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권-6, “너는 나의 불티다. 예수의 불티는 꺼지는 법이 없다.”
1910년 12월 2일
1. 변함 없는 상태로 머물러 있노라니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셨는데 내가 마치 하나의 불티같은 모습이 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이 불티가 내 사랑하올 예수님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어떤 때는 그분의 머리 위에, 어떤 때는 그분의 눈에 앉는가 하면, 그분의 입속으로 들어가서 더 깊이 내려가 흠숭하올 성심의 가장 깊은 데까지 가기도 하고, 거기에서 다시 나와서 빙빙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예수님께서 발로 밟으셔도 꺼지기는 커녕 그 거룩한 발바닥의 온기로 더욱 잘 타면서 그분의 발밑에서 더 빠른 속도로 빠져나와 다시 예수님 주위를 빙빙 도는 것이었다.
2. 그러면서 그 불티는 예수님과 함께 기도할 때도 있고 그분께 사랑과 보속을 드릴 때도 있었다. 요컨대,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따라하면서 예수님과 함께 한없이 커져서 그 기도 안에 만물을 싸안았으니 아무도 여기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다.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 안에 있으면서 그 모든 이를 사랑하고 보속을 바치면서 만인과 만물을 대신하고 있었달까.
3. 오! 예수님과 함께 행하는 일은 얼마나 경탄스럽고 형언할 수 없는 것인지! 내게는 말이 너무 부족해서 예수님과 함께할 수 있는 그 사랑과 또 다른 일들을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순명은 그렇게 하기를 요구하기에, 내 정신은 예수님께로부터 그것을 얻어내려고 저 높이 올라간다. 그런 뒤 땅으로 다시 내려와서 그 표현들을, 곧 윤색되지 않은 본래의 말을 찾아내려고 백방으로 노력한다. 그럼에도 도저히 찾아낼 재간이 없어서 글로 옮길 수 없어지는 것이다.
4. 그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너는 예수의 불티다. 불티란 것은 어디든지 있을 수 있고 모든 것 속에 들어갈 수 있지만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저 높은 데서 살며 빙빙 돌아다니고 보는 이를 즐겁게 하기도 한다.”
5. 그래서 나는 "오, 예수님, 불티는 너무 약해서 꺼지기 십상입니다. 꺼지고 나면 새로 살릴 방도도 없습니다." 하였다. "그러니 제가 그런 지경이 되면 얼마나 불쌍한 꼴이겠습니까!"
6. 그러자 예수님은 "아니다. 아니다." 하셨다.
“예수의 불티는 꺼지는 법이 없다. 예수의 불에 의해 그 생명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게서 생명을 받은 불티들은 죽음을 겪지 않는다. 만일 죽는다면 바로 예수의 불 속에 사라지는 것이다. 내가 너를 불티가 되게 한 것은 너하고 더 재미있게 지내기 위해서다. 불티는 아주 작아서 나의 안팎 어디든지 계속 돌아다니게 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부위에, 이를테면 내 눈이건 귀건 입이건 발바닥이건 가장 내 마음에 드는 곳에 있게 할 수도 있으니 말이지.”
10권-7, 하느님을 위한 큰일 수행에 필요한 조건
1910년 12월 22일
1. 평소와 같이 있다가 영적으로 여러 사제들을 보았는데, 복되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중이었다.
2. “하느님을 위한 큰일을 수행하려면 자존심과 인간적인 관점 및 자기 자신의 본성을 죽여 없앨 필요가 있다. 하느님의 생명으로 다시 살면서 오직 우리 주님의 생각을 헤아리며 그분의 영예와 영광에 관한 것만을 고려하기 위함이다. 하느님만으로 살 수 있으려면 인간적인 것을 밟아 뭉개고 분쇄해야 하는 것이다.
3. 그리하면 너희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몸소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며 역사하실 것이고, 너희에게 맡겨진 영혼들과 일들은 눈부신 효과를 낼 것이며, 너희는 너희와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결심을 얻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내가 이전에 너희에게 말했던 사제회의 결성과 같은 결실이다. 이들 중 한 사람이 앞장서서 이 일을 일으키며 진척시킬 수 있으련만, 약간의 자존심과 쓸데없는 두려움과 인간적인 관점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
4. 그런데 은총은 영혼이 그런 천박한 것에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면 멈추지 않고 홱 지나가 버린다. 그러면 그 사제는 한낱 인간에 불과한 상태로 남아 인간으로서 활동할 뿐이어서 그의 일도 인간의 일이 낼 수 있는 효과밖에 내지 못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을 받아 활동하는 사제가 낼 수 있는 효과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10권-8, 결단력 결핍의 문제
1910년 12월 24일
1. 영성체 후 어지신 예수님께 한 사제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주님께서 자기를 수도자 신분에로 부르고 계신지 어떤지 알고 싶어하는 사제였다. 그러자 좋으신 예수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는 그를 부르고 있지만, 그는 계속 우물쭈물 망설이고 있다.
