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66. 예수께서 어머니께 제자들에 대하여 물으신다

Skyblue fiat 2020. 6. 13. 16:38

 

앞에 묘사한 일이 있은지 두 시간쯤 후인 지금, 나는 나자렛의 집을 본다. 나는 작은 정원 쪽으로 나 있는 작별의 방을 알아볼 수 있겠다. 정원에 있는 나무들은 모두 잎이 무성하다.


예수께서는 마리아와 함께 계신다. 집에 기대 있는 의자 같은 돌 위에 나란히 앉아 계시다. 저녁식사는 이미 끝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혹시 있다고 해도-아무도 보이지 않으니까- 벌써 물러갔다. 어머니와 아들은 서로 다정스러운 대화를 즐기신다. 내 마음 속의 목소리는 예수께서 이번에 나자렛에 돌아오신 것이 세례와 광야에서의 단식과 특히 사도의 집단을 모으신 후에 처음 몇 번 돌아오신 것 중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수께서는 어머니께 당신의 첫번 복음전도 기간과 사람들의 마음을 처음으로 사로잡으신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다. 마리아는 당신의 예수의 말을 골똘히 듣고 계시다.


마리아는 요새 고통을 겪으신 것같이 더 창백하시고 더 야위셨다. 그분의 눈 아래에는 많이 울고 깊이 생각한 사람처럼 거무스레한 무리 두 개가 생겼다. 그러나 지금은 행복하시고 미소를 지으신다. 마리아는 당신의 예수의 손을 쓰다듬으시며 미소지으신다. 마리아는 아들과 같이 있으면서 어두워가는 밤의 고요 속에서 아들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있는 것을 기뻐하신다.


무화과나무에는 벌써 처음 익은 열매들이 집 근처에까지 늘어져 있는 것을 보면 여름인 것이 틀림없다. 예수께서는 발꿈치를 들고 일어서서 그 중 몇 개를 따서 가장 잘 생긴 것들을 어머니께 드리신다. 무화과의 껍질을 정성스레 벗겨서 아래쪽으로 젖혀서 드리니, 그 껍질은 마치 안쪽은 희고 바깥쪽은 보랏빛이 도는 꽃잎을 가진 꽃부리 속에 있는 붉은 줄이 쳐진 흰 봉오리인 것처럼 화관 형태를 이룬다. 예수께서는 그 과일들을 손바닥에 놓아 드리면서 그것을 맛보시는 어머니를 보고 빙그레 웃으신다.


그러다가 갑자기 물으신다. “어머니, 제자들을 보셨지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세 번재 무화과를 입으로 가져가시던 마리아는 머리를 들고, 손을 멈추고, 소스라쳐 예수를 바라보신다.
“이제 그 사람들을 모두 어머니께 보여 드렸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예수께서는 계속 물으신다.


“그 사람들이 너를 사랑하고 네가 그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요한은‥‥ 요한은 네가 사랑할 줄을 아는 것처럼 사랑해라. 그 사람은 천사 같은 사람이다.

베드로도‥‥ 착하다. 나이를 더 먹었기 때문에 더 거칠지만 솔직하고 확신이 있는 사람이다.

그 동생도 마찬가지이고, 지금 그 사람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대로 너를 사랑한다.

이 다음에는 너를 더 사랑할 것이다. 사촌들도 확신을 가지고 있는 지금 네게 충실할 것이다.

그러나 가리옷의 사람은‥‥ 얘야, 그 사람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 사람의 눈이 맑지 않고 그의 마음은 한층 더 맑지 않다. 나는 그 사람이 무섭다.”


“어머니께 대해서는 아주 공손한데요.”


“너무 공손하다. 네게 대해서도 대단히 공손하다. 그러나 그에게는 네가 선생이 아니라, 미래의 왕이다. 그가 특권을 돋보이게 하는 광채를 얻어내기를 바라는 미래의 왕이란 말이다. 그 사람은 가리옷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나은 사람일 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 사람은 네 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오! 예수야! 나는 사랑을 어기기를 원치 않는다마는, 이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는데도 생각하게 된다. 즉 네가 그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게 되는 경우에는 서슴지 않고 네 자리를 빼앗거나 빼앗으려고 할 것이다. 그 사람은 야심이 있고 탐욕이 있고 타락했다.

얘야, 그 사람은 네 사도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이 세상의 어떤 왕의 궁인(宮人)이 되기에 알맞은 사람이다. 나는 그 사람이 무섭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그 창백한 얼굴에 겁에 질린 두 눈으로 당신의 아들 예수를 바라보신다.


예수께서는 한숨을 쉬시고, 곰곰히 생각하시다가 어머니를 바라보시며 다시 용기를 북돋아 드리려고 미소를 보내신다. “어머니, 그 사람도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아니면 다른 사람일 것입니다. 제 집단은 세상을 대표해야 하는데, 세상에는 모든 사람이 천사 같지 않고, 모든 사람이 베드로와 안드레아의 기질을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만일 제가 모든 완전한 사람을 선택했더라면, 병든 가엾은 영혼들이 어떻게 감히 제 제자가 되겠습니까? 어머니, 저는 타락한 것을 구제하러 왔습니다. 요한은 제 스스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나는 레위는 무섭지 않다. 그 사람은 구속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구속되었다. 그 사람은 그의 세금 징수대와 동시에 그의 죄를 떠나서 너를 따라오려고 영혼을 새롭게 했다. 그렇지만 가리옷의 유다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의 야비한 낡은 영혼은 점점 더 교만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얘야, 너는 이 일들을 다 알고 있으면서 왜 내게 묻느냐? 나는 너를 위해 기도하고 우는 일밖에는 할 수가 없다.

너는 선생이다. 네 가엾은 어미에게도 선생이다.”


-환상은 여기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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