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뜻의 오늘

2016년 12월 26일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Skyblue fiat 2016. 12. 26. 22:22

 

2016년 12월 26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26 월 (홍)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축일 미사. 대영광송. 고유 독서. 신경. 성탄 감사송

 

26 월요일 (홍)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스테파노 성인은 초대 교회의 사도들이 뽑은 부제이다. 식탁 봉사를 위한 일곱 봉사자의 하나로 뽑힌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는 일뿐 아니라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면서 진리를 증언하는 일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 또한 유다인들과 벌인 논쟁에서도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사도 6,8)는 지혜로운 언변으로 그들을 물리쳤다. 유다인들은 스테파노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음을 알고 그가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다. 결국 그는 돌에 맞아 순교함으로써 교회의 첫 순교자가 되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 7,59-60).

 

입당송
복된 스테파노에게 하늘의 문이 열렸네. 첫 순교자로 오른 그는 하늘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받았네.
< 대영광송>

 

본기도
주님, 첫 순교자인 복된 스테파노의 천상 탄일에 거행하는 신비를, 저희가 삶으로 드러내게 하시고, 숨을 거두면서도 박해자들을 위하여 기도한 성 스테파노를 본받아, 원수까지도 사랑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성령으로 충만한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이다가 사람들은 그를 돌로 쳐 죽이는데 자신들의 겉옷을 사울이란 젊은이에게 맡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박해를 예고하시며,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는 것이 보입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6,8-10; 7,54-59
그 무렵 8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백성 가운데에서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켰다. 9 그때에 이른바 해방민들과 키레네인들과 알렉산드리아인들과 킬리키아와 아시아 출신들의 회당에 속한 사람 몇이 나서서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였다. 10 그러나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7,54 그들은 스테파노의 말을 듣고 마음에 화가 치밀어 그에게 이를 갈았다.
55 그러나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 그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니,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
56 그래서 그는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57 그들은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았다. 그리고 일제히 스테파노에게 달려들어, 58 그를 성 밖으로 몰아내고서는 그에게 돌을 던졌다. 그 증인들은 겉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젊은이의 발 앞에 두었다.
59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에 스테파노는,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31(30),3ㄷㄹ-4.6과 8ㄱㄴ.16ㄴ-17(◎ 6ㄱ 참조)
주님,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 저를 구원할 성채 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성채이시니, 당신 이름 위하여 저를 이끌어 주소서. ◎
○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오니, 주님, 진실하신 하느님, 저를 구원하소서. 당신 자애로 저는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당신은 가련한 저를 굽어보셨나이다. ◎
○ 원수와 박해자들 손에서 구원하소서.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

 

복음 환호송 시편 118(117),26.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주님은 하느님, 우리를 비추시네.
◎ 알렐루야.

 

복음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아버지의 영이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7-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 이날 축제를 지내는 곳에서는 신경을 할 수 있다.>

 

예물 기도
주님, 복된 스테파노의 영광스러운 축일에 저희가 봉헌하는 예물을 받으시고, 그가 순교로 증언한 믿음이 저희 안에서 굳건히 자라나게 하소서. 우리 주 …….
< 성탄 감사송: 185면 참조>
< 감사 기도 제1양식에서는 성탄 고유 성인 기도>

 

영성체송 사도 7,59 참조
스테파노는 돌을 맞으며 부르짖었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소서.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자의 탄생으로 저희를 구원하시고, 오늘 복된 스테파노의 축일로 저희를 더욱 기쁘게 하시니,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풍성한 자비에 감사하며 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제1독서를 보면 스테파노는 용기 있게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돌에 맞아 죽어 가는 순간에도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며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지 않습니까? 우리라면 가능하겠습니까?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기에 가능하였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성령께서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십니다.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물론 우리는 주님의 일을 하기에 앞서 걱정을 많이 합니다.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가?”
만일 내가나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많은 어려움뿐만 아니라 실패마저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며, 나는 그분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마음을 가질 때, 내가 맡은 일은 쉽게 풀려 나가지 않겠습니까?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3).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큰 것, 하늘에 속한 것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주님께서는 작은 것, 땅에 속한 것도 주실 것입니다. 성령께서 나의 앞길을 이끌어 주시고,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오늘 복음 말씀처럼 구체적으로 해결해 주시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성령께서 나에게 오시도록 마음을 다하여 청해야 하겠습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12권-116,  우리 주님 인성의 산 제물 상태에 참여하다.

