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1권 복음준비

하사시 1권 p197~p207[33. 동정녀의 자장가~34. 현자들의 경배1]

Skyblue fiat 2024. 11. 9. 14:23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1권 복음준비  p197~p207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33. 동정녀의 자장가

 

1944. 11. 28.

오늘 아침에 나는 말할 수 없이 유쾌하게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여전히 졸고 있었는데, 내가 늘 들어온 지극히 맑은 목소리가 느린 자장가를 아주 감미롭게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 노래는 참으로 느리고 예스러워서 마치 성탄 목가처럼 들렸다. 나는 그 곡조와 목소리를 따라가며 점점 더 그것들을 즐기다가 마침내 완전히 잠에서 깨어났다. 그때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완전히 알아차렸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왜냐하면 노래 부르는 분은 어머니셨으니까.

“안녕. 와서 행복을 누려라!”

그러자 그분께서는 나에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분의 목소리를 높이셨다.

 

그리하여 나는 그분께서 베들레헴의 집, 그분의 방에서 예수를 잠들게 하려고 어르는 데 골몰해 계시는 것을 보았다… 방안에는 마리아의 베틀과 몇 점의 바느질감들이 있었다. 나는 마리아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일을 중단했다고 생각한다. 아니 기저귀라기보다는 아기의 옷이라고 해야 옳겠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이미 여섯 달, 기껏해야 여덟 달 가량 된 아기였으니 말이다. 아마 마리아는 아기가 잠들면 다시 자기의 일을 시작하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저녁 무렵이다. 해가 지고 있고, 맑은 하늘에 많은 작은 황금빛 구름들이 있다. 양 떼들이 우리로 돌아오면서 꽃이 핀 풀밭의 마지막 풀을 뜯고 나서 주둥이를 쳐들고 울고 있었다.

아기가 막 잠들려고 한다. 그는 마치 이가 나려고 하거나 다른 사소한 불편함이라도 있는지 약간 흥분해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주 이른 아침의 희미한 빛 속에서 내가 쓸 수 있는 대로 한 장의 종잇조각에 썼던 것을 지금 여기 옮겨 쓰겠다.

 

 

“꽃이 만발한 풀밭 위의 주님의 양떼 같은 작은 금빛 구름들아,

또 다른 양 떼가 쳐다보고 있다.

그러나 만일 내가 세상에 있는 모든 양 떼들을 다 가진다 해도,

네가 항상 나에게 가장 소중한 어린양일 것이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울음을 그쳐라…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다정하고 온순한 네 눈들이.

더는 울지 마라.

사파이어 색 네 눈들은 내 마음의 별들이다.

네 눈물은 나를 울리는구나!

오! 더 이상 울지 마라…

자장, 자장, 자장, 자장, 더는 울지 마라…

천국에 있는 빛나는 모든 천사들이 네 얼굴에 도취되어

무죄한 아기인 너를 위하여 화관을 만든다.

그러나 너는 네 엄마를 위하여 울고 있구나.

엄마, 엄마, 엄마, 네 자장가를 부르게 하기 위하여

‘자장’, 자장, 자장, 자장,

더 이상 울지 마라…

하늘은 곧 붉어질 것이다. 그리고 곧 새벽이 될 것이다.

엄마는 네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잠자지 못했다. 잠이 깨면 너는 ‘엄마’ 하고 부를 테지.

그러면 나는 ‘아가’ 하고 대답하며 너에게 입 맞추고,

젖과 함께 너에게 사랑과 생명의 입맞춤을 주리라.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울음을 그쳐라…

너에게는 엄마가 꼭 필요하지, 네가 하늘을 꿈꾼다 해도.

오너라! 내 베일 아래로. 나는 너를 잠들게 해주마.

내 젖가슴은 네 베개, 내 팔들은 네 요람,

내 사랑아, 내가 네 곁에 있으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마라…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울음을 그쳐라…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겠다. 너는 내 마음의 생명이다…

아가, 자는구나… 내 가슴에 내려앉은 한 송이 꽃처럼.

아가, 자는구나… 조용히 해라!

