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4권 공생활 둘째 해(하)1 p267~p277
265. 세례자 요한이 예수께서 메시아인지 묻기 위하여 제자들을 보내다
1945. 8. 29.
예수께서는 마태오와 단둘이 계신다. 그는 한쪽 발에 상처를 입어서 다른 사도들과 함께 전도하러 갈 수 없었다. 병자들과 복음의 가르침을 듣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예수의 말씀을 듣고 도움을 얻기 위하여 옥상과 정원의 빈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말씀을 끝내신다.
“‘가장 큰 힘은 풍부한 정의 안에 있다’는 솔로몬의 위대한 말을 함께 묵상하고 나서 나는 여러분에게 이 풍부함을 가지기를 권합니다. 이것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내 평화를 가지고 계십시오.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기를.”
그분께서는 가난한 사람들과 병자들을 향하여 돌아서시어 ―많은 경우에 동일인이 이 두 가지를 겸하고 있다― 그들의 하소연을 귀 기울여 들어주시고, 돈을 주시고, 조언해주시고, 두 손을 얹고 말씀하시어 병을 고쳐주신다. 마태오는 그분의 곁에서 돈을 나누어준다.
예수께서는 한 불쌍한 과부가 울면서 불과 며칠 전에 목수인 자기의 남편이 갑자기 작업대에서 죽었다고 말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듣고 계신다.
“저는 당신을 찾아 이리로 달려왔습니다. 죽은 제 남편의 친척들 모두가 제 남편과 어울리지 않고 마음이 냉혹한 여자라고 저를 비난했고, 지금은 저를 저주합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께서는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리신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왔고, 만일 제가 당신을 만나 뵐 수 있었다면, 제 남편이 다시 살아났을 것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여기 계시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이는 죽은 지가 두 주일이나 되었고… 저는 다섯 아이들을 데리고 여기 있습니다… 저희의 친척들은 저를 미워하고, 도와주지 않습니다. 저는 몇 그루의 올리브나무와 포도나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작 몇 그루뿐이지만 제가 그것들을 수확 철까지만 가지고 있을 수 있다면, 오는 겨울 몇 개월 동안 저희 가족이 빵을 얻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남편이 얼마 전부터 병들었었기 때문에 저에게는 돈이 없습니다. 그는 거의 일하지 않고, 폭식과 폭음을 일삼았었습니다. 그는 술이 자기의 몸에 이롭다고 말하곤 했었습니다만… 반대로 술이 그를 죽이고, 일을 거의 하지 않아서 그렇지 않아도 부족했던 돈을 탕진하게 하는 두 가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그는 수레 한 채와 궤 하나를 거의 끝냈었고, 침대 두 개와 식탁 몇 개와 선반들을 주문받아 놓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것들은 완성되지 않았고, 제 큰 아들은 아직 여덟 살도 채 안됐습니다.
저는 돈을 잃게 되었습니다… 저는 연장과 나무를 팔아야 합니다. 수레와 궤는 거반 다 되기는 했지만, 그런 상태로 팔 수도 없으니 땔감으로나 내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돈이 모자랄 것입니다. 저와 늙고 병든 어머니와 다섯 아이까지 모두 일곱 식구니까요…
저는 포도밭과 올리브나무들을 팔아야겠습니다… 세상이 어떤지 당신께서도 아십니다… 사람들은 상대의 사정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 그 상대의 껍질까지 벗기려 듭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해주십시오.
저는 작업대와 연장을 약간이나마 나무 작업을 할 줄 아는 아들을 위하여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입에 풀칠하기 위하여, 그리고 제 딸들의 지참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땅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예수께서 이 이야기를 경청하시는 동안 군중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그분께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아시게 된다. 그분께서는 둘러보시다가 팔꿈치로 군중을 헤치면서 나오는 세 사람을 발견하신다. 그분께서는 다시 몸을 돌려 과부에게 말씀하신다.
“당신은 어디에서 사세요?”
“코라진에서요. 온천으로 가는 길 근처입니다. 무화과나무 두 그루 사이에 있는 낮은 집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내가 가서 수레와 궤를 완성시켜줄 테니 그것을 주문한 사람들에게 파시오. 내일 새벽에 내가 갈 테니 기다리시오.”
