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4권 공생활 둘째해(하)

하사시4권 [269. 세례자 요한의 죽음의 소식]

Skyblue fiat 2025. 6. 19. 07:14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4권 공생활 둘째 해(하)1 p300~p308
 
 


269. 세례자 요한의 죽음의 소식

1945. 9. 4.

예수께서 몇 사람의 병자들을 고치고 계시는데, 마나엔만이 그분의 곁에 있다. 이른 아침 시간에 그들은 카파르나움의 집 그늘진 정원에 있다. 마나엔은 지금 값진 허리띠도 차고 있지 않고, 아마에 금으로 만든 얇은 테도 두르고 있지 않다. 그의 옷은 모직 끈으로 졸라매져 있고, 두건은 얇은 천으로 졸라매져 있다. 예수께서는 집에 계실 때 늘 그러하시듯 맨머리로 계신다.

예수께서는 병자들을 고치시고 위로하시는 일을 마치신 다음 마나엔과 함께 위층 방으로 올라가셔서 두 분 모두 야산 쪽으로 난 창턱 위에 앉는다. 반대쪽은 햇볕이 들어, 비록 삼복은 얼마 전에 지났지만 아직은 매우 덥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포도수확이 시작되겠군요.”
마나엔이 말한다.

“그렇소, 그 다음에 장막절이 지나면… 곧 겨울이 오겠지요. 당신은 언제 떠날 작정이오?”

“흠!… 저는 여기를 떠나지 않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세례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헤로데는 약합니다. 만일 누군가가 그에게 좋은 감화를 주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는 좋아지지는 않을지라도 적어도… 피에 굶주려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게 지혜롭게 조언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 그 여자!…

그러나 저는 당신의 사도들이 돌아올 때까지 여기 남아 있고 싶습니다. 저는 저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저에게는 약간의 영향력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선의 길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깨달은 후에는 종전에 비하여 제 영향력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요. 그러나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기다리고 계시는 제자들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완전히 따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용기를 가지고 싶습니다. 언젠가 제가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서민이 아닌 저희는 당신을 따르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왜냐하면 당신들의 시시한 재산의 촉수들이 당신들을 붙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해 부자는 아니지만, 학식이 있거나 그렇게 되려고 하는 몇몇 사람들을 제가 아는데, 그들도 오지 않습니다.”

“그들도 보잘것없는 재산의 촉수에 붙들리기 때문입니다. 돈에 있어서만 부유한 것은 아닙니다. 지식의 재산도 있습니다. 솔로몬과 함께 ‘헛되고, 또 헛되다. 세상만사가 헛되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런 고백은 코헬렛199) 전도서)에서 물질적으로는 별로 많이 반복되거나 확장되지 않지만, 깊이 있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당신은 그것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인간의 지식은 헛된 것입니다. 인간적인 지식만을 늘리는 것은 ‘영혼의 고뇌이고 고통이며, 지식을 늘리는 사람은 고뇌도 늘리기’ 때문입니다. 사실이 그렇다는 것을 나는 분명히 당신에게 말하겠습니다. 만일 인간적인 지식이 초자연적인 지혜와 하느님께 대한 거룩한 사랑으로 지탱되고 굴레가 씌워진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나는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쾌락은 헛된 것입니다. 그것은 지속되지 않고, 타고 난 다음에는 빨리 사라지고, 뒤에는 재와 공허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사업으로 모은 재산도 그 소유자가 죽으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게 되고, 그것으로 죽음을 물리칠 수 없기 때문에 헛됩니다. 여자로만 보고 여자로 갈망하는 한 여자도 헛됩니다.

그래서 헛되지 않은 유일한 것은 하느님께 대한 거룩한 두려움과 그분의 계명에 복종하는 것, 육체만이 아니고 제2의 본성인 영적인 본성도 가진 존재인 사람의 지혜라고 우리는 결론짓게 됩니다. 그렇게 추론하고 기꺼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모든 보잘것없는 재산의 촉수를 부숴버리고 태양(the Sun)을 향하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말씀들을 기억하기를 원합니다. 지난 며칠간 당신께서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저에게 주셨습니까! 이제 저는 그 추악한 궁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곳은 바보들에게나 밝고, 강하고, 자유로운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불행이고, 감옥이고, 어둠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가장 좋은 것을 기다리면서 더 낫게 살 수 있게 해주는 보물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전적으로 당신의 것이 되는 것인 최선에 이를 수 있을까요?”

“그렇소, 당신은 이르게 될 거요.”

“언제요? 내년입니까? 더 나중입니까? 아니면 제가 늙어서 현명하게 될 때입니까?”