어쩌면 아기가 자기의 아버지를 뵙고 있을지도 모르니…

이렇게 보는 것으로 내 온유한 예수의 눈물이 닦아지는구나.

아기가 잔다, 잔다, 잔다, 잔다,

아기는 더 이상 울지 않는다…”

 

이 광경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자기의 어린 것을 어르고 있는 한 어머니일 뿐이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 어머니시고, 아기는 그 아기시다! 그러므로 당신은 이 작으면서도 위대하고 매혹적인 광경에 어떤 우아함, 어떤 사랑, 어떤 순결함, 어떤 낙원이 있는지 상상할 수 있다. 그 광경을 생각만 해도 나는 몹시 행복하다. 내가 끊임없이 부르고 있는 이 곡조가 남아 있어 당신도 그것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마리아의 지극히 깨끗한 은빛 목소리를, 동정녀의 처녀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고장 난 오르간 같은 소리를 낼 것이지만, 그것은 상관없다. 나는 최선을 다하겠다. 만일 이 노래가 성탄의 구유 주위에서 불린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목가가 되겠는가!

마리아는 처음에는 나무요람을 아주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 나중에 그녀가 예수가 진정되지 않는 것을 보았을 때 그녀는 요람 곁 열린 창문 근처에 앉아 아기를 안아 무릎에 올려놓고, 그 노래의 리듬에 맞추어 천천히 흔들어주며 자장가를 두 번 되풀이했다. 그러자 예수는 자기의 작은 머리를 엄마의 가슴 쪽으로 돌리고 눈을 감고, 한 손은 그의 장밋빛 뺨 옆, 엄마의 가슴 위에 얹고, 다른 한 손은 엄마의 무릎 위에 내려뜨린 채 작은 얼굴을 따뜻한 엄마 품에 파묻고 잠들었다.

그러자 마리아는 매우 조심스럽게 일어나 예수를 요람에 내려놓고 작은 천들로 그를 덮어준다. 그녀는 파리들과 신선한 바람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베일을 펼쳐주고 그녀의 잠든 보물을 들여다보며 거기 남아 있다.

그녀는 한 손을 자기의 가슴에 얹고, 다른 손은 만일 필요하다면 흔들어줄 태세를 갖추고 요람에 기댄 채 요람 쪽으로 약간 몸을 숙이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그 동안에 어둠과 고요가 땅 위에 내려와 동정녀의 작은 방에 침투하고 있다.

 

어떤 평화이고, 어떤 아름다움인가!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

이것은 장엄한 환상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도 다른 수많은 환상들 속에서 거의 무익한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나도 안다.

그러나 이것은 나에게는 진정한 은총이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여긴다. 왜냐하면 이것은 마치 내 영혼이 어머니의 손들에 의하여 재창조된 것처럼 그것을 평온하고, 순수하고, 다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의미에서 당신도 이것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린이들’이다. 그 편이 낫다. 예수께서는 우리를 좋아하신다. 유식하고 복잡한 사람들을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생각하도록 내버려두고, 우리를 ‘유치하다’고 말하게 하라. 우리는 괘념치 않는다. 그렇지 않은가?

 

 


34. 현자들의 경배(The Adoration of the Wise Men) (1)

1944. 2. 28.

 

나의 내적인 목소리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말해주고, 네가 받으려 하는 관상들을 ‘믿음의 복음들’이라고 불러라. 왜냐하면 그것들은 너와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의 힘과 그것의 열매들을 분명하게 말해줄 것이고, 하느님에 대한 믿음 안에서 너희를 견고하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작고 하얀 베들레헴이 한 배의 병아리들처럼 별빛 아래 모여 있는 것을 본다. 두 개의 넓은 길들이 직각으로 교차한다. 길 하나는 읍내 너머로부터 이 읍내를 지나서까지 계속되고, 다른 길은 읍내를 가로질러 가지만, 더 나아가지는 않는다. 좁은 길들이 이 작은 도시 여기저기에 뚫려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도시계획은 흔적도 없다. 길들은 여기저기에 지어져 있는 집들과 지면의 뜻밖의 기복들과 건축자의 변덕들에 적응해 있다.

