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 예루살렘 입성 전 금요일. 회개하지 않는 가리옷의 유다
1947. 3. 19.
“너희가 원한다면, 너희는 가고 싶은 곳에 가도 된다. 나는 오늘 유다와 야고보와 함께 여기 남아 있겠다. 여자 제자들이 올 것이다.”
예수께서는 집의 현관 아래 그분 주위에 모여 있는 사도들에게 말씀하신다. 그리고 그분께서 덧붙이신다.
“그러나 해지기 전에 모두 여기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라. 그리고 조심해라. 너희에 대한 보복을 피하기 위하여 사람의 눈에 띄지 않도록 애써라.”
“오! 나는 여기 남아 있겠어. 내가 예루살렘에 가서 뭐 하겠어?”
베드로가 말한다.
“반대로 나는 갈 거야. 내 아버지께서는 틀림없이 나를 기다리고 계실 거야. 그분은 포도주를 주기를 원하셔. 오래된 약속이지만, 내 아버지는 정직한 분이기 때문에 그 약속은 지켜질 거야. 자네들은 파스카 만찬에 아주 놀라운 포도주를 맛보게 될 걸세! 라마에 있는 내 아버지의 포도밭! 그 지역에서는 유명해.”
토마스가 말한다.
“라자로의 포도주들도 아주 훌륭해. 나는 등불명절 때 잔치를 결코 잊지 못할 거야…”
마태오가 본의 아니게 미식가의 어조로 말한다.
“그렇다면 자네의 기억은 그 어느 때보다 새로워질 걸세. 왜냐하면 라자로가 내일 큰 잔치를 베풀라고 명령하고 있는 것 같거든. 나는 준비하는 걸 보았어…”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말한다.
“그래? 다른 사람들도 올까?”
안드레아가 묻는다.
“아니야. 나는 막시미노에게 물어보았어, 그는 아니라고 말해.”
“아! 그렇지 않으면 나는 아내가 보내준 새 옷을 입으려고 했는데.”
필립보가 말한다.
“나는 새 옷을 입을 거야. 나는 그것을 파스카에 입으려고 했었지만, 내일 입을 거야. 우리는 내일 지난 며칠 동안보다 더 조용히 지내게 될 거야…”
바르톨로메오가 말하다가 중단하고 생각에 잠긴다.
“저는 시내로 들어갈 때 새 옷을 입으려고 합니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어떠십니까?”
요한이 묻는다.
“나도 그러겠다. 나는 주홍빛 옷을 입겠다.”
“당신께서는 왕처럼 보이실 거예요!”
사랑받는 사도가 화려한 옷을 입으신 예수를 상상하며 감탄한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마련해드리지 않았다면! 그 주홍빛 물감은 내가 몇 년 전에 마련해드린 거야…”
가리옷 사람이 자랑스러워하며 말한다.
“정말이야? 오! 아무도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네… 선생님께서는 항상 아주 겸손하셔…”
“그분께서는 지나치게 겸손하시네. 그분께서 왕이 되셔야 할 때가 지금이야. 우리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어! 만일 그분께서 옥좌 위의 왕이 아니시라 해도 그분의 품위를 위하여 적어도 그분의 지위에 어울리는 옷은 입으셔야 해. 나는 모든 것을 보살피네.”
“유다, 자네의 말이 옳아. 자네는 세상의 풍습을 알지. 우리는… 보잘것없는 어부들이고…”
호숫가 출신의 사람들이 겸손하게 말한다… 세상의 빛, 세상의 거짓 황혼 빛 안에서 볼 때 늘 그렇듯이 유다의 조악한 합금이 갈릴래아 사람들의 마음의 거칠지만 순수하고, 진실하고, 정직한 금보다 더 고귀한 금속으로 보인다…
열성당원과 알패오의 아들들과 말씀하고 계셨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가리옷 사람과 몹시 겸손하고 유다에 비하여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머쓱해진 그 정직한 사람들을 바라보신다… 그분께서는 말없이 머리를 끄덕이신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유다가 막 출발하려는 것처럼 샌들 끈을 졸라매고 겉옷의 매무새를 만지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물으신다.
“너는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시내로요.”
“나는 야고보와 함께 너를 여기 있게 하겠다고 너에게 말했다.”
“아! 저는 당신께서 당신의 사촌 유다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럼… 저는 죄수 신세로군요… 하! 하!”
