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4권 공생활 둘째해(하)

하사시4권 [305. 열성당원 시몬이 나자렛으로 오다 306. 나자렛 집의 어느 날 저녁]

Skyblue fiat 2025. 7. 19. 00:58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4권 공생활 둘째 해(하) p532-542

 

 

305. 열성당원 시몬이 나자렛으로 오다

 

1945. 10. 18.

12월에는 날이 빨리 어두워진다. 그래서 등불들이 일찍 켜지고 가족들이 한방에 모인다. 나자렛의 작은 집도 마찬가지이다. 두 여자가 한 사람은 베틀에서 일하고 한 사람은 바느질하는 동안에 예수께서는 엔도르의 요한과 함께 식탁 곁에 앉아 그와 작은 소리로 말씀을 나누시고, 마르지암은 방바닥에 놓여 있는 두 개의 궤를 윤내는 일을 거의 마치려 한다.


소년이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예수께서 일어서서 몸을 숙여 나무를 들여다보시며 말씀하신다.

“이만하면 되었다. 궤가 충분히 반질반질하니, 우리는 내일 옻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일 우리는 다시 일할 테니 지금은 모든 것을 치워놓아라.”

마르지암이 윤내는 연장들 ―우리의 사포 용도의, 거친 물고기 껍질을 못 박아 고정시킨 칼과 비슷한 단단한 주걱으로서 분명히 강철로 만들어져 있지 않은, 동일한 목적을 위하여 쓰이는 연장― 을 가지고 나가는 동안에 예수께서는 그분의 튼튼한 두 팔로 궤 하나를 들고 작업장으로 가져다놓으신다. 이 기회에 작업실 한가운데로 다시 옮겨놓은 작업대 가운데 하나 곁에 톱밥과 대팻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들이 여기서 일한 것이 틀림없다. 마르지암은 연장들을 받침대에 다시 올려놓고, 불에 집어넣기 위하여 대팻밥을 줍고, 톱밥도 비로 쓸어내려 한다. 그러나 엔도르의 요한이 그 일을 떠맡는다.

예수께서 둘째 궤를 가지고 오셔서 첫 번째 궤 옆에 놓으실 때 모든 것이 정돈되었다. 세 사람이 밖으로 막 나가려고 할 때, 누군가가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곧 이어서 마리아께 정중하게 인사드리는 열성당원의 굵은 목소리가 울린다.

“내 구세주의 어머니, 인사드립니다. 저는 저를 당신의 지붕 밑에서 살도록 허락해주시는 당신의 친절을 찬미합니다.”

“시몬이 도착했구나. 이제 우리는 그가 왜 늦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가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들이 열성당원이 여자들과 함께 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갔을 때 시몬은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큰 꾸러미를 내려놓고 있다.

“시몬아 너에게 평화…”

“오! 복되신 주님! 저는 늦었습니다, 그렇지요? 그러나 저는 모든 것을 잘 처리했습니다…”

그들은 서로 입 맞춘다. 그 다음에 시몬은 방금 전에 했던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는 목수의 과부의 집에 갔었습니다. 당신의 도움은 아주 적시에 주어졌습니다. 그 늙은 친정어머니는 병이 심하고, 따라서 비용이 늘어납니다. 어린 목수는 작은 물건들을 만드느라 최선을 다하며, 항상 당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가 당신을 찬미합니다.

그 다음에 저는 나라, 사미라, 시라의 집으로 갔었습니다. 그들의 오빠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매정합니다. 그러나 그 여자들은 평화롭고 거룩하게 살고 있고, 눈물과 용서로 양념된 보잘것없는 빵을 먹고 있습니다. 그 여자들은 당신께서 보내주신 도움에 대하여 당신을 찬미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냉혹한 자신들의 오빠가 회개하도록 기도해달라고 당신께 간청합니다. 늙은 라헬도 자선에 대하여 당신을 찬미합니다.

끝으로 저는 물건을 사기 위하여 티베리아스로 갔었습니다. 제가 물건들을 제대로 구입했기를 저는 바랍니다만, 여자 분들이 살펴보셔야 하겠지요. 그러나 저는 티베리아스에서 저를 당신의 심부름꾼으로 생각하는 어떤 사람들에게 붙잡혀 있었습니다. 그들은 사흘 동안 불법으로 저를 감금했습니다… 오! 저는 그것이 황금 감옥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옥은 감옥이었습니다.