결단력이 없는 사람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반면에 단호하고 의연한 사람은 모든 어려움을 뛰어넘는다. 아니 숫제 녹여 없앤다. 바로 그 어려움을 일으킨 사람들이 그토록 단호한 그를 보며 약해져서 맞설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3. 이 사제는 약간의 애착심에 속박되어 있는데, 나는 내 은총이 누군가에게 묶여 있는 마음 안에서 오염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로 하여금 일체 만물과 만인으로부터 이탈하게 하여라. 그러면 내 은총이 더욱더 넘쳐흐를 터이니, 그가 내 부름을 이행하는 데에 필요한 힘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10권-9, 사제들이 모여 살 집이 필요한 까닭
“모든 일에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1910년 12월 25일
1. 오늘 아침에는 아주 조그만 어린애로 나타나신 복되신 예수님을 뵈었는데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홀딱 반할 정도였다. 특히, 그 조그만 손으로 내게 못질을 하시는 품이, 그것도 내 사랑하올 예수님만이 하실 수 있는 능숙한 솜씨고 그렇게 하시는 품이 더더욱 앙증스러운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그분은 입맞춤과 사랑으로 나를 온통 뒤덮으셨고 나도 그렇게 하였다.
2. 그 뒤 예수님께서 갓 태어나신 동굴 속에 내가 가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과연 아기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3. “사랑하는 딸아, 내 탄생의 동굴로 찾아온 사람이 누구였느냐? 처음으로 나를 방문한 사람들은 목자들이었고, 그들만이 계속 왕래하면서 자기네의 보잘것없는 물건들을 내게 선물로 가져오곤 하였다. 그러니 그들은 내가 세상에 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었고, 따라서 내 총애를 가득히 받은 첫 사람들이었다. 내가 언제나 가난하고 무지하며 비천한 사람들을 택하여 은총으로 놀라운 사람들이 되게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니, 즉, 그런 이들은 항상 다른 이들보다 마음이 더 유연하고 더 수월히 내 말에 귀를 열며 나를 믿고, 소위 안다는 사람들이 숱하게 늘어놓곤 하는 항의나 궤변 같은 것을 입에 담는 법이 없는 것이다.
4. 목자들 다음에는 동방 박사들이 왔다. 그러나 사제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이야말로 나를 방문하는 행렬의 선두에 있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왜냐하면 사제들은 성경 연구에 의하여 내가 탄생할 때와 장소를 다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으므로 나를 찾아오기가 더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박사들에게 장소를 가리켜 주면서도 정작 그들은 움쩍도 하지 않았고, 내 강생의 자취를 따르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5. 이것이 내가 태어난 시기에 겪은 매우 큰 고통이었다. 저 사제들은 부와 이해타산 및 가족과 외적 사물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커서 이 지극히 거룩하고 확실한 진리 앞에서 마치 번쩍이는 섬광 앞에 있는 듯 눈이 멀고 마음은 굳고 지성마저 분별력을 잃어 어리벙벙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지상적인 천한 것들에 아주 깊이 빠져있었으므로 하느님이 그리도 가난하고 미천한 모습으로 세상에 오시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6.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비단 내 탄생만을 두고 일어났던 것이 아니라 내 생애 동안 내내 그러했다. 그러므로 내가 더없이 놀라운 기적들을 행했을 때에도 (그들 가운데) 나를 따르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따르기는커녕 나를 죽일 음모를 꾸미다가 결국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던 것이다.
7. 그러므로 내게로 끌어당기려고 온갖 방책을 다 동원한 끝에 나는 그들을 망각 속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가난하고 무지한 사람들을 내 사도로 삼아 그들 안에 내 교회를 세웠다. 이 사도들을 가족에게서 분리시키고 재물의 속박에서 자유롭게 하면서 내 은총의 보화들로 충만케 하여 내 교회와 영혼들을 다스릴 수 있게 했던 것이다.
