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요한묵시록 ④ 성실한 증인이신 예수 그리스도
교부들의 가르침은 우리 교회의 보화와 같다. 성경과 성전(거룩한 전통)이라는 계시의 두 원천에서 성전의 주요 부분이 교부들의 가르침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이형우, 내가 사랑한 교부들, 한국교부학연구회 7쪽 참조).
교부들의 성경주해 내용은 때로는 이단들을 거슬러 올바른 가르침을 전하는 편지나 강론에서 발견되고, 때로는 신자들의 재교육을 위한 성경해설이나 성경의 참맛을 느끼게 하는 성경주해를 통해 전해진다. 따라서 교부가 속한 교회가 당시에 어떤 고민을 했으며 성경 말씀을 통해 어떤 해결책을 찾았는지 교부들의 성경주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는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에게 무척 귀중한 가르침이 될 것이다.
【성경본문 : 묵시 1, 5】
또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시며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육이 된 말씀이신 증인
베자의 아프링기우스는 위의 성경본문에서 “육이 된 말씀이 증인이시다”라는 주제를 발견한다. 그리고 “주님은 당신께서 취하신 인성을 통하여 당신의 신성을 성실히 증언하셨고, 당신의 수난과 피로 우리의 죄를 중재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로부터 씻어 주셨다. 그리하여 주님은 연약하고 나약한 우리를 위하여 아버지 하느님께 성실한 증인을 데려가셨다”고 주해한다.
여기서 아프링기우스는 죄 말고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신 주님의 인성을 통해 주님께서 참 하느님이심을 성실히 증언하셨음을 말한다. 우리가 죄와 불의로부터 자유롭다면 이는 주님의 수난과 피의 덕분임을 일깨운다. 더 나아가 주님은 당신의 성실한 증인인 순교자들을 연약하고 나약한 우리를 위해 성부 하느님께 데려가셨음을 상기시킨다.
순교자, 참된 증인이신 분을 증거하는 증인
카이사리아의 에우세비우스는 위의 성경본문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시며”에서“순교자는 참된 증인이신 분을 증거하는 증인이다”라는 보화를 발견한다. “박해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자신들을 증인이라고 하지 않았다. 우리가 그들을 그렇게 부르지도 못하게 하였다. 우리 중 누구 하나라도 편지나 대화에서 그들을 증인이라고 하면, 그들은 매섭게 꾸짖는다.
그들은 ‘증인’이라는 명칭을 ‘성실하고 참된 증인’(묵시 3,14)이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며, 하느님 생명의 왕자이신 그리스도께 기쁘게 양보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증인들을 우리에게 상기시키며, ‘그들은 이미 그리스도께서 그들의 죽음으로 그들의 증언을 봉인하신, 고백의 참됨을 인정받은 증인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천하고 하찮은 고백자들일 뿐입니다’고 말한다”고 해설한다.
묵시록이 써지고 읽혀졌던 초대교회의 모습을 해설하는 교부들의 성경주해는 순교자의 죽음의 참의미를 알게 해 준다. ‘증인과 고백자’에서 이레네우스는 “죽은 이들의 맏이이신 그리스도는 생명의 원천이시다”라며 한층 더 높은 경지에로 이끌어 준다.
「교부들의 성경주해」는 이 밖에도 아타나시우스의 “죽은 이들의 맏이이신 그리스도는 우리 구원의 본보기이시다” 오이쿠메니우스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이의 부활이 시작되다” 존자 베다의 “그리스도는 그리스도 강생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맏이이시다”등의 흥미로운 해설을 소개한다.
이성효 신부(교부학연구회·수원가톨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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