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위 순교성인과 함께하는
30일 묵상
[ 8일 ]
인내와 여유
성 이문우 요한/ 성 이윤일 요한/ 성 한이형 라우렌시오/ 성 이호영 베드로/ 성 정의배 마르코

성 이문우(李文祐) 요한(1809-1840년 32세)
회장, 2월 1일 당고개에서 참수
성 이문우 요한(일명 경천)은 경기도 이천 양반 신자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다섯 살 때 부모를 여의고 서울 오 바르바라에게 입양되어 성장했다. 그는 독신 생활을 하고 싶어했지만 양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성과 순종으로 그 뜻에 따라 결혼했다. 몇 년 뒤 아내와 어린 두 자녀가 사망하자 재혼 권유를 뿌리치고 독신으로 살았다.
앵베르 주교에 의해 회장으로 임명된 그는 선교에 힘쓰면서 주교 일을 도와 지방을 순회했고, 각처의 교우 소식을 성직자들에게 보고하는 한편 주교의 지도를 받아 교우들을 격려했다.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나자 체포된 교우들의 옥바라지를 위해 기부금을 모으고, 주교에게 박해 상황을 보고하면서 회장 직무를 성실히 이행했다. 그러나 11월 11일 체포된 그는 “주님께서 특은으로 나를 부르시니 어찌 그분의 부르심에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며 의연한 태도를 보여 오히려 당황하는 포졸을 재촉하여 포청으로 흔쾌히 끌려갔다.
포청과 형조에서 혹형과 고문을 이겨낸 후 이듬해 2월 1일 당고개에서 2명의 교우와 함께 참수형을 받고 순교의 영광을 얻었다. 옥중에서 쓴 긴 편지는 신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는데, 성모님께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말을 모두 합쳐도 그 가없는 덕을 찬양할 수 없는 동정 성모님께 도우심을 구하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평생 동정이신 성모 마리아님은 천주 성자의 어머니십니다. 모든 복과 덕을 갖추신 성모님은 비할 데 없는 광채로 빛나십니다. 하늘과 땅의 모후이신 성모님은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지를 모두 아시고 그 인자하심으로 우리와 관계되는 것은 아무것도 소홀히 하지 않으십니다. 성모님은 지극히 거룩하시고 아름다우십니다.
고래로 얼마나 많은 성인 성녀가 성모님을 공경하여 천국을 얻었습니까? 그러니 끊임없이 성모님께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구하는 것을 이룰 것입니다. 한 사람도 절대 거절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간곡히 당부하는 성인의 유언 같은 말을 가슴 깊이 새겨 실천해야겠다.
성 이문우 요한과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문우 요한과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모든 신자가 성모 신심을 활성화하도록 빌어주소서.

성 이(李)윤일 요한(1823-1867년 45세)
회장. 1월 21일 대구 남문 밖 관덕정에서 참수
성 이윤일 요한(일명 제헌)은 충청도 홍주의 열심한 교우 집안에서 태어나, 경상도 문경 여호목골에서 살며 회장으로 활동했다.
1866년 병인박해의 여파가 경상도 지역까지 미치게 되어, 그해 11월 가족과 마을 교우 30여 명과 함께 체포되었다.
문경 관아에서 3일 동안 혹형과 고문을 당한 후, 신앙을 잘 지켜낸 교우들과 함께 상주로 이송되었다. 상주에서 한 달에 세 번씩 석 달 동안 아홉 번의 혹형과 고문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신앙을 지키다가, 다른 회장 형제와 함께 사학의 두목으로 지목되어 대구 감영으로 이송되었다.
1867년 1월 21일 성인은 대구 남문 밖 관덕정으로 끌려 나갔다. 집행관이 선고문을 낭독하자 요한은 망나니에게 돈을 주며 이렇게 말했다. "나를 위해 수고하는 자네에게 줄 터이니 받아서 요긴하게 쓰게. 그 대신 부디 한칼에 내 목을 베어주게." 그는 참수형으로 순교하여 천국의 영원한 가족이 되었다.
성 이윤일 요한과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윤일 요한과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신자들이 모든 어려움을 잘 이겨내도록 빌어주소서.

성 한이형(韓履亨)라우렌시오(1799-1846년 48세)
회장. 9월 20일 포청 옥에서 교수
성 한이형 라우렌시오는 충청도 덕산의 양반 집안에서 태어나 열네 살 때 입교해, 스물한 살 때 교우 처녀와 결혼한 뒤 경기도 양지의 은이마을로 이사해 살았다.
원래 정직하고 헌신적인 성격의 그는 뛰어난 덕행으로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했기에 앵베르 주교에 의해 회장으로 임명되어 자선사업과 선교에 온 힘을 쏟았다.
1846년 5월 김대건 신부가 체포되고 병오박해가 일어나자 가족을 피신시킨 다음 혼자 집을 지키다가 체포되었는데, 이후 포졸들에게 심한 매를 맞고 서울로 압송되었다. 압송될 때 이미 상처투성이라 포졸들이 말에 태워 가려 했으나 한사코 거절하고,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산을 오르신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백 리가 넘는 길을 맨발로 끌려갔다. 포졸들도 “정말 천주교 신자가 되려면 한이형과 같이 되어야 한다.”고 말할 만큼 어떤 고통도 묵묵히 참았다.
포청에서도 심한 매를 맞고 형벌을 받았으나 불평 없이 참아 받았다. 9월 20일 곤장 70대를 맞은 후 6명의 교우와 함께 교수형을 받고 순교하여 후손들에게 인내의 훌륭한 모범을 보여주었다.
성 한이형 라우렌시오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한이형 라우렌시오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모든 신자가 더욱 깊은 인내심을 갖도록 빌어주소서.