어떤 집들은 오른쪽을, 어떤 집들은 왼쪽을 향하여 있으며, 어떤 집들은 도로가 꺾이는 구석에 있어 결과적으로 아무런 굴곡 없이 이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이어지는 직선이 아니라 구불구불하게 풀리는 리본처럼 보인다. 이따금씩 장터나 샘으로 사용되는 작은 광장이 있고, 때로는 무턱대고 지은 집들로 인하여 더 이상 아무것도 지을 수 없는 작은 자투리 경사지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내가 머무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 그런 이상한 작은 광장들 중 하나가 있다. 광장이라면 정사각형이거나 장방형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광장은 꼭짓점이 뭉개진 예각삼각형처럼 보이는 아주 이상한 사다리꼴이다. 삼각형의 밑변들 중 가장 긴 변에 이 마을에서 가장 넓은, 낮고 넓은 건물이 있다. 밖에서 보면 지금은 닫혀 있고 두 개의 대문만이 있는 매끈하고 아무 장식도 없는 높은 담이 여기 있다.

그러나 안쪽 넓은 마당에는 이층에 많은 창문들이 있고, 그 아래에는 짚과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려 있고, 말과 다른 짐승들에게 물을 먹이기 위한 수반들이 있는 마당을 둘러싸고 회랑들이 있다. 촌스러운 회랑의 기둥들에는 짐승들을 매는 고리들이 있고, 한쪽에는 양 떼들과 타는 짐승들을 위한 넓은 헛간이 있다. 나는 이것이 베들레헴의 여관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삼각형의 다른 두 등변들에는 몇 채의 집들이 있다. 어떤 집들은 크고, 어떤 집들은 작으며, 어떤 집 앞에는 작은 정원이 있고, 어떤 집에는 없다. 왜냐하면 어떤 집들의 정면은 광장 쪽을 향하여 있고, 다른 집들은 후면이 광장을 향하여 있기 때문이다.

더 좁은 쪽, 대상들의 숙소 맞은편에는 정면 한가운데에 이층 방들로 올라가는 바깥 계단이 달려 있는 유일한 작은 집이 있다. 지금은 밤이기 때문에 모든 방들이 닫혀 있다. 지금은 심야이기에 거리들에는 아무도 없다.

나는 동방의 하늘이 몹시 아름다운 별들로 가득 차 있는 밤에 빛이 환해지는 것을 본다. 그 별들은 매우 생생하고 무척 커서 아주 가까운 것처럼 보여 나는 벨벳 같은 하늘에서 반짝이고 있는 저 꽃들을 만질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점점 더 밝아지는 빛의 출처를 보려고 눈을 든다.

달도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범상치 않은 크기의 별 하나가 베들레헴의 하늘을 향하여 움직이고 있다. 다른 모든 별들은 마치 자신들의 여왕이 지나갈 때 시녀들이 하는 것처럼 슬그머니 물러나 그 별에게 자리를 내준다. 그만큼 그 별의 광채는 다른 모든 별들을 압도한다. 안에서 하나의 태양이 비추고 있는 것과 같은 거대한 연한 사파이어처럼 보이는 항적이 하늘에서 출발하는데, 우세한 연한 사파이어 색에 황옥들의 황금빛, 에메랄드들의 초록빛, 오팔들의 우윳빛, 루비들의 피처럼 붉은 빛, 자수정들의 부드러운 반짝임들이 그 안에 섞여 있다.

땅 위의 모든 보석들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빠르고 물결치는 움직임으로 하늘을 휩쓰는 항적에 들어 있다. 그러나 우세한 색깔은 그 별의 구체로부터 발산되는 색깔인데, 그것은 베들레헴의 집들, 거리들, 땅, 구세주의 요람으로 내려와 푸르스름한 은색처럼 보이는 천국의 연한 사파이어 색이다.

이곳은 더 이상 가난한 소도시가 아니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이곳은 시골마을보다 더 작지만 말이다. 이곳은 모든 것이 은으로 되어 있는 동화 속의 환상의 도시이다. 샘들과 수조들의 물은 액체 금강석이다.