그들은 아주 많은 것을 알아내기를 원했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우리 모두에게 휴가를 주시고, 당신께서도 혹한기 동안에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설명하며 진실을 말했습니다. 그들이 요나의 시몬의 집과 필립보의 집에 가보아도 당신을 찾아내지 못하고, 다른 어떤 것도 알아낼 수 없기 때문에 제 말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고 저를 떠나게 해주었습니다. 좋지 못한 날씨의 변명거리마저도 날씨가 좋았기 때문에 아무 소용없었습니다. 이상이 제가 늦어진 이유입니다.”

“그건 상관없다. 우리에게는 함께 있을 시간이 많다. 나는 모든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감사한다. 어머니, 신티케와 함께 꾸러미의 내용물을 확인하신 다음, 당신께서 알고 계시는 것을 위하여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어쩐지 말씀해주십시오…”

예수께서는 여자들이 꾸러미를 푸는 동안 앉아서 시몬과 말씀을 나누신다.

“그런데 선생님, 당신께서는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나는 궤 두 개를 만들었다. 한가하게 있지 않기 위하여, 그리고 그것들이 쓸모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산책도 하고, 집에 있는 것을 즐기기도 했다.”

시몬이 그분을 응시한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꾸러미에서 아마포, 모직물, 샌들, 베일, 허리띠들이 나오자 마르지암이 소리 지르는 바람에 예수와 나머지 두 사람이 돌아본다.


마리아께서 말씀하신다.


“모든 것이 적당하다. 우리는 즉시 바느질을 시작하겠다. 그러면 모든 것들이 곧 준비될 것이다.”

아이가 묻는다.


“예수님, 당신은 결혼하실 거예요?”

모두가 폭소를 터뜨리고, 예수께서는 아이에게 질문하신다.

“무엇 때문에 너는 그렇게 생각하니?”

“남자와 여자를 위한 이 모든 물건들과 당신께서 만드신 궤 두 개를 보고요. 이것들은 당신과 당신의 신부의 혼숫감이에요. 당신은 당신의 신부를 저에게 소개해주실 거지요?”

“너는 정말로 내 신부를 만나고 싶으냐?”

“오! 그럼요! 그 여자 분은 얼마나 예쁘고 착하겠어요! 그 여자의 이름이 뭐에요?…”

“그건 지금 당장은 비밀이다. 왜냐하면 그 여자는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까. 처음에는 야베츠였다가 나중에 마르지암이 된 너처럼 말이다.”

“제가 그 두 개의 이름을 알 수 없나요?”

“지금 당장은 너는 알 수 없다. 어느 날 너는 알게 될 거다.”

“당신은 결혼식에 저를 초대하시겠어요?”

“그것은 어린이들을 위한 축제는 아닐 것이다. 나는 혼인잔치에는 너를 초대하겠다. 너는 손님들과 증인의 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럼 됐니?”

“하지만 얼마나 걸릴까요? 한 달이요?”

“오! 훨씬 나중에!”

“그렇다면 당신은 왜 손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서둘러 일하셨어요?”

“내 손에 물집이 생긴 것은 내가 더 이상 손으로 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얘야, 너는 한가하게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라는 걸 알겠니? 항상 그렇다. 우리가 다시 일하기 시작할 때 우리가 너무 민감해져 있기 때문에 두 배로 고생하게 된다. 보아라! 한가한 생활이 그 사람의 손에 그렇게 해가 될 정도라면, 영혼에는 얼마나 큰 해가 되겠니? 알겠니?

오늘 저녁에 나는 손이 너무 아파 줄을 쥘 수 없어 너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해야 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나는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않고 하루에 열 네 시간 동안 일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열정과 의지가 약해지는 사람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모든 일에 축 늘어지고, 연약해지고, 아주 쉽게 싫증낸다. 영적인 질병의 독이 약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전에는 항상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노력이 필요 없었는데, 지금 그 일을 하려면 배나 어렵다. 오! ‘이 기간만 지나면 나는 새로운 에너지로 충전되어 다시 일을 시작하겠다’고 말하면서 한가롭게 있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그렇게 하면 성공할 수 없다. 설혹 성공한다 해도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결코 한가하게 지내시지 않았어요.”

