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뜻의 나라 동정 마리아
제11일
하느님 뜻의 나라의 천상 여왕의 지상 생활 초기.
사람들의 마음속에
대망의 빛과 은총의 날을 밝히며
떠오르는 찬란한 아침 서광.
아기 여왕님께 바치는 기도
1 아기이신 천상 어머니, 제가 다시 여기 당신 요람 옆에 왔습니다. 제 작은 가슴은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했습니다. 이리도 진귀한 아름다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눈길도 정말 고우십니다!
조그만 손으로 저를 부르는 시늉을 하시니, 사랑에 잠긴 당신 가슴에 저를 꼭 껴안기 위함입니다.
2 작고도 거룩하신 엄마, 저의 인간적인 뜻을 태워 없애도록 엄마의 불꽃을 주십시오. 그래야 제가 엄마와 함께 하느님 뜻으로 삶으로써 엄마의 마음을 흐뭇하게 할 수 있겠습니다.
천상 여왕님의 훈화
3 얘야, 이 엄마의 작은 가슴이 내 요람 옆에서 귀 기울이는 너를 보면서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지를 네가 알면 참 좋겠구나! 나는 정말 여왕이며 엄마임을 실감하고 있다.
네가 내 곁에 있으니, 자녀를 낳지 못한 어머니도 백성이 없는 여왕도 아니지 않겠느냐? 게다가 내 사랑하는 아기인 너는 나를 무척 사랑하는데다 너에 대한 나의 임무를, 곧 어머니이며 여왕인 나의 임무를 수행하기를 원하기도 하니 말이다.
4 그러므로 너는 이 엄마에게 기쁨을 가져온다. 하느님 뜻의 나라 안에서 사는 법을 배우려고 내 무릎 위에 올라와 있으니 더욱 그렇다.
나와 함께 이토록 거룩한 나라에서 살기를 원하는 자녀를 가지는 것이야말로 네 엄마의 가장 큰 영광이요 영예이며 기쁨이니 말이다.
5 내 소중한 아기야, 그러니 내 말에 주의를 기울여라. 내 탄생 (언저리의) 놀라운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6 내 요람은 천사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천사들이 서로 경쟁이나 하듯 그들의 존귀한 여왕인 내게 자장가를 불러 주고 있었다.
7 나는 내 창조주께서 내 안에 불어넣으신 이성과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나의 지성과 아기다운 재잘거림으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흠숭과 경배를 드리는 첫 의무부터 이행하였다.
8 그리고 이 거룩하신 임금님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뜨겁게 타오른 나머지, 그 간절한 그리움으로, 또 거룩하신 그분들의 팔 안에서 포옹을 받으며 나의 포옹도 드리고 싶은 갈망으로 어쩔 줄 모를 지경이 되고 있었다.
9 그러자 천사들이 나를 날개에 태우고 ----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나의 원의가 바로 명령이었으니까 ----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사랑 깊은 팔 안으로 데려다 주었다.
10 오, 성삼위께서도 얼마나 큰 사랑으로 나를 기다리고 계시던지! 나는 귀양지인 이 세상에서 왔으니, 그분들과 나 사이의 그 짧은 기간 동안의 헤어짐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사랑의 불길이 타올랐고, 이것이 그분들께서 내게 마련해 주신 선물이었다.
11 그때 나는 하느님 정의의 채찍 아래에서 귀양살이를 하고 있는 내 자녀들을 위해서 (하느님의 연민과) 자비를 청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찾아내었으니, 내 온 존재를 사랑 안에 녹아들게 하면서 이렇게 말씀 드린 것이다.
12 “흠숭하올 삼위일체 하느님, 저는 행복을 느낍니다. 여왕임을 실감합니다. 불행이니 종살이니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제 안에서 다스리시는 당신의 뜻으로 말미암아 기쁨과 행복이 너무나 크고 그 수도 많아서 작은 저로서는 그 모두를 다 싸안을 수도 없습니다.
13 그러나 그 숱한 행복에도 불구하고 제 작은 마음에는 심한 고통의 흐름도 있습니다. 저의 자녀들이 그들 자신의 반항적인 뜻에 예속된 채 불행하게 살고 있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14 자비를 베푸소서. 거룩하신 아버지, 자비를 베푸소서! 모쪼록 저의 행복이 온전한 행복이 되게 해 주소서. 그런 행복은 제가 여느 어머니보다 더 어머니다운 가슴으로 품고 있는 이 불행한 자녀들을 행복하게 해 주시는 데에 있습니다.
15 이 땅에 ‘하느님의 말씀’을 보내 주소서! 그러면 모든 것을 주시는 것이 됩니다! 저에게 그 은총을 언명(言明)하지 않으시면, 아버지의 이 부성적인 무릎에서 내려가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있어야 제 자녀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6 하느님께서는 내 기도에 감동하셔서 나를 새로운 선물들로 가득 채워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귀양살이하는 땅으로 돌아가서 끊임없이 기도하여라. 너의 모든 행위들 속에서 우리 뜻의 나라를 확장하여라. 때가 되면 너를 만족시켜 주겠다.(곧 네 기도를 들어주겠다.)”