 

1919년 11월 3일

 

1. 다정하신 예수님께 온전히 내맡긴 채 평온한 마음으로 있긴 하지만, 나의 가련한 상태가 걱정되고 예수님의 부재로 인한 고통으로 돌처럼 굳어 가고 있다. 하늘이 나에게 닫혀 있는 것 같다. 땅으로 말하자면, 내가 알고 지내지 않은 지 오래이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 어떻게 도움을 청할 수 있으랴?

 

2. 그러니 이 세상 사람들이 도와주려니 하는 태평스러운 희망이란 있을 수 없다. 나의 생명, 나의 전부, 내 유일무이한 지주이신 예수님께 걸고 있는 애틋한 희망이 없다면 어떻게 할지도 모를 지경이다.

 

3. 그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을 보시고 오시어, 힘을 주시려고 당신의 거룩하신 손을 내 이마에 대시고 말씀하셨다.

 

4. "가엾은 딸, 내 마음과 내 고통의 딸아, 용기를 내고 낙심하지 마라. 너에게 끝장난 건 아무것도 없다. 끝장나 보일 때가 도리어 시작될 때다. 그러니까 네가 생각하는 모든 것 중 맞는 게 하나도 없는 셈이다. 어느 쪽인가 하면, 너의 현 상태는 내 인성이 겪은 산 제물 상태의 한 단계일 따름이다.

 

5. 오, 내 인성이 얼마나 자주 이 억압적인 처지에 있곤 했던지! 내 인성은 내 신성에 동화되어 있었다. 아니 내 신성과 온전히 하나였다. 하지만 신성은 전권을 쥐고 온 인류 가족을 위한 속죄를 요구했으니, 나로 하여금 인성 전체가 받을 만한 거절과 잊힘과 엄중함과 분리를 절감하게 하였다.

 

6. 이런 것이 내게는 가장 쓰디쓴 고통이었다. 즉, 신성에 동화될수록, 하나로 결합되어 있으면서도 분리를 느끼는 것이 그만큼 더 고통스러웠고, 사랑 받고 있으면서도 잊혀가고 있음을 느끼는 것, 존중을 받고 있으면서도 거절을 체험하는 것, 거룩하면서도 온갖 죄를 뒤집어쓰고 있는 나 자신을 보는 것더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7. 얼마나 현저한 대조였는지! 얼마나 혹심한 고통이었는지! 그러므로 이를 견디기 위해 내 전능의 기적이 필요했던 것이다.

 

8. 이제 나의 정의가 내 인성의 그러한 고통들을 새롭게 하고자 한다. 그런데 나와 동화되어 있는 사람, 내 의지의 정상에서 살도록 불림 받을 정도로 영예로운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그 고통들을 겪을 수 있겠느냐?

 

9. 그런 사람이라야 내 의지의 중심에서 모든 세대의 모든 사람을 찾아내어 그들과 함께 내게 보속하고 나를 사랑하며 모든 피조물을 대리할것이고, 그렇게 하는 동안 잊힘과 거절과 바로 그 자신의 생명을 이루는 이와의 분리를 겪을 수 있지 않겠느냐?

 

10. 그것은 오로지 네 예수만이 헤아릴 수 있는 고통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그러한 고통이 내게 꼭 필요하므로 너를 내 안에 더욱 깊이 숨기지 않을 수 없어진다. 네가 그 모든 괴로움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너를 숨기는 한편, 나는 내 인성이 행하고 겪었던 바를 반복하는 것이다.

 

11. 그러니 마음을 가라앉혀라. 이 상태는 끝날 것이다. 너를 내 인성의 다른 단계로 넘어가게 하기 위함이다.

 

12. 도저히 더는 견딜 수 없다고 여겨지면 더욱더 내 안에 너 자신을 내맡겨라. 네 예수가 기도하고 고통 받으며 보속하고 있는 것을 느낄 터이니, 그런 나를 따라하여라. 내가 행위자이고 너는 목격자가 되는 것이다.

 

13. 그러다가 회복됨을 느끼면 네가 행위자의 역할을 맡아라. 목격자의 역할은 내가 맡겠다. 이와 같이 우리 서로 교대하자꾸나.“

 

 

 

12권-117,  하느님 뜻 안에서 바치는 기도는 항시 현재적이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지어내시며 자유를 주신 이유.

  

1919년 12월 6일

 

1. 내 고통스러운 상황의 추이에 대해서는 글을 쓸 힘도 없는 느낌이다. 다만,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들려주셨던 몇 마디 말씀만 적어 보겠다. 이는 내가 글로 옮길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인데, 예수님께서  나무라시며 쓸 결심을 하게 하신 것이다.

 

2. 어느 날 밤의 일이 생각난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 경배하면서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었다.

"제 사랑이시여, 당신의 뜻 안에서 저는 모든 세대들을 봅니다.