“몇 시간 동안 영적으로 성숙하고 의지가 완전하게 되면, 당신은 그 경지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마나엔은 생각에 잠긴 채 질문하는 듯 예수를 쳐다본다… 그러나 그는 다른 질문을 하지는 않는다.

침묵이 흐른다. 그러다가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당신은 베타니아의 라자로와 가까이 지낸 적이 있소?”

“없습니다, 선생님. 저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해도, 저는 그것을 우정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아시지요… 저는 헤로데와 함께 있는데, 헤로데는 그를 싫어합니다. 그러니…”

“라자로는 이제 그런 것들을 초월하여 당신을 하느님 안에서 볼 것입니다. 당신은 동료 제자로서 그를 가까이 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저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흥분한 목소리들이 정원에서 들려온다. 그들은 초조해하며 묻는다.
“선생님! 선생님! 당신께서는 여기 계십니까?”

듣기 좋은 여주인의 목소리가 대답한다.
“그분께서는 위층 방에 계십니다. 댁들은 누구십니까? 병자들입니까?”

“아닙니다. 요한의 제자들입니다. 저희는 나자렛의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예수께서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미시며 말씀하신다.
“평화가 당신들에게 있기를… 오! 당신들이군요? 들어오시오!”

그들은 세 사람의 목자인 요한, 마티아, 시메온이다.

“오! 선생님!”

그들은 머리를 들고 슬픔에 가득 찬 얼굴을 드러내 보이며 말한다. 예수를 뵙는데도 그들의 표정이 밝아지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방을 나와 옥상으로 그들을 맞이하러 나가신다. 마나엔이 예수를 뒤따라온다. 그들은 계단이 햇볕 드는 옥상과 연결되는 지점에서 만난다.
세 사람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입 맞춘다.


그 다음에 요한이 그들 모두를 대신하여 말한다.
“주님, 저희는 당신의 유산이니 지금 저희를 받아들여주십시오.”
눈물이 이 제자와 그의 동료들의 얼굴에 쏟아져 내린다.

예수와 마나엔이 동시에 외친다.
“요한은?”

“그분은 살해되셨습니다…”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는 요한의 그 말은 세상의 다른 모든 소음을 압도하는 격렬한 외침이다. 그 말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들을 모두 아연실색하게 한다. 땅이 그 말을 듣고 놀라 모든 소음을 중단시키는 것 같다.

그만큼 한동안 동물들과 잎이 무성한 나무들과 공중에 깊은 침묵이 흐르고, 부동자세가 이어진다. 비둘기들은 구구거리는 소리를 멈추고, 티티새는 그들의 뮤지컬 연주를 중단하고, 참새들도 짹짹거리는 그들의 합창을 중단하고, 예기치 않게 발성기관이 고장 나기라도 한 듯 날카롭게 울어대던 매미들도 갑자기 잠잠해진다. 그 동안에 비단 스치는 소리와 말뚝 긁히는 소리와 같은 소리를 내며 포도나무와 다른 나무들의 잎을 어루만지던 바람도 갑자기 잠잠해진다.

예수의 얼굴은 상아처럼 창백해지고, 그분의 두 눈은 커지면서 눈물이 글썽거린다. 그분께서는 양팔을 벌리면서 말씀하시는데, 그 목소리는 떨리지 않게 하려고 애쓰신 나머지 깊이 있게 들린다.

“정의의 순교자인 내 선구자에게 평화.”

그분께서는 양팔을 열십자로 교차시키시고 마음을 모아 기도에 집중하신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성령과 세례자의 영혼과 일치하여 기도하시는 것이다.

마나엔은 감히 아무런 몸짓도 하지 못한다. 예수와는 반대로 그는 분노의 발작으로 인하여 얼굴이 시뻘게진다. 그 다음에 그는 온몸이 뻣뻣해지고, 그의 흥분이 자기의 옷끈을 잡아당기는 오른손과 무의식적으로 단도를 찾는 왼손의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그러다가 마나엔은 ‘온유하신 메시아 곁의 온유하신 선생님의 제자’가 되기 위하여 자기가 무기들을 포기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한 자신의 약한 마음을 한탄하며 머리를 흔든다.

예수께서는 다시 입을 여시고, 눈을 뜨신다. 그분의 얼굴 표정과 두 눈과 목소리가 다시 그분께 일상적인 숭고한 위엄을 되찾아드린다. 지금 평화로 완화되는 깊은 침통함만이 그분께 맴돌고 있을 뿐이다.

“와서 나에게 말해주시오. 당신들은 오늘부터 내 제자들이오.”