“뭐라고요! 당신께서 저를 위하여 일해주실 거라고요!”
여인은 놀라서 숨이 막힐 지경이다.
“나는 내가 전에 하던 일을 다시 하여 당신에게 평화를 드리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는 코라진의 인정 없는 사람들에게 사랑에 관한 교훈을 주겠습니다.”
“오! 그렇습니다! 그들은 인정이 없습니다. 이사악 어른이 거기 계셨다면! 그분은 저를 굶어죽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아브라함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울지 마시오. 염려하지 마시오. 당신이 오늘 필요한 것이 여기 있습니다. 내일은 내가 가겠습니다. 평안히 가시오.”
여인은 땅에 엎드려 예수의 옷에 입 맞춘 다음에 안심하며 떠나간다.
“삼중으로 거룩하신 선생님, 제가 당신께 인사드려도 되겠습니까?”
지금 막 도착한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묻는다. 그들은 예수의 뒤에 공손히 멈추어 서서 그분께서 여인을 돌려보내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그분께서 하신 약속의 말씀을 들었다. 그분께 인사드린 사람은 마나엔이다.
예수께서는 돌아보시고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마나엔, 당신에게 평화! 그럼 당신은 나를 기억하고 있군요.”
“선생님, 저는 항상 생각했습니다. 저는 라자로의 집이나 게쎄마니 동산으로 당신을 찾아가 당신과 함께 머물려고 작정했었습니다.
그런데 파스카 전에 세례자가 붙잡혔습니다. 그분은 배신으로 인하여 다시 붙잡힌 것입니다. 저는 헤로데가 파스카를 지내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출타한 동안에 헤로디아가 그 성인을 죽이라고 명령하지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 그 여자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명절을 지내러 시온에 가기를 거절했습니다. 사실 그 여자가 병들기는 했지요… 증오와 음란의 병이요…
저는 상황을 살피고, 자기 손으로 살인할 수도 있는 그 사악한 그 여자를 감시하려고… 마케루스에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헤로데의 총애를 잃을까봐 두려워서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두려움 때문인지, 신념 때문인지는 몰라도 요한을 옥에 가두는 데 그치고, 그를 보호합니다.
지금은 헤로디아가 마케루스의 견딜 수 없는 더위를 피하여 자기 소유의 성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친구이자 요한의 제자들인 이 사람들과 함께 왔습니다. 요한은 당신께 몇 가지 질문을 드리기 위하여 이 사람들을 보냈는데, 저는 이 사람들과 함께 왔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헤로데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듣고,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깨닫고 호기심을 가지고 예수와 세 사람의 주위로 몰려든다.
“당신들은 나에게 무엇을 묻기를 원하셨습니까?”
예수께서 근엄한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누신 다음에 물으신다.
“마나엔, 모든 것을 다 알고, 선생님과 더 가까운 당신이 말씀드리시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말한다.
“선생님,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혹시 이분들이 자기들의 선생에 대한 지나친 사랑으로 그들이 자기들의 선생의 경쟁자나 대체자로 믿는 당신을 의심스럽게 본다 해도, 당신께서는 너그럽게 보아주셔야 합니다. 당신의 제자들도 요한의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합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스승에 대한 제자들의 모든 사랑을 증명하는 이해할 수 있는 질투입니다…
저는… 불편부당합니다. 저와 동행한 이분들도 제 말에 동의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도 알고, 요한도 아는데, 저는 두 분 모두를 정의를 가지고 참으로 사랑하여 비록 제가 당신의 됨됨이로 인하여 당신을 사랑하지만, 저 자신을 희생하여 요한의 곁에 있는 쪽을 선택할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요한의 됨됨이를 보고 그분도 존경하는데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분이 당신보다 더 큰 위험에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바리사이들이 그들의 증오로 인하여 불러일으키는 이 사람들의 사랑 때문에 그들은 당신께서 메시아시라는 것을 의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은 요한을 기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했습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당신이 메시아십니다. 당신보다 더 거룩한 사람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먼저 그들을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들이라고 나무랐고, 그 다음에는 좀 더 친절하게 당신께서 참 메시아이심을 증명하는 다양한 사실들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분은 그들이 여전히 설득되지 않은 것을 깨닫고, 그들 중 여기 있는 이 두 사람을 골라서 말했습니다.