8. 그러나 나의 그 고통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두어라. 이 시대의 사제들이 저 시대의 사제들과 서로 손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족과 이해타산과 외적인 것들 안에서 서로 제휴하고 있으니, 내적인 것에 대해서는 별로 마음을 쓰지 않거나 전연 쓰지 않는다. 더군다나, 일부 사제들은 사제의 신분으로 지내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것인지를 속인들에게 확신시킬 정도로 타락하여 자기네 품위를 밑바닥까지, 그 속인들보다 더 낮은 곳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9. 아! 딸아, 그러니 그런 사제들의 말에 무슨 위력이 있겠느냐! 더욱 나쁘게도 이들로 인해 백성들의 믿음이 점점 더 저하되고 있다. 백성들이 사제들에게서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어둠 속을 더듬거리면서 더욱 심각한 악의 구렁텅이 속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10. 이런 이유로 사제들이 모여 살 집이 필요한 것이다. 사제가 자기 내부에 침투한 어두운 안개, 곧 가족, 이해타산, 외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에서 해방되어 참된 덕행의 빛을 발하게 하기 위하여, 또 백성들로 하여금 빠져들었던 오류에서 돌아오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한 공동체가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이것이 거의 언제나, 교회가 밑바닥으로 가라앉을 때마다 다시 일으켜 더욱 아름답고 장엄한 모습이 되게 하는 수단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11. 이 말씀을 듣고 나는 "저의 지고하고 유일한 선이시며 제 감미로운 생명이시여!"하며 입을 열었다. "저는 당신께서 겪으시는 마음 고통이 측은해서 제 사랑으로 위로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제가 어떤 인간인지 잘 아십니다. 가난하고 무지한데다 악하기도 하고, 숨어 지내고 싶은 열망에 심히 사로잡혀 있으니 만큼, 아무도 제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당신께서 저를 당신 안에 깊이 숨겨 두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렇게 숨겨 주시기는 고사하고, 애정 깊은 당신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하는 이 일에 대해서 제가 말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교회에 아주 요긴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 하지만, 저의 예수님, 저에게는 사랑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고, 당신 교회에 매우 유익한 이 일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선하고 경건한 다른 이들에게 가셔서 시키십시오."
12. 그러자 좋으신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13. "딸아, 나 역시 숨어 지내기를 좋아하였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영혼들의 선익뿐만이 아니라 아버지의 영예와 영광을 위해서도 필요한 때가 되자 나 자신을 드러내고 공생활을 했으니 말이다. 나는 영혼들에게도 그렇게 한다. 어떤 때에는 그들을 숨겨 두지만 다른 때에는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너는 내가 원하는 것만을 원하면서 그런저런 모든 것에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더욱이, 내가 너의 마음과 입을 축복하여 나 자신의 입과 고통으로 네 안에서 몸소 말할 작정이다."
14. 그리고 그분은 내게 강복하신 뒤 모습을 감추셨다.
10권-10, 사제들이 모일 집을 세우기 위한 전언들
"사욕이 사제에게는 나무를 파먹는 좀이다."
1911년 1월 8일
1. 순명하기 위해서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하여 써 보려고 한다. 복되신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사제들의 모임에 대하여 그 전말을 밝히려는 것이다.
2. 지난해 11월에 한 경건한 사제가 내게 와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무엇을 바라시는지 여쭈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내가 뽑은 그 사제의 사명은 숭고하고 탁월한 것이다. (교회의) 가장 고상하고 성스러운 부분이건만 오늘날에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 사제들의 구원에 관련된 사명이기 때문이다. 가장 적절한 방법은 사제들이 모일 집을 장만하여 그들을 가족에게서 떼어 놓는 것일 터이다. 가족이 사제를 죽이고 있으므로, 그는 이 일을 일으켜서 밀고 나가야 하고 때로은 위협도 불사해야 한다. 사제들이 구원되면 백성도 구원되니 말이다. (이탈리아와 다른 몇몇 나라에서는 재속 사제가 본당의 사제관에서 살지 않고 가족이나 친족과 함께 사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 역주)
4. 그때 나는 예수님께로부터 이 공동체에 대한 네 가지 전언(傳言)을 받았고, 이를 글로 써서 그 사제에게 건넸다. 그러므로 나의 이 글 속에서 그것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으리가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순명이 요구하므로 희생을 감수하면서 다시 써 보면 다음과 같다.