그는 비웃는다.
“베타니아에는 사슬도, 창살도 없어. 여기에는 단지 자네의 선생님의 소원이 있을 뿐이야. 그리고 나는 그 소원에 따라 갇힌 자가 되었으면 좋겠네.”
열성당원이 말한다.
“오! 물론이야! 나는 농담으로 말한 거야… 사실은… 나는 내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 싶어서 그래. 분명히 가리옷의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에 왔을 거고…”
“아니다. 이틀 후에는 우리 모두가 예루살렘에 갈 것이다. 너는 지금은 여기 남아 있어라.”
예수께서 권위 있게 말씀하신다.
유다는 고집하지 않는다. 그는 겉옷을 벗으며 말한다.
“그럼 누가 시내로 갑니까? 우리는 분위기를 알아야 할 텐데요… 제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는 친구들에게 가서 소식을 듣고 싶기도 했어요… 저는 베드로에게 약속했어요…”
“그것은 상관없다. 너는 여기 남아 있어라. 네가 말한 것 중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토마스가 간다면…”
“선생님, 저도 가고 싶습니다. 저도 약속했으니까요. 저는 한나스의 집에 친구들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한이 말한다.
“아들아, 네가 거길 가겠다고? 만일 그들이 너를 붙잡으면 어쩌려고?”
그들에게 다가왔던 살로메가 묻는다.
“만일 그들이 저를 붙잡는다면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주님을 두려워하면 안돼요. 그리고 설혹 그들이 저를 붙잡는다 해도 저는 떨지 않을 거예요.”
“오! 당돌한 새끼 사자 같으니! 자네가 떨지 않겠다고? 그들이 우리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자네는 모르나? 만일 그들이 우릴 붙잡는다면, 그건 죽음이야, 알겠나?”
가리옷 사람이 그에게 겁주려고 말한다.
“그럼 자네는 왜 거기 가려고 하나? 자넨 면책특권이라도 가지고 있나? 자네는 어떻게 해서 그런 특권을 얻었나? 나에게 말해주게. 그럼 나도 그렇게 하겠네.”
유다는 갑자기 마치 깜짝 놀라고 화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요한의 얼굴이 너무 맑아서 배반자는 안심한다. 그는 그 말에 계략도, 의심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난 아무것도 한 거 없어. 그렇지만 나는 총독 가까이에 몇 명의 좋은 친구들을 두고 있네. 그래서…”
“됐네! 이제는 비가 그쳤으니 가고 싶은 사람은 가세. 우리는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정오에는 다시 비가 올 수도 있어. 가고 싶은 사람은 모두들 서두르게.”
토마스가 그들을 재촉하며 말한다.
“저는 가도 됩니까, 선생님?”
요한이 묻는다.
“그래, 가거라.”
“거봐! 항상 똑같아. 요한은 가도 되고, 다른 사람들도 가도 되지. 나에게는 항상 안 된다야.”
“내가 자네의 어머니의 소식을 알아보겠네.”
요한이 그를 진정시키기 위하여 말한다.
“나도 그러겠네. 나도 자네와 토마스와 함께 가겠네.”
열성당원이 말한 다음 덧붙인다.
“선생님, 제 나이가 젊은이들을 억제할 것입니다, 나는 가리옷 사람들을 아주 잘 아네. 만일 내가 어떤 가리옷 사람을 본다면 가서 나는 그를 만나겠네.
유다, 나는 자네의 어머니의 소식을 자네에게 가져오겠네. 침착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게! 유다, 지금은 파스카일세. 우리 모두는 이 명절의 평화와 이 축제의 기쁨을 느끼네. 왜 항상 자네만 마음의 평화를 누리기를 원치 않고, 그토록 불안하고, 그토록 뚱하고, 그토록 불만인가?
파스카는 하느님의 통과야… 파스카는 우리 히브리인들이 가혹한 멍에서 해방된 명절이야.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주셨네. 지금은 고대의 사건이 되풀이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상징만이 남아 있는 것일세…
파스카, 그것은 마음들의 해방이고, 정화이며, 어린양의 피의 세례야. 원수의 힘들은 그 피로 표시된 사람들을 더 이상 해칠 수 없어. 정화와 해방과 우리의 구세주 하느님께 대한 흠숭의 이 명절로 새해를 시작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네…
오! 선생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저는 침묵했어야 했는데 말했습니다. 당신께서 여기 계셔서 저희 마음들을 바로잡아주시는데요.”