“그렇다. 나는 다른 일을 해왔다. 하지만 너는 내 손의 한가함이 손에 해로웠다는 것을 알았다.”

예수께서는 벌겋게 되고 물집이 생긴 손바닥을 보여주신다.


마르지암은 그분의 양손에 입 맞추며 말한다.

“제 엄마는 제가 상처 입었을 때 이렇게 해주셨어요. 사랑은 아픈 걸 낫게 해주니까요.”

“그렇다, 사랑은 많은 것을 낫게 해준다… 그럼… 시몬아, 이리 오너라. 너는 목수의 작업실에서 자거라. 네 옷을 어디에 놓을 수 있을지 일러줄 테니 이리 오너라, 그리고…”

그들이 작업실 밖으로 나가고 모든 것이 끝난다.



306. 나자렛 집의 어느 날 저녁

1945. 10. 19.

마리아와 신티케가 열성당원이 가져온 천으로 바느질하느라고 분주하기 때문에 베틀은 쉬고 있다. 이미 재단한 옷감들이 접혀서 색상에 따라 탁자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고, 이따금씩 여자들이 한 조각씩 집어다가 탁자 위에서 시침질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베틀이 놓여 있는 구석으로 밀려나 있는데, 그들은 작업 중인 여자들과 가까이 있지만 그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알패오의 유다와 야고보 두 사도도 거기 있다. 그들은 여자들이 일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들은 질문은 하지 않아도 내가 보기에는 호기심까지 없지는 않은 것 같다.


그들 두 사촌들은 자신들의 형들, 특히 예수의 집 문 앞에까지 자신들과 함께 왔다가 돌아간 시몬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시몬 형의 아이가 아프기 때문에’라고 야고보가 그 슬픈 소식을 완화하고, 아울러 자기의 형을 변명해주기 위하여 말한다.


그러나 유다는 더 엄격한데, 그가 말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형이 여기 와야 했어. 형도 정신이 멍해진 모양이네. 하긴 알패오와 두 제자만을 빼놓고는 나자렛 사람들 모두가 멍청해져 있어. 그런데 그 두 제자는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른단 말이야. 나자렛이 다른 좋은 것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착한 것은 마치 우리 마을에는 맛이 나쁜 물건인 것처럼 죄다 뱉어버리고 말았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지 마라. 네 영혼을 해치지 마라. 그것은 그들의 탓이 아니다.”
예수께서 부탁하신다.

“그럼 그게 누구 탓입니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꼬치꼬치 캐묻지 마라. 그러나 나자렛의 모든 사람이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어린이들…”

“그건 그들이 어린이들이니까요.”

“여자들…”

“그건 그들이 여자들이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들과 여자들이 당신의 나라를 주장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왜 못하느냐, 유다야?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다. 오늘의 어린이들은 내일의 제자들일 것이고, 나라를 온 세상에 전파할 것이다. 그리고 여자들은… 왜 여자들이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말이냐?”

“당신께서는 분명히 여자들을 사도들로 만드실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껏해야 그들은 당신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자들을 돕는 여자제자들이나 될 것입니다.”

“사촌, 미래에 너는 많은 것들에 대한 네 견해를 바꾸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네 생각을 바꾸게 하려고 시도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여러 세기 동안의 여자들에 대한 잘못된 개념들과 선입관의 결과로 너희에게 내려온 사고방식과 충돌할 테니까. 다만 나는 여자제자들과 남자제자들 사이에서 네가 보는 차이와 여자제자들이 내 가르침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하고, 유심히 보기를 부탁한다. 너는 시간과 영웅적인 태도의 순서로 말하자면 첫 번째 여자제자였고, 지금도 그러한 네 어머니를 비롯한 여자제자들이 너희 남자제자들보다 낫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네 어머니는 나에게 충실하기 때문에 자기를 비웃는 이 고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용감하게 맞서고 있고, 나에게 충실하기 때문에 비난을 아끼지 않는 자기 혈육의 목소리에도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그것을 인정합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자렛에 어떤 여자제자들이 있습니까? 알패오의 딸들, 이스마엘의 어머니와 아세르의 어머니, 그리고 그들의 자매들뿐입니다. 너무 적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다시는 나자렛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습니다.”