하지만 그분들은 ‘말씀’께서 언제 어디로 내려오실 것인지에 대해서는 내게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17 그리하여 나는 다만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고 천상을 떠났다. 이것이 내게는 더없이 큰 희생이었지만 기꺼이 그렇게 한 것이다. 오로지 하느님 뜻만이 나를 완전히 지배하시게 하기 위함이었다.
18 그런즉, 얘야, 들어 보아라. 너의 영혼이 내게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르게 했는지! 그것은 내 기쁨과 행복의 무한한 바다를 쓰디쓰게 만들 만큼 비싼 대가였다.
네 뜻을 행할 때마다 너는 너 자신을 노예로 만들기에 불행을 느끼게 되고, 나는 네 엄마이기에 마음속으로 내 아기의 불행을 느끼는 것이다.
19 오, 불행한 자녀들이 있다는 것은 (엄마에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내 뜻이 내 안에서 생명을 취하지 않게 하려고 천국을 떠나기까지 한 나를 보면서도, 네가 어떻게 하느님 뜻을 실행하는 일에 전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20 얘야, 계속 내 말에 귀 기울여라. 각각의 행위마다 그 속에서 네가 해야 할 첫 일은 네 창조주를 흠숭하고 알고 사랑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네가 창조의 질서 안에 위치하게 되고, 너를 창조하신 분을 알아보게 된다.
각 피조물의 가장 거룩한 의무는 이것이니, 바로 그들 자신의 기원을 인정하는 것이다.
21 이제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천상으로 올라가고 (이리로) 내려오고 또 기도하곤 한 것이 내 주위에 아침 서광을 형성하였고, 이 서광이 온 세상으로 퍼져가면서 내 자녀들의 마음을 둘러쌌으니, 동트는 새벽에 이어, 이 땅에 오실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대망의 청명한 날을 밝히기 위함이었다.
영혼의 응답
22 아기이신 천상 엄마, 갓 태어나신 엄마가 이처럼 거룩한 가르침을 주시는 것을 보니 제 마음이 기뻐 어쩔 줄을 모릅니다. 또 저는 저 때문에 불행해지기를 (택하실) 정도로 저를 사랑하시는 엄마의 큰 사랑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23 오, 거룩하신 엄마, 저를 그토록 사랑하시니 엄마에게 넘쳐흐르는 능력과 사랑과 기쁨을 제 마음 속에 내려 보내주십시오. 그러면 그런 것들이 가득한 제 뜻은 제 안에서 살 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기에, 하느님 뜻이 지배하시도록 자진해서 자리를 내놓을 것입니다.
작은 희생 : 오늘 나를 공경하려면 ‘영광송’을 세 번 바치면서 네 창조주께 세 번 경배하여라. 내가 자주 하느님 성삼위를 알현(謁見)하는 은총을 입은 것에 대해서 그분께 감사드리기 위함이다.
환호 : 천상 엄마, 하느님 뜻의 아침 서광이 제 영혼 안에 떠오르게 하소서.
천상 여왕님께 바치는 기도
원죄 없는 여왕이신 천상 어머니,
어머니께 바쳐진 이 달에
아기처럼 어머니 무릎 위에 올라와서
저 자신을 어머니 팔에 맡기며 뜨거운 갈망으로 청하오니,
저에게 '하느님 뜻의 나라'에서 사는
더없이 큰 은총을 허락해 주소서.
거룩하신 엄마,
하느님 뜻의 나라의 여왕이신 엄마께서
하느님 뜻의 나라 안에 저를 받아들이시어
엄마의 아기로 살게 하시고,
엄마의 자녀들이 다시는 떠나지 않고
이 나라에서 함께 살게 하소서.
지고하신 여왕님, 여왕님께 저 자신을 맡기오니
하느님 뜻의 나라 안으로 제 발길을 이끄소서.
여왕님의 모성적인 손에 매달리는 저의 온 존재를 이끄시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영원히 살게 하소서.
여왕님께서는 또한 저의 엄마가 되어 주시어,
제 엄마이신 당신께 맡기는 제 뜻을
하느님의 뜻으로 바꾸어 주소서. 그리하여
제가 결코 그 나라 밖으로 나갈 수 없게 하소서.
그러므로 청하오니, 저를 비추어 주시어,
'하느님 뜻'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게 하소서.
(성모송)
“엄마, 사랑합니다. 엄마도 저를 사랑하시니,
제 영혼에 하느님 뜻을 한 모금 주십시오.
그리고 엄마의 축복도 주시어,
제가 무슨 활동을 하든지
엄마의 모성적인 눈길 아래에서
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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