“시몬,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네. 나는 한 분이 아니라 똑같은 두 분의 선생님을 모시고 있다고. 그건 너무 많아.”
가리옷 사람이 화내며 말한다.
베드로는… 오! 베드로는 이번에는 자제하지 못하고 쏘아붙인다.
“그리고 만일 자네가 이 따위 소리를 즉각 멈추지 않는다면, 자네는 세 번째 선생을 모시게 될 터인데, 그건 나일 거야. 그리고 나는 자네에게 맹세하네만, 내 주장들은 말보다 더 설득력 있을 거야.”
“자네는 한 동료를 때리겠다는 건가? 묵은 갈릴래아 사람을 바닥에 가라앉히려고 그렇게도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자네의 진짜 성질이 다시 수면으로 올라온단 말인가?”
“수면으로 올라오는 게 아니야. 그것은 항상 수면 위에 있었네. 나는 이중성격은 쓰지 않아. 그렇지만 자네 같은 야생 당나귀들을 길들이는 데는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는 게 문제야. 그것은 흠씬 두들겨 패는 거야. 자네는 그분의 친절과 우리의 참을성을 남용하는 걸 부끄러워해야 해!
가세, 시몬! 가세, 요한! 가세, 토마스! 선생님, 안녕히 계십시오, 저도 떠나겠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제가 여기 그대로 있다가는… 더 이상 자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의자 위에 있는 겉옷을 집어 들고 급히 입는데, 그는 너무 분노하여 자기가 겉옷을 거꾸로 입는 것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요한이 그에게 그것을 알려주고, 제대로 입도록 도와주어야 할 지경이다. 그는 자기의 분을 삭이기 위하여 두 발로 땅을 치면서 떠나간다. 그는 흥분한 작은 황소와도 같다…
다른 사람들은… 오! 다른 사람들은 쓰여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도록 펼쳐진 책들과도 같다. 바르톨로메오는 다른 이들의 얼굴들을 살피지 않기 위하여 아직 흐린 하늘을 향하여 늙은이의 야윈 얼굴을 쳐들고 바람을 살펴보고 있는 것 같다.
예수의 얼굴은 실로 너무 괴로워하는 얼굴이고, 가리옷 사람의 얼굴은 너무 믿을 수 없는 얼굴이다. 마태오와 필립보는 분노로 번뜩이고 있는, 눈이 예수의 눈과 아주 많이 닮은 타대오를 바라보는데, 그들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들은 타대오를 두 사람 사이로 끌고 와서 시몬의 집으로 이어지는 정원 안 오솔길로 밀면서 말한다.
“자네의 어머니께서는 우리가 그 일을 하기를 원하셨어. 제베대오의 야고보, 자네도 같이 가는 편이 나아.”
그들은 살로메의 아들도 끌고 간다. 안드레아는 알패오의 야고보를 쳐다보고, 야고보는 안드레아를 쳐다본다. 똑같은 억제된 고통을 나타내는 두 얼굴이다. 그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두 소년들처럼 서로의 손을 잡고 슬퍼하며 나간다.
살로메는 여기 있는 유일한 여자제자인데, 그녀는 감히 움직이거나 말하지도 못하고, 마치 자기가 있어 비열한 사도의 다른 말들을 억제하기를 원하는 듯 떠날 결심도 하지 못한다. 다행히 라자로의 가족은 아무도 여기 없다. 복되신 동정녀께서도 여기 계시지 않는다.
유다는 자기의 주위에 예수와 살로메만이 있는 것을 본다. 그는 이분들과 함께 있기가 싫어서 그들에게 등을 돌리고 재스민을 올린 퍼골라 쪽으로 간다.
예수께서는 그가 가는 것을 보신다. 그분께서는 그를 지켜보신다. 그분께서는 유다가 정자에 앉는 체하다가 뒤쪽을 통하여 살짝 밖으로 빠져나가 벌통들이 있는 방향성 식물들의 화단과 진정한 정원을 분리시키는 장미, 월계수, 회양목들의 산울타리 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신다.