“가엾은 어머니! 너는 그분에게 큰 고통을 드릴 것이다.”
마리아께서 대화에 끼어드시며 말씀하신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야고보가 말한다.

“그분은 우리 형들이 예수님과 우리와 화해하기를 몹시 바라셔. 나는 그분이 그것만을 바라신다고 생각해. 그러나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는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없을 거야. 지금까지 나는 네 말을 듣고, 지켜보고 있었지만, 내일부터는 나가서 사람들과 접촉해보겠어… 우리는 이방인들에게도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왜 우리 고장에는 복음을 전하지 말아야 하겠어? 나는 우리 고장이 그토록 악해서 바뀔 수 없는 곳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아.”

유다 타대오는 대답하지 않지만, 분명히 짜증나 있다.
줄곧 잠자코 있던 열성당원 시몬이 끼어든다.

“나는 의심을 암시하고 싶지는 않네. 하지만 자네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기 위하여 자네들에게 질문 하나를 하겠네. 이런 질문일세. 나자렛의 완고함에는 외부로부터 온 이상한 힘이 작용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정의에 따라 추론한다면, 선생님께서 하느님의 성인이시라는 최상의 보증이 되어야 할 요소에 대하여 여기서 만족스럽게 작동되고 있지 않다고 자네들은 확신하나? 나자렛의 주민이신 예수의 완전한 생애에 대한 지식은 나자렛 사람들로 하여금 그분을 약속된 메시아로 아주 쉽게 받아들이게 해야 할 걸세. 나는, 그리고 나와 함께 나자렛의 많은 내 연배의 사람들은 자네들보다 더 많이 자칭 메시아들을 적어도 평판으로는 알았었네.

그런데 내가 자네들에게 장담하거니와, 그들의 사생활은 자기들의 메시아주의의 가장 고집스런 주장을 깎아내렸네. 로마는 그들을 반역자로 몰아서 가혹하게 박해했어. 그러나 그 거짓 메시아들은 로마가 지배하는 곳에서 용납할 수 없는 정치적 사상을 제쳐두고라도 많은 사적인 이유로도 처벌받아 마땅했어. 우리는 그들이 로마에 대한 우리의 반항정신을 만족시켜주었기 때문에 그들의 피를 끓게 하여 그들을 지지했었어. 우리가 우둔해서 그들이 약속된 ‘왕’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네. 선생님께서 진리를 분명히 밝혀주실 때까지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불행히도 그분께서 밝혀주신 진리조차 우리가 믿어 마땅한 대로, 즉 전적으로 믿지는 못하고 있네.

그 거짓 메시아들은 국가의 독립과 이스라엘 왕국의 재건에 대한 희망으로 실망한 우리의 영혼들을 달랬었네. 그러나 오! 그것은 얼마나 끔찍하겠나! 그것은 얼마나 덧없고 부패한 왕국이었겠나?! 아니야, 사실 그 거짓 메시아들을 이스라엘의 왕들이라고, 언약된 왕국의 창건자들이라고 부르는 것은 메시아사상의 품격을 심하게 떨어뜨리는 것이었네.

그분 안에서 거룩한 삶은 심오한 가르침과 합쳐졌네. 그리고 다른 도시도 아닌 나자렛은 이것을 잘 알고 있네. 나는 나자렛 사람들이 모르는 예수님의 초자연적인 출생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나자렛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네. 그러나 그분의 삶이!… 그토록 큰 증오, 그토록 철통같은 저항, 그토록 커진 저항은… 혹시 적들의 조종에 그 기원을 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예수님의 적들을 알고 있네.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역량이 있는지도 알고 있네. 그들이 그리스도의 사업을 파괴하기 위하여 모든 곳에서 우리를 앞서가거나, 우리와 함께 다니거나, 우리를 따라다니는데, 그들이 여기서만은 활동하지 않고 방심하고 있을 거라고 자네들은 생각하나? 나자렛 사람들만이 죄인들이라고 비난하지 말게. 차라리 예수님의 원수들에 의하여 잘못된 길로 들어선 나자렛을 위하여 울게.”

