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공생활 첫 해
10. 베드로가 처음으로 메시아를 만나다
영혼이 너무나 많은 것에 짓눌려서 빛을 얻기 위하여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히브리서 12장을 읽게 되었는데, 정말로 이 편지는 내 정신의 힘을 회복시켜 주고 “들을” 기력을 내게 준다. 나는 수많은 것의 압력으로 인하여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보통 생활, 어떻게 해서든지 보통 생활을 하고 싶다”하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씀하시는 분”이 어떤 분인지를 내가 알고 있으며, 또 그분이 내게 부탁하는 다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저는 싫습니다”하고 말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정말로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태우는, 우리의 인성이 그분께 자기를 맡겨드리면, 우리 인성의 특성까지도 불사르는 불이시다. 내게 말을 하시며 “나는 너를 그냥 놓아두지 않고, 버리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는 분께 나는 지극히 신뢰하는 마음으로 “당신은 제 구원이시니, 저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 하느님, 제 바람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하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14시에 나는 이런 것을 본다.
예수께서는 두 밭 사이에 있는 작은 길. 오솔길로 걸어가신다. 혼자이시다. 요한은 작은 길로 해서 밭들을 건너질러 예수를 향하여 나아가서, 울타리에 난 구멍으로 해서 마침내 예수 계신 데까지 왔다.
요한은 어제의 환상에서도 오늘의 환상에서도 매우 젊다. 겨우 어른이 된 남자의 수염없는 볼그레한 얼굴, 게다가 금발이다. 그래서 콧수염이나 수염의 흔적은 없고, 다만 매끈매끈한 뺨의 볼그레한 얼굴빛과 빨간 입술과 그의 아름다운 미소와 깨끗한 눈길의 반가운 빛이 있을 뿐이다. 깨끗한 눈길은 그의 눈의 짙은 터키옥 빛깔에서보다도 오히려 그 눈에 비쳐나오는 순결한 영혼의 맑음에서 오는 것이다. 길고 보드라운 그의 밤색 머리는 거의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 지금 물결처럼 굽이친다. 그는 울타리를 지나오려고 할 때에 “선생님!” 하고 부른다.
예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미소를 띠시며 돌아서신다.
“선생님을 무척 뵙고 싶었습니다. 선생님이 묵으시는 집에서는 선생님이 들 쪽으로 나가셨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그 이상의 말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뵙지 못할까봐 걱정했습니다.” 요한은 경의를 표하느라고 약간 몸을 숙이고 말한다. 그러나 고개를 약간 어깨 쪽으로 기울인 채로 있으면서 예수를 쳐다보는 그의 눈길과 그와 태도에는 다정스러운 신뢰의 정이 넘쳐흐른다.
“나는 네가 나를 찾는 것을 보고 네게로 왔다.”
“저를 보셨습니까? 어디 계셨는데요?”
“저기 있었다.” 그러시면서 예수께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숲을 가리키신다. 그 나뭇잎의 빛깔로 보아 올리브나무 같다. “나는 저기 있었다. 거기서 기도하며, 오늘 저녁 회당에서 말할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너를 보고는 즉시 모든 것을 중단하였다.”
“그렇지만 그 곳은 저 깎아지른 곳 뒤에 가려져 있어서 겨우 알아볼까 말까한데, 선생님은 어떻게 저를 보셨습니까?”
“그래도 그곳이 보이지? 나는 너를 보았기 때문에 네 마중을 나온 것이다. 눈이 할 수 없는 것을 사랑은 현실화한다.”
“그렇습니다. 사랑이 그렇게 합니다. 그러면 선생님이 저를 사랑하시는군요?”
“그리고 제베대오의 아들 요한아, 너도 나를 사랑하지?”
“선생님을 굉장히 사랑합니다. 저는 선생님을 항상 사랑했던 것 같이 생각됩니다. 선생님을 알기 전에, 그 전에 벌써 제 영혼이 선생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뵈었을 때 제 영혼은 제게 ‘네가 찾는 분이 저 분이시다’하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을 만났을 때 제 영혼이 선생님을 알아 뵈었습니다.”
