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요한묵시록 ③ 모든 시대·교회에 전하는 편지
【성경본문 : 묵시 1, 4】
요한이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이 글을 씁니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분과 그분의 어좌 앞에 계신 일곱 영에게서.
아시아 - '높이 올려진'이란 뜻, 인류 지칭
일곱 교회 - 모든 교회를 의미
일곱 영 - 교회 인도하는 일곱 천사
여기서 일곱 교회란 모든 교회를 의미한다. 사도께서 받은 계시를 그들만 전해 받을 만큼 아시아 사람들이 특별할까? 그런 것이 아니라, 여기엔 숫자의 신비와 지역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다.
우선 숫자의 의미를 따져보자. 율법서에서 여섯이라는 수와 일곱이라는 수는 언제나 신비한 의미와 연관해 사용된다. “하느님께서는 하늘과 땅을 엿샛날에 이루시고”(창세 2, 2), “그분께서는 일을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쉬셨다”(탈출 20, 11)고 하며, 또 “그날에 그들은 다시 내 안식처에 들리라”(히브 4, 4-5) 하는 말씀도 있다.
이처럼 사도는 단지 일곱 교회나 그가 살던 시대의 사람들에게만 편지를 쓴 것이 아니다. 이 글은 세상이 완성에 이르는 때까지를 포함하여 미래의 모든 시대 사람들에게 주는 글로 이해해야 한다(베자의 아프링기우스).
여기서 ‘아시아’는 ‘높이 올려진’이라는 뜻으로, 인류를 가리킨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하늘로부터 보호자 성령을 보내기로 약속하셨고, 자랑스러운 세상 아시아에 있던 사도들에게 그를 보내셨으며, 또한 그 땅의 일곱 교회, 곧 우리에게 당신 종 요한을 통해 일곱 가지 은총을 주셨다(아를의 카이사리우스).
‘지금도 계신 분’은 모세에게 “나는 있는 나다”(탈출 3, 14)라고 하신 아버지를 뜻한다. ‘전에도 계신 분’은 한 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던 말씀을 가리킨다. 그리고 ‘앞으로 오실 분’은 거룩한 세례에서 언제나 교회의 자녀들을 찾아오시나, 앞으로 더욱 완전하고 더욱 확실하게 오실 보호자를 가리킨다.
일곱 영은 교회를 인도하는 권능을 받은 일곱 천사를 두고 한 말이다. 여기서 천사들은 지극히 거룩하고 고귀하신 삼위일체와 동등하게가 아니라 삼위일체의 종으로 언급된다(카이사리아의 안드레아스).
또 여기서 말하는 일곱 영은 하나이자 동일한 영으로서, 이는 이름은 하나이나 권능에선 일곱 가지이며,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으며 그 형태를 파악할 수 없는 성령이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 일곱 가지 권능의 수를 밝힌 바 있다.
지혜와 슬기를 통하여 주님께서 당신이 만물의 창조주임을 가르치실 수 있게 하는 ‘지혜와 슬기의 영’, 주님께서 창조하시도록 만물을 떠올린 ‘경륜과 용맹의 영’, 언제나 자비로운 방식으로 지식을 행사함으로써 주님을 받드는 마음으로 천지만물을 관리하는 ‘지식과 경건함의 영’, 이성을 지닌 피조물들에게 주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선물로 주시는 ‘주님을 경외함의 영’(이사 11, 2-3 참조)이다(베자의 아프링기우스).
또한 여기서의 일곱 영은 일곱 천사다. 그러나 천사를 거룩하신 삼위일체와 똑같이 영예롭고 영원한 존재로 보아서는 절대 안 되며, 참된 보조자요 성실한 종으로 보아야 한다. “그분의 어좌 앞에 계신”이라는 저자의 말은, 이 영들이 절대로 삼위일체와 동등하게 영예롭다는 뜻이 아니며 종이요 대행자인 그들의 지위를 다시 한 번 증거하는 것이다(오이쿠메니우스).
이성효 신부(교부학연구회·수원가톨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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