그지없는 음성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5. “내 작은 딸아, 알아 두어라. 우리 (성삼위)의 사랑이 우리 외부에도 넘쳐흐를 만큼 세차게 쏟아져 나온 것은 천지창조 때였다. 이 큰 선을 받을 만한 존재가 없었고 말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는데도, 우리의 지고한 자애와 한없는 관대함이 온 우주 기구를 이리도 웅대하고 질서정연하며 조화롭게 창조했던 것이다. 그것은 아직 창조되지 않은 존재, 곧 사람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6. 그러므로 그 후 사람을 창조하면서 우리의 사랑이 더욱 세차게 쏟아져 나왔다. 천지 만물을 미리 조성한 것도 사람을 위해서였으니 말이다. 우리는 더할 수 없이 너그럽고 위대하게 이 일을 하였고, 우리 자신의 것이 줄거나 없어지는 법 없이 항상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관대함과 위대성과 모든 선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7. 그렇게 사람을 창조하면서 우리의 뜻을 사람의 나라로 주었으니, 이는 모든 선과 기쁨과 행복의 토대요 본질이며 지참금이었다. 사람 편에서는 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데도 이를 준 것은, 아쉬운 것 없이 하느님의 뜻을 마음껏 소유하고 이 뜻과 함께 지고한 존재인 우리도 소유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8. 만일 창조 사업이 별로 빛이 없는 초라한 것이었다면, 창조된 만물에 다양성이 없고 질서도 조화도 없었다면, 또 우리의 보배요 사랑하는 아들인 사람이 자기 창조주의 선으로 가득 차지 않았다면, 이 사업이 우리에게 무슨 영예가 되었겠느냐? 일을 그렇게 불완전하게 하는 것이, 모든 것을 소유하고 모든 것을 할 능력이 있는 존재에게 영예가 될 턱이 있었겠느냐?
9. 하물며 우리의 사랑이 거센 파도보다 더 세차게 쏟아지며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주기를, 드러나 보이도록 많이 주기를 원했던 만큼 더욱더 영예일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사랑은 애지중지하는 보배인 사람에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선을 가득 채워 주었으므로, 창조주가 사람 안에 넣어 준 바다들이 넘쳐흘러 사람의 주변을 에워싸고 출렁이는 바다들을 이룰 정도였다고 할 수 있다.
10. 따라서 사람이 자기 지참금이요 행복의 본질인 내 뜻의 나라를 잃어버린 것은 순전히 그 자신의 의지로 이 나라를 배척했기 때문이다.
11. 지금도 나의 사랑은 천지창조 때와 마찬가지로 뜨겁게 흘러넘치고 있다. 그래서 내 뜻의 나라가 피조물 가운데서 그 생명을 지니도록 결정하였다. 찬란한 광채에 싸여 나타나서, 더할 수 없는 관대함으로, 사람들의 공로를 보지 않고 다시 한 번 이 뜻의 나라를 그들에게 주고자 하는 것이다.
12. 단, 사람들이 이를 알고 그 선들에 대해서도 알기를 바라고 있다. 앎으로써 거룩함과 빛과 행복의 이 나라를 열망하며 소유하고 싶어 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 나라를 배척한 것이 하나의 뜻이었던 것과 같이, 이 나라를 부르고 갈망하면서 사람들 가운데로 다시 와서 다스리시기를 촉구하는 것도 또 다른 하나의 뜻일 수 있는 것이다.
13. 여기에 내 뜻의 나라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이 있다. 어떤 선이라도 그것을 알지 못하면 원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식이 바로 내 나라를 알릴 전달자요 선구자인 셈이다.
14. 이제 나의 ‘피앗’에 대한 지식이 때로는 태양같이, 때로는 천둥같이, 때로는 번갯불같이, 때로는 드센 바람같이 나타나서, 배운 사람이나 무지한 사람이나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까지도 주목하게 되리니, 그것이 벼락같이 그들의 마음을 치고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그들을 때려눕힐 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지식을 얻게 된 은혜안에서 다시 일어서게 하기 위함이다.
