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6-10권

천상의책 (10권-11-15)오직 하느님께만 전념하지 않는 사제의 비극적 운명

Skyblue fiat 2014. 12. 5. 02:58

 

10권-11,  오직 하느님께만 전념하지 않는 사제의 비극적 운명

1911년 1월 10일

 

1. 평소와 다름없는 상태로 있으면서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 사제회(의 결성)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없애 주시기를, 그리고 그분의 마음에 쏙 드는 길을 우리에게 밝히 보여 주시기를 기도하였다. 그러자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가 무엇보다도 마음쓰며 중히 여기는 점은 사제를 가족에게서 완전히 벗어나게 하는 일이다. 그들로 하여금 가진 것을 모두 가족에게 주고 개인 전용 소지품만 지니게 해야 한다. 그러면 교회에 의해 생활을 유지하게 되므로 생활비를 조달해 주는 곳에서 그것을 다 쓰는 것이 옳은 일이다. 다시 말하자면, 소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 자신의 생활 유지 및 내 영광과 사람들의 선익을 위한 일을 펴는 것에 사용해야 한다. 사제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그들을 너그럽게 대하지 않게 하겠다.

 

3. 그뿐만이 아니고, 그들은 가족에게서 몸만 떠나 있지 마음으로 떠나 있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수없이 많은 탐욕이 생길 수 있으며 누가 더 많이 이익을 챙길 수 있는지 혈안이 되고, 혹은 누군가가 남들보다 가족에게 더 많이 줄 수 있는 유리한 지위에 임명을 받으면 심통을 부린다든지..... 하는 일이 일어난다. 그들 자신도 이 극히 위험한 것에 손을 대면 얼마나 많은 죄악이 초래되는지를 실제로 보게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불화와 시기와 원한 등등이 초래되는지를!

 

4. 나는 내가 이처럼 원하는 일이 파괴되어 없어지기보다는 사람 수가 줄어드는 것을 더 낫게 여긴다. 아! 딸아, 장차 얼마나 많은 아나니아(사도 5,1)가 나타날지! 그들은 몹시도 좋아하는 이해타산이라는 우상을 수호하고 지원하며 변명하는 법을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아아, 오직 내게 자신을 봉헌한 이들과 더불어 내가 이 불행을 겪다니! 그들은 나와 나의 영예와 영광에 대해서 또 그들의 신분에 어울리는 성화(聖化)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나를 단지 하나의 가리개로 이용할 뿐이다. 그들의 목표가 가족이나 조카나 손자뻘 되는 이를 돌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아, 세상일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도 그 정도는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가족과 옥신각신 다투려고 들고, 돈 한 푼 얻어낼 수 없으면 부모라도 서슴없이 부인한다.

 

5. 그러나 사제가 오로지 나의 영광과 사제 직무에 속하는 임무에 전념하지 않을 때, 그때에는 다만 탈구된 뼈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 뼈가 나를 아프게 하고, 그 자신과 다른 사람들도 아프게 하면서 그의 소명을 실패작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뼈가 제자리에 붙어 있지 않으면 늘 통증을 유발할 뿐더러 체액이 유입되지 못하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말라 버려서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쓸모없는 것이 몸의 다른 지체들도 아프게 하므로 잘라 버려야 한다.

 

6. 사제들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나에게 전념하지 않으면 내 몸에서 탈구된 뼈처럼 되어 시들시들 말라 버린다. 내 은총이라는 체액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을 붙들고 또 붙들어 보지만 그래도 그들의 완고함이 보이면 내게서 멀리 던져 버린다. 그것이 어디인지 알겠느냐? 지옥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다."

 

7. 그런 뒤 그분은 이렇게 덧붙이셨다. "이를 글로 옮겨 내가 사제들을 위한 이 사명을 맡긴 신부에게 전하여라. 그가 이 점에 대해서 확고부동한 자세로 있게 하고 아무도 손댈 수 없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그에게, 언제나 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 있기를 내가 바라고 있다는 말도 전하여라.”

 

 

10권-12,  “사욕이야말로 사제를 죽이는 독이다.”

