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5)남북통일 기원미사
덕신성당 주임, 이요한 십자가의 요한 신부님 강론
오늘 우리는 6월 25일 분단의 아픔과 민족상잔의 비극이 있었던 그 날에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합니다.
사실 화해가 되어야지 일치가 가능한건데 화해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용서하는 것이 정말 필요합니다. 용서라는 것은 잘못했던 부분을 잊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이고 지워주는 거죠. 나의 기억에서 없애주는 겁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이전의 상태로 다시 돌아가서 일치를 이루게 되는거죠. 화해와 용서의 결과가 바로 일치가 됩니다. 일치를 하기 위해서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서 주님께 청하면...' 입니다.
우리가 의외로 '오호~ 그러면 쉽겠다' 생각하실 분도 있고 '아,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어떻게 생각하시든, 과연 두 사람이 마음이 모으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것이죠. 마음을 모은다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이익을 모을 수는 있습니다. 나도 '여기에 이익이 있겠다.'상대편도 '아! 이렇게 하면 나한테 이익이 있겠다. 우리 서로 윈윈이니까 함께 의견을 모으자' 가능하겠죠.
하지만 마음을 모은다. 굉장히 쉬울것 같지만 사실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같은 마음으로 뭉쳐진 사람은 분명히 일치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생각을 버려야 가능한거죠. 자신의 이익을 찾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마음을 합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렵습니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 일치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는 시초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용서라는 말을 이어서 예수님께서 하시게 되는 거죠. 따라서 베드로가 예수님께 '도대체 몇번이나 용서를 해야 됩니까?' 이 질문을 이 일치, 마음을 합쳐야 된다고 하실 때 베드로가 이 질문을 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질문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마음을 모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상대를 용서할 수 없기 때문에,상대의 생각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내가 그들과 의견을 같이하는 이유는 의견을 일치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 나의 이익이 이렇게 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을 합치는 거죠.
통일도 마찬가지 입니다. 통일 얘기가 나오면 전부 거기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견들을 내지만 막상 들어보면 이쪽이고 저쪽이고 어떤 이익의 논리만 펴고 있습니다. 통일을 하자는쪽도 통일을 아직 하면 안된다는 쪽도 결국은 자신의 이익, 누군가의 이익, 어떤 단체의 이익, 집단의 이익 그런 것들에 대해 계산만 하고 있는거죠.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정말 그러한 것이 아니라, '아, 민족이 갈라져서 일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슬픈일이다.' 그런 하느님의 마음, 사랑의 정신으로 우리가 통일이나 우리 민족이나 국가도 그런것을 바라볼 수 있을때 좀더 다른 모습으로 접근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것이 신앙인들의 시각이고 우리의 가치관이 되어야 된다는 거죠.
따라서 오늘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면서 '아 정말 내가 하느님의 기준으로 이 사건들을 바라보고 있는가' 그것을 함께 생각하고 우리가 마음을 모아서 이익이 아니라 사랑으로 우리 형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화해의 은총을 주님께 간절히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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