‘그분께 가서 내 이름으로 말씀드려라. ‘오실 분이 당신이십니까, 아니면 저희는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그분은 목자, 제자들은 보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믿고 있기에 그들을 보낸다는 것은 아무 소용없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은 의심하는 사람들 중에서 골라서 당신께 보내 그들의 말로 자기의 동료들의 의심을 풀어줄 수 있게 하려고 했습니다.
저는 이분들과 동행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분들을 이리로 데려오게 한 것입니다. 이상으로 제 말씀은 끝났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그들의 의심을 풀어주시기를 간청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당신께 적대적이라고는 생각하지 마십시오. 마나엔의 말을 들으시면 당신께서는 그렇게 생각하시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저희는… 여러 해 전부터 세례자를 알고, 그분이 항상 거룩하고, 속죄하시고(penitent), 영감 받으신(inspired) 것을 보아왔습니다.
저희는 당신에 대해서는… 남의 말을 들어서 알 뿐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말이 무슨 값어치가 있는지는 선생님도 아시지요. 사람들은 마치 서로 반대방향으로 부는 바람에 의하여 구름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는 것처럼 찬양하는 사람들과 비방하는 사람들 간의 대립으로 명성과 칭찬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합니다.”
“나는 압니다. 나는 당신들의 영혼 안에서 읽습니다. 마치 여러분의 귀가 내가 과부와 대화하는 것을 들은 것처럼 여러분의 눈은 여러분의 주위에 있는 것에서 진실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것으로 여러분은 확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들에게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라고 말하겠습니다. 여기에는 부자들이나 사교가들이나 탕아들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 병자들, 하느님의 말씀을 알기를 소원하는 정직한 이스라엘 사람들만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없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이 여인, 저 소녀, 저 노인은 여기 왔을 때는 병자였는데 지금은 건강해졌습니다. 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에게 무슨 병이 있었는지, 내가 어떻게 그들의 병을 고쳐주었는지, 지금 상태는 어떤지 그들이 당신들에게 말해줄 것입니다. 그렇게 하시오. 그 동안에 나는 마나엔과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예수께서는 물러가려고 하신다.
“아닙니다, 선생님. 저희는 당신의 말씀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요한에게 가지고 돌아갈 대답만을 저희에게 주십시오. 그래서 저희가 여기 왔었다는 것을 요한이 알게 해주시고, 그분이 그 대답에 근거를 두고 저희의 동료들을 설득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요한에게 가서 이렇게 보고하시오. ‘귀머거리들이 듣는다고요. 이 소녀는 귀머거리이고 벙어리였습니다. 벙어리들이 말한다고요. 이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벙어리였습니다. 소경들이 본다고요. 여보시오. 이리 오시오. 당신에게 무슨 질병이 있었는지 이 사람들에게 말하시오.”
예수께서는 기적적으로 나은 사람의 팔을 붙잡고 말씀하신다.
그 사람이 말한다.
“저는 석공이었는데, 생석회가 가득 들어 있는 통이 제 얼굴 위에 떨어져 제 두 눈을 태워버렸습니다. 저는 4년 동안 앞을 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메시아께서 그분의 침으로 메마른 제 눈을 축이시자 저는 제가 스무 살 때보다 더 잘 보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인하여 그분께서는 찬미 받으시기를.”
예수께서는 다시 말씀하신다.
“치유된 소경들, 귀머거리들, 벙어리들과 함께 절름발이들이 똑바로 걷고 불구자들이 뛰어다닙니다. 저기 있는 저 노인을 보시오. 방금 전만 해도 그분은 몸이 굽고 위축되었었는데, 지금은 사막의 종려나무처럼 곧고 영양처럼 민첩합니다. 가장 중한 병들이 고쳐집니다. 아주머니, 당신에게는 무슨 병이 있었습니까?”
“저는 여러 아이들에게 젖을 먹여서 젖가슴에 병이 들었었습니다. 그 병은 젖만이 아니라 제 생명까지 파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보세요.”
그 여자는 옷을 벌려 건강한 젖가슴을 내보이며 덧붙인다.