거기서 넓은 정원의 담장들에 나 있는 작은 문들 중 하나를 통하여 바깥으로 나갈 수 있다. 그 정원은 마치 공원처럼 넓은데, 그 양쪽 경계에는 대로처럼 넓은 아주 키가 큰 산울타리들이 있는데, 그 울타리들은 군데군데 출입구가 있어 그리로 목장들, 밭들, 과수원들, 올리브 밭들과 시몬의 집에도 갈 수 있는 창살문으로 통하게 되어 있다.
이 출입구들은 이 정원을 이 모든 것들과 연결시킴과 동시에 차단하기도 한다. 이 정원의 다른 두 쪽에는 육중한 담장들이 있는데, 거기에는 두 개의 길로 나가는 문이 있다. 하나는 소로이고, 하나는 대로이다. 두 길은 서로 교차하는데, 소로는 베타니아를 가로질러 베들레헴으로 향한다.
예수께서는 가리옷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시기 위하여 가능한 한 몸을 곧추 세우시고, 필요한 때는 최대한 위치를 바꾸시기도 하시는데, 그분의 두 눈은 불타고 있다. 마리아 살로메는 두 사람을 본다. 그리고 그녀는 알아차린다. 비록 살로메는 키가 그리 크지 않아 볼 수는 없지만, 그녀는 정원의 경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차린다.
그녀가 중얼거린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예수께서는 그녀의 탄식을 들으시고 잠깐 돌아서서 이 착하고 순박한 제자를 바라보신다. 그녀는 자기의 아들들을 위하여 명예로운 자리를 청할 때 어머니로서의 자존심을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훌륭한 사도들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적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선생님의 꾸중을 겸손하게 받아들였고, 그것으로 마음이 상하지 않았고, 그분으로부터 멀어지지도 않았다.
반대로 그녀는 더 겸손하고 선생님께 더 순종적으로 되어 자기가 할 수 있을 때마다 그분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그분의 희망을 앞지르고,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하여 그분의 가장 작은 표정들까지 살핀다.
지금도 착하고 겸손한 그녀는 선생님을 위로해드리고, 그분을 괴롭히는 의혹을 가라앉혀드리려고 애쓰며 말한다.
“보이세요? 저 사람은 멀리 가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자기의 겉옷을 저기 내버려두고, 다시 집어 들지 않았어요. 그는 풀밭으로 가서 화를 발산하려고 합니다… 유다는 제대로 차려입지 않고는 결코 시내에 가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자기가 가고 싶다면, 그는 벌거벗고라도 갈 것입니다. 사실… 보세요! 이리로 오세요!”
“오! 저 사람은 격자문을 열려고 하는군요! 그렇지만 그건 잠겨 있어요! 저 사람은 양봉장의 하인들 중 한 사람을 부르고 있군요!”
예수께서 큰 소리로 외치신다.
“유다야! 기다려라! 너에게 할 말이 있다.”
그분께서는 막 출발하려고 하신다.
“제발 주님! 제가 라자로를… 당신의 어머니를 부르겠습니다… 당신 혼자 가지 마십시오!”
예수께서는 빨리 걸으시면서도 약간 뒤돌아보시며 말씀하신다.
“나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당신에게 명령합니다. 반대로 조용히 계셔요. 누구에게도. 누가 나를 찾는다면, 나는 유다와 잠깐 산보하러 나갔다고 하세요. 만일 여자제자들이 오면, 기다리라고 하세요. 나는 곧 돌아올 테니까요.”
살로메도 반응하지 않고, 가리옷 사람도 반응하지 않는다. 예수께서 그들을 멈추게 하신 곳에, 전자는 집 곁에, 후자는 울타리 곁에 머무른다. 살로메는 그분께서 멀어져 가시는 것을, 유다는 그분께서 자기에게 다가오시는 것을 바라본다.
“요나, 문을 열게. 나는 내 사도와 함께 잠시 나가려고 하네. 그리고 만일 자네가 여기 머무를 생각이라면, 자네는 우리가 나간 다음에 문을 닫을 필요가 없네. 나는 곧 돌아오겠네.”
그분께서는 큰 열쇠를 손에 들고 어리둥절한 채 서 있는 농부 하인에게 친절하게 말씀하신다.
무거운 철문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자물쇠를 작동시키자 열릴 때 귀에 거슬리는 삐익 소리를 낸다.
“좀처럼 열지 않는 문이어서요.”
하인이 미소 지으며 말한다.