그분께서는 그들을 방으로 불러들이신 다음 문을 닫고 커튼을 반쯤 쳐서 햇빛을 완화하고 세례자의 죽음의 고통과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분위기를 만드신다. 그것은 그의 완전한 생애와 부패한 세상 사이를 분리시키는 칸막이를 만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말하시오.”
그분께서 그들에게 명하신다.

마나엔은 여전히 아연실색한 채로 있다. 그는 이들과 함께 있지만 단한마디의 말도 입 밖으로 내놓지 않는다.

“그것은 잔칫날 저녁이었습니다… 사건은 갑작스레 일어났습니다… 바로 두 시간 전만 해도 헤로데는 요한과 이야기를 나누고 아주 부드럽게 그분을 돌려보냈었습니다… 그리고 살인, 순교, 범죄, 영광스럽게 됨…이 있기 직전에도 헤로데는 하인을 시켜 갇혀 있는 요한에게 시원한 과일들과 진귀한 술들을 보냈었습니다. 요한은 그 모든 것을 저희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분은 자기의 엄격한 생활을 전혀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 저희만 있었던 이유는 마나엔 덕분에 저희가 궁궐에 들어가 주방 하인과 마구간에서 마필 관리사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은총이었습니다. 저희가 항상 우리 요한을 볼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요한과 저는 주방에 있었고, 시메온은 손님들의 말을 잘 보살피도록 마구간 하인들을 감독하고 있었습니다… 궁궐에는 요인들, 군대의 우두머리들, 갈릴래아의 유력자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헤로디아는 그날 아침에 헤로데와의 심한 말다툼 후에 자기의 방들에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마나엔이 끼어든다.

“그런데 그 하이에나는 언제 왔나요?”

“이틀 전에요. 예기치 않게… 그 여자는 왕에게 자기는 왕과 멀리 떨어져서 살 수 없고, 그의 생일잔치에 자리를 비울 수는 없다고 말했답니다. 여느 때처럼 독사이자 마술사와도 같은 그 여자는 헤로데를 웃음거리로 만들었습니다… 그날 아침 이미 술과 음란으로 취해 있으면서도 헤로데는 소리소리 지르며 그 여자가 청하는 것을 주기를 거절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요한의 목숨이었다는 것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 여자는 거만하게 자기의 방들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헤로데가 값진 쟁반들에 담아 보낸 훌륭한 요리들을 돌려보냈었습니다. 그 여자는 과일로 가득한 값진 쟁반만을 받고, 그 대신 약물을 탄 포도주 한 암포라를 헤로데에게 보냈었습니다… 모두가 중독되었습니다… 그 여자의 악랄한 도취적 성격은 그를 중독시켜 그 범죄를 저지르게 하고도 남았습니다.

식탁 시중을 들던 하인들을 통하여 저희가 알게 되었는데, 판토마임 배우들의 춤 후에, 아니 그 춤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중에 살로메가 갑자기 춤추며 연회장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판토마임 배우들은 왕녀 앞에서 물러나 벽들에 찰싹 달라붙었습니다.

저희는 그녀의 춤이 완벽했다고 들었습니다. 음란하고 완벽했다고요. 손님들에게 어울리는… 헤로데는…오! 근친상간의 새로운 욕망이 그의 마음속에서 끓어오르고 있었을 겁니다.

그 춤이 끝나자 헤로데는 살로메에게 열정적으로 말했습니다. ‘너는 춤을 아주 잘 추었다. 내가 맹세하는데, 너는 상 받을 자격이 있다. 나는 맹세코 그것을 너에게 주겠다. 나는 네가 나에게 청하는 것은 무엇이라도 주겠다고 맹세한다. 나는 모든 손님들 앞에서 그것을 맹세한다. 그리고 왕의 말은 맹세가 없어도 충실하다. 네가 원하는 것을 청해라.’

그러자 살로메는 당혹스럽고, 순진하고, 정숙하고, 그렇게도 많은 외설적인 몸짓들을 보인 후에 얌전한 체하며 베일로 몸을 감싸며 말했습니다. ‘대왕이시여, 저에게 잠시 숙고할 시간을 주십시오. 대왕님의 성총이 저를 감동시켰으니, 저는 물러갔다가 다시 오겠습니다.’ 그 다음에 그녀는 나가서 자기의 어머니에게 갔습니다. 셀마가 저에게 말해주었는데, 그녀는 웃으면서 들어와서 말했답니다. ‘어머니, 당신이 이겼어요, 그 쟁반을 저에게 주세요.’