“제 젖은 상처 그 자체였습니다. 아직도 고름에 젖어 있는 제 속옷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집으로 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겠습니다. 저는 건강하고 행복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저는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인정 많은 친구들이 저를 이리로 데려다주었습니다. 저는 어미를 잃게 될 아이들 때문에… 불행했었습니다. 구세주께 영원한 찬미를!”
“당신들은 들었습니까? 당신들은 이 고을의 회당장에게 그의 딸의 부활에 대하여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리코로 돌아가는 길에 나인으로 가서 장사지내기 위하여 사람들이 운구해 가고 있다가 전체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다시 살아난 젊은이를 찾아보시오. 그렇게 하면 당신들은 죽은 사람들이 부활한다고 보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이스라엘의 많은 곳에서 수많은 나병환자들이 나았다는 것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이 시카미논에 갈 생각이 있다면, 제자들 중에서 그런 사람을 찾아보시오. 그럼 여러분은 여러 사람을 만날 것입니다. 그러니 나병환자들이 깨끗해진다고 요한에게 말하시오.
당신들이 볼 수 있는 대로 복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해진다고 그에게 말하시오. 내 안에서 분개하지 않는 사람은 복됩니다. 요한에게 그것도 말하시오. 그리고 내가 내 모든 사랑을 가지고 그에게 강복한다고 말하시오.”
“고맙습니다, 선생님. 저희가 떠나기 전에 저희에게도 강복해주십시오.”
“당신들은 이 더운 시간에 떠날 수 없으니 저녁까지 내 손님으로 남아 계시오. 당신들이 요한은 아니지만, 그가 누구인지를 알기 때문에 그를 사랑하는 이 선생의 생활을 하루 동안 사시오. 집으로 들어갑시다. 집이 시원하니 여러분은 원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중 여러분, 안녕.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그분께서는 군중을 해산시키신 다음에 세 사람의 손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신다.
…나는 찜통처럼 더운 이 시간동안 그들이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는 모른다. 내가 지금 보는 것은 예리코를 향하여 떠나려는 두 제자의 출발준비이다. 마나엔은 머물러 있으려는 것이 분명하다. 그들이 튼튼한 나귀 두 마리와 함께 마나엔의 말을 마당을 둘러싼 담이 열려 있는 입구로 끌어 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것을 알 수 있다.
요한의 두 사자는 선생님과 마나엔에게 여러 번 절하고, 나귀 잔등에 올라타고 출발한 다음에 길모퉁이를 돌아서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뒤돌아보며 여러 차례 인사한다.
많은 카파르나움 사람들이 이 출발을 보려고 모여 있다. 왜냐하면 요한의 제자들의 방문 소식과 예수께서 그들에게 하셨던 대답이 이 고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나는 그 소문이 이웃 마을들에도 퍼졌다고 생각한다. 벳사이다와 코라진 사람들도 보이는데, 그들은 요한의 사자들에게 다가가 자신들을 소개하고 요한의 소식을 묻고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청하기도 한다. 그들은 아마 세례자의 과거의 제자들인 모양이다.
지금 그들은 카파르나움 사람들과 함께 잡담을 하며 자기들의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예수께서는 마나엔과 나란히 걸어가시며 대화를 나누시며 집안으로 막 들어가려고 하신다. 그러나 사람들이 헤로데의 젖형제와 예수에 대한 그의 공손한 태도를 살펴봄과 동시에 예수께 말씀드리기를 갈망하며 그분 주위를 에워싼다.
그 가운데에는 회당장 야이로도 있다. 그러나 하느님께 감사하게도 바리사이들은 거기 없다. 야이로가 말한다.
“요한은 기뻐할 것입니다! 당신께서 그에게 철저한 답변을 주셨을 뿐 아니라, 그분의 제자들을 여기 머무르게 하셔서 그들을 가르치시고, 그들에게 기적을 보여주실 수도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그것은 작은 기적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감탄한다.