“어! 너는 녹슬었구나. 뭐든 한가하게 지내면 좋지 않게 됩니다… 녹, 먼지… 개구쟁이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저희가 항상 저희 영혼에 대하여 일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요나, 자네의 말이 옳네. 자네 생각은 현명한 것이야. 많은 라삐들이 자네의 생각을 부러워할 걸세.”
“오! 저에게 그런 생각들을 떠오르게 해주는 것은 제 벌들과… 당신의 말씀입니다. 그것은 정말로 당신의 말씀입니다. 그 다음에 벌들도 제가 그 말씀들을 깨닫도록 만들어줍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해할 줄만 안다면, 모든 것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말합니다. 뇌와 심장이 어디 있는지 제가 알지 못하는 곤충들인 벌들도 그놈들을 창조하신 분께 복종하는데, 마음도, 뇌도, 영혼도 있고, 당신의 말씀을 듣기도 하는 나도 당신께서 우리가 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항상 행하면서 제 영혼을 지옥의 원수들이 놓아둔 아무런 녹이나, 먼지나, 진흙이나, 지푸라기나, 돌이나, 덫들이 없이 아름답고 밝게 만들어 벌들이 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요.”
“자네의 말이 지당하네. 자네의 벌들을 본받게. 그러면 자네의 영혼은 귀중한 성덕들이 가득한 풍요로운 벌통이 되고,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오셔서 그것을 즐기실 것이네. 잘 있게, 요나. 평화가 자네와 함께 있기를.”
예수께서는 그분의 앞에 상체를 숙이고 있는 하인의 반백의 머리에 한 손을 얹으신 다음에 두꺼운 진홍빛 양탄자처럼 아름다운 붉은 토끼풀이 뒤덮인 풀밭 쪽으로 난 길로 나가신다. 반짝이는 벌들이 윙윙거리며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아다닌다.
라자로의 정원에 있는 사람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이 울타리에서 떨어졌을 때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너는 그 하인의 말을 들었느냐? 그는 농부다. 만일 그가 몇 마디의 단어들을 읽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도… 그의 말이 내 입에서 나왔다 해도 그것이 어리석게 생각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사람이 영의 원수들이 영을 타락시키지 못하게 감시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그러한 원수들 때문에 너를 내 곁에 두려고 하는데, 너는 그것 때문에 나를 미워한다! 나는 너를 너 자신과 그들로부터 보호해주기를 원하는데, 너는 나를 미워한다. 나는 너 자신을 구원할 방법을 너에게 제공하고 있고, 너는 여전히 그렇게 할 수 있는데, 나를 미워한다.
나는 너에게 다시 한 번 말한다. 유다야, 떠나거라. 멀리 가거라. 예루살렘으로 가지 마라. 너는 건강하지 않다. 네가 병이 너무 위중해서 파스카의 잔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보충 파스카를 지켜라. 율법은 질병이나 다른 중대한 이유로 정식 파스카를 지낼 수 없을 때에는 보충 파스카를 지키는 것을 허용한다.
나는 라자로에게―그는 사려 깊은 친구라 너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오늘 너를 요르단 강 너머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겠다.”
“안됩니다. 저는 당신께 저를 내쫓으라고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그렇게 하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이제는 제가 그것을 원치 않습니다.”
“네가 원치 않는다고? 너는 구원받기를 원치 않는단 말이냐? 너는 너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느냐? 너는 네 어머니를 불쌍히 여기지 않느냐?”
“당신은 ‘너는 나를 불쌍히 여기지 않느냐?’고 저에게 말씀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께서는 더 솔직하실 것입니다.”
“내 불행한 친구 유다야, 나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위하여 너에게 애원하고 있다. 보아라! 우리는 따로 떨어져 있다. 너와 나만이 여기 있다. 너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나는 네가 누구인지를 안다. 지금이 네 파멸을 막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은총의 마지막 순간이다…
오! 내 벗이여, 그렇게 악마적으로 냉소하지 마라. 내가 내 파멸이라고 말하지 않고, ‘네 파멸’이라고 말하기 때문에 마치 내가 미치기라도 한 것처럼 나를 비웃지 마라. 내 파멸은 파멸이 아니다. 네 파멸은…
우리는, 너와 나는 단 둘이다. 그리고 우리 위에 하느님께서 계신다…아직 너를 미워하지 않으시는 하느님, 네 영혼을 놓고 다투는 선과 악 사이의 이 최고의 싸움의 증인이신 하느님께서 말이다. 우리 위에는 우리를 지켜보는 가장 높은 하늘(the Empyrean)이 있다. 머지않아 성인들로 가득 찰 그 천국이.