그러자 헤로디아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며 자기가 전에 보관했던 쟁반을 그 소녀에게 주라고 노예에게 명령하면서 말했답니다. ‘가서 그 밉살스러운 머리를 가지고 돌아오너라. 그러면 나는 진주들과 금으로 너에게 옷 입혀주마.’

그러자 셀마는 공포에 질려 시키는 대로 했답니다… 살로메는 춤추며 연회장으로 다시 들어와 왕의 발 앞에 엎드리며 말했습니다. ‘여기 대왕님께서 제 어머니와 저를 사랑하신다는 징표로 제 어머니에게 보내셨던 이 쟁반에 요한의 머리를 담아주십시오. 만일 그 춤이 대왕님을 그토록 기쁘시게 했다면, 그 다음에 저는 다시 한 번 춤추겠습니다.
저는 승리의 춤을 추겠습니다! 제가 이겼으니까요! 임금님, 저는 당신을 이겼습니다! 대왕님! 제가 생명을 이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

이것이 그 여자애가 한 말인데, 친구인 술 따르는 사람이 저희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헤로데는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키느냐, 아니면 정의를 지키느냐라는 두 가지 갈망 앞에서 어쩔 줄 모르고 당황스러워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원래 불의한 사람이라 의로울 수 없었습니다. 그는 왕좌 뒤에 서 있는 형리에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자 그는 살로메가 쳐들고 있는 양손에서 쟁반을 받아 들고 연회장에서 아래층 방들로 내려갔습니다. 요한과 저는 그가 마당을 가로질러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직후에 저희는 ‘살인자들!’이라고 외치는 시메온의 고함을 들었습니다. 그 다음에 저희는 형리가 쟁반에 머리를 담아 가지고 다시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신의 선구자 요한이 죽은 것이었습니다…”

“시메온, 당신은 요한이 어떻게 죽었는지 나에게 말해줄 수 있겠소?”

예수께서 감시 후에 물으신다.

“예, 그분은 기도드리고 있었습니다… 전에 그분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머지않아 두 사자들이 돌아올 터인데, 그때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믿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돌아오기 전에 내가 죽는다면, 죽음이 임박한 사람인 내가 너에게 ‘나자렛의 예수는 진짜 메시아시다’라고 말하여 네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을 되풀이하게 했다는 것을 기억해라.’ 그분은 항상 당신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형리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요한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습니다. 그분은 일어나서 말했습니다. ‘너는 내 목숨만을 빼앗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불변의 진리는 악을 행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그분이 저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하는데, 요한이 서 있는 동안에 형리가 무거운 칼을 휘둘렀고, 머리가 몸통에서 떨어지며 피가 콸콸 쏟아져 나와 그분의 염소 가죽옷을 붉게 물들였고, 그분의 마른 얼굴은 백지장처럼 희어졌습니다. 그분의 부릅뜬 두 눈은 살아서 비난하고 있었습니다. 머리는 제 발 앞까지 굴러 왔습니다…

저는 너무나 큰 고통으로 인하여 까무러쳐서 요한의 몸과 동시에 쓰러졌습니다… 그 후… 혜로디아가 그 머리를 난도질한 다음에 그것을 개들에게 던졌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즉시 그것을 거두어 값진 베일로 몸통에 붙여놓았습니다. 밤에 저희는 시체를 다시 맞추어 마케루스 바깥으로 옮겼습니다. 동틀 무렵에 저희는 가까운 아카시아 숲에서 다른 제자들의 도움을 받아 시체에 방부처리를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시체를 도로 빼앗겨 그것은 다시 난도질당했습니다… 그 여자는 요한의 시체를 없앨 수 없었고, 그를 용서할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여자의 노예들은 죽음이 두려워 재칼들보다 더 사납게 그 머리를 저희에게서 빼앗아갔습니다. 마나엔, 당신이 그곳에 계셨다면!…”

“내가 거기 있었다면… 그러나 그 머리는 그 여자에게 저주가 되니… 선구자의 영광에는 아무 손상이 없겠네요. 비록 몸이 난도질되었다 해도. 그렇지요, 선생님?”

“그렇소. 개들이 그 머리를 손상시켰다 해도, 그의 영광은 변함없을 거요.”

“그분의 말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비록 일그러지고 난도질당했다 해도 그분의 눈은 여전히 말하고 있습니다. ‘너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러나 저희는 그분을 잃었습니다!”

마티아가 말한다.

“저희는 이제 당신의 제자들입니다. 그분이 그렇게 말했고, 당신께서 이미 알고 계신다고 저희에게 말했으니까요.”