“저는 오늘 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일부러 제 어린 딸을 이리로 데려왔습니다. 그 애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이 양호하고, 당신께 오는 것이 그 애에게는 큰 기쁨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그 애의 대답을 들었지요? ‘저는 죽음이 어떤 것인지 기억하지 못해요. 제가 기억하는 단 한 가지는 한 천사가 나를 부른 다음에 그가 나를 데리고 점점 더 환해지는 빛을 지나가게 했는데, 그 끝에 예수께서 계셨다는 거예요. 저는 그때 저에게 돌아오고 있는 제 영혼으로 그분을 뵈었던 것처럼 그분을 뵐 수 없어요. 여러분과 저는 지금 사람(Man)을 보고 있지만, 제 영혼은 사람 안에 들어계시는 하느님을 보았어요.’
그때부터 그 애가 얼마나 착해졌는지요! 그 애는 전에도 착했습니다만, 지금은 진짜 천사입니다. 아! 사람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을 말할 수 있겠지만,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오로지 당신만이 거룩하십니다!”
“하지만 요한도 거룩해요.”
어떤 벳사이다 사람이 말한다.
“맞아요, 하지만 그는 너무 엄격해요.”
“그는 자기 자신에게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더 엄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는 기적을 행하지는 않아요. 그는 마술사처럼 되려고 단식한다는 말도 있어요.”
“그래도 그는 성인입니다.”
가벼운 말다툼이 군중 가운데로 퍼져나간다.
예수께서는 당신이 말씀하고 싶으실 때 침묵과 주목을 요구하시는 여느 때의 손짓으로 한쪽 팔을 뻗어 내미신다. 그러자 사람들이 즉시 침묵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요한은 거룩하고 위대합니다. 그의 행동방식이나 기적이 없는 것을 깊이 고려하지 마시오.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그는 하느님 나라의 위대한 인물입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그는 자신의 모든 위대함과 함께 드러날 것입니다.
요한이 무례하게 보일 정도로 엄격했고, 지금도 그렇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는데, 그는 주님의 길들을 닦기 위하여 거인처럼 일했습니다. 그렇게 일하는 사람에게는 부드러움을 위한 시간이 없습니다.
요한이 요르단 강가에 있을 때 그는 자기와 메시아를 예언한 이사야의 말을 되풀이하지 않았습니까? 주님이시자 왕이신 분께로 가는 길들을 준비하기 위하여 ‘모든 골짜기는 메워지고, 모든 산과 언덕은 낮아지고, 모든 절벽은 평지가 되고, 산등성이는 골짜기가 될 것이다.’(이사40,4)
사실 요한은 내 길을 준비하기 위하여 이스라엘 전체보다 더 많은 일을 했습니다. 산들을 깎아내리고, 골짜기를 메우고, 굽은 길을 곧게 하고, 절벽을 평지로 만들어야 하는 사람은 난폭하게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선구자였고, 나보다 몇 달만을 앞서가 구속의 날에 태양(the Sun)이 높이 떠오르기 전에 모든 일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태양이 높이 떠 시온 위에서 빛나고 거기서부터 온 세상에 빛나려 하는 시간입니다. 그는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임무에 합당하게 길을 닦았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보려고 광야로 나갔습니까? 미풍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입니까? 아니면 무엇을 보려고 나갔습니까? 곱고 부드러운 옷을 입은 사람입니까? 그런 사람들은 왕궁에서 부드러운 옷을 입고 수많은 하인과 궁인들의 공손한 섬김을 받으며 살아가는데, 그들 자신도 보잘것없는 한 사람의 궁인들입니다. 여기 그런 분이 한 명 있습니다. 이분에게 궁중생활에 싫증나지 않았는지, 벼락에 맞아도, 폭풍우가 몰아쳐도, 어리석은 바람이 부서뜨리려고 기를 써도 아랑곳하지 않는 외따로 떨어진 거친 바위에 감탄하지 않는지 물어보시오. 그 바위는 참으로 꼿꼿하고, 솟구쳐 오르는 화염처럼 날카롭고, 그 봉우리는 고도(高度)의 기쁨을 선포하며 자기의 전존재로 하늘을 향하여 솟아오르며 견고하게 서 있습니다.