그들은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서 이미 환호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기쁨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유다야, 네 아버지도 그들 가운데 계신다.”
“그분은 죄인이었습니다. 그분은 그곳에 없습니다.”
“그분은 죄인이었지만, 저주받은 영혼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기쁨은 그분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너는 왜 기쁨 가운데 계시는 그분을 고통스럽게 하기를 원하느냐?”
“그분에게는 고통이 지나갔습니다. 그분은 돌아가셨으니까요.”
“아니다. 그분은 네가 죄인인 것을 보는 고통만을 가지고 계신다. 네가… 오! 내가 그 단어를 말하게 하지 마라…”
“아뇨! 그것을 말씀하세요! 저는 여러 달 동안 저 자신에게 말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지옥으로 갈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압니다. 아무것도 바뀔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 유다야, 나는 울고 있다. 사람(the Man)의 마지막 눈물… 너는 그 눈물을 흘리기를 원하느냐?…
유다야, 나는 너에게 애원한다. 하늘은 내 기도들을 들어주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너는, 그런데 너는… 벗아, 내가 헛되이 기도하게 할 작정이냐? 누가 네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지 곰곰 생각해보아라. 이스라엘의 메시아, 아버지의 아들이다… 유다야, 내 말을 들어라… 네가 중지할 수 있을 때 중지해라!…”
“안 됩니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시고 풀밭 가장자리의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으신다. 그분께서는 소리 없이 그러나 쓰디쓰게 우신다. 그분의 양어깨는 심한 흐느낌으로 흔들린다.
유다는 자기 발 앞에서 낙심하여, 그것도 자기를 구하고자 하는 갈망으로 인하여 울고 계시는 그분을 쳐다보며… 한 순간 마음이 움직인다. 그는 방금 전까지의 진짜 마귀 같은 냉혹한 말투를 버리고 말한다.
“저는 도망칠 수 없습니다… 저는 약속했습니다…”
예수께서는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을 드시고, 그의 말을 끊으시며 말씀하신다.
“누구에게? 누구에게? 불쌍한 몇몇 사람들에게! 그래서 너는 그들에게 불명예스럽게 보일까봐 그들에 대하여 걱정하느냐?
너는 3년 전부터 너 자신을 나에게 바쳐오지 않았었느냐? 그리고 너는 한 줌의 악당들의 비난은 염려하면서 하느님의 심판은 염려하지 않느냐? 오! 아버지, 이 사람 안에서 죄짓지 않을 의지를 되살리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분께서는 슬픔에 짓눌리시고 몹시 괴로워하시며 다시 머리를 숙이신다… 그분께서는 이미 겟세마니 동산의 고뇌를 겪고 계시는 예수님처럼 보이신다.
유다는 그분을 안쓰럽게 여기며 말한다.
“저는 남아 있겠습니다. 그렇게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저는 남아 있겠습니다… 제가 남아 있도록 저를 도와주십시오! 저를 지켜주십시오!”
“항상! 만일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나는 항상 너를 지켜주겠다. 이리 오너라. 내가 용서하지 않는 죄는 없다. ‘저는 원합니다’ 하고 말해라. 그러면 나는 너를 구속해주었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일어서서 유다를 품에 안고 계신다.
그러나 하느님이신 예수의 눈물이 유다의 머리카락에 떨어지지만, 유다의 양 입술은 닫혀 있다. 그는 요구받은 말을 하지 않는다. 예수께서 그의 머리카락 사이로 말씀하신다.
“너는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너를 꾸짖어야 했을 터이다! 그런데 너에게 입 맞춘다. 나는 너에게 ‘너를 용서해주시라고 네 하느님께 빌어라’하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만 용서받을 의지를 가지라고 부탁할 뿐이다.
너는 중병에 걸려 있다. 중병환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나는 나에게 온 모든 죄인들에게 그들을 용서할 수 있기 위하여 절대적인 뉘우침을 요구해왔다. 내 벗아, 나는 너에게 뉘우치려는 의지만을 요구한다. 그 다음에는… 내가 행동하겠다.”
그럼에도 그는 ‘저를 용서해주세요’ 하고 말하지 않는다.
유다는 잠자코 있다…
예수께서는 그가 가도록 두시며 말씀하신다.