“요한아, 네가 그 말을 하는데. 그것은 정확한 말이다. 나도 내 영혼이 너를 느꼈기 때문에 네 마중을 왔다. 얼마 동안이나 나를 사랑하겠느냐?”
“언제까지나요. 이제는 선생님 말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너는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가 있고, 인생이 있으며, 인생과 더불어 여자와 사랑이 있다.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떠나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선생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교만이 아니라면, 특별한 선생님의 사랑이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를 대신하고, 여자도 대신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사랑하시면,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싫증이 날 것입니다.”
“그런데 내 사랑 때문에 고충과 박해를 당하게 되면?”
“선생님이 저를 사랑하시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죽어야 할 날은?…”
“안됩니다! 선생님은 젊으신데... 왜 돌아가십니까?”
“메시아는 진리로써 율법을 전하고 구속을 완수하려고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은 율법을 몹시 싫어하고 구속을 원치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들을 박해한다.”
“오! 그래서는 안됩니다! 선생님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죽음의 예고를 말씀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선생님이 돌아가셔야 한다면, 선생님을 여전히 사랑하겠습니다. 선생님을 사랑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요한은 애원하는 눈길을 보낸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몸을 구부리고 예수 곁에서 걸어가며 그분의 사랑을 간청하는 것 같다.
예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요한을 바라보신다. 예수께서는 통찰력이 있는 눈길로 요한을 꿰뚫어보시고 나서 손을 그의 숙인 머리에 얹으시고 말씀하신다.
네가 나를 사랑하기를 원한다.”
“오! 선생님!” 요한은 행복하다. 비록 눈동자는 눈물로 빛나지마는, 그는 윤곽이 뚜렷한 젊은 입으로 웃는다. 그는 신성한 손을 잡아 손등에 입을 맞추고 가슴에 꼭 껴안는다.
그들은 다시 걷기 시작한다.
“네가 나를 찾았다고 말하였지...”
“그렇습니다. 제 친구들이 선생님을 뵙고 싶어한다고 말씀드리고... 그리고, 오! 정말 선생님과 또 같이 있고 싶었기 때문에요! 선생님을 떠난지가 몇 시간밖에 안되었지만 이제는 벌써 선생님없이 그대로 있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네가 ‘말씀’의 훌륭한 전달자가 되었단 말이지?”
“그렇지만, 제 형 야고보도 친구들을 설득하도록... 선생님 말씀을 했습니다.”
“아직 경계하던 사람이 확신을 가지게 되도록 말이지. 하기는 그 사람이 신중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조심한 것이니 그 사람에게는 죄가 없다. 가서 완전히 안심시키자.”
“그 친구는 조금 두려워했습니다.”
“안된다! 나를 무서워해서는 안된다! 나는 착한 사람들을 위하여 왔고, 특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왔다. 나는 구원하고자 하지, 단죄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성실한 사람들에게는 온전히 자비롭겠다.”
“그러면 죄인들에게는요?”
“죄인들에게도. 그러나 파렴치한 사람들에게는. 나는 정신적으로 파렴치한, 실제로는 악한 사람들인데 위선적으로 착한 사람 행세를 하는 사람들, 이웃을 희생시키면서까지도 자신의 이익만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엄격하겠다.”
“오! 그럼 시몬은 안심해도 됩니다. 그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솔직하니까요.”
“그 사람이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에 든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
“시몬은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굉장히 많답니다.”
“회당에서 말하고 나서 그의 말을 듣겠다. 나는 부자들과 건강한 사람들 이외에도 가난한 사람들과 병자들에게도 알리게 하였다. 모든 사람이 기쁜 소식을 들을 필요가 있다.”