“시몬아, 네 말이 참으로 옳다. 나자렛을 위하여 울어라…”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몹시 슬퍼하신다.
엔도르의 요한이 발언한다.

“우호적인 요소가 불리한 요소로 바뀐다는 시몬의 말은 참으로 옳습니다. 사람의 생각이 정의에 따르는 일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첫째 장애는 우리 예수님의 비천한 탄생, 비천한 유년기, 비천한 소년기, 비천한 청년기입니다. 진정한 가치는 소박한 외양 속에 숨어 있는 반면, 보잘것없는 사람들은 대중에게 자기를 주장하기 위하여 위장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잊어버립니다.”

“그럴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어떤 것도 내 동향인들에 대한 내 의견을 바꾸어놓지는 못할 거야. 그들이 무슨 말을 들었든 그들은 그분을 모르는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그분의 실제 행위에 따라 판단했어야 할 거야.”

오랜 침묵이 흐른다. 복되신 동정녀께서 단을 만드시기 위하여 띠 모양으로 자르시는 천에서 나는 소리만이 이 침묵을 깰 뿐이다. 신티케는 전혀 말하지 않고 있지만, 매우 주의 깊게 듣고 있다. 그녀의 태도는 항상 깊은 경의와 조심성을 나타내는데, 그 태도는 마리아와 아이에게만 다소 부드러워진다. 그러나 아이는 바로 그녀의 발 앞에 있는 작은 스툴에 앉아 그녀의 무릎 위에 자신의 팔을 교차시켜 얹고, 그 위에 자기의 머리를 얹은 채 잠들어 있다. 그래서 그녀는 움직이지 않고, 마리아께서 헝겊 조각들을 건네주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정말 죄 없는 잠이로구나… 아이는 웃고 있다.”

마리아께서 몸을 숙여 잠자는 아이를 들여다보시며 말씀하신다.

“얘가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전 궁금해요.”
시몬이 미소 지으며 말한다.

“이 애는 매우 총명한 아이입니다. 이 아이는 빨리 배우고, 명쾌한 설명을 원합니다. 이 애는 아주 물샐 틈 없는 질문을 하고, 모든 것에 대하여 분명한 대답을 원합니다. 때때로 저는 이 아이의 질문에 당황할 때가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특정주제들은 이 아이의 나이를 초월하고, 때때로 그것들은 제 설명능력도 초월합니다.”
요한이 말한다.

“맞아요. 그날처럼… 요한, 당신은 기억하세요? 그날 당신은 아주 까다로운 두 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대단히 무식하기까지 한 생도들을요!”


신티케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그윽한 눈으로 제자를 쳐다보면서 말한다.
요한도 미소 지으며 말한다.

“그래요. 그리고 당신들은 아주 보잘것없는 선생을 가져서 그는 별 수 없이 진짜 선생님께 도움을 청해야 했었어요… 왜냐하면 어리석은 선생인 나는 내가 읽은 책들 중 어떤 책에서도 아이에게 해주어야 할 대답을 찾아내지 못했었으니까요. 그것은 내가 여전히 무식한 선생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지식은 여전히 무식이에요, 요한. 선생이 부적합했었던 것이 아니라 선생이 되도록 그에게 주어진 것이 부적합했던 거예요. 시시한 인간의 지식! 오! 저에게는 그것이 얼마나 불구로 보이는지 몰라요!

그것을 생각하다 보면, 저는 그리스에서 공경하는 어떤 신을 생각하게 돼요. 이교적인 물질주의만이 그리스인들이 승리의 여신에게서 날개를 없애버린다면 그 여신을 영원히 소유할 수 있다고 믿게 했어요. 그런데 그들은 승리의 여신에게서 날개들만을 떼어낸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서 자유까지 박탈했어요.

우리의 믿음 안에서 승리의 여신이 날개들을 가지고 있는 편이 나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승리의 여신이 날아서 하늘의 벼락을 훔쳐다가 우리의 적들을 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러나 승리의 여신이 처한 상태에서 그녀는 우리에게 희망이 아니라 낙심과 슬픔만을 줄 뿐이었어요…

저는 그것을 보면서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 여신은 자기의 날개들이 찢겨나간 것으로 인하여 고통당하고, 자기 자신을 불구로 여기는 것 같았어요. 그것은 고통의 상징이었지 기쁨의 상징은 아니었어요… 그것은 실제로 고통의 상징이었어요.