“적어도 안식일 다음 날까지라도 여기 남아 있어라.”
“저는 남아 있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십시다. 사람들이 우리가 없는 것을 눈치 채겠습니다. 아마 여자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여자들이 저보다 낫습니다. 그러니 당신께서는 저 때문에 그들을 소홀히 하셔서는 안 됩니다.”
“너는 길 잃은 양의 비유를 기억하지 못하느냐? 너는 길 잃은 양이다… 여자제자들은 양 우리에 갇혀 있는 착한 양들이다. 만일 내가 네 영혼을 양 우리로 도로 데려오려고 하루 종일 찾아다닌다 해도, 그들은 위험하지 않다.”
“그렇고말고요! 물론입니다! 좋습니다! 저는 양 우리로 돌아올 것입니다! 저는 라자로의 서재에 처박혀 책을 읽겠습니다. 저는 방해받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아무도 보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신은 내내 저를 의심하시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여기서 일어나는 어떤 일이라도 산헤드린에 알려진다면, 당신께서는 당신이 좋아하시는 사람들 가운데서 뱀들을 찾으셔야 할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저는 대문을 통하여 들어가겠습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저는 도망치지 않을 겁니다. 당신께서는 원하시는 때 언제라도 와서 확인하셔도 됩니다.”
유다가 등을 돌리고 성큼성큼 간다.
적록색 풀밭의 가장자리에 흰 아마포 옷을 입고 계시는 키 크신 예수께서는 맑은 하늘을 향하여 양팔을 드시고, 슬픔에 잠긴 얼굴과 영혼을 그분의 아버지께로 올리시며 탄식하신다.
“오! 아버지! 당신께서는 제가 그를 구할 수도 있는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고 저를 비난하시겠습니까? 당신께서는 제 목숨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의 영혼을 위하여 제가 그의 죄를 막으려고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아십니다.
아버지! 오! 아버지! 저는 당신께 간청합니다. 어둠의 시간, 희생의 시간을 앞당겨주십시오. 왜냐하면 구속되기를 원치 않는 친구의 곁에서 사는 것은 너무 끔찍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고통입니다!”
예수께서는 키 크고 무성하고 아름다운 토끼풀 위에 앉으신다. 그분께서는 양 무릎을 치켜세우신 다음에 양팔로 감싸 안으시고 그 위에 머리를 대시고 우신다…
오! 나는 그 눈물을 볼 수가 없다! 하늘은 그분을 위로기 위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분께서 그 고통을 당하셔야 한다는 고통, 고독, 확신… 안에서 그 눈물은 이미 겟세마니 동산의 눈물과 너무도 유사하다. 이 사실이 나를 너무 고통스럽게 한다…
예수께서는 호젓하고 조용한 곳에서 오랫동안 우신다. 금빛 벌들,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 천천히 물결치고 있는 싱그러운 토끼풀, 그리고 이른 아침에는 파란 하늘에 펼쳐진 얇은 그물과도 같았는데, 지금은 더 많은 비를 예고하는 켜켜이 쌓인 두껍고 어두운 구름들이 그분의 눈물을 보고 있다
예수께서는 울음을 그치고, 머리를 들고 귀를 기울이신다… 바퀴들과 방울 소리들이 큰길에서 들려온다. 그러다가 바퀴 소리는 멎는데, 방울 소리는 멎지 않는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가자! 여자제자들이다… 그들은 충실하다… 아버지,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구세주와 친구로서 저의 이 소원의 희생을 당신께 드립니다. 그것은 쓰여 있습니다. 그는 그것을 원했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버지, 모든 것이 끝날 때까지 그를 위하여 제가 저의 일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저는 당신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버지, 제가 직접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지지 못한 한 희생자로서 죄인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 제 고통들을 받으셔서 그것들로 유다의 영혼을 강제하십시오.
저는 정의(Justice)가 줄 수 없는 것을 제가 청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자비(Mercy)와 사랑(Love)이 당신에게서 왔고, 당신께서는 당신에게서 오고, 하나이시고 삼위이이시며, 거룩하시고 복되신 하느님이신 당신과 완전히 하나인 것을 사랑하십니다.
저는 저 자신을 제가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음식과 음료로 주겠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제 피와 제 살이 그들 중 한 사람에게는 단죄가 되어야 합니까? 아버지,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 마음속에 뉘우침의 싹을 주십시오!…
아버지, 당신께서는 왜 떠나가고 계십니까? 당신께서는 기도하고 있는 당신의 말씀에게서 벌써 멀리 떠나고 계십니까?