전적인 이탈은 하느님 이해의 전제 조건

1911년 1월 15일

 

1. 여느 때와 같이 있는데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소리내어 울고 계시는 모습이 보였다. 천상 엄마께서 그 울음을 그치게 하시려고 내게 예수님을 모셔 오셨으므로 나는 입을 맞추고 어루만지며 꽉 껴안기도 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다해 보았다. 그러면서 예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2.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당신을 기쁘게 해 드리며 그만 우시게 하는 것 - 그건 바로 사랑이겠지요? 당신의 행복은 저의 사랑이라고 친히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러기에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아주,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과 함께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 혼자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뜨거운 숨으로 제 온 존재를 녹여 사랑의 불꽃이 되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모든 이를 대신하여 당신을 사랑하고, 모든 이와 함께 당신을 사랑하고, 모든 이의 마음속에서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3. 그 외에도 되지 않은 소리를 한참이나 늘어놓았더니 - 그 말을 어떻게 다 주워 섬길 수 있으랴! - 그분은 좀 진정되신 것 같았다. 그래도 내 달콤한 사랑으로 울음을 뚝 그치시게 하려고 "저의 생명, 저의 전부시여, 위로를 받으소서." 하고 말씀드렸다. "사제모임이 성사되면, 오! 당신께 얼마나 큰 위로가 되겠습니까!"

 

4. 그러자 그분은 즉시 "아아, 딸아, 사욕이야말로 사제를 죽이는 독이다." 하셨다. "그것은 그들 속으로 깊이 침투하여 그들이 심장과 피와 심지어 뼛속까지도 중독되게 한다. 오! 악마가 그들 안에서 그런 경향이 있는 의지를 발견하고 얼마나 간교하게 그들을 잡을 그물을 짜댔는지! 내 은총은 사랑을 엮어 짜서 사욕을 제거하는 해독제를 주려고 갖가지 책략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그들에게서 그렇게 하려는 의지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거룩한 것을 전연 엮지 못하거나 조금밖에 엮을 수 없었다.

 

5. 그러므로, 사제들이 모여 살 집들을 세우려는 이 일을 완전히 가로막을 수는 없어진 악마는 그 큰 손실을 감수하는 대신, 적어도 사욕이라는 독으로 짠 그물만은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오! 마음으로도 가족을 벗어나서 그 독물을 내던지려고 하는 자들이 얼마나 극소수인지를 네 눈으로 본다면, 나와 함께 소리내어 울 것이다. 보이지 않느냐? 이를 두고 그들끼리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 얼마나 길길이 화를 내고 있는지? 더욱이, 그들은 이것이 자기네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여기고들 있다."

 

6.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동안 나는 이 일을 할 마음이 있는 사제들을 보았다. 그러나 그 수는 너무나 적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사라지신 뒤 나는 나 자신 안에 돌아와 있었는데, 사제들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몹시 싫었지만 순명이 요구하므로 희생 정신으로 이 글을 썼다. 나중에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내가 바친 희생에 대한 보답으로 입맞춤을 해 주시고 이렇게 덧붙이셨다.

 

7. "사랑하는 딸아, 사제가 가족이라는 굴레에 얽매여 있을 때에 생길 수 있는 모든 악폐에 대해서, 또 수많은 성소 오판(誤判)의 경우에 대해서 전부 다 쓰지는 않았구나.

 

8. 이 한심한 시대의 교회가 오판된 성소들로 말미암아 얼마나 탄식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이리도 많은 모더니스트들이 - 참된 신앙심이 없는 사제들이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 중 상당수는 쾌락에 빠지거나 음주벽에 빠져 있고, 또 상당수는 영혼들의 멸망이 대수롭잖은 일이기나 한 듯 최소한의 고민도 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갖가지 가당찮은 짓이 자행되고 있으니, 이러한 것이 성소 분별이 잘못되었음을 드러내는 표지이다.

 

9. 또한, 만일 가족들이 사제에게서 더는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느 가족도 자기네 아들이 사제가 되도록 촉구하지 않을 것이고, 아들들 편에서도 사제직을 통해 그들의 가족을 부유하게 하거나 지위를 높여 주려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게 될 것이다."

 

10. 그래서 나는 "아아, 다정하신 예수님, 그런 일이라면 저에게 말씀하시지 말고 지도자들에게, 주교들에게 가 보십시오. 그들은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 이 문제에 대해서 당신께 만족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 이 변변찮은 것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당신을 측은히 여기며 사랑하고, 보속을 바쳐드릴 수 있을 뿐입니다." 하였다.