“그렇소. 몇 달 전부터 당신들은 내 제자였소. 당신들은 어떻게 왔소?”

“천천히 걸어서 왔습니다. 그것은 모래밭들의 열기와 뙤약볕 등등 멀고도 힘든 여행길이었는데, 심적 고통으로 인하여 훨씬 고통스러웠습니다. 저희는 약 이십 일쯤 걸었습니다…”

“지금은 쉬시오.”

마나엔이 묻는다.


“헤로데가 내 부재를 의아해하지 않았나요?”

“왜요? 그가 처음에는 짜증내고, 나중에는 화냈습니다. 하지만 화가 가라앉자 그는 ‘재판관이 한 명 줄었군’ 하고 말했습니다. 술을 따르는 저희의 친구가 저희에게 말해준 것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재판관 한 명이 줄었다고! 하느님께서 그의 재판관이신데, 그것으로 충분하오. 우리가 자는 곳으로 갑시다. 당신들은 피로에 지쳤고 먼지를 뒤집어썼는데, 당신들의 동료들의 옷과 샌들이 있으니 그것들을 사용하시오. 한 사람의 것은 모든 사람의 것이오. 마티아, 당신은 키가 크니 내 옷 중 하나를 입으면 되오.

우리는 나중에 옷을 마련해주겠소. 오늘은 안식일 전날이기 때문에 저녁나절에 내 사도들이 돌아올 거요. 다음 주에는 이사악이 그의 제자들과 함께 올 거고, 그 다음에는 벤야민과 다니엘이 올 거요. 엘리야와 요셉과 레위는 장막절 후에 여기 올 거요. 다른 사람들이 열두 사도들과 합류할 때가 되었소. 지금은 가서 쉬시오.”

마나엔이 그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온다. 예수께서는 마나엔과 함께 계신다. 그분께서는 팔꿈치를 무릎에 얹으시고 손으로 기울인 머리를 괴고, 눈에 띄게 슬퍼하시며 생각에 잠기신 채 앉아 계신다. 마나엔도 미동도 없이 탁자 옆에 앉아 있다. 그는 침울하다. 그의 얼굴은 폭풍우 그 자체이다.

한 동안 시간이 흐른 후에 예수께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시며 말씀하신다.

“그런데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생각이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마케루스에 남아 있으려고 했던 계획은 이제 끝났습니다. 그러나 저는 알아내기 위하여… 제가 배운 대로 당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궁중에 머물러 있고 싶습니다.”

“당신은 지체 없이 나를 따르는 편이 더 좋을 거요. 그러나 나는 당신에게 강요하지 않겠소. 당신은 올 것이오. 옛 마나엔이 속속들이 파괴되고 나면 말이오.”

“저는 그 여자에게서 그 머리를 빼앗아오기를 원하기도 합니다. 그 여자는 그것을 가질 자격이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시며 솔직하게 말씀하신다.

“당신은 인간의 재산에 대하여 아직 죽지 않았소. 그러나 당신은 나에게 여전히 소중하오. 내가 기다려야 할지언정 나는 내가 당신을 잃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소. 나는 기다릴 줄 아오…”

“선생님, 저는 당신을 위로해드리기 위하여 저의 후한 마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께서는 고통당하고 계시니까요. 저는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소. 나는 고통당하고 있소. 아주 많이!”

“오로지 요한 때문입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께서는 그분이 평화 안에 있다는 것을 아시니까요.”

“나는 그가 평화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나는 그를 내 가까이에서 감지하오.”

“글쎄요, 그 다음에는요?”

“그 다음!… 마나엔, 새벽 다음에는 무엇이 옵니까?”

“낮이지요, 선생님. 당신께서는 그걸 왜 저에게 물으십니까?”

“왜냐하면 요한의 죽음 뒤에는 내가 구속자가 될 날이 오기 때문이오. 내 안의 인간의 부분이 그 생각에 전율하고 있소… 마나엔, 나는 산으로 올라가겠소. 당신은 여기 남아서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이미 온 사람들을 도와주시오. 내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 남아 있으시오. 그 다음에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시오. 안녕.”

예수께서는 방을 나가신다. 그분께서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고 정원을 가로질러 가신 다음, 정원 뒤쪽에서 버려진 정원들과 올리브나무 재배지, 사과나무 과수원, 무화과나무 재배지, 포도원들을 따라 나 있는 오솔길로 들어서, 작은 야산으로 올라가는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 내 시야에서 사라지신다.

 

 

 

살로메의 춤  '리우타르 Liuthar 복음서'의 세밀화. 10세기. 아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