요한이 그렇습니다. 마나엔은 그를 그렇게 봅니다. 왜냐하면 마나엔은 삶과 죽음의 진리를 깨달았고, 비록 위대함이 거친 외양 속에 감추어져 있다 해도 그것이 진실로 존재하는 곳에서 위대함을 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요한을 보러 갔을 때 여러분은 그에게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예언자입니까? 성인입니까? 나는 여러분에게 말하겠습니다. 그는 예언자 이상입니다. 그는 많은 성인들 이상인데, 그는 ‘내가 너에 앞서 내 천사를 보내 네 길을 닦게 할 것이다’라고 쓰여 있는 사람 중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천사. 이것을 숙고하시오. 여러분은 천사들이 하느님께서 그분과 영적으로 비슷하게 창조하신 순수한 영들이고,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피조물 중 완전인 사람과, 영적인 나라와 동물적인 나라의 창조주이시며 하늘과 땅의 완전이신 하느님 사이의 매개(link)로 위치해 있다는 것을 압니다. 가장 거룩한 사람 안에도 그와 하느님 사이에 심연을 형성하는 살과 피가 있습니다. 그 심연은 사람 안에 있는 영적인 것마저 둔중하게 하는 죄의 무게로 인하여 더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광물이 피조계의 바닥에 있는 것처럼 피조계의 단계의 정점에 이르는 피조물인 천사들을 창조하셨습니다. 광물이란 땅을 이루는 먼지와 일반적인 무기물질을 말합니다. 천사들은 하느님의 생각을 반영하는 깨끗한 거울이고, 사랑으로 움직이는 자발적인 불꽃이며, 이해하려는 준비를 갖추고, 행동에 신속하고, 우리처럼 의욕하는(will) 데 있어 자유롭지만, 그들의 전적으로 거룩한 의지는 반항과 죄의 유혹을 모릅니다. 하느님을 흠숭하는 천사들,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자들, 자신들 위에서 빛나고 있는 빛과 자기들이 경배하면서 모아들이는 불을 우리에게 주는 우리의 보호자들인 천사들은 그러합니다.
요한은 예언적인 말로 ‘천사’라고 불렸습니다. 그런데 나는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모든 사람들 중에서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자라도 사람인 세례자 요한(John-man)보다 더 큽니다. 왜냐하면 하늘나라의 사람은 하느님의 아들이지 여자의 아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하늘나라의 시민이 되려고 힘쓰시오.
여러분은 서로 상대에게 무엇을 묻고 있습니까?”
“저희는 ‘요한은 하늘나라에 있게 될 것인가? 그는 어떻게 거기 있게 될 것인가?’ 하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미 영 안에서 하늘나라에 속해 있고, 죽은 다음에는 영원한 예루살렘의 가장 빛나는 태양들 중의 하나로 있게 될 것입니다. 그의 안에서 어떤 흠도 없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인하여 그렇기도 하고, 그 자신의 의지를 통하여 그렇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거룩한 목적을 위하여 자기 자신에게도 난폭했고, 지금도 난폭하기 때문입니다.
세례자부터 앞으로 계속 하늘나라는 악에 반대하는 힘과 그것을 쟁취하려는 격렬한 의지를 통하여 그것을 쟁취할 줄 아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졌고, 그 쟁취를 위한 모든 것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더 이상 율법과 예언자들만이 말하는 때가 아닙니다. 그들은 요한의 때까지 말했습니다.
이제 하느님의 말씀(the Word of God)이 말하는데, 그는 이 쟁취를 위하여 알아야 할 것은 점 하나도 감추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만일 여러분이 나를 믿는다면, 여러분은 요한을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로 보아야 합니다.
들을 귀를 가진 사람은 들으시오. 내가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그들은 마치 장터에 앉아서 자기의 동무들에게 외치는 아이들과 같습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고, 우리가 곡을 해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자, 이 세대는 말합니다. ‘마귀가 그를 도와주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할 수 있다.’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그들은 말합니다. ‘탐식가이자 주정뱅이, 세리들과 죄인들의 친구가 여기 있다.’
그렇게 하여 이 세대의 자녀들은 지혜(Wisdom)를 정당하게 평가합니다!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어린이들만이 진리를 분별할 줄 압니다. 그들 안에 악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당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회당장이 말한다.