 

11. 그러자 예수님은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지도자들에게, 주교들에게 가 보라고? 누구에게나 사욕이라는 독이 침투해 있다. 이 치명적인 열기가 그들 대부분을 사로잡고 있으므로 그들은 자기에게 종속되어 있는 사람들의 잘못을 고치거나 감독할 용기가 없다. 그런즉, 만물과 만인에게서 벗어나지 않은 이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내 목소리가 그들의 귓전에 울려 퍼지는 일이 거의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는 터무니없는 소리로 - 뭔가 인간 조건에는 맞지 않는 소리로 들린다.

 

12. 내가 너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가 서로 마음이 잘 통하기 때문이다. 설령 다른 무엇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내 비통한 감정을 쏟아낼 분출구를 찾아 얻은 셈이고, 너는 내가 괴로워하고 있음을 알기에 나를 더욱더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10권-13,  ‘신앙 부흥의 집’으로 불릴 사제들이 집과 그 회칙,

“조롱을 당하면 나를 더 닮게 되는 영예를 입을 것이다.”

1911년 1월 17일

 

1. 여전히 같은 상태로 있는데,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불타는 사랑의 고통에 몹시 시달리신 나머지 안절부절 못하시는 모습으로 오셔서 기운을 차리게 할 음식을 좀 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양팔로 내 목을 싸안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사랑을 다오. 이것이야말로 내 사랑의 열띤 초조를 달랠 오직 하나뿐인 산뜻한 음식이다.

 

3. 그 다음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사제회에 대해서 네가 쓴 것은 내가 그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 그들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이면 좋다. 그러나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 하긴 교회의 지도자들도 이욕 추구라는 굴레에 매여 있는데다 그들을 거의 마셔 치울 듯한 인간적 비참들에 예속되어 있어서 내 말을 경청하지 않지만 - 사욕과 높은 지위의 추구 따위 그 비참한 점들을 지배하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그런 것들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인간적인 것들로 인해 귀가 먼 상태이기에 나를 이해할 수도 내 말을 들을 수도 없는 것이다.

 

4. 내가 차라리 일반 지도자들에게 말하면 그들이 교회 지도자들보다 더 쉽게 귀를 열 것이다. 자기를 낮추는 사제를 보고 싶어서, 혹은 어쩌면 이들이 성직자들보다 좀더 사욕에서 벗어난 상태에 있어서 내 목소리에 더 쉽게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성직자들이 사랑으로 행하려고 하지 않는 것을 나는 필요상 억지로라도 하게 할 것이며, 그들에게 남아 있는 것을 정부가 앗아가게 하기도 할 것이다.

 

5. 그래서 나는 그분께 이렇게 여쭈었다. "저의 지고하고 하나뿐인 선이시여, 이 사제들의 집에 붙여질 명칭은 무엇이며 그 회칙은 어떻게 될 것입니까?"

 

6. 그러자 그분은  "그 명칭은 ‘신앙 부흥의 집’이 될 것이고, 회칙으로 말하자면 성 필립보 네리(1515-1595, 이탈리아 출신 사제)의 오라토리오회와 같은 회칙을 쓰면 될 것이다." 하셨다.

 

7. 그런 뒤 그분은 이렇게 덧붙이셨다. "B신부에게 이 일을 위해서 너는 오르간이, 그는 소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여라. 사욕을 품은 사제들은 그를 조롱하며 싫어하겠지만, 소수의 선한 이들, 참으로 선한 이들은 그가 선포하는 일의 필요성과 진실성을 알아듣고 그 일을 시작하는 것을 양심의 의무로 삼게 될 것이다. 게다가, 그가 조롱을 당하면 나를 더 닮게 되는 영예를 입을 것이다.“

 

 

10권-14  “내 말은 영원하다.”