성 이(李)호영 베드로(1803-1838년 36세)
회장. 11월 25일 옥사
성 이호영 베드로는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어려서 입교했다. 그는 아버지가 대세를 받고 사망하자 어머니와 누이 아가타와 함께 서울로 이주하여 신앙생활에 열성을 다했다. 중국인 유방제 신부에 의해 회장으로 임명되어 교회 일에 헌신했다.
1835년 2월 한강변 무쇠막에서 누이 이 아가타와 함께 체포되어 옥고를 겪으면서 온갖 형벌을 받았다. 감옥 안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악취는 물론 굶주림에 지친 신자들은 더러운 지푸라기를 뜯어 먹고 이까지 잡아먹었다고 한다.
그는 포청과 형조에서 끔찍한 고문을 받았지만 비명 한마디 지르지 않고 인내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형조에서 내린 사형선고문에 '사학죄인邪學罪人'이라는 글을 보고 천주교는 사학이 아니라 거룩하고 참된 종교라고 주장하면서 수결(手決: 자기 성명이나 직함 아래 도장 대신 자필로 직접 글을 씀)을 거부했으나, 형리가 억지로 손을 끌어다가 수결하게 했다.
4년간 감옥에 있으면서 언제나 온화한 모습으로 한결같이 기도했다. 누이와 함께 순교하기를 바랐지만, 옥에서 얻은 병으로 1838년 11월 25일 복되고 영원한 주님 나라로 들어갔다.
성 이호영 베드로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호영 베드로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 가족이 인내심을 기르도록 빌어주소서.

성 정의배(丁義培) 마르코(1795~1866년, 72세)
회장. 3월 11일 새남터에서 군문효수
성 정의배 마르코는 서울 창동에서 태어나 유학(儒學)을 열심히 배우면서 진실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살아왔다. 1839년 기해박해 때 프랑스 신부들의 순교 장면을 목격하고 크게 감동하여 그 즉시 교리를 배워 입교했다.
그 후 열심한 신앙생활을 해오다가 1845년 페레올 주교가 입국하자 회장으로 임명되어 순교할 때까지 20여 년 동안 헌신적으로 교회 일을 했다. 1854년 성영회(聖櫻會)가 조직되자 이를 맡아 고아들을 돌보았는데, 깊은 학식과 열렬한 신앙심에 모두들 탄복했다.
1866년 2월 베르뇌 주교가 체포된 후 주교의 하인 이선이의 밀고로 체포되어 3월 11일 두 명의 프랑스 신부와 우세영과 함께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을 받고 순교하여 진리의 원천이신 주님의 나라로 들어갔다.
성 정의배 마르코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정의배 마르코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시여,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인내와 여유
회장의 임무 수행 가운데 하나는 신자들을 돌보는 것이다. 특히 신자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며 순교 정신을 널리 전파하는 것이다.
독신 생활을 바랐지만 양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성으로 결혼한 이문우 성인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감옥에 있는 교우들의 옥바라지를 하면서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돌본 희생 정신은 우리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대구에서 순교한 이윤일 요한 성인은 온갖 혹형을 인내롭게 참으면서도 교우들을 도왔으며, 포졸들까지 감동시킨 한이형 성인의 인내 정신은 우리가 마땅히 따르고 본받아야 할 덕행이다.
이호형 베드로 성인의 감옥살이는 작은 불편도 귀찮아하는 우리 마음을 일깨운다. 고아들을 특별히 돌본 정의배 성인의 도움을 구하면서 주변의 불우한 어린이들을 돌보는 일에 마음 써야겠다.
성인들이시여,
저희 마음을 뜨겁게 하시어
저희가 이기적 생각을 버리고 이웃을 도우며
최선을 다해 봉사하게 하소서.
특히 저희에게 은혜를 빌어주시어
어디서든 인내심을 가지게 하시고
저희도 성인들의 뒤를 따라
인내의 모범이 되게 하소서.
하찮은 일에도 곧잘 화를 내는 저희가
순교 성인들의 전구로
날마다 인내의 덕을 쌓게 하소서.
인내의 성인들이시여,
저희가 모든 어려움을 참아내고
어떤 고통도 감내하도록 은총을 빌어주소서.
- 103위 순교성인과 함께하는 30일 묵상/ 박도식 엮음 / 바오로딸
(그림자료: 의정부교구 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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