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월을 여는 미사(명동대성당)
- 손희송 베네딕토 총주교님 집전
https://youtu.be/EXv85zrjSp0?t=380
2022년 09월 01일 목요일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화답송시편 126(125),1-2ㄱㄴ.2ㄷㄹ-3.4-5.6(◎ 5)
제2독서
<죽음도, 삶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복음 환호송1베드 4,14 참조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순교자들의 주님, 주님의 교회를 거룩한 순교 정신으로 이끌어 주시어, 어떠한 환난과 역경과 박해를 겪더라도 주님곁을 떠나지 않으며, 굳센 믿음으로 온전히 복음을 전하고 실천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순교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스스로 이 땅에 신앙을 들여와 주님 말씀과 가르침을 따랐던 한국 교회의 순교자들을 굽어살피시어, 박해의 칼날 앞에서도 당당히 신앙을 증언한 그들이 세계 교회에서 기억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예비 신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영원한 목자이신 주님, 어려운 시기에도 주님의 자녀가 되도록 교회로 불러 주신 예비 신자들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이 진리에 대한 믿음과 배움의 열정으로 세례를 받고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우리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 주님의 자녀로서 최선을 다하는 저희를 도와주시어, 성인들의 이야기를 가까이 하고 깨치며 본보기로 삼아 자신의 삶과 신앙 안에서 실천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한국 고유 감사송 1 : 선조들의 신앙>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희 선조들을 복음의 빛 안으로 불러 주시어
무수한 순교자들의 피로 교회를 세우시고 자라게 하셨으며
그들이 갖가지 빛나는 덕행을 갖추고
혹독한 형벌 속에서도 죽기까지 신앙을 지켜
마침내 아드님의 승리를 함께 누리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한국 순교자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마태 10,3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영원한 참평화를 누리고 계신 우리 순교자들에게서 불사의 희망을 배웁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이는 주님께서 수난과 부활에 대한 첫째 예고(루카 9,22 참조) 바로 다음에 하신 말씀으로, 문맥상 그분께서 지고 따르라 하신 십자가는 ‘고된 일상’ 정도가 아니라 ‘박해와 죽음’에 직접 연결된 것입니다. 그런 처절한 신앙이 내게도 가능할까 싶지만,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를 비롯한 일만여 명의 순교자들은 모두 우리보다 앞서 수난과 죽음의 십자가를 짊어졌던 이들입니다. 제1독서인 지혜서는 이러한 의인들이 고난과 죽음을 통하여 하느님의 단련을 받았고, 이제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 영원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증언합니다.
영원한 복락을 간절히 바라면서도, 가끔은 무덤덤한 신앙생활을 이어 가는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도 있겠지요. 그럴 때면, 믿음은 내가 노력해서 일정 선에 이르는 그 무엇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임을 기억하며, 그분께 믿음을 주십사 더 청해야 합니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마르 9,24). 우리가 온갖 결핍과 환난을 이겨 내고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 안에 머무를 수 있다면, 그것은 오직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제2독서 참조).
오직 하느님만 바랐고 그분 안에서 영원히 살리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었기에, 날마다 되풀이되는 가난과 죽음의 위협을 기꺼이 받아들였던 순교 성인들을 떠올려 봅니다. 며칠씩 걸어가 미사를 드릴 사제를 모셔 오고, 깊은 산골에 숨어 화전을 일구고 숯을 구워 팔아 겨우 끼니를 이어 가면서도, 척박한 일상이지만 기쁨을 찾고 불멸의 영광을 준비하던 순교 성인들의 복된 하루가 바로 지금 우리의 오늘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녹]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공동의 집인 지구를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반포하면서 해마다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내기로 정하였다. 이날 교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의미를 묵상하고, 창조 질서를 파괴한 우리의 잘못을 회개하며, 생태계를 보호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진다.
입당송 시편 86(85),3.5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본기도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
저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으시어
생생한 믿음으로 은총의 씨앗이 자라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아무도 인간을 두고 자랑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이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시몬과 야고보와 요한을 부르시자,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른다(복음).
제1독서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3,18-23
형제 여러분, 18 아무도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가운데 자기가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지혜롭게 되기 위해서는 어리석은 이가 되어야 합니다.
19 이 세상의 지혜가 하느님께는 어리석음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지혜롭다는 자들을 그들의 꾀로 붙잡으신다.”
20 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지혜롭다는 자들의 생각을 아신다. 그것이 허황됨을 아신다.”
21 그러므로 아무도 인간을 두고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22 바오로도 아폴로도 케파도, 세상도 생명도 죽음도,
현재도 미래도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23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4(23),1-2.3-4ㄱㄴ.5-6(◎ 1ㄱ)
◎ 주님의 것이라네, 온 땅과 그 안에 가득 찬 것들.
○ 주님의 것이라네, 온 땅과 그 안에 가득 찬 것들, 온 누리와 그 안에 사는 것들. 그분이 물 위에 세우시고, 강 위에 굳히셨네. ◎
○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는 이라네. ◎
○ 그는 주님께 복을 받으리라. 구원의 하느님께 의로움을 얻으리라. 이들이 야곱이라네. 그분을 찾는 세대, 그분 얼굴을 찾는 세대라네. ◎
복음 환호송 마태 4,19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리라.
◎ 알렐루야.
복음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11
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드리는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이 제사로 거행하는 구원의 신비가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1(30),20 참조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 얼마나 크시옵니까!
<또는>
마태 5,9-10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리라.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식탁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이 성사의 힘으로 형제들을 사랑하며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첫 제자들을 부르신 그날, 당신께 몰려든 군중을 가르치시던 예수님의 시선은 호숫가에 배를 대어 놓고 그물을 씻는 어부들을 향하여 있습니다. 밤새워 일하고도 허탕 치기 일쑤인 팍팍한 삶 속에서 여느 사람들처럼 예수님께 귀를 기울일 여유가 좀처럼 나지 않는 어부들을, 예수님께서는 유심히 바라보시고 먼저 다가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배에 오르시어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군중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때 베드로는 자연스럽게 그분 곁에서 말씀을 듣게 되었을 터입니다. 처음에는 예수님을 “스승님”이라고 불렀던 베드로는, 얼마 전 열을 꾸짖어 자신의 장모를 곧바로 치유하시고(루카 4,38-39 참조), 밤새 허탕 친 그날 그물이 찢어질 만큼 물고기를 낚게 하신 대자연의 주인 앞에 엎드려 이제 그분을 “주님”이라고 부릅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라는 베드로의 고백은, 하느님의 부르심 앞에서 자신의 부당함을 고백하던 구약 시대 예언자들의 모습을 많이도 닮았습니다(탈출 4,10.13; 이사 6,5; 예레 1,6 참조).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가장 작은 이들을 당신의 첫 제자로 부르셨고,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라나섬으로써 ‘지혜롭게 되고자 어리석음을 택한 이’가 되어 오롯이 ‘그리스도의 것’이 되었습니다(제1독서 참조).
우리의 시선을 온통 앗아 가는 요즘의 일상에서 눈을 들어 주님을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제풀에 지친 나의 하루라는 배에 주님을 모셔 들이고, 그분과 함께 더 깊은 곳으로 저어 들어가 구원을 낚는 복된 삶을 새롭게 시작합시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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