 

별은 더 밝은 광채를 내뿜으며 광장의 가장 좁은 쪽에 있는 작은 집 위에 멈춘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도, 베들레헴의 주민들도 문을 걸어 잠근 채 자고 있기 때문에 그 별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 별은 그 빛나는 맥동들을 가속하고, 꼬리를 떨며, 하늘에서 일종의 반원을 그리며, 점점 더 빨리 몸을 흔든다. 그리하여 하늘은 그 별에 이끌려가는 별들의 그물망으로 인하여, 마치 그들 자신의 기쁨을 다른 별들에게 전해주려는 듯 가장 우아한 빛깔들로 빛나는 값진 보석들로 가득한 별들로 인하여 더 밝아진다.

그 작은 집은 보석들의 액체 불에 의하여 변형된다. 작은 옥상의 지붕, 우중충한 돌층계, 작은 문은 금강석과 진주 가루를 뿌린 순 은괴와도 같다. 땅 위의 어떤 왕궁도 천사들과 하느님의 어머니에게 쓰이기 위하여 지어진 이 계단과 같은 것을 가지고 있거나 가질 수 없을 것이다. 티 없는 동정녀의 작은 발들, 하느님 옥좌의 발판들 위에서 쉬도록 되어 있는 그 작은 발들은 이 눈부신 흰빛 위에 놓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정녀는 알지 못한다. 그녀는 자기 아들의 요람 곁에서 깨어 기도하고 있다. 그녀의 영혼에는 그 별이 물질적인 것들을 꾸미고 있는 광채를 능가하는 광채들이 있다.

 

간선도로에서 한 행렬이 다가오고 있다. 마구를 단 말들이 사람의 손에 끌려오고, 단봉낙타들과 쌍봉낙타들이 사람을 태우거나 짐들을 싣고 오고 있다. 그것들의 발굽들은 급류의 물이 돌들에 부딪쳐 흐르는 것 같은 소리를 낸다.

그들이 광장에 이르자, 그들 모두가 걸음을 멈춘다. 행렬은 그 별의 비춤을 받아 환상적으로 빛난다. 대단히 호화로운 탈 짐승들의 마구들, 탑승자들의 옷들, 그들의 얼굴들, 그들의 짐들 모든 것이 반짝이고 있는데, 그 별의 빛은 금속들, 가죽들, 비단들, 보석들, 짐승들의 털 빛깔들의 화려함을 증가시킨다. 눈들은 빛나고 입들은 미소 짓고 있다. 왜냐하면 다른 광채 즉 초자연적인 기쁨의 광채가 그들의 마음속에서 빛나기 때문이다.

종들이 짐승들을 끌고 대상들의 숙소로 가는 동안 여행단의 세 사람이 각기 타고 있던 짐승들에서 내린다. 그러자 한 종이 즉시 짐승들을 다른 곳으로 끌어가고, 세 사람은 그 집을 향하여 걸어간다. 그들은 가서 이마를 땅에 대고 엎드려 땅에 입 맞춘다. 대단히 호화로운 그들의 복장이 말해주듯이 그들은 권력자들임이 분명하다.

 

그들 중 피부색이 매우 짙은 한 사람은 낙타에서 내리자마자 순수한 밝은 비단으로 지어진 화려한 옷(sciamma)으로 몸을 감싼다. 그는 허리에 호화로운 허리띠를 두르고 있는데, 자루가 보석으로 장식된 단검 혹은 검이 거기 매달려 있다.

훌륭한 말들에서 내린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노란색이 우세한 매우 아름다운 줄무늬 옷감으로 지은 옷을 입고 있다. 그 옷은 두건과 끈이 달린 성직자의 겨울옷 같은데, 그 끈은 아주 화려한 자수로 인하여 한 점의 선세공 작품처럼 보인다.

세 번째 사람은 발목을 맨 넓고 긴 바지 위에 헐렁한 비단 셔츠를 입고 있다. 그는 아주 고운 숄을 두르고 있는데, 꽃무늬들이 어찌나 화사한지 그것은 마치 꽃이 만발한 화단과도 같다. 그는 머리에 금강석들이 박힌 작은 사슬로 고정되어 있는 터번을 쓰고 있다.