5. 첫째 전언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줄 사명은 숭고하고 탁월한 것으로서 특별히 사제들을 위한 것이다. 일반 신자들 사이에 신앙의 불이 거의 꺼져 버렸다. 불씨가 남아 있다고 해도 재 밑에 숨어 있는 듯한 형국이다. 그런데, 거의 완전히 속화되었거나 그보다 더 악화된 사제들의 생활과 좋지 못한 표양들이 합세하여 이 불씨마 저 꺼뜨리고 있다. 그러니 사제들과 신자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
6. 내가 그 사제를 부른 것은 그가 나 때문에 좋은 표양과 말과 일과 희생으로 관여함으로써 사태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가장 알맞고 적절하며 효과적인 개선책이 있다면 그것은 교구 사제들이 모일 집을 그들의 고장에 마련하여 가족과 떼어 놓는 일일 것이다. 가족이 사제를 죽이며 사욕(私慾)이라는 암흑, 세속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암흑, 사람들 가운데로 던져지는 타락의 암흑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가족이 사제에게서 사제다운 위력과 품위의 광채를 모조리 앗아가서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가 본격적으로 일에 착수하면 대담성과 용기와 은총을 주겠다."
7.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이에 더하여 그 사제의 마음을 어떨 때는 사랑으로 어떨때는 고통으로 단장하시는 것 같았다. 당신의 고통에 참여하게 하시면서 말이다.
8. 둘째 전언
내 지고하신 유일한 선이신 그분께서는 그러한 모임의 집들이 구축됨으로써 교회에 가져올 크나큰 선익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9. "선한 이들은 더욱 선해지고, 불완전하고 미적지근하며 긴장이 풀린 이들도 선해지며, 정말 사악한 이들은 나가 버릴 것이다. 이리하여 내 교회의 성직자단이 걸러지고 정화되리니, 가장 성스럽고 선택된 부분인 사제들의 정화에 의하여 일반 사람들도 개심하게 될 것이다."
10. 그 사이 나는 (내 고장) 코라토와 이 일을 이끌게 될 사제들을 - 그러나 G신부가 지휘 감독할 일이지만 - 마치 사진으로 보듯 영적으로 또렷하게 보았다. 이 사제들은 C신부, D신부, B신부 및 D신부와 C신부와 F신부도 보였고, 이들을 따르는 다른 사제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자기네 재산을 한몫씩 내놓으려는 것 같았다. 그러자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11. "작전을 잘 짜서 아무도 빠져나가지 않게 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고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본당의 수입은 이 사제 모임에 참여하는 이들에게만 묶여 있게 하여, 이들의 성가대나 사제 직무에 부속된 다른 업무들을 유지하게 할 일이다. 처음에는 이 때문에 주로 사제들 사이에 반대와 박해가 일어나겠지만, 좀 지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사람들이 함께 있으면서 필요한 것을 아낌없이 대 주리니, 그들은 평화와 노고의 결실을 즐기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나와 함께 있으므로 모든 사람들과도 함께 있도록 내가 허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12. 그러고 나서 언제나 사랑하올 내 예수님은 돌덩어리마저 측은함을 느낄 정도로 몹시 괴로워하시며 간절히 애원하시는 듯한 모습으로 내 품속에 뛰어드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G신부에게 내가 애원하며 간청하니 제발 도와달라고 말하여라. 내 자녀들이 멸망하지 않고 구원을 얻도록 도와달라고!"
13. 셋째 전언
내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같은 주제에 대하여 말씀을 계속하신다. 나는 거기에 참석한 사제들과 함께, 하늘이 열리면서 흠숭하올 예수님과 천상 엄마께서 내쪽으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았는데, 하늘에서 우리를 굽어보는 성인들을 대동하고 계셨다. 그리고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이다.
14. "내 딸아, G신부에게 내가 단연코 이 일을 원하고 있다고 말하여라. 이미 어려움을 일으키고 있는 이들이 있지만, 그럴수록 대담함과 용기와 사심 없음만이 그에게 필요할 뿐이라고 하여라. 인간적인 모든 소리에는 귀를 막고 신적인 것에만 귀를 열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인간적인 어려움이란 것들이 그물이 되어 얽어감는 바람에 빠져나올 수 없어지고 만다. 그러면 나는 그들을 책벌하여 인간 쓰레기가 되게 하겠다.