아버지,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압니다. 당신의 복되신 뜻이 이루어지기를! 그러나 당신의 헤아릴 수 없는 명령에 의하여 미래에 대한 확실한 예지력이 이 시간에 줄어들고 있는―그러나 저는 이것이 비정이라고 말하지 않고, 저에 대한 당신의 연민이라고 말하겠습니다―당신의 아들, 당신의 그리스도에게 제가 여전히 그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 안에 남겨주십시오.
오! 아버지, 저는 압니다. 저는 제가 존재하는 때부터 알아 왔습니다. 저는 말씀(Word)으로서만이 아니라 사람(Man)으로서도 여기 땅에 왔을 때부터 알아 왔습니다. 저는 제가 성전에서 그를 만난 이래 그것을 알아 왔습니다… 저는 항상 그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오! 지극히 거룩하신 아버지, 당신의 큰 연민을 통하여 저에게는 그것이 그의 행동으로 인하여 야기된 소름끼치는 꿈처럼 여겨지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리고 제 고통이 무한하고, 제 희생이 무한할 것이므로 제가 아직도, 아직도 여전히 항상 바랄 수 있을 것처럼, 그리고 그것이 그를 위해서도 무언가 유익할 것처럼 여겨집니다…
아! 제가 헛소리하고 있군요! 그렇게 바라기를 원하는 것은 사람(Man)입니다! 사람 안에 있는 하느님, 사람이 된 하느님은 착각할 수 없습니다!
빛보다 어둠을 더 좋아했던 사람을 삼키려고 벌써 입을 벌리고 있는 심연… 한 순간 저에게 심연을 가리고 있었던 안개가 흩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가렸던 것은 당신의 연민입니다! 당신께서 저를 위로해 오셨다는 것을 지금 저에게 보여주는 것은 당신의 연민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그것도 연민입니다! 모든 것이!
저는 끝까지 자비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 본질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양팔을 뻗어 열십자로 교차하신 채 여전히 말없이 기도하고 계신다. 그분의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은 점점 더 진정되어 엄숙한 평화의 모습을 띤다. 비록 그분의 다문 입술에는 미소가 없지만, 그분의 얼굴은 내적인 기쁨의 빛으로 거의 빛나기까지 한다.
그것은 그분의 아버지와 소통하고 있는 그분의 영의 기쁨, 육체의 베일 밖으로 배어나와 그분께서 고통과 희생을 향하여 나아가실수록 점점 더 수척해지시고 영화된 선생님의 얼굴에 고통이 새겨놓고, 그려놓은 흔적들을 지우는 기쁨이다. 지상생활의 이 마지막 날들에 그리스도의 얼굴은 더 이상 이 세상의 얼굴이 아니어서 설혹 구세주께서 그 어떤 예술가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셨다 해도, 그는 사람-하느님(Man-God)의 완전하고 전적인 사랑과 고통의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조각해내지 못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다시 울타리의 문으로 들어오신 다음 문을 잠그고, 집을 향하여 걸어가신다. 방금 전에 만났던 하인이 그분을 보고는 뛰어와서 예수께서 손에 들고 계시는 큰 열쇠를 받는다.
그분께서는 가시다가 라자로를 만나신다. 그가 말한다.
“선생님, 여자들이 왔습니다. 유다가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녀들을 흰 홀로 들어가게 했습니다.”
“나도 아오. 여자들에 대해서는 고맙소. 그들의 수가 많소?”
“요안나, 니까, 엘리자, 그리고 발레리아와 플라우티나가 다른 친구인지, 노예에서 해방된 사람인지 모르지만 이름이 마르첼라라고 하는 여자와 함께 왔고, 자기가 당신을 안다고 말하는 늙은 여자 메론의 안나, 그리고 안나리아가 사라라고 하는 다른 처녀와 함께 왔습니다. 그들은 여자제자들, 당신의 어머니와 제 여동생들과 함께 있습니다.”
“그런데 저 어린이들의 목소리는?”
“안나가 자기의 손자들을 데려왔고, 요안나도 자기의 아이들을 데려왔습니다. 발레리아도 자기의 딸을 데려왔습니다. 저는 그 아이들을 안마당에 데려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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