이 시대 사제들의 속화된 정신

1911년 1월 19일

 

1. 누군가가 내게 사제들이 일으키는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특히 그들을 얽어매고 있는 가족 혈육들과의 유대를 완전히 타파하기 어려우니, 복되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 일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사실이 그러한즉  그분께서 교황 성하에게 말씀하시면, 성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모든 이에게 명령할 수 있으며 이 일을 우선시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2. 나는 이 모든 이야기를 복되신 예수님께 그대로 전하면서 "저의 지고한 사랑이시여, 이 일에 대해서는 지도자들에게 가 보시라고 말씀드린 제가 옳지 않았습니까? 제게 말씀하시면 이 무지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고 탄식하였다. 그러자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두려워하지 말고 써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내 말은 영원하다. 그러니 여기에서 도움이 될 수 없는 것은 다른 곳에서 될 수 있고, 이 시대에 실행될 수 없는 것은 다른 시대에 실행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제가 가족에게 얽매이는 것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4. 아, 오늘날의 사제들의 정신이 어떠한지 너는 잘 모른다! 사제들의 정신이 보복과 증오와 이욕 추구와 살인을 불사하는 속인들의 정신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함께 살아야 할 경우, 한 사람이 다른 이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벌면서 공동선을 위하여 그것을 맡기지 않는다면, 어떤 이는 그에게 앞지르기를 당한 느낌이 들고, 어떤 이는 사취를 당한 느낌, 또 다른 이는 그런 돈벌이는 자기도 할 수 있다고 여기므로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그러기에 말다툼이 생기고 원한과 불쾌감 등이 쌓여 서로 주먹질까지 하게 될 것이다.

 

5. 너의 예수가 너에게 말했다는 것으로 족하다. 이 점이 꼭 필요한 것이고, 이것이 이 사업의 기둥이요 기초이며 생명이고 양식이다. 만약 이것 없이도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내가 그토록 힘주어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6. 그러니 딸아, 그들이 신적인 것에 대하여 얼마나 미숙한지 한 번 보아라. 나는 그들과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은 높은 지위를 얻으려고 벌벌 기면서 아첨하지만, 나는 영혼들과 소통할 때 그들의 지위가 높은지, 주교인지 교황인지 하는 따위는 보지 않는다. 내가 보는 것은 그들이 모든 것과 모든 사람에게서 벗어나 있는지, 그들 안에 있는 모든 것이 - 모든 것이 나에 대한 사랑인지, 그들이 단 한 번의 숨이나 심장 박동도 자기를 그 주인으로 여기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지 아닌지 하는 것들이다.

 

7. 그러므로 온전히 사랑이 되어 있음이 보이기만 하면, 나는 그들이 무지하고 미천하며 가난하고 업신여김을 받는 하찮은 티끌에 불과한 존재라고 하더라도 그런 것은 안중에 두지 않는다. 티끌조차 황금으로 바꿀 따름이다. 그 영혼을 내 안에서 변모시키고, 그에게 나 자신 전체를 내어 주며, 내 가장 내밀한 신비의 영쇠를 맡기고, 나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게 한다.


8. 더욱이, 그들은 사랑의 힘으로 내 안에서 살고 있으므로 영혼들과 내 교회에 대한 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이는 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들의 삶이 나와 하나이고, 뜻도 하나이며, 인간적인 관점이 아니라 신적인 관점으로 진리를 보게 하는 빛도 하나이니 말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고생하지 않고서도 이 영혼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을 모든 고위직을 능가하는 높이에까지 들어올린다."

 

9. 그런 다음 그분은 나를 껴안고 입맙추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아름다운, 그러나 나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아름다운 딸아, 너는 저들이 하는 이야기 때문에 마음이 괴로우냐? 괴로워하지 마라. B신부에게 물어보아라. 나의 이 가련한 아들이 나로 말미암아 장상들과 형제들과 다른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를. 그들은 그를 바보라고, 마술쟁이라고 선언하였고, 그를 처벌하는 것을 자기네 의무로 삼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그 죄목은 무엇이었겠느냐? 사랑이었다! 그들은 자기네 삶이 그의 삶에 비하면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느꼈으므로 그와 전쟁을 벌였고 지금도 여전한 것이다.