구세주께서 계시는 집에 경배한 그들은 일어나 대상들의 숙소로 가 종들로 하여금 문을 두드려 그것을 열게 한다.

여기서 환상이 끝난다. 그것은 여섯 시간 후 동방 박사들이 예수께 경배하는 광경으로부터 다시 시작된다.

 

 

지금은 낮이다. 태양이 오후의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세 명의 동방박사들의 하인들 중 한 명이 광장을 가로질러 작은 집의 층계를 올라가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온 다음 여관으로 돌아간다.

세 박사들이 각기 자기 자신의 하인들을 뒤따르게 하고 밖으로 나와 광장을 가로질러간다. 드물게 지나가는 행인들이 점잖게 아주 천천히 지나가는 위엄 있는 인물들을 쳐다본다. 하인이 밖으로 나온 지 족히 15분은 경과했다. 그래서 작은 집에 사는 사람들이 손님맞이를 위하여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

박사들은 지난밤보다 훨씬 더 호화로운 옷을 입고 있다. 그들의 비단들은 빛나고, 보석들은 반짝이고, 훨씬 더 값진 조각들로 뒤덮인 값비싼 깃털장식 다발이 터번을 쓴 사람의 머리 위에서 흔들리며 반짝인다.

한 명의 종이 전체에 상감 세공을 한 궤를 들고 있는데, 그것의 테두리에는 온통 금이 박혀 있다. 두 번째 종은 훨씬 더 정교하게 마감된 순금 뚜껑으로 덮인 아름다운 잔을 들고 있다. 세 번째 종은 역시 금으로 만들어진 넓고 낮은 일종의 암포라를 들고 있는데, 그 뚜껑은 꼭대기에 금강석이 박힌 피라미드처럼 생겼다. 선물들은 무거워 보인다. 왜냐하면 종들 특히 궤를 든 하인이 힘들게 운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박사가 계단을 올라가 안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길에서 집 뒤에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태양을 향하여 열린 창문을 통하여 뒤쪽의 작은 정원이 보인다. 다른 두 벽들에 문들이 있는데, 집주인들인 남자와 여자가 있다. 몇 명의 소년들과 더 어린 아이들이 그들 사이로 곁눈질한다.

 

마리아는 무릎 위에 아기를 안고 앉아 있고, 요셉은 그녀의 곁에 서 있다. 그녀는 박사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자기도 일어나 절한다. 그녀는 흰옷을 입고 있다. 목에서부터 발까지, 양어깨에서 가는 손목들까지 감싼 단순한 흰옷을 입은 그녀의 자태는 참으로 아름답다. 몇 갈래로 땋은 금발머리와 감동하여 더 발그레한 얼굴, 그녀의 입이 “하느님께서 당신들과 함께 계시기를” 하고 인사하는 동안에 부드럽게 미소 짓는 눈들은 실로 아름답다. 세 동방 박사는 깜짝 놀라 한 순간 멈칫했다가 앞으로 나아가 그녀의 발 앞에 엎드린다. 그들은 그녀에게 앉기를 청한다.

그녀가 권하는데도, 그들은 편히 앉지 않는다. 그들은 발뒤꿈치에 의지해 무릎 꿇고 있다. 그들 뒤에 있는 세 명의 종들 역시 무릎을 꿇고 문지방 바로 뒤에 있다. 그들은 각기 들고 있던 세 가지 선물을 박사들 앞에 내려놓고 지금 기다리고 있다.

 

세 현자들이 아기를 응시한다. 아기는 매우 쾌활하고 튼튼한데, 나는 그가 생후 9개월에서 12개월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기 엄마의 무릎 위에 앉아 미소 지으며 작은 새소리와도 같은 맑은 목소리로 재잘거린다.

그는 자기 엄마처럼 온통 흰옷을 입고 있고, 자기의 작은 두 발에 조그마한 샌들을 신고 있다. 그의 옷은 매우 소박한 작은 튜닉인데, 끊임없이 움직이는 발들과 무엇이든 잡으려 하는 포동포동한 손들과 특히 아주 예쁜 작은 얼굴이 그 위로 나와 있다. 그 얼굴에서 두 개의 군청색 눈들이 빛나고, 양 볼에 보조개들을 가진 예쁜 입은 웃을 때면 최초의 작은 치아들을 보여준다. 그의 예쁜 작은 컬들은 어찌나 빛나고 부드러운지 마치 금가루 같다.