15. 이는 세상의 참된 쇄신을 이룰 지식이니,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 당기고 정복하기 위해서 온갖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화해의 중재자 같은 태도로, 사람들이 과거를 다 잊고 서로 사랑하며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것만을 기억하도록 입맞춤을 주고받게 하고 때로는 승리를 확신하는 전사와 같이, 이 지식을 알려고 오는 이들을 확실히 정복할 것이다.
16. 그런가 하면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의 태도를 취하기도 할 것이다. 사람들이 내 거룩한 뜻에 대한 지식에 굴복하면서, ‘당신이 이겼습니다. 우리는 이제 당신 나라의 전리품이 되었습니다.’ 할 때가 되어야 비로소 간구하기를 그치는 사람 말이다. 때로는 왕으로서 다스리며 사랑을 고취하여 사람들이 이마를 숙이고 그 지배하에 들어오게 할 것이다.
17. 내 뜻이 무엇을 하지 않겠느냐? 사람들 가운데 와서 다스리기 위한 거동이라면 그것에 온 능력을 경주할 것이다. 이를테면 내 뜻은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 뜻이 단 한 번이라도 스스로의 모습을 분명히 나타내 보인다면 그 물결치며 밀려가는 아름다움의 파동으로 영혼을 사로잡고 미화할 것이다. 그 희귀한 아름다움은 쉽게 잊을 수 없는 것이어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에 갇힌 듯 그 아름다움 안에 머물러 있게 된다는 말이다.
18. 내 뜻은 또 황홀케 하는 능력이 있다. 이 감미로운 경지에 들어선 영혼은 그 자리에 붙박인 채 움쩍도 하지 않게 된다.
19. 내 뜻은 또 발삼 같은 방향성 공기를 지니고 있다. 이를 호흡하는 사람은 평화의 공기, 성덕의 공기, 신적 조화의 공기, 행복의 공기, 빛의 공기가 자기 내부로 들어와 모든 것을 정화시키는 것을 느끼고, 사랑의 공기가 모든 것을 불태우는 것과 능력의 공기가 모든 것을 정복하는 것을 느낀다. 이 공기가, 나쁘고 병적이며 치명적인 인간 의지에 의해 발생된 모든 악에 천상적 향기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20. 보아라, 공기는 인간의 삶 속에서도 놀라운 방식으로 작용한다. 공기가 깨끗하고 좋고 위생적이고 향기로우면, 숨쉬기가 자유롭고 혈액 순환이 순조로워서, 사람의 몸이 튼튼해지고 영양 상태가 좋아지며 얼굴에 혈색이 돌고 건강해진다.
21. 그러나 공기가 나쁘고 악취를 풍기며 병균에 감염되어 있으면, 숨쉬기가 거북하고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신선한 공기의 생명력을 받지 못하기에 사람의 몸이 허약해지고 낯빛이 창백해지며 바짝 마르고 병적인 모습이 된다.
22. 공기는 사람의 생명이어서 공기 없이는 살 수가 없지만, 좋은 공기와 나쁜 공기 사이에는 그처럼 큰 차이가 있다. 영혼의 공기도 마찬가지다. 나의 뜻이라는 공기는 창조주의 태 안에서 나온 것이기에, 생명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거룩하고 아름답고 튼튼하게 보존하지만, 인간의 뜻이라는 치명적인 공기는 가련한 인간을 흉하게 변모시키고 그 자신의 기원에서 추락하게 하므로, 인간이 동정심을 일으킬 정도로 병약하고 허약하게 되는 것이다.”
23. 그런 다음 그분은 더욱 부드러우면서도 고양된 어조로 말씀을 이으셨다. “오, 나의 뜻아, 너는 얼마나 사랑스럽고 장하며 힘이 있는지! 너의 아름다움은 하늘을 매료하고 온 천상 궁궐을 사로잡는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 모두가 행복해하며 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24. 오, 모든 것을 황홀케 하는 너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으로 부디 땅도 황홀케 하려무나. 그 감미로운 매력으로 모든 피조물을 매혹하여 모두의 뜻이 하나가 되고, 성덕도 하나, 생명도 하나, 너의 ‘피앗’도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하나가 되게 하려무나.”
어떤 선이라도 그것을 알지 못하면 원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식이 바로 내 나라를 알릴 전달자요 선구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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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책 23권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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