온 인류 가족의 이름으로 당신께 경배하고 입맞춤을 드리며 모든 이를 대신해서 보속합니다.

모두가 구원을 얻을 수 있도록 당신의 상처들과 피를 그들에게 줍니다.

 

3. 그러나 멸망한 영혼들은 당신 성혈로부터 아무런 은혜를 받을 수 없을 뿐더러 당신을 사랑할 수도 없으니, 그들이 했어야 했으나 하지 않았던 것을 하기 위해서 제가 대신 받겠습니다.

 

4. 저는 당신의 사랑이 피조물에 의해 기만당한 상태로 있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기에, 첫 사람에서부터 맨 나중에 존재할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를 대신해서 당신께 배상과 보속을 바치며 당신을 사랑하고자합니다."

 

5. 그런 말로 또 다른 말로도 기도하고 있었을 때,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팔을 뻗쳐 내 목 언저리에 놓으시더니 힘주어 온몸을 껴안으시며 말씀하셨다. "내 딸아, 내 생명의 메아리야, 네가 그렇게 기도하는 동안 나의 자비는 부드러워지고 나의 정의는 그 날카로움을 잃고 있었다.

 

6. 지금만이 아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나의 뜻 안에서는 너의 기도가 늘 현행 중인 것으로 있기 때문이다. 그 기도의 힘으로 나의 부드러워진 자비가 더욱더 풍성하게 흘러내리고 나의 정의는 그 엄격함이 덜해질 것이다.

 

7. 이뿐만이 아니고 멸망한 영혼들의 사랑 노래도 들리니, 내 마음이 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느끼게 된다. 이 영혼들이 내게 빚져 있는 사랑을 네 안에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들을 위하여 예비했던 은총들을 네 안에 쏟아 붓게 한다.

 

8. 또 어느 날은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딸아, 나는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른다! 하늘과 별과 태양 및 모든 자연물의 창조에서는 내가 이들에게 자유를 주지 않았기에, 하늘은 단 하나의 별도 마음대로 보태거나 없앨 수 없고, 태양도 단 한 톨의 빛을 보태거나 없앨 수 없다.

 

9. 그러나 사람에게는 창조와 더불어 자유를 주었다. 더군다나 사람도 나와 함께 별과 태양을 창조하여 자기 영혼의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게 하였다.

 

10. 선을 행하고 덕을 닦음에 따라자신의 별들과 더없이 찬란한 태양들은 창조할 힘을 내가 주었던 것이니, 사람이 선행을 많이 할수록 더 많은 별들을 지어낼 것이었고, 사랑과 희생의 강도가 클수록 더욱 큰 광채와 빛을 자기의 태양들에게 보탤 것이었다.

 

11. 그리고 나는 사람 영혼의 하늘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이렇게 말하였다. '얘야, 네가 더 아름다워지기를 원할수록 그만큼 더 내 마음을 기쁘게 한다.

 

12. 아니 오히려 너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나머지 내가 너를 재촉하며 가르친다. 너의 결심이 서는 즉시 내 걸음을 빨리하여, 너와 함께 창조 능력을 새로이 하면서 네가 행하고자 하는 선을 다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것이다.

 

13. 이처럼 너를 사랑하기에 나는 너를 노예로 만들지 않고 자유롭게 해 주었다.

 

14. 그렇지만, 아 슬프다! 내가 너에게 준 이 능력이 얼마나 악용되고 있는지! 너는 베짱 좋게도 그것을 너 자신의 멸망과 네 창조주께 대한 모욕으로 바꾸고 말았다!' “

 

 

12권-118,  모든 선과 거룩함의 샘인 하느님의 뜻.

    

1919년 12월 15일

 

1.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 "저에게 아무 말씀도 하고자 하지 않으시니, 적어도 제가 당신께 저지른 잘못을 용서한다는 말씀만은 해 주십시오." 하였다. 그러자 그분께서 즉각 응답을 주셨다.

 

2. "나더러 무엇을 용서하라는 거냐? 내 뜻을 행하며 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악의 샘이나 씨나 근원이 없다.

내 뜻이 거룩함의 샘, 모든 선의 씨, 불변적이고 불가침적인 영원한 근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3. 그러므로 이 샘 안에 사는 사람은 거룩하고, 악이 더 이상 범접하지 못한다. 설사 무엇인가에 악이 나타나 보인다고 하더라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이 사람의 근원과 씨가 거룩하기 때문이다.

 

4. 나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내 정의로 말미암아 어쩔 수 없이 인간을 칠 때 인간을 괴롭히며 해를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내가 부당하다는 등 하며 허다한 말들을 쏟아내곤 한다.