 

박사들 중 가장 연장자가 그들 모두를 대표하여 말한다. 그는 작년 12월 어느 날 밤에 그들은 비범한 광채를 띤 새 별이 하늘에 나타난 것을 보았다고 마리아에게 설명한다. 천체도들은 결코 그 별을 표시하거나 언급하지 않았다. 그 별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것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품에서 태어나 복된 진실, 하느님의 한 비밀을 사람들에게 말해주려고 출현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에 주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영혼들은 진흙 속에 깊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눈을 하느님을 향하여 들지 않았고, 그분께서 불의 별들로 천공에 쓰시는 말씀들을 읽을 줄도 몰랐다. 그분께서는 영원히 찬미 받으시기를!

 

그들은 그것을 보았고, 그것의 의미를 알아들으려고 애썼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허락하는 평소의 짧은 잠을 기꺼이 포기하고, 심지어 음식 먹는 것도 잊고, 황도를 연구하는 데 전적으로 헌신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별들의 결합들, 시간, 계절, 경과한 시간과 천문학적 결합들의 계산으로 그 별의 이름과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것의 이름은 ‘메시아’였고, 그것의 비밀은 ‘메시아께서 우리의 세상에 오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분께 경배하려고 출발했다. 그들 각자는 다른 이들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산들을 넘고, 사막들을 가로지르고, 계곡들과 강들을 따라 밤에 여행하여 팔레스티나 쪽으로 왔다. 왜냐하면 그 별이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구의 다른 세 지점들로부터 그들 각자를 위하여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사해 너머에서 만나게 되었다. 하느님의 뜻이 그들을 그곳에 모아놓으셨다. 그렇게 하여 그때 그들은 함께 나아왔다. 각자 자기 자신들의 언어로 말하는데도 서로를 이해하면서 말이다. 영원하신 아버지의 기적에 의하여 그들은 각 나라의 언어를 알아듣고 말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함께 예루살렘으로 갔다. 왜냐하면 메시아는 예루살렘의 왕, 유다인들의 왕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별은 그 도시의 상공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래서 그들은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을 느꼈고, 자기들이 하느님을 뵐 자격을 잃었는지 자신들을 성찰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들의 양심에 거리낌이 없음을 확신했을 때 자기들이 경배하러 온 유다인들의 왕이 어느 궁궐에서 태어나셨는지 물으려고 헤로데 왕에게 문의했다.

그러자 왕은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불러 모아 메시아가 어디에서 태어날 것인지 그들에게 물었고, 그들은 ‘유다의 베들레헴에서’라고 대답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베들레헴을 향하여 왔다. 그들이 성도를 떠나자마자 별은 다시 그들에게 나타났고, 그들이 베들레헴에 도착하기 전날 밤에는 더 밝게 빛났다. 하늘이 온통 불타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그 광채들로 다른 별들의 모든 빛을 집어삼키며 이 집 위에서 멈췄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 태어나신 아기 하느님께서 여기 계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지금 그들은 자신들의 선물들을 드리며 그분께 경배하고 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마음 즉 하느님께서 자기들에게 내려주신 은총으로 인하여 그분을 끊임없이 찬미하고, 그들이 거룩하신 인간 몸을 지금 뵙고 있는 그분의 아들도 사랑하기를 결코 그치지 않을 자신들의 마음들을 드리고 있다. 그들은 나중에 헤로데 왕에게로 돌아갈 작정인데, 그 이유는 그 왕도 그분께 경배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임금님께서 가지시기에 합당한 황금과, 한 하느님께 합당한 유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당신의 아기는 하느님이심과 동시에 사람이시기도 하여 불가피한 죽음의 법과 함께 육체와 인생의 쓰라림을 경험할 것이므로 몰약이 있습니다. 저희의 영혼들은 사랑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이런 말씀들을 입 밖에 내지 않고 싶고, 그분의 육체가 그분의 영혼과 같이 영원하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부인, 만일 저희의 저술들과 특히 저희의 영혼들이 맞는다면, 그분께서는 당신의 아드님, 구세주,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에 결국 세상을 구원하기 위하여 세상의 악을 짊어지셔야 할 터인데, 그 죄의 벌들 중의 하나가 죽음입니다. 이 몰약은 그 시간을 위한 것으로서, 그분의 거룩하신 육체가 부패에 굴복하지 않고 그 부활 시까지 그 완전성을 보존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선물로 인하여 그분께서 저희를 기억하시고, 그분의 나라에 들어가도록 그들에게 허락하심으로써 그분의 종들을 구원해주시기를.

