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사랑의 관상으로 빛나는 여인
오늘은 글라라의 축일.
그대 안에 흠뻑 빠져봅니다.
Clara, 라틴말로는
“빛나는”이라는 뜻을 가진 그대 이름.
이름만 그러하지 않고
이름만큼 빛나는 여인, 그대.
그대가 빛나는 여인이 되었던 것은
그대가 발광체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대가 빛을 받아 발하는 반사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대가 빛의 반사체가 되었던 것은
어둠에서도 빛을 알아보는 영의 눈을 가졌기 때문이고
눈을 현혹하는 이 세상의 온갖 짝퉁들 속에서
보물을 알아보는 관상의 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대가 영의 눈, 관상의 눈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그대가 가난하였기 때문이고
그대가 정결하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가 글라라를 생각하며 지은 시라면 시입니다.
역사적으로 빛나는 위대한 여인,
오늘날 Feminist들이
자기들의 대모로 여기는 여인이 글라라입니다.
이들은 글라라를 자신들이
암흑시대라고 부르는 중세시대에,
권위주의적이고 남성 중심적이며
세속적인 중세시대에,
자기가 추구하던 것들을 성취한
당찬 여인쯤으로 여깁니다.
신앙적으로 보면 이들과는 시각이 많이 다르지만
온갖 반대와 수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자기의 이상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추구함으로써
어둠 속에서 빛을 보고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한 여인이라는 면에서는
그 시각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교회가 엄청난 부와
막대한 권력을 쥐고 흔들던
지극히 세속화된 그런 시대를 살았습니다.
빛을 전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어둠이었습니다.
이런 어둠에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이단으로 떨어져 나갈 때
글라라는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그리스도의 빛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는 오늘의 고린토 서가 얘기하는
바로 그대로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이 비추어라.’
하고 이르신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을 비추시어,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나타난
하느님의 영광을 알아보는 빛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 엄청난 힘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님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어둠에서
하늘의 빛을 보는 눈,
인간의 죄악에서
그리스도의 빛을 보는 눈을
세속의 화려함 가운데서
하늘나라의 보물을 보는 눈을 가졌습니다.
그러면 그는 어떻게
이런 눈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그가 가난하였기 때문이고
탐욕으로 그의 눈이 흐려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그가 더 큰 탐욕의 소유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맛볼 수 없는
천상의 것을 욕심내는 사람이
지상의 것에 눈이 차겠습니까?
그러나 가난한 글라라에 대해서만
얘기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그러면 글라라는 여자 같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주 글라라를 女丈夫로 만듭니다.
그러나 글라라는 가난을 사랑했을 뿐 아니라
사랑을 사랑한 여인,
정결하게 사랑한 여인,
하느님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한 여인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는 복음 말씀처럼
그녀는 하느님을 무엇보다 사랑하고
그 사랑의 품안에 한없이 머무른 여인이었습니다.
그는 아녜스 축일의 찬가로 노래합니다.
“그분을 사랑할 때 그대는 정결하고
그분을 만질 때 그대는 더욱 깨끗해질 것이며
그분을 맞아들일 때 그대는 동정녀입니다.
그분은 아주 힘센 분이시며
그 너그러우심은 한량없고
너무나도 멋진 분이시고
그 사랑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모든 거동이 우아하기 그지없으신 분이십니다.
그대는 이미
그분의 품안에 들었으니,
그분은 그대의 가슴을
보석으로 꾸미셨고,
그대의 귀에 매우 값진
진주 귀걸이를 걸어주셨습니다.”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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