 

5.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악의 근원, 악의 씨라는 것이 내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고통을 보낼 때에도 내 안에는 더욱 부드럽고 뜨거운 사랑이 있다.

 

6. 오직 인간의 뜻만이 모든 악의 씨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니 이것이 어떤 선을 행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선은 악에 오염되어 있어서 이와 접촉하는 사람도 누구나 오염되는 해를 입는다."

 

7. 그 후 나는 내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예수님께서 내게 가르쳐 주신 대로, 그래서 내가 이 글 어딘가에서 언급했던 대로, 모든 사람을 대신해서 (보속 등을 바치는 일이었다.) 그때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8. "딸아, 내가 가르쳐 준 것을 네가 계속 거듭하고 있으니 나 자신의 사랑으로 내 마음이 꿰찔린 느낌이다. 내가 가르쳐 주었을 때에는 내 영원한 사랑으로 너에게 이 상처를 입혔지만, 네가 나를 위해 반복할 때에는 나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게다가 네가 내 말과 가르침을 기억만 해도 나에게 상처를 보낸다. 나를 사랑한다면 언제나 내게 (이 감미로운) 상처를 입혀 다오​“

 

 

 

12권-119,  하느님의 뜻은 성사이고, 모든 성사를 합친 것을 능가한다.

    

1919년 12월 26일

 

1.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 성사들마저 능가한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것일까?' 내가 혼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말씀하셨다.

 

2. "딸아, 성사들을 성사들이라고 부르는 까닭이 무엇이냐? 성스럽기 때문에, 은총과 거룩함을 줄 수 있는 가치와 힘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 이 성사들은 사람의 내적 준비에 따라 작용한다. 그러므로 성사들이 자체 안에 지닌 은혜를 줄 수 없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3. 그런데 나의 뜻은 신성하고 거룩하며 모든 성사들의 효력을 다 지니고있다. 뿐만 아니라 나의 뜻은 자신 안에 지닌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영혼을 준비시킬 필요도 없다. 영혼이 나의 뜻을 행할 마음이 드는 순간부터 이미 스스로 준비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4. 나의 뜻은 모든 것의 준비가 되어 있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렇게 할 지향이 서 있는 것을 보면, 지체 없이 이 영혼과 통교하면서 이 뜻 안에 담긴 선을 쏟아 부어, 전례 없이 놀라운 인물을, 곧 하느님 뜻의 용사, 하느님 뜻의 순교자를 기른다.

 

5. 게다가 성사들이 하는 일은 바로 영혼을 하느님과 일치시키는 것이 아니냐? 그러면 나의 뜻을 행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이냐? 피조물의 뜻이 창조주의 뜻과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6. 영혼이 영원하신 의지 안에 사라지는 것이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모든 것인 분에게로 올라가고 모든 것이신 분이 아무것도 아닌 것 속으로 내려오시는 것이 아니겠느냐?

 

7. 그러니 그것은 영혼이 할 수 있는 가장 고상하고, 가장 거룩하고, 가장 순수하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용감한 행위이다.

 

8. 아, 그렇다. 너에게 거듭 확언하거니와 나의 뜻은 성사이다. 모든 성사들을 합친 것을 능가하지만 더욱 놀라운 방식으로 그러하다. 어떤 사람의 중개도 필요없고, 어떤 물적 요소도 개입되지 않는 것이다.

 

9. 이 나의 뜻 성사는 나의 뜻과 영혼의 뜻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두 뜻이 서로 한데 묶여 성사를 이루는 것이다. 나의 뜻이 생명이니 영혼은 이미 준비된 상태로 이 생명을 받고, 나의 뜻이 거룩하니 영혼은 거룩함을 받고 나의 뜻이 강하니 영혼은 굳셈을 받고, 여타 모든 점에 대해서도 그러한 것이다.

 

10. 반면에 나의 다른 성사들은 영혼들을 준비시키기 위해 엄청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용하게 효과를 거두는 성사가 되게 하려면 말이다! 내가 나의 교회에 맡긴 이 (은총의) 통로들이 얼마나 자주 악용되거나 업신여김을 받거나 유린되고 있는지!

 

11. 심지어 어떤 이들은 이 성사들로 스스로를 더럽히고, 나를 거슬러 모욕하기 위해서 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아, 네가 고해성사에서 저질러지는 엄청난 모독과 성체 성사의 가공할 악용을 안다면, 그 큰 비통으로 말미암아 나와 함께 울게 될 것이다.

