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II. 공생활 첫 해 11. “요한은 겸손으로도 훌륭하였다”

Skyblue fiat 2016. 2. 22. 01:08

 

II. 공생활 첫 해

 

11. “요한은 겸손으로도 훌륭하였다”

 


  이 환상에 대하여 예수께서는 오늘 아침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와 너희 모두가 요한의 태도에서 너희가 지나쳐버리는 면들 중의 하나를 주목하기 바란다.

너희들은 요한이 순결하고 사랑하고 충실하기 때문에 그를 찬미한다. 그러나 그가 겸손으로도 훌륭하였다는 것에는 주의하지 않는다. 베드로가 나에게 온 것이 그의 덕택이었는데, 그는 이 개인적인 점을 겸손되이 말 안한다.

베드로의 사도, 따라서 내 사도들 중에서 첫째 사도는 요한이었다.

제일 먼저 나를 알아보았고, 제일 먼저 내게 말을 걸었고, 제일 먼저 나를 따랐으며, 제일 먼저 나를 알리었다. 그런데도 그가 어떻게 말하는지 보아라. ‘시몬의 아우 안드레아는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를 따랐던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 안드레아가 제일 먼저 마주친 사람은 그의 형 시몬이었는데, 안드레아는 시몬에게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어」하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를 예수께 데리고 갔다.’


  그의 친절 이외에 그의 올바름으로, 요한은 안드레아가 폐쇄적이고 내성적인 성격 밖에는 가지고 있지 못하여서 행동을 하고 싶지만 행동하기에 이르지 못하는 것 때문에 어쩔 줄 모른다는 것을 알고, 그의 착한 뜻의 기억을 후세에 전하고자 하였다. 요한은 비록 안드레아가 형 앞에서 소심하고 표면에 나서지 않음으로 인하여 그의 사도로서의 임무에 실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몬에 대한 그리스도의 첫 번째 사도로 보이기를 바랐던 것이다.


   나를 위하여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요한을 본받을 줄 알면서 자기 자신을 비길 데 없는 사도라고 공언하지 않을 사람이 누구겠느냐? 그들은 자기들의 성공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정에서 온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성덕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대담성이나 행운도 문제가 되며, 어쩌면 자기들 곁에는 자기들보다 더 거룩하지만 대담성이 덜하고 운이 덜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무슨 일을 훌륭하게 성공하였을 때, 그 공로가 너희들에게만 있는 것처럼 자만하지 말아라. 오히려 사도직의 일을 하는 일꾼들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어떤 사람에게 주어져야 하는 박수들을 알아보고 그것을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에게 주기 위한 맑은 눈과 엄정한 마음을 가져라. 제물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의 일에서 진짜 첫 번째 지렛대가 되는 사도들을 알아보는 맑은 눈을 가져라.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대담한 사람들을 움직이는 불을 하늘에서 훔쳐오는 사람들인 저 소심한 사람들은 하느님만이 보신다. 성실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일을 한다. 그러나 저 사람은 나보다 더 사랑을 많이 가졌고, 나보다 더 잘 기도하고, 내가 그렇게 할 수 없을 만큼, 그리고 예수께서 ‘네 방에 들어가 은밀히 숨어서 몰래 기도하여라’하고 말씀하신 것과 같이 자기를 희생한다. 그의 겸손하고 거룩한 덕행을 보는 나는 그것을 알리려고 이렇게 말하고자 한다.「나는 활동하는 연장이다. 그런데 그는 하느님과 결합하여 있어서 내가 그를 통하여 하느님께 힘을 받기 때문에, 그가 나를 움직이는 힘이다. 」’ 하고.


   그리고 아버지의 축복은 사도들에게 힘을 마련해 주기 위하여, 묵묵히 자기를 희생하는 겸손한 사람에게 상을 주기 위하여 내려오고 겸손한 사람을 통해서 자기에게 오는 초자연적인 무언의 도움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피상적인 사람들은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그 겸손한 사람의 공로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도에게도 내려올 것이다.


   모두 여기에 대한 가르침을 얻도록 하여라. 요한이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느냐? 그렇다. 그러나 그가 나와 비슷한 이런 점도 가지고 있지 않느냐? 순결하고, 사랑하고, 순종하고, 그리고 겸손하기도 한 사람. 나는 내 모습을 그에게 비춰보고, 그에게서 내 덕행들을 보았다. 이 때문에 그를 제2의 나 자신처럼 사랑하였다. 나는 그에게서 그를 작은 그리스도로 인정하시는 아버지의 눈길을 보았다. 그리고 내 어머니도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요한이 내 둘째 아들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순전히 인간에 지나지 않는 그에게서 재생한 너를 보는 것같이 생각된다’ 하고.


   오! 지혜가 가득한 어머니, 그분은 정말 잘 아셨다. 내 사랑하는 요한아! 맑은 하늘과 같이 완전히 깨끗한 너희들의 두 마음은 섞여서 오직 하나인 베일을 이루어 내게 사랑의 보호를 주었고, 내가 어머니를 요한에게 주고, 요한을 어머니께 드리기 전에 벌써 오직 하나의 사랑이 되었다. 그들은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보았기 때문에 서로 사랑하였다. 아버지와 아들의 아들과 형제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