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의 죄에서 벗어나다!
- 라파엘
내가 음란의 죄에 처음 빠져든 것이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 전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렇다고 여기서 말하려는 것이 그 시작에 관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내가 사탄과 벌였던 전쟁에 관해서 간략하게 얘기하고 싶다.
어느 날 친한 친구가 <Love one Another Magazine>을 내게 건네주었는데 그때부터 그 전쟁은 시작되었다.
몇 번에 걸쳐 이 월간지를 읽으면서, 음란의 죄를 극복한 사람들의 체험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었다.
자위도 죄라는 사실도 그때 알았다. 학교에서 모든 친구들이 그렇게 했었기에 죄의식을 거의 느끼지 못했었다.
아마도 나약하고 어리석은 나 자신을 정당화하기에 급급했던 탓이리라.
하지만 그때까지 오랫동안 내가 죄를 짓고 산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고해성사를 받고 싶은 강한 열망이 내 안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고해성사를 받고 나자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이 밀려들었다. 그때부터 고해성사는 나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그런 한편 나는 ‘Movement to Pure Hearts’라는, 마음의 순결을 지키기 위한 단체에 관한
소개책자를 열심히 뒤적이며 나의 몸과 마음을 순결하게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막상 그 단체에 가입하려니, 아직 내 안에서 꿈틀대는 음란의 죄를
내가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
나는 더 자주 2주에 한 번씩 고해성사를 받기로 결심했다.
고해성사만이 내가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도움이었다.
나는 죄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 위해 주님께 손을 내밀었다.
고해성사를 받을 때마다 나는 주님의 자비를 맛보았다.
그분은 사랑이시고, 그분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죄를 극복하도록 도울 수 있는 분은 오로지 그분이셨다.
나는 그분이 내 마음에 들려주신 말씀을 들었다.
“나는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그럼에도 나는 죄의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죄를 피하려고 할수록 죄의 올가미 속으로 빠져들었다.
심지어 포르노 영화도 탐닉했다. 나는 더 간절하게 기도에 매달렸다.
그러던 중 우리 성당에 스카풀라의 성모 성상이 있다는 사실에 안심하면서,
순결의 수호자이신 성모님께 간청하기로 마음먹었다. 성모님을 찾아서 멀리 순례를 갈 필요가 없었다.
성모님은 나를 위해서 성자 예수님께 기도해주실 것을 나는 믿었다.
우리 성당에는 매달 정기적으로 이 성모상의 발치에서 치유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미사와 기도를 봉헌하고 있었는데, 나는 거기에 정기적으로 참례했다.
그리고 주님과 어머니 마리아께 자위의 죄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나는 다른 성지도 찾아가 순결한 마음의 은총을 간청했다.
주님께서 나의 간절한 기도를 더 잘 들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교황 베네딕도 16세를 알현하는 자리에도 갔다.
그 다음 주에는 폴란드로 수학여행을 갔었는데,
크라카우의 하느님 자비의 대성전에서 봉헌된 미사에도 참례했으며,
갈바리아 성당에서는 갈바리아 성모상 앞에서 기도했다.
또한 하느님의 섭리 덕분에 어느 신심 단체가 주최한 하계 피정에 2주간 참여할 수 있었다.
그 피정은 내가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돕는 참 복된 시간이었다.
그분은 내 삶의 모든 순간에 나와 함께 하신다는 확신도 그 피정에서 얻은 깨달음이었다.
그로부터 다시 2주가 지난 8월 첫금요일에 나는 음란의 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해방감을 맛보았다.
그 기쁨을 만끽하며 나는 두 친구와 함께 야스나 고라를 순례했는데,
내가 받은 이 은총이 성모님의 중재기도 덕분임을 알게 된 건 그 순례 때였다.
다섯 달에 걸친 사탄과의 싸움을 예수님께서는 승리로 끝내주셨다.
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사랑하시고,
그 사랑으로 우리를 십자가로 인도하시며, 사탄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시는 분이시다.
그 이후로 나는 차분해졌으며, 나를 괴롭히던 성 문제에서 완전히 풀려났다.
이제 나는 나처럼 음란의 죄와 싸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님의 이 말씀을 전해주고 싶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의 은총은 네게 충분하다. 약할 때 너는 가장 강하다.”
지금도 수시로 나는 유혹에 흔들리지만 기도로 그것을 극복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나를 도와주신다는 생각만으로도 유혹을 물리치기도 한다.
그리고 스카풀라의 성모상을 항상 지니고 다니는데, 성모님께서 나를 늘 지켜보고 계신다고 믿는다.
사도 바오로는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라고 말했는데,
이 말씀은 틀리지 않았다.
정혜원 옮김
(마리아지 2013년 3 ‧ 4 월호 통권 178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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