사람들은 자신들이 승리의 여신에게 한 것처럼 지식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요.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지식을 얻고, 그래서 자신들에게 지식과 창조의 많은 비밀들에 대한 열쇠를 주는 지식의 날개들을 잘라버려요. 사람들은 지식의 날개들을 잘라버림으로써 그것들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고, 지금도 믿고 있어요… 그러나 그들은 지식을 지겹고 모자라는 것으로 만들어버렸어요. 날개 달린 지식이 바로 지혜일 거예요. 지금의 상태로는 지식은 부분적인 이해에 지나지 않아요.”

“그런데 내 어머니께서는 그날 너희에게 대답해주셨느냐?”

“예, 아주 명백하게, 그리고 어린이와 성(性)이 다른 두 어른이 아무도 얼굴 붉히지 않고 들을 수 있을 만큼 순결하게 대답해주셨습니다.”

“무슨 문제였었는데?”

“선생님, 원죄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저는 기억하려고 당신의 어머니의 설명을 적어두었습니다.”

신티케가 말한다. 그리고 엔도르의 요한도 말한다.

“저도 적어두었습니다. 저는 어느 날 저희가 이방인들 가운데 가게 된다면, 이것이 저희가 설명해주도록 요구받을 논점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저희가 이방인들 가운데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요한아,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제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너는 기꺼이 가기는 하겠느냐?”

“저는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더 기꺼이 갈 것입니다. 그리고 또… 예, 이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저는 친티움과 아나톨리아 지방에서 이방인들 사이에서 나쁜 모범을 보였기 때문에 제가 악을 행한 곳에서 선을 행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천해야 할 선행은 당신의 말씀을 그곳으로 가져가 당신을 알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저에게 너무 큰 영광일 것입니다… 저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그를 바라보시지만, 그 문제에 대하여 다른 말씀을 하지는 않으신다. 그분께서 물으신다.

“그럼 너희는 나에게 더 질문할 것이 없느냐?”

“저에게는 하나 있습니다. 이 질문은 며칠 전 저녁에 당신께서 한가함에 대하여 이 아이에게 말씀하실 때 떠올랐습니다. 저는 해답을 얻으려고 애썼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저희의 손이 일하지 않고, 저희의 영혼이 당신의 손 안에서 하느님께로 올라가는 안식일을 기다려 당신께 여쭈려고 했습니다.”
신티케가 말한다.

“우리가 취침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나에게 물어라.”

“선생님, 이렇습니다. 당신께서는 영적인 일에 태만한 사람은 약하게 되고, 영적인 질병에 걸리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요?”

“그렇다.”

“그런데 그것은 제가 당신과 당신의 어머니에게서 원죄와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결과, 그리고 우리가 당신을 통하여 그 죄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제가 들은 것과는 배치된다고 생각됩니다. 당신께서는 구속으로 원죄가 지워질 것이라고 저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원죄가 모든 사람에게 없어지지 않고 다만 당신을 믿는 사람에게서만 없어진다고 제가 말한다면, 제 말이 틀리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럼 저는 다른 사람들은 제쳐놓고 구원받은 사람들 중 한 사람만을 다루겠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구속받은 상태에 있다고 여길 것입니다. 그의 영혼은 더 이상 원죄로 얼룩져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다시 한 번 우리의 첫 조상들이 가졌던 것처럼 은총을 소유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그 영혼이 아무리 무력해도 공격당할 수 없는 기운을 주지 않겠습니까? 당신께서는 ‘사람은 개인적인 죄도 짓는다’고 말씀하시겠지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본죄도 당신의 구속을 통하여 소멸할 것입니다. 저는 당신께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는지는 당신께 여쭙지 않겠습니다.