 

10. 아! 사랑이라는 죄는 얼마나 비싼 값을 치르게 하는지! 사랑은 내게 엄청난 희생을 요구했으니, 내 사랑하는 자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는 그를 무척 사랑하고 있으며, 나 때문에 고통을 받았으므로 그 상급으로 나 자신을 그에게 주었고, 내가 그 안에서 살고 있다. 나의 이 가련한 아들을 그들은 홀로 두지 않는다.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그에 대해서만은 어디서든지 은밀히 감시하고 있다. 그를 징계하거나 죽일 만한 어떤 문제점을 찾아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와 함께 있기에 그들이 술책들을 수포로 돌아가게 한다.

 

11. 네가 그의 용기를 북돋워 주어라. 반면에, 감히 내 사랑하는 자녀들을 학대하는 이들에게는 내가 무시무시한 심판을 내릴 작정이다!”

 

 

 10권-15, 하느님으로 하여금 신앙의 휘장을 찢고 당신 자신을 나타내 보이시게 하는 사랑, 심한 고통 중에 있으나 죽지는 않을 교회

1911년 1월 28일

 

1. 전과 다름없는 상태로 있노라니 내 다정하신 예수님의 심장이 보였다. 예수님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 있는 그분의 심장을 볼 수 있는데, 나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 안에서도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심장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오, 그분의 성심에는 온유와 기쁨과 조화가 얼마나 풍성히 넘쳐흐르고 있는지! 내가 예수님으로 인해 즐거워하고 있는 동안 이 성심에서 그분의 그지없이 정다우신 음성이 울려 나왔다.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음성이었다.

 

2. "내 마음의 즐거움인 딸아, 사랑은 스스로를 쏟아 내려고 하는 성질이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이 계속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참으로 나를 사랑하기에 사랑 외에는 다른 어떤 낙이나 맛이나 생명을 자신 안에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라면.....

 

3. 나는 그런 이들에게 마음이 끌림을 느낀다. 얼마나 세게 끌리는지 사랑이 나로 하여금 신앙의 휘장을 찢어 버리지 않을 수 없게 하고, 나 자신을 나타내 보이면서 그들이 여기 지상에서도 이따금 천국을 누리게 한다. 사랑 때문에, 나를 참으로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기다릴 겨를 없이 이 현세 삶에서도 천국을 앞당겨 주는 것이다.

 

4. 그런즉, 너는 즐겨라. 나의 환희를 만끽하면서 내 마음 안에 얼마나 많은 기쁨이 있는지 보아라. 그 모든 것에 참여하고, 너 자신을 내 사랑 안에 쏟아 부어라. 그러면 네 사랑이 점점 더 커져서 나를 더욱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5.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때 나는 몇몇 사제들을 보았다. 그러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6. "딸아, 오늘날의 교회는 심한 고통을 겪고 있으나 죽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욱 아름답게 다시 일어날 것이다.

 

7. 선한 사제들은 속된 것에서 더욱더 초탈하여 더 많은 희생을 바치며 더 순수한 삶을 살려고 애쓴다. 악한 사제들은 온통 속된 것에, 곧 이욕과 안락과 육적인 것에 더욱더 빠져드는 삶을 살려고 든다. 나는 입을 열지만 이 악한 이들에게는 말하지 않는다. 선한 사람이 한 도시에 한 사람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 소수의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런 이들에게 내가 말하고, 명령하고, 애걸하고, 간청하는 것은 사제들이 모여 살 집들을 세워 나를 위해 사제들을 구하라는 것이다. 이 피신처에 들어옴으로써 가족이라는 굴레를 완전히 벗어 던질 사제들을.

 

8. 게다가 그 소수의 선한 이들을 통하여 내 교회가 이 심한 고통에서 회복되리니, 이들이야말로 나의 후원자요 지주(지주)들이며, 교회의 생명을 계속 유지하는 이들이다. 내가 다른 이들, 곧 가족과의 유대를 끊어 버릴 마음이 없는 이들에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말해 보았자 틀림없이 그들은 듣지 않을 뿐더러, 속박의 끈을 모조리 끊어 버려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분통을 터뜨리기 때문이다.

 

9. 아! 불행히도 그들은 사욕.... 등등의 잔을 마시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육신은 달콤하지만 영혼에게는 독이 되고 마는 것을! 그들은 결국 세상의 더러운 하수를 꿀꺽꿀꺽 들이키게 될 것이다. 나로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을 구원하고 싶지만 귀가 절벽이니, 말하고 있는 내가 그들에게는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는 듯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