 

12. 아, 그렇다. 홀로 나의 뜻 성사만이 영광과 승리를 구가할 수 있다. 그 효과에 있어서 완전하고, 사람의 모욕을 겪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이 나의 뜻 안으로 들어오려면 그 자신의 뜻과 격정을 버려야하기 때문이다. 그때에만 비로소 나의 뜻이 사람에게 내려와 에워싸고, 사람을 그 자신과 동화시켜 놀라운 인물로 만드는 것이다.

 

13. 이런 이유로 (사람의 뜻과 결합된) 나의 뜻에 관해서 말할 때 나는 축제 기분에 젖으며 결코 이것이 중단되지 않는다. 나의 기쁨은 완전하여, 나와 영혼 사이에 어떤 비통도 끼어들 수 없는 것이다.

 

14. 그러나 다른 성사들로 말하자면, 내 마음은 비통에 잠긴다. 내가 은총의 샘으로 준 이 성사들을 사람은 비통의 샘으로 변질시키기 때문이다.

 

 

 

12권-120,  하느님 뜻 안에 사는 영혼 특유의 옷. 하느님의 뜻 성체와 영구적인 영성체.

   

1920년 1월 1일

 

1. 평소와 같이 머물러 있는데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는 것 같았다. 이윽고 그분을 바라보니 온통 눈물에 젖어 있었다. 옷과 그 거룩하신 손에도 눈물이 방울져 흘러내리는 것이었다. 얼마나 큰 괴로움인지! 나는 걱정으로 몸이 떨렸다. 그러자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2. "딸아, 세상이 얼마나 악해질는지 모른다! 징벌이 이전보다 더 고통스럽게 쏟아져 내릴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세상의 슬픈 운명을 두고 울 수밖에 없다."

 

3. 그 다음에 그분은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딸아, 나의 뜻은 회전 바퀴이다. 이 뜻 안에 들어온 사람은 나갈 길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그 안에 말려들고, 그가 행하는 모든 것이 영원한 지점에 고정된 채 영원의 바퀴 안으로 흘러든다.

 

4. 그런데 내 의지 안에 사는 영혼의 옷이 무엇인지 알겠느냐?  그것은 황금 옷이 아니고 지극히 순수한 빛의 옷이다. 이 빛 옷은 영혼이 내 뜻 안에서 얼마나 많은 행위를 했는지를 하늘의 모든 주민에게 보여 주는 거울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그가 내 뜻 안에서 행한 행위마다 나를 완전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5. 이 옷은 수많은 거울들로 단장될 것이고, 거울마다 나 자신이 온전히 나타나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전후좌우 어느 쪽에서 그 영혼을 보건 그가 내 의지 안에서 행한 행위의 수만큼 많아진 내가 보일 것이다.

 

6. 내가 이보다 더 아름다운 옷을 줄 수 없으리니, 그것이 내 뜻 안에서 사는 영혼들에게만 한정된 특징이 될 것이다."

 

7. 이 말씀을 듣고 좀 어리둥절해져 있는 나에게 그분께서 이렇게 부언하셨다. "뭐가 의심스러우냐? 성체들에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느냐? 천 개의 성체가 있으면 예수가 천 명이 있으니 내가 천 사람에게 나의 전 존재를 내어 주고, 백 개의 성체가 있으면 예수가 백 명이 있으니 내가 백 사람에게만 나 자신을 내어 주지 않느냐?

 

8. 이와 마찬가지로 영혼이 내 뜻 안에서 행하는 각각의 행위는 이 행위 안에 나를 넣어 봉하는 것이고, 나는 그 영혼의 뜻 안에 봉해져 있게 된다. 그러므로 내 뜻 안에서 행해진 행위들은 영구적인 영성체이고, 이 (무형의) 빵은 성체 안에서 소멸되듯이 소멸되지 않는다. 성체 안에서는 빵이 소멸됨에 따라 나의 성사적 생명이 끝나는 것이다.

 

9. 반면에 내 뜻의 성체 안에는 밀가루나 다른 어떤 물질도 없다. 이 내 뜻 성체의 음식, 그 본체는 바로 영혼의 뜻과 결합된 나의 영원한 뜻이다. 영혼이 나와 함께 영원한 것이다. 따라서 이 두 뜻은 소멸을 겪지 않는다.

 

10. 그렇다면 나의 전체가 영혼이 내 뜻 안에서 행한 행위의 수만큼 불어나 보이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지 않겠느냐?

 

11. 더욱이 내가 그 영혼 안에 봉해져 있기에 그도 같은 수로 내 안에 봉해져 있다. 그러니 내 뜻 안에서 행한 행위의 수만큼 그 역시 불어나기 마련이다. 이들이야말로 내 의지의 놀라운 일인 것이다.

 

12. 이만하면 너의 의심을 싹 몰아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