15. 그러나 이 일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하면 내가 그들을 위해서 모든 것이 되어 주고 그들은 단지 내가 이 대망의 일을 하는 것을 따라다니는 그림자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선익도 얻게 될 것이다. 사실, 교회는 내가 역겨움을 느낄 정도로 너무 심하게 더러워졌기 때문에 피를 흘려야 깨끗이 정화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일을 통하여 그들을 깨끗하게 만든 곳에서는 피를 흘리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해 줄 작정이다.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겠느냐?"
16. 그런 다음 그분께서는 주위를 둘러보시며 사제들 중 한 사람을 보시는 듯 하더니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일의 우두머리로 너를 택한다. 내가 네 안에 용기의 씨앗을 던져넣었기 때문이다. 이는 선물이니 네가 쓸데없이 지니고 있지 않기 바란다. 지금까지 너는 하찮은 일과 어리석은 일, 정치 문제 따위에 그것을 허비해 왔는데, 그 보답으로 네가 받은 것은 쓰디쓴 괴로움과 평화의 상실이었다. 이젠 그만, 그만 해라. 내 일에 몰두하면서 내가 준 그 용기를 오직 나를 위해서만 써라. 그러면 내가 너의 모든 것이 되어 주겠고 평화와 은총을 주며 보답하겠다. 또 네가 배후에서 슬며시낚아 보려고 했으나 결국 손에 넣지 못했던 존경도 얻게 해 주겠다. 단, 그것은 인간적인 존경이 아니라 신적인 것이다.
17. 그 뒤 그분은 G신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아들아, 용기를 내어라. 나의 대의를 수호하여라. 좀이라도 이 일을 할 의향이 있어 보이는 사제들이 눈에 띄면 네가 그들을 격려하며 도와주어라. 그렇게 하겠다고 언약하는 이들에게는 내 이름으로 무슨 선익이든지 다 주겠다고 약속하고, 반대와 방해 공작을하는 이들에게는 위협을 주어라. 주교이며 지도자인 이들에게는, 양 떼를 구하려면 이것이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하여라. 목자들을 구하는 것은 주교들의 책임이고, 양떼를 구하는 것은 목자들의 책임이라고 말이다. 주교들이 목자들을 안전한 자리에 두지 못한다면 양 떼가 어떻게 구원을 얻을 수 있겠느냐?"
18. 넷째 전언
나는 사제모임의 집을 세우려는 사제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선하신 예수님께,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당신의 뜻이라면 그토록 큰 선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들을 해소시켜 주시기를 기도하였다. 그러자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9. "딸아, 모든 장애는 각자가 자기 자신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이 일을 본다는 사실에서 온다. 그러므로 자연히 걸음을 옮기지 못하게 하는 수많은 올가미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다만 자기 영혼과 다른 이들 영혼의 선익을 위해 나의 영예와 영광에 따라 이 일을 본다면 올가미는 끊어지고 장애물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일단 그들이 나의 이 일을 하겠다고 약속만 하면 내가 함께 있으면서 살뜰히 보호해 주겠다. 혹시 이를 반대하거나 방해하려고 드는 사제가 있다면 그의 목숨을 빼앗기도 할 정도로 말이다."
20. 언제나 사랑하올 내 예수님은 그러고 나서 무척 괴로워하시며 이렇게 덧붙이셨다.
"아! 딸아, 너는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과 가장 질긴 올가미가 무엇인지 아느냐? 그것은 바로 자기의 이익만 꾀하는 이기심이다. 사욕이 사제에게는 나무를 파먹는 좀이다. 이것이 사제를 파먹어 지옥 불에 태우기에는 알맞은 썩은 나무처럼 되게 하니 말이다. 사욕으로 인해 사제가 악마의 웃음거리, 사람들의 놀림감, 가족이나 친족의 우상이 되고, 그러기에 악마가 사제들의 일을 방해하려고 많은 장애물을 비치한다. 악마는 그들을 옭아매어 제 종살이를 하게 한 올가미가 언젠가는 끊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21. G신부에게, 일을 할 마음이 있어 보이는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되 정말 시작하는 것을 볼 때까지는 그들을 떠나지 말라고 하여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계획만 세워 놓고 아무것도 마무리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을 원치 않는 이는 사제로 서품하지 않도록 주교들에게 말하라고 하여라. 그리고, 여러 사람이 그를 비웃고 놀리며 신용하지 않겠지만, 그런 것에는 아랑곳하지 말라고도 하여라. 나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이 그에게는 아주 감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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