그런데 어머니, 당신께서는 저희가 거룩하게 되도록 당신의 아기를 저희의 사랑에 맡겨주시겠습니까? 저희가 그분의 발들에 입 맞추는 동안에 그분의 하늘의 축복이 저희 위에 내리도록 말입니다.”

 

현자의 말로 인하여 생겼던 공포를 극복하고, 애절한 암시의 슬픔을 미소로 감춘 마리아가 아기를 맡긴다. 그녀가 아기를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의 팔에 안겨주자 그가 아기에게 입 맞추고, 아기의 포옹을 받고나서 다른 두 사람에게 아기를 건네준다.

예수는 웃으며 세 박사들의 가는 사슬들과 옷의 술들을 가지고 논다. 그리고 그는 노랗고 반짝이는 물건이 가득 찬 열려 있는 보석 상자를 신기한 듯이 바라본다. 그는 몰약 그릇 뚜껑의 빛나는 꼭지에 햇빛이 비쳐 생긴 무지개를 보고 웃는다.

 

그 다음에 그들이 아기를 마리아에게 돌려주고 일어서자 그녀도 일어선다. 가장 젊은 박사가 종들에게 명령을 내리자 그들이 나간다. 그들은 서로에게 절한다. 세 박사들은 잠시 동안 대화를 계속한다. 그들은 차마 이 집을 떠나려고 결심하지 못한다. 그들의 눈에서 눈물이 반짝인다. 마침내 마리아와 요셉의 배웅을 받으며 그들이 문 쪽으로 향한다.

아기가 내려가 세 사람 중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의 손을 잡으려 한다. 이렇게 그가 한 손은 마리아의 손을, 다른 한 손은 박사의 손을 잡고 걷자 그들 두 사람은 아기의 걸음을 인도하기 위하여 몸을 숙인다. 예수는 모든 어린이들과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걸음걸이로 걸으며, 해로 인하여 생긴 바닥의 띠를 자기의 작은 발들로 차면서 웃는다.

 

그들이 문지방에 이르렀을 때 ―이 방의 길이는 집 전체의 길이와 같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는 다시 한 번 무릎 꿇고 예수의 발에 입 맞추며 하직인사를 한다. 마리아는 아기 위로 몸을 숙여 그의 손을 잡아 동방박사 각자의 머리 위에서 축복의 손짓을 하도록 이끈다. 그것은 이미 마리아가 인도하여 예수의 작은 손가락들이 긋는 십자 성호이다.

세 사람은 계단을 내려간다. 행렬이 거기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말들의 장식들이 지는 해의 빛을 받아 반짝이고, 이 이례적인 광경을 구경하려고 사람들이 작은 광장에 모여 있다.

예수가 손뼉 치며 웃는다. 그의 엄마는 아기를 들어 올려 층계참의 넓은 난간에 기대놓는다. 그녀는 아기를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한 팔로 그를 가슴에 안고 있다. 요셉은 박사들과 함께 내려가 그들이 말들과 낙타에 올라타는 동안에 등자를 잡고 있다.

 

주인들과 하인들은 지금 말이나 낙타에 올라앉자 출발신호가 내려진다. 세 사람은 마지막 경배를 드리느라 그들이 탄 짐승들의 목에 이르기까지 절하자, 요셉도 인사한다. 마리아도 절하고 나서 예수의 손을 이끌어 작별과 축복의 손짓을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