작은 마을에 가까이 왔다. 어린이들이 길에서 놀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뛰어 오다가 예수께서 조심하여 붙잡아 주지 않았더라면 그분의 다리 사이에 쓰러질 뻔하였다. 그래도 어린 아이는 다치기나 한 것처럼 운다. 그러니까 예수께서는 어린 아이의 팔을 잡으시면서 말씀하신다. “이스라엘 어린이가 울다니? 모세의 뒤를 따라 광야를 지나오면서 어른이 된 수천 수만 명의 어린 아이들은 어떻게 했겠니? 그런데도 하느님께서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어린 아이들에게 그렇게도 맛있는 만나를 더 많이 내리게 하셨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죄없는 어린 아이들을 사랑하시고, 작은 숲속과 지붕 위로 날아다니는 참새들에 대하여 그렇게 하시는 것과 같이, 세상에 있는 저 작은 천사들. 저 날개 없는 새들 같은 어린아이들을 지켜 주신다. 너 꿀 좋아하니? 그래? 그러면! 네가 착하게 굴면 벌들이 만든 꿀보다 더 단꿀을 먹게 될거다.”
“어디서? 언제?”
“하느님께 충실하게 살고 나서 그분께로 갔을 때.”
“메시아가 오지 않으면 내가 그리로 가지 못한다는 걸 알아요. 엄마가 그러는데, 지금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두 모세와 같아서 언약의 땅을 눈앞에 보면서 죽을거래요.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가 언약의 땅에 들어가려면 기다려야하고, 메시아만이 우리를 거기 들어갈 수 있게 할거래요.”
“아니, 너 참 착한 이스라엘 어린이로구나. 그러면 내가 네게 분명히 말하겠는데, 네가 죽을 때는 메시아가 벌써 하늘의 문을 열었을 터이니까, 너는 즉시 하늘 나라에 들어갈거다. 그러니까 너 착하게 굴어야 한다.”
“엄마! 엄마!” 어린 아이는 예수의 품에서 빠져나가, 구리로 만든 항아리를 들고 돌아오는 젊은 부인에게로 달려간다.
“엄마, 새로 온 선생님이 그러는데, 내가 죽으면 곧 하늘 나라에 가서 꿀을 아주 많이 먹을거래…, 그렇지만 착하게 굴어야 그렇게 된대. 나 착하게 굴거야!”
“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선생님, 얘가 귀찮게 해드렸으면 용서하십시오. 몹시 수선스럽답니다.”
“부인, 죄없는 사람들은 나를 귀찮게 하는 일이 없소. 부인은 아이들에게 율법을 알도록 가르치며 기르는 어머니이니 하느님의 축복을 받기 바라오.”
여자는 이 칭찬을 듣고 얼굴을 붉히며 대답한다. “선생님께도 하느님의 축복이 내리기를”하고 말하고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사라진다.
“선생님은 어린이들을 좋아하십니까?”
“그렇다. 어린이들은 깨끗하고 솔직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있습니까?”
“아니, 내게는 어머니 한 분만 계시다. 어머니에게는 가장 거룩한 어린이들과 같은 순결과 솔직과 사랑이 있고, 동시에 어른과 같이 지혜와 정의와 힘이 있다. 내 어머니는 모든 것을 갖추어 가지셨단다, 요한아.”
“그런데 어머니를 떠나셨습니까?”
“하느님은 어머니 중에서 가장 거룩한 어머니보다도 더 높으시다.”
“어머님을 제가 알게 되겠습니까?”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머님이 저를 사랑하실까요?”
“어머니는 당신의 예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시니까 너를 사랑하실 것이다.”
“그러면 선생님은 형제가 없겠군요?”
“내 어머니의 남편 쪽으로 사촌들이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든지 내게는 형제이고, 나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왔다. 자, 회당 앞에 다 왔다. 나는 들어갈 터이니, 너는 친구들과 같이 나를 다시 찾아오너라.”