“그래서 아직 악의가 없는 제 딸이 저희가 볼 수 없는 당신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고을과 인근 고을들에는 당신의 능력과 지혜와 친절이 넘쳐흐르는데도 그 주민들은 당신께 대한 악의만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을 저는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길들을 고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그들에게 베푸시는 선은 당신께 대한 그들의 미움을 끓어오르게 할 뿐입니다.”
“야이로, 당신은 지금 뭐라고 말하고 있소? 당신은 우리를 중상하고 있어요! 우리는 그리스도께 충실하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겁니다.”
어떤 벳사이다 사람이 말한다.
“맞아요. 우리는 충실해요. 하지만 우리의 수가 얼마나 됩니까? 예수님의 발 앞에 와 있어야 할 세 고을에서 백 명도 못되는 사람들이 왔을 뿐입니다. 여기 오지 않은 사람들 중 ―나는 남자들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절반은 적대적이고, 4분의 1은 무관심하고, 선의로 봐준다 해도 나머지 4분의 1은 올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눈에 이것은 죄가 아닙니까? 그런 증오와 악에 대한 집착은 벌을 불러오지 않겠습니까?
당신께서는 아시니 말씀해주십시오. 당신께서 침묵하신다면, 그것은 친절 때문이지 당신께서 모르시기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께서는 인내하십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무지와 연약함으로 오해합니다. 그러니 말씀해주십시오. 그래서 당신의 말씀이 무관심한 사람들만이라도 흔들어놓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악의적인 사람들은 회개하지 않고 점점 더 악해지니까요.”
“예, 그것은 죄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처벌받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선물은 결코 멸시받아서는 안 되고, 악을 행하는 데 쓰여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코라진아, 너에게 화가 있을 것이다, 벳사이다야, 너에게도 화가 있을 것이다. 너희는 하느님의 선물을 남용하고 있다! 만일 너희 안에서 행해진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행해졌다면, 그 주민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마대를 뒤집어쓰고 머리에는 재를 뿌리고 회개하며 나에게 왔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 티로와 시돈은 너희보다 더 관대하게 취급될 것이다. 너 카파르나움아, 너는 나에게 숙소를 제공한 것만으로 하늘에까지 들어 올려질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너는 지옥까지 내려갈 것이다.
만일 내가 너에게 베풀어준 기적들이 소돔에서 행해졌다면, 그들은 나를 믿고 회개했을 것이므로 지금까지 번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 날에 나는 소돔에게 더 많은 자비를 보여줄 것이다. 너는 메시아를 알고 그의 말을 들었는데도 회개하지 않았지만, 소돔은 구세주를 알지 못하고, 그의 말을 듣지 못했으며, 따라서 그의 죄는 네 죄만큼 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의로우시므로 내 말을 믿고 내 말에 복종하여 거룩하게 된 카파르나움과 벳사이다와 코라진 사람들에게는 큰 자비가 베풀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의인들이 죄인들의 멸망에 포함되는 것은 공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야이로, 당신의 딸, 시몬, 당신의 딸들, 즈카르야, 당신의 아들, 그리고 벤야민, 당신의 손자들에 대하여 내가 당신들에게 말하는데, 그들은 이미 하느님을 뵙니다. 그들에게는 악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믿음이 어른들은 가지지 못한 천상의 지혜와 사랑하기를 원하는 갈망과 합쳐져 얼마나 순수하고 활발한지 여러분은 볼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어두워져 가는 황혼녘의 하늘을 쳐다보시며 외치신다.
“하늘과 땅의 아버지, 저는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당신께서는 이것들을 지혜롭고 유식한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당신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내 아버지에 의하여 나에게 맡겨졌는데, 이것은 아들과 아들이 알려 준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나는 이것을 작은 자들, 비천한 사람들, 깨끗한 사람들에게 드러내보였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그분 자신을 이들에게 주시고, 마치 아무것도 심지 않은 땅에 떨어진 씨처럼 진리가 내려오고, 그 진리 위에 그분께서 그분의 빛을 부어 주시어 뿌리 내리고, 자라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당신께서는 나이로 어린이인 영혼이나 의지로 어린이들인 이 영혼들을 준비하시어 그들에게 진리를 알게 하시고, 그들의 믿음 안에서 나도 기뻐하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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