저는 그 구속이 실제로 있었다는 증거로서 당신께서 어떤 수단들, 어떤 상징들을 남겨놓으실 거라고 짐작합니다. 비록 성경에서 당신에 대하여 언급된 것은 우리를 떨게 만들지만, 저는 구속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고통이 정신적인(morale) 것에만 국한된 상징적인 고통이기를 바랍니다. 비록 정신적인 고통도 환상이 아니고, 어쩌면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끔찍하겠지만 말입니다. 당신께서는 어떤 수단들, 어떤 상징들을 남겨놓으실 것입니다. 모든 종교들은 그것들을 가지고 있는데, 때로 그것들은 신비들이라고 불립니다… 이스라엘에서 지금 행해지고 있는 세례도 그 중 하나겠지요.”

“그렇다. 내 종교에도 내가 그 상징들에 붙여준 이름과 다른 이름을 가진 내 구속의 표지들이 있을 것이다. 그 표지들은 영혼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굳세게 해주고, 비추어주고, 부축해주고, 영양을 주고, 그들의 죄를 사해주기 위하여 영혼들에게 적용될 것이다.”

“그렇습니까? 만일 영혼들이 본죄들도 용서받는다면, 그들은 항상 은총지위에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영혼들이 약해지고 영적인 질병에 걸릴 소질을 가지게 되겠습니까?”

“나는 너에게 한 가지 비유를 말하겠다. 매우 건강한 부모에게서 방금 태어난 건강하고 튼튼한 아기가 있다고 하자. 그 아기에게는 아무런 육체적, 유전적 결함도 없다. 그의 몸은 골격과 기관과 피에 관하여 건강하다. 따라서 그는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 아이의 어머니도 젖이 많고, 영양도 풍부하니 말이다.

그러나 아기가 어린 시절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아주 심각한 병에 걸렸다. 그것은 정말 치명적인 병이다. 그러다가 생명이 그 작은 육체를 떠나려는 순간 그를 살아 있게 해주시는 하느님의 자비로 그는 어렵게 병에서 회복되었다.

그렇다면 그 아이가 나중에 그 병을 앓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튼튼할 거라고 너는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그는 항상 병약한 상태로 살게 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도 그 약함이 있기는 할 것이고, 그 아이는 병을 앓지 않았을 경우보다 훨씬 더 쉽게 병에 걸릴 가능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 아이의 어떤 기관은 전처럼 건강하지 못할 것이고, 그 아이의 피도 전보다 강하고 깨끗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 아이는 병에 더 쉽게 걸릴 것이고, 그가 병에 걸릴 때마다 병에 걸릴 위험에 점점 더 노출되게 될 것이다.

영적인 영역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다. 나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원죄가 지워질 것이다. 그러나 영혼들은 원죄가 없었다면 그들이 가지지 않았을 죄에 대한 경향을 여전히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세심하게 배려하는 어머니가 소아병으로 인하여 약해진 채로 있는 어린 아들을 위하여 하듯이 끊임없이 자기의 영혼을 관찰하고 돌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너희는 한가해지지 말고, 항상 성덕에 있어 더 굳건해지려고 애써야 한다. 만일 누군가가 게으름이나 냉담에 빠진다면, 그는 더 쉽게 사탄의 유혹에 넘어갈 것이다. 모든 중한 죄는 중병의 재발과 비슷해서 질병들과 영적 죽음에 대한 소양을 가지게 할 것이다.

반면 만일 구속으로 인하여 회복된 은총이 적극적인 불요불굴의 의지의 도움을 받는다면, 그것은 보존될 것이다. 아니 그것은 더 커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람이 얻은 성덕과 연관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덕과 은총! 하느님께로 날아 올라가는 데 있어 얼마나 안전한 날개들이냐! 너희는 알아들었느냐?”

“예, 나의 주님, 당신 즉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께서 사람에게 기본적인 수단을 주십니다. 사람은 자기의 노력과 주의로 은총을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알아들었습니다. 당신께서 저희에게 남겨주실 표지들은 저희에게 건강을 돌려줄 것입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죄와 싸우기를 거부하는 완고한 죄인이 매번 용서받는다 해도, 그는 매번 더 약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멸망하지 않기 위해서 깨어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마르지암이 잠을 깨는군요. 밤이 깊었습니다…”

“그렇다. 다 같이 기도하고 쉬러 가자.”

예수께서 일어서시고, 모두들 따라 일어선다. 아직 반쯤 잠이 덜 깬 아이도. 그리고 ‘주님의 기도’가 힘차게 화음을 이루며 작은 방안에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