요한은 가고 예수께서는 네모 반듯한 방으로 들어가신다. 그 방에는 삼각형으로 배치한 양피지 두루마리가 놓여 있는 작은 책상들 같은 으레 있는 비품이 놓여 있다. 뒤쪽께서는 군중이 예수에 대하여 떠들고 있다. 예수께서는 머리를 숙여 회당의 우두머리에게 인사하시고, 그저 아무 두루마리나 하나 달라고 하신다.
예수께서는 읽기 시작하신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이것들은 성령께서 나더러 여러분을 위하여 읽으라고 하십니다. 예레미야서 7장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군대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 소행과 감정을 고쳐라. 그러면 내가 이곳에 와서 너희와 함께 살겠다. 너희가 되풀이하는 ‘여기가 주의 성전이다. 주의 성전이다. 주의 성전이다’하는 무의미한 말로 너희 자신을 달래지 말아라. 그것은 만일 너희가 소행과 감정을 더욱 좋게 하고, 어떤 사람과 그 이웃사이에 옳고 그름을 가려주고,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를 학대하지 않고, 이곳에서 죄없는 사람의 피를 흘리지 않으며, 불행하게도 외국 신자들에게로 가지 않으면, 그 때에는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영원히 준 땅인 이곳에서 너희와 함께 살겠다.’하고.
여러분, 이스라엘 사람들은 들으시오. 이제 나는 눈먼 여러분의 영혼이 보지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빛의 말씀을 빛나게 하려고 왔습니다. 잘 들으시오. 하느님의 백성의 땅에 많은 눈물이 뿌려집니다. 그들은 옛날의 영광을 회상하는 노인들을 슬퍼하고, 속박에 억눌린 어른들을 슬퍼하고, 미래의 영광의 희망이 없는 어린이들을 슬퍼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영광은 맘몬과 악의만 빼놓고는 아무런 압제라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영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왜들 우십니까? 당신 백성에 대하여 항상 친절하셨던 하느님께서 이제는 눈길을 딴 데로 흘리시고 당신 백성이 당신의 얼굴 보는 것을 거절하십니까? 그분이 이제는 옛날에 바다를 좌우로 갈라놓으셔서 이스라엘 백성을 지나가게 하시고, 사막의 모래밭을 거쳐 인도하시고, 먹여주시고, 그들의 적들에게서 보호해 주신 그 하느님이 아니십니까? 이스라엘 백성의 육체에 구름 기둥을 주신 것과 같이, 하늘의 길을 잃지 말라고 그들의 영혼에게 율법을 주신 분이 그분이 아니십니까? 이제는 쓴 물을 달게 해 주시고 그들이 기진맥진하였을 때 만나를 내려 주신 그 하느님이 아니란 말입니까? 그분이 여러분을 이 땅에 정착시키고 여러분과 계약을 맺고자 하신 하느님이 아니십니까? 그분이 여러분의 아버지이시고, 여러분은 그분의 아들들이 아니십니까? 그런데 왜 외국이 여러분을 쳤습니까? 여러분 중에서 많은 사람이 ‘그래도 우리는 여기에 성전을 가지고 있는데!’ 하고 불평합니다. 성전을 가지고 그곳에 가서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첫째 성전은 각 사람의 마음 속에 있고, 거룩한 기도는 거기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마음이 좋아지지 않고, 풍속과 감정이 고쳐지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과 종들과 부모와 하느님께 대한 정의의 원칙이 고쳐지지 않으면 기도가 거룩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생각해 보시오. 성전에는 많은 헌금을 하면서도 가난한 사람에게는 ‘형제여, 여기 빵과 한 데나리온이 있으니, 받아 주시오. 정으로 주는 것이니, 내 도움을 형제가 창피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형제에게 주는 선물로 인해 내가 교만해지지 말기를 바랍니다’ 하고 말할 줄밖에 모르는 냉혹한 마음을 가진 부자들이 있습니다. 이렇습니다. 하느님께 기도하고, 그들의 청을 이내 들어주지 않으신다고 원망하지만, 그 후 불쌍한 사람이, 그것도 때로는 같은 혈족의 불쌍한 사람이 ‘내 말 좀 들어보세요’ 하고 말하는데, ‘싫소’ 하고 돌같이 단단한 마음으로 대답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이렇습니다. 나는 여러분이 정복자가 돈을 털어가기 때문에 우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그런 다음 여러분은 여러분이 미워하는 사람의 금전을 착취하고, 그들의 목숨에 대하여 잔인한 기원을 하는 것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 이스라엘의 자손 여러분! 구속의 때가 왔습니다. 그러나 착한 뜻으로 여러분 안에 구속의 길을 닦으시오. 정직하고, 친절하고, 서로 사랑하시오. 부자들은 업신여기지 말고, 장사하는 사람은 속이지 말고, 가난한 사람은 탐내지 마시오. 여러분은 모두 같은 핏줄이고, 오직 한 하느님께 속해 있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같은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메시아가 여러분에게 열어줄 하늘의 문을 여러분의 죄로 스스로 닫지 마시오. 여러분이 지금까지 방황하셨습니까? 이제는 방황하지 마시오. 어떤 잘못도 사라져야 합니다. 본래의 십계명, 그러나 사랑의 빛이 스며든 십계명에 귀결되는 율법은 간단하고 훌륭하고 쉽습니다.
오시오. 나는 그 계명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습니다. 사랑, 사랑, 사랑입니다. 여러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에 대한 여러분의 사랑. 언제나 사랑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아버지의 아들들은 사랑을 생활할 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여기 왔고,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빛을 주기 위하여 왔습니다. 이것이 여러분 안에서 영양이 되는 아버지의 말씀입니다. 와서 맛보고, 이 양식으로 여러분의 정신의 피를 새롭게 하시오. 일체의 독이 사라져야 하고, 일체의 육욕이 죽어야 합니다.
새로운 영광이 여러분에게 왔습니다. 그것은 영원한 영광인데, 마음 속으로 하느님의 율법에 대한 참다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이를 것입니다. 우선 사랑하시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사랑할 줄을 알게 되면 이미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고,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은 모든 유혹에 대한 하느님의 도움을 뜻합니다.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사람은 착한 뜻을 가득 지닌 마음으로 하느님께로 향해야 합니다.”
예수께서는 입을 다무셨다. 사람들은 잡담을 한다. 모인 사람들은 여러 찬송가를 낭송조로 노래한 다음 헤어진다.
예수께서는 작은 광장으로 나오신다. 문간에는 요한과 야고보가 베드로와 안드레아와 같이 있다.
“평화가 너희들과 같이 있기를”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시고 이렇게 덧붙이신다.
“의인이 되려면 우선 알아보지 않고는 판단하기를 삼갈 필요가 있지만, 그래도 자기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할 줄을 아는 사람이 왔군. 시몬, 나를 보고 싶다고 했다면서? 자, 내가 여기 있다. 그리고 너 안드레아는 왜 더 일찍 오지 않았느냐?”
두 형제는 어쩔 줄을 몰라 서로 바라본다. 안드레아가 중얼거린다. “감히 오질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수께서 동생에게 “오는 것이 잘못이었나? 감히 하지 못해야 할 일은 나쁜 일밖에는 없어.”하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는 망설이지 않고 끼어든다.
“제 아우가 오지 않은 것은 저 때문이었습니다. 이 애는 저를 곧 선생님께로 데려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저는 말했습니다. 예,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믿지 않는다’고. 그리고 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 이제는 좀 낫습니다.”
예수께서는 미소를 지으신 다음 말씀하신다. “그리고 네 솔직성 때문에 너를 사랑한다고 분명히 말하겠다.”
“그렇지만 저는.. 저는 착하지 못합니다. 저는 회당에서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성미가 급합니다. 그래서 누가 제게 모욕을 주면.. 그냥! 저는 탐욕이 있어서 돈을 벌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고기를 팔 때에도.. 그야! 늘 그러지는 않지만... 속이는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무식쟁이입니다. 그리고 빛을 얻기 위해 선생님을 따라 다닐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시몬아, 그것은 어렵지 않다. 성경을 조금은 알지? 그렇다고? 그러면 미가 예언자를 생각하여라. 하느님께서는 미가가 말하는 것을 네게서 원하신다. 하느님께서는 네가 마음을 억지로 떼어 버리는 것도 가장 거룩한 애정을 희생하는 것도 요구하지 않으신다. 아니다. 지금 당장은 네게 그것을 요구하지 않으신다. 언젠가는 하느님께서 그것을 요구하지 않으시는데도 너 자신까지도 하느님께 바칠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해와 소나기가 아직은 여린 새싹에 지나지 않는 너를 튼튼하고 빛나는 종려나무를 만들어 놓기를 기다리신다. 지금 당장은 네게 이것을 요구하신다. 정의를 실현하고, 자비를 사랑하고, 온전히 네 하느님을 따르는 데 전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도록 힘써라. 그러면 시몬의 과거는 지워질 것이고, 너는 새 사람이 되고, 하느님과 그분의 그리스도의 벗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시몬이 아니라 게파스, 즉, 내가 의지할 든든한 바위가 될 것이다.”
“이것은 제 마음에 듭니다! 알아듣겠습니다. 율법, 그렇습니다. 그래요... 교사들이 만들어 놓은 대로는 그것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설명하시는 것처럼은 지키겠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도와 주세요. 선생님은 이 집에 계시지요? 저는 이 집 주인을 압니다.”
“나는 여기 머문다. 그러나 예루살렘에 갈 참이다. 그 다음에는 팔레스티나를 두루 다니며 전도하겠다. 나는 이 때문에 왔다. 그러나 이곳에 자주 오겠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러 오겠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면 제 머리에 빛이 좀 들어오겠지요.”
“시몬아, 마음 속에, 특히 마음 속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안드레아 너는 말을 안하느냐?”
“저는 선생님 말씀을 듣습니다.”
“제 아우는 짐이 많습니다.”
“안드레아는 사자가 될 것이다. 어두워진다. 하느님께서 너희들에게 강복하시고 고기를 많이 잡게 해 주시기를 바란다. 가들 보아라.”
“선생님께 평화가 있기를.” 그러면서 그들은 간다.
나오자마자 베드로가 말한다. “우선 나보고 다른 그물로 고기잡이를 하고, 다른 고기들을 잡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무슨 말이지?”
“왜 선생님께 여쭈어보지 않았어? 형은 굉장히 많은 말을 하겠다고 하더니, 아무 말도 안했단 말이야.”
“난... 부끄러웠거든. 그분은 다른 모든 선생들하고는 아주 딴판이야!”
“이제 선생님은 예루살렘에 가셔~” 요한은 이 말을 대단한 갈망과 대단한 향수를 가지고 한다.
“나는 선생님과 같이 가게 해주시겠냐고 여쭈어보고 싶었는데... 감히 그러지를 못했어.”
“가서 말씀드려, 이 총각아” 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우린 이렇게 다정한 말 한마디 없이 이렇게 휙 떠나 왔어. 적어도 우리가 그분을 우러러본다는 걸 그분은 아셔야 해. 가봐, 가보라구. 자네 아버지께 말할테니까.”
“나 갈까, 야고보?”
“가라.”
요한은 달음박질로 떠난다. 그리고 달음박질로 돌아와서 몹시 기뻐하며 말한다.
“선생님께 ‘제가 예루살렘에 가는 것을 원하십니까?’ 하고 말씀드렸더니 ‘벗아, 오너라’ 하고 대답하셨어.
나보고 벗이라고 하셨어! 내일 이 시간에 여기 올거야. 아! 예루살렘에, 선생님과 같이...”